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756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6.08 07:22
조회
89
추천
8
글자
10쪽

기대치의 음모 (2)

DUMMY

“내 도움을 바라나?”

“아니요. 짐작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한의 머리에 불이 켜졌다.

박 중위한테 허리 굽혀 절했다.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수고해주게.”

“건강하십시오, 박 중위님.”

“허허, 자네도 건강하게.”


1층 로비로 돌아왔다.

자신의 가설을 확인해볼 시간이었다.

오후4시30분.

특수처리반으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갔다.


-여보세요?

“유나 씨?”

-네, 맞는데요. 혹시 신참?

“접니다.”

-아픈 곳은 어때? 5층 병원이야?

“아닙니다. 회사 로비에요.”

-무슨 일로 전화했어?

“다영 씨 자리에 계신가요?”

-아니. 아이 본다고 나갔는데?

“아이요?”

-몰랐구나! 비밀인데. 다영 씨 싱글 맘이잖아. 애가 두 살이야. 친어머니가 데리고 오셔. 근데 이거 비밀이다?

“그랬군요.”

-다영 씨를 찾는 거면 직접 전화해.

“그러죠.”

-내일은 나올 거지?

“네. 그럼 먼저 끊겠습니다.”


전화를 끊었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기대치가 심은 스파이를 밝혀냈다.

오토바이를 대신 빌려줬던.

기대치한테 계속 불친절했던.

악령주식회사의 비밀유지를 다짐시킨.

뭣보다 민구가 했던 말이 있었다.


“정보통이라.”

“너처럼 생까지도 않고 착해.”

“누군데?”

“있어. 미혼모.”


미혼모.

유나 씨가 말한 싱글 맘.

빌어먹을.

바로 다영 씨였다.

다영 씨가 기대치의 스파이였다.

믿기 어렵지만 믿지 않기도 어려웠다.

기대치가 많은 걸 약속했을 거였다.

놈한테 약점을 잡혔을지 몰랐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그렇지만 용서가 안 되는.


“어머, 대한 씨!”


회전문에서 다영이 걸어왔다.

대한과 마주치면서 멈춰 섰다.

그러면서도 태연한 척 질문했다.


“아파서 쉬는 중 아니었어?”

“볼 일이 있어서요.”

“무슨 볼 일인데?”

“훗. 참 쉽더라고요.”

“뭐가? 뭐가 쉬워?”

“스파이 찾기.”

“무슨 소리야?”

“민구의 정보통이셨죠··· 미혼모.”

“무슨 소린지, 난.”

“연기실력이 대단하시군요.”

“무슨 오해가 있나보네.”

“꼬리가 길면 잡히죠.”

“대한 씨, 아니야.”

“증거를 댈까요?”

“무슨 증거?”


대한이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배신에 대한 증오의 시선.

다영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다리에 힘이 풀린 듯했다.


“어떻게, 어떻게 대한 씨가.”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안해.”

“사과하실 건 없고요.”

“아냐. 잘못했어.”

“아이는 잘 만났습니까?”

“사람들 눈을 피해서. 일주일에 한번.”

“기대치가 뒤를 봐준다던가요?”

“그래.”

“어른이 될 때까지?”

“맞아. 알고 있었네.”

“언제부텁니까?”

“처음부터.”

“세상에.”

“이제 어떡할 거야?”

“오늘은 계속 쉴 겁니다.”

“나한텐 돈이 많이 필요해.”

“다영 씨.”

“제발 부탁이야. 모르는 척해줘.”

“후우.”

“그래줄 수 있지? 우린 한 팀이잖아.”

“팀이요? 팀장님으로 대해 달라고요?”

“나도 염치없다는 건 알아.”

“내일 얘기하죠.”


대한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까진 누구한테도 비밀입니다.”

“알았어. 그럴게.”

“올라가세요.”

“대한 씨.”

“실망했지만. 이해는 갑니다.”

“고마워. 고마워, 대한 씨.”

“다영 씨한테 피해가 없도록 할게요.”

“정말?”

“당분간은 전처럼 지내죠.”


다영이 대한의 손을 꼭 붙들었다.


“정말 고마워. 대한 씨 뜻대로 따를게.”

“보는 눈이 많습니다.”

“너무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다영이 사형수처럼 걸어갔다.

역시 기대치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가슴이 답답했다.

얘기할 사람이 필요했다.

띵!

7층 피트니스센터.

민구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러닝머신 위의 영혼을.

민구가 협박 겸 타이르고 있었다.


“아, 가라니까 좀! 혼자서 대체 몇 분 탄 거야? 양심도 없어? 회원권을 사든가 팔굽혀펴기나 해.”


영혼이 시끄러운지 자릴 피했다.


“할 만해?”

“넌 또 웬일이냐?”

“언제 끝나니? 기다릴게.”

“아냐, 무슨. 박 팀장! 나 좀!”


민구가 소리 지르곤 대한과 나갔다.

둘은 8층 휴게실로 올라갔다.

캔 커피를 가져와 테이블에 앉았다.


“그래. 형님한테 의논할 게 뭐냐?”

“우선 이건 극비사항이야.”

“초반부터 겁주네. 알았어.”


대한이 이마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아유, 기대치 자식.”

“그 썩을 놈이 또 뭔 사고 쳤냐?”

“사고라도 치면 좋게?”

“하긴. 뒤를 밟힐 놈이 아니지.”

“이번엔 밟혔다.”

“자세히 말해봐.”

“내 주변에 스파이를 심었어.”

“영혼이야?”

“사람이야.”

“뭐?!”

“너무 뜻밖의 인물이라 소름끼쳐.”

“누구야?”

“스파이한테서 자백도 받았고.”

“누군데?”

“그게 중요하진 않잖아.”

“폭로해야지.”

“누구한테?”

“조 사장한테. 징계를 때려야지.”


헛웃음만 나왔다.


“그 스파이 입장도 이해가 가.”

“참 속도 좋다.”

“인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가 없어.”

“인간적? 와, 내가 천사랑 친구였구나.”

“비꼬지 말고.”

“진짜 너 많이 변했어. 왜 변한 거야?”


민구가 의심스런 눈초리로 봤다.

대한이 긴 한숨을 내뱉었다.


“너도 사랑에 빠져봐라.”

“벌써 조 대표랑 짝짜꿍한 거?”

“알고 있었니?”

“아니. 네 눈빛만 봐도 보여.”

“넌 기대치를 고발하고 싶지 않아?”

“꿈쩍이나 하겠냐?”

“한 상무님한테 부탁하면 돼.”

“싫어.”

“후환이 두려워서?”

“네가 상무였다면 또 모르지.”

“기대했었구나.”

“기대치는 야비해. 그래도 강한 걸.”

“미안하다.”


둘 사이에 침묵이 오갔다


“어쩌겠냐. 조심하는 수밖에.”

“증거만 있으면 되는데.”

“이제 조 사장 얘기로 돌아가자.”

“싫어.”

“둘이 어떻게 짝짜꿍한 거야?”

“너한테는 얘기 안 해.”

“짜식. 되게 튕기네.”

“이건 좀 달라.”

“네가 기쁘면 나도 기뻐. 내 말은.”


민구가 턱을 쓰다듬었다.


“너무 빠지진 말라는 거지.”

“알아. 장애물이 너무 많으니까.”

“로또에 벼락까지 맞아야 잘될 확률이야. 애라도 덜컥 가지면 모가지.”

“그 정도냐?”

“아예 꿈도 꾸지 마.”

“그렇겐 안 되겠는데?”

“뭐냐, 이 자신감은?”

“이 사랑은 도저히 못 버리겠어.”

“어떤 느낌인데?”


대한이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


“목소리라도 들어야 숨을 쉬겠어. 안 보면 미치겠고. 보면 더 미치겠고. 평생처음이야. 노래가사들이 왜 유치한지 알겠어.”

“인마, 애라도 생기면 넌 쥐도 새도 모르게. 아니다. 빨리 관둬, 얼른.”

“너라도 내 편이 돼줘.”

“야, 이 구제불능아.”

“난 절대 포기 못해.”


민구가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기대치도 아냐? 당연히 알겠지.”

“회장님은 좋다고 하셨어.”

“둘이 짝짜꿍했는데?”

“조선 씨는 자꾸만 거리를 두고.”

“거사는 잘 치렀냐?”

“그건 확실해.”

“큰일이네. 삼각관계가 될 텐데.”

“그 자식이랑?”

“팜므 파탈과 소시오패스, 위대한.”

“착한 여자야. 나쁜 놈이고.”

“어련하겠냐.”


민구가 근심스럽게 웃었다.

대한이 진지하게 말했다.


“조선 씨한테 어필할 방법이 없을까?”

“연애상담이냐?”

“남자로 느껴지긴 하는 걸까?”

“널 잘 요리 중이긴 하네.”

“인마.”

“무조건 잘해주지는 마라.”

“왜? 그게 어때서?”

“무조건! 다가가면 멀어진다.”

“사랑을 참 어렵게들 해.”

“그게 얼마나 재밌는데 그러냐?”

“나한텐 어려워.”

“자신감을 가져!”

“내 능력이라곤 겨우.”

“너야 대단하지. 헤드록으로 영혼을 되돌려놨잖아. 너밖엔 없는 능력이야.”

“나도 놀랐어.”

“네 능력이 어디까진지 나도 궁금해.”

“지금 만나러 갈 거야.”

“뭐?!”

“불안해서 안 되겠어.”


일어서는 대한을 민구가 잡아끌었다.

함께 피트니스센터로 갔다.


“자, 자신감부터 키우고 가.”

“그럴까, 그럼?”

“너무 무리하지 말고. 내가 봐줄게.”


옷을 갈아입고 나온 대한.

민구의 지도로 근육을 단련시켰다.

벤치프레스의 무게를 늘려갔다.


“내가 원하는 건, 헉, 어떤 매력이.”

“숨 뱉고. 숨 쉬고.”

“매력이 먹히느냐야. 후우.”

“남자다워야지. 이렇게!”

“헉. 으이그!”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

“사랑이 뭐길래!”

“좋았어. 네가 최고야.”

“내가 최고다아아!”

“너한테 매달린다.”

“매달린다아아!”

“기대치는 좃이다!”

“좃이다아아아!”

“내 물건이 제일 크다.”

“그건 소원이다아아! 헉.”


대한이 겨우 빠져나왔다.


“민구야, 다른 건 없을까?”

“망가지는 방법도 있지.”

“뭐?!”

“상사병을 앓는 거야.”

“그건 맘에 드는데?”

“넌 존심이고 뭐고 없냐?”

“없어, 난. 그녀만 있으면 돼.”

“에이그.”


민구가 손을 털며 가버렸다.

대한이 수건으로 땀을 닦아냈다.

아무도 없는 데서 둘만 살고 싶었다.

아니다.

진심이 아니다.

이 왕국에서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회장님의 사위가 되고 싶었다.

분명 그런 야망이 있었다.

띵!

숙소로 돌아갔다.

초콜릿상자와 머리핀을 챙겼다.

선물가방에 담았다.

그는 대시하기를 선택했다.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다.

과감하게 길을 나섰다.

혼자서.


작가의말

더위까지... 잘 헤쳐가시기를 빕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혼 주식회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5 구조대 (4) +6 20.06.17 82 4 10쪽
74 구조대 (3) +16 20.06.16 88 9 10쪽
73 구조대 (2) +12 20.06.16 85 6 10쪽
72 구조대 (1) +10 20.06.15 84 5 10쪽
71 납치 (2) +12 20.06.15 85 7 10쪽
70 납치 (1) +12 20.06.14 84 7 10쪽
69 운명의 힘 (3) +10 20.06.14 85 6 10쪽
68 운명의 힘 (2) +12 20.06.13 87 7 10쪽
67 운명의 힘 (1) +14 20.06.13 90 10 10쪽
66 지킬 것과 버릴 것 (4) +14 20.06.12 84 7 10쪽
65 지킬 것과 버릴 것 (3) +12 20.06.12 81 6 10쪽
64 지킬 것과 버릴 것 (2) +12 20.06.11 83 7 10쪽
63 지킬 것과 버릴 것 (1) +12 20.06.11 85 7 10쪽
62 반란의 조짐 (2) +14 20.06.10 89 10 10쪽
61 반란의 조짐 (1) +22 20.06.10 93 13 10쪽
60 숙소 찾기 +14 20.06.09 86 8 10쪽
59 기대치의 음모 (4) +14 20.06.09 87 9 10쪽
58 기대치의 음모 (3) +10 20.06.08 87 7 10쪽
» 기대치의 음모 (2) +12 20.06.08 90 8 10쪽
56 기대치의 음모 (1) +8 20.06.07 94 7 10쪽
55 세레나데 (6) +14 20.06.07 91 7 10쪽
54 세레나데 (5) +10 20.06.06 92 6 10쪽
53 세레나데 (4) +10 20.06.06 89 7 10쪽
52 세레나데 (3) +16 20.06.05 93 7 10쪽
51 세레나데 (2) +8 20.06.05 89 5 10쪽
50 세레나데 (1) +12 20.06.04 102 6 10쪽
49 대결 (7) +8 20.06.04 94 4 10쪽
48 대결 (6) +4 20.06.03 96 3 10쪽
47 대결 (5) +2 20.06.03 97 3 10쪽
46 대결 (4) +2 20.06.02 96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