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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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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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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74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6.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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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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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0쪽

납치 (2)

DUMMY

“됐어.”

“잠깐만요.”

“뭐야, 손 팀장.”

“설명이 부족합니다, 회장님.”

“그런가?”

“솔직히 어리둥절합니다.”

“한 상무가 정리해주게. 잘 알아듣게.”

“알겠습니다.”


대한, 유나, 심영, 다영이 주목했다.


“CCTV 영상이 찍힌 건 4시28분.”

“악령 침입 후 10분 후군요.”

“맞습니다, 손 팀장.”

“대표님한테 악령이 붙었단 얘긴가요?”

“영혼방위군 CCTV로 확인했습니다.”

“왜 그런 짓을 한 거죠?”

“납치하기 위해서.”


분위기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모두가 멘붕에 휩싸였다.

갑자기 뒤죽박죽 돼버렸다.

다영이 그나마 정신을 차렸다.


“납치··· 라고요?”

“네.”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악령에 사로잡혀 밖으로 나가셨다 해도 그게 꼭 납치를.”

“회장님도 같은 결론을 내리셨습니다.”

“믿기질 않네요.”

“현재까지 연락두절 상태십니다.”

“전화는?”

“휴대폰도 지갑도 두고 가셨습니다.”


대한이 전율을 느꼈다.

조선이 악령한테 사로잡혔다?

계획적인 납치를 당했다?


“다른 증거는 없나요?”

“어제 오후4시20분의 일입니다.”


한 상무가 말을 이었다.


“소울펀드에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무슨 사건이죠?”

“4억이 넘는 배당금을 해킹 당했죠.”

“네?!”

“조 대표님께 연락이 갔지만.”

“설마.”

“맞습니다. 해결하러 안 오셨습니다.”

“그럼 그 상태로.”

“4시28분에 회사를 나가신 겁니다.”

“기 전무님과 함께요?”

“맞습니다.”

“위기상황에서 도망치셨을 리는 없고.”

“절대 도망치신 게 아닙니다.”

“이제야 이해가 가요.”

“기대치는 왜 따라간 거죠?”


대한이 혼날 각오하고 질문했다.


“그 자식도 악령에 씌었습니까?”


회장이 고개를 저었다.


“한 상무가 마무리를 짓게나.”

“아니. 기 전무가 악령에 빙의된 대표님을 따라갔어. 정확히는 에스코트였지.”

“예?!”

“그 말 그대로야.”

“그 자식이 뭘 어쨌다고요?”

“내가 물어볼게, 대한 씨.”

“그래. 손 팀장이 하게.”

“상무님, CCTV에 찍힌 겁니까?”

“모든 움직임을 함께 했습니다. 엘리베이터 탑승. 방향전환. 회전문 진입.”

“이런!”


대한이 크게 절망했다.

한 상무가 말을 이었다.


“마치 마리오네트를 조종하듯이.”

“마리오네트요?”

“꼭두각시 인형 말일세.”

“이럴 수가.”

“둘은 회사를 벗어나서 택시를 타고 사라졌네. 택시 번호까진 확대가 안 됐고.”

“기대치가 납치했군요!”


대한이 빤한 사실을 발설했다.

다시 침묵이 지배했다.

머릿속에 그려졌다.

기대치와 조선의 모습이.

뭔가에 홀린 그녀를 이끄는 놈이.

번들거리는 손의 감촉이.

음흉한 가증스러움이.

어깨를 만지고.

등을 어루만지고.

엉덩이를 쓰다듬고.

배를 만지고.

머리칼을 매만지고.

향기를 맡고.

키스?

그건 아니다.

그럼 놈은 죽어야 한다.

안 해도 놈은 죽는다.

반드시 내 손으로.

회장이 전면으로 나섰다.

뒷짐을 지자, 카리스마가 넘쳤다.


“대한 군, 기대치가 납치했다고 했나?”

“당연한 거니까요.”

“왜 그렇지?”

“가만 안 놔두겠다고 했습니다.”

“대치가? 선이를?”

“네, 회장님.”

“그놈은 그만한 배짱이 없어.”

“그러니까 단독범행이 아니겠죠.”

“대치의 배후가 그럼?”

“악령주식회사죠.”

“신의 돌이 가진 약점을 대치가 알려줬고 선이를 데려갔다?”

“계획적으로 악령을 도왔던 겁니다.”

“좋아. 내 생각과 일치해.”


회장이 뒷짐을 풀고 턱을 쓰다듬었다.


“자, 결론은 났고. 다른 주장은 없나?”

“기 전무님도 무소식인가요?”

“맞아.”

“위치추적은 불가능하겠죠?”

“그렇다네, 손 팀장.”

“대체 어쩔 생각이십니까!”

“대한 씨, 목소리 낮춰.”

“쳐들어가시겠죠?”

“찾아내야지.”

“혹시 사랑의 도피는 아닐까요?”


심영이 뜬금없이 말했다.

회장이 귀를 쫑긋했다.


“뭐?! 거기 누구야.”

“전무님과 도망친 건 아닐까 해서요.”

“다시 말해 봐!”

“영아, 가만있어.”

“네. 전 사랑의 도피일 수도 있다고.”

“도피는 뭔 놈의 도피!”

“죽었다, 넌.”

“그 옆의 여자도 할 말 있나?”

“네?!”

“이름!”

“정유나라고 합니다.”

“자네 생각은 어때.”

“아뇨, 전 아무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회장님 전화를 받지도 않았고요. 언제든지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 힝.”

“뭐야. 그냥 미친 거야?”

“에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다른 할 말은?”


모두가 침묵했다.

침묵만이 진실을 외쳤다.

다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악령주식회사에서 기대치 전무를 이용했을 순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 봐.”

“위치가 악령주식회사라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말인가? 손 팀장?”

“네, 회장님.”

“이건 도발이야.”

“도발요?”


회장이 침울하게 얘기했다.


“우리 대표이사를 악령 조무래기가 데려갔겠나?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네.”


대한이 나섰다.


“박 중위님께 뭘 좀 물어도 될까요?”

“해 봐.”

“이번처럼 계획적인 침투가 있었나요?”

“없었네.”

“빙의된 채로 회사를 나간 직원은요?”

“역시 없었네.”

“알겠습니다.”

“그래서, 요점이 뭐야?”

“악령주식회사로 찾아가서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은 그 방법뿐입니다.”


모두가 놀랐다.

대한과 회장만 빼고.


“어딘지는 알고 하는 소리야?”

“혹시 택시회사를 찾아보셨습니까?”

“아니.”

“소용없겠죠. 이미 택시기사의 기억을 없앴을 테니까.”

“그래서.”

“악령주식회사의 위치를 아는 사람은 압니다. 기대치는 빼고요.”

“그래? 그게 누군데?”

“회장님이 왜 이리 오셨을까요?”

“흠.”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 아닙니까?”

“꽤 하는군.”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진심이냐?”

“확인해보십시오.”

“한 상무.”

“확실합니다.”

“점수를 따고 싶어서 안달 났겠지.”


대한이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저도 끼워주십시오.”

“끼우고 안 끼우고는 내 맘이야.”

“회장님.”

“네깟 게 선이랑 무슨 관계라고.”

“아시잖습니까.”

“아, 몇 번 잔 거?”

“전에 하신 말씀을 발설할까요?”

“네놈은 주특기가 협박이냐?”

“거짓말이 습관이십니까?”

“뭐야?”

“저한테 제안하셨습니다.”

“아주 옛날 일이다.”

“회장님, 제발.”


무조건 수그렸다.

뭐든지 할 각오가 섰다.

즉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가야 한다!

아직 확실치 않았지만 그는 알았다.

이대로 그녀를 잃는다면?

숨도 못 쉴 것임을.

삶이 무덤이 될 것을.

자신의 인생이 끝장날 것임을.

아침에 해가 떠오르듯이 깨달았다.

회장이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이 올려다봤다.


“일어나.”


은밀한 시선이 오고갔다.

대한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회장이 대한의 어깨를 툭툭 쳤다.


“내가 폭탄선언을 하지. 모두들 잘 듣게! 만약 이 놈이 선이를 무사히 구한다면.”

“감사합니다.”

“대한 군과 선이의 결혼을 승낙하지.”


결혼?

진짜로?

농담이겠지.

노망이 났거나.

다른 속임수일 거야.

모두들 웅성웅성 거렸다.

회장이 제자리로 되돌아갔다.

한 상무가 응원의 눈길을 보냈다.

대한이 제자리로 가서 앉았다.

회장이 팔짱을 꼈다.


“이제 조잘대는 건 끝났나?”

“그런 것 같습니다, 회장님.”

“좋아. 한 상무도 앉아.”

“네.”

“자, 이제 선택만 남았군.”


회장만이 아니었다.

모두 긴장감에 떨었다.

가상현실 공간이 아니라.

영혼 주식회사처럼 존재하는.

악령주식회사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곳을 아는 건 기대치와 회장.

조선이 그곳에 납치당했다.

최대한 서둘러야 했다.

구조대가 필요했다.


“앞으로 우린 뭘 해야 할까?”

“악령주식회사로 쳐들어갑니다!”

“아, 이름이 뭐라고?”

“정유나입니다.”

“정유나. 기억해두지.”

“감사합니다! 전 전화··· 아닙니다!”


회장이 강 회장을 노려보며 섰다.


“강 회장.”

“예?”

“자네한테 전할 말이 있어.”

“죄송합니다, 회장님.”

“뭐가.”

“저는 영혼들의 대표자로 왔습니다.”

“그래서 부른 거야.”

“저희한텐 원칙이 있습니다.”

“알아.”

“인간들 일에는 관여하고 싶어도.”

“알고 있어. 비리비리한 것들인 거.”

“그럼 저는 왜?”

“영혼들을 타일러.”

“타이르다니요?”

“다시는 대치한테 휩쓸리지 않게!”

“알겠습니다.”

“주어진 영혼대로 만족하면서 살 것.”

“그건 좀 힘들 텐데요.”

“영혼의 재활용은 무기한 보류야.”

“회장님.”

“선이부터 데려오고. 다시 얘기하세.”

“무슨 뜻인지 잘 알아들었습니다.”

“제대로 전달해. 알았어?”

“네.”


강 회장이 고개를 숙였다.


“사람만 은혜를 모르는 게 아냐. 내가 헛장사했지. 머리에 똥뿐인 것들한테 숙박까지 제공했으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제 나가. 지금부턴 인간들 일이야.”

“그럼.”


강 회장이 고개를 숙이고 사라졌다.

이젠 구조대를 모을 시간이다.

어서 조선 씨를 구해내야지.


“자!”


회장이 모두에게 말했다.


“그럼 명령을 내리지.”

“분부만 내리십시오.”

“한 상무는 빠져.”

“예?!”

“여길 맡을 든든한 아군이 필요해.”

“제가 쓸모가 없으시군요.”

“맞아.”


작가의말

오늘도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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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킬 것과 버릴 것 (2) +12 20.06.11 84 7 10쪽
63 지킬 것과 버릴 것 (1) +12 20.06.11 85 7 10쪽
62 반란의 조짐 (2) +14 20.06.10 90 10 10쪽
61 반란의 조짐 (1) +22 20.06.10 94 13 10쪽
60 숙소 찾기 +14 20.06.09 86 8 10쪽
59 기대치의 음모 (4) +14 20.06.09 88 9 10쪽
58 기대치의 음모 (3) +10 20.06.08 88 7 10쪽
57 기대치의 음모 (2) +12 20.06.08 90 8 10쪽
56 기대치의 음모 (1) +8 20.06.07 9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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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세레나데 (5) +10 20.06.06 92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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