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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 님의 서재입니다.

고금지 천하쟁패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방만호
작품등록일 :
2015.04.08 13:30
최근연재일 :
2015.05.13 15:1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5,523
추천수 :
155
글자수 :
145,993

작성
15.05.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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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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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제19화 전투는 무사가 하지만, 전쟁은 선비가 한다.

高金志




DUMMY

최홍정의 장검과 흑수부 괴물의 도끼가 허공에서 부딪히니 불꽃이 튀기며 천둥소리가 났다.


둥- 둥- 두둥-


영 진영에서는 북소리와 함성 소리가 터져 나오며 서로 자기 편 장수의 힘을 돋웠다. 최홍정은 몇 번 상대와 합을 주고받더니 재빠른 솜씨로 상대의 목을 후려 갈겼다.


와아- 와아- 와아-


그러자 고려군 진영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함성소리가 일제히 울려 펴진다. 그런데 단 5합 만에 상대의 목을 벤 최홍정의 표정이 마뜩치 않다. 적이 너무 허술한 자를 내보냈다는 불만이었다.

그때 흑수부 진영에서 요란한 제금 소리가 들리더니 한 젊은 장수 하나가 머리 위로 창을 붕붕 돌리며 바람처럼 달려 나온다.


아도한- 아도한- 아도한-


흑수부 기병들은 한 목소리로 그렇게 자기편 장수의 이름을 외쳤다. 아도한(阿道翰)....... 장차 있을 고금대전에서 사묘아리와 함께 윤관의 정벌군을 가장 많이 괴롭히게 될 바로 그 선봉장수이다. 하지만 아도한의 이 때 나이는 겨우 열일곱.......

그러나 아도한의 무예와 용맹함은 벌써 물이 올라있었다. 최홍정과 대등하게 치고받으며 무예를 겨룬다. 상대를 얕잡아보며 무시하던 최홍정도 합이 길어지자 크게 당황하는 기색이다. 어느 새 두 범 같은 장수는 30합을 넘겼다.

“저런....... 오랑캐 장수가 최홍정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구나!”

왕희의 입에서 절로 감탄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흐음.......”

왕국모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러다가 뒤에 있는 고의화에게 영을 내린다.

“지금 나가서 홍정을 도우라!”

“옛!”

고의화는 커다란 도끼를 휘두르며 나는 듯이 싸움터로 달려 나가간다. 그러자 고려군은 하늘이 무너질 듯한 함성으로 승리를 기원한다.

“이놈! 어디 죽어봐라!”

고의화는 번개같이 도끼를 휘둘렀다. 갑자기 나타난 고의화의 공격을 받은 아도한은 잠시 멈칫했다. 그러나 곧 다시 자세를 바로잡더니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최홍정과 고의화의 무시무시한 공격을 막아낸다.


석로- 석로- 석로-


흑수부 진영이 소란스러워지더니 병사들이 또 한 사람의 이름을 소리 높여 외쳤다. 그러자 이번에도 새파란 젊은 장수 하나가 대도를 휘두르며 앞으로 지쳐나갔다. 아도한과 함께 영가의 호위무사인 석로(石魯)였다. 석로는 바로 고의화와 맞붙었다.


째강- 차창- 째강-


네 장수가 서로 교차할 때마다 무시무시한 굉음이 들판을 뒤흔든다. 최홍정과 아도한은 벌써 50합을 넘겼고, 고의화와 석로는 20합을 넘겼다. 이제 양군의 진영에서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오직 네 명의 장수가 내뱉는 고함소리, 네 마리 말들의 다급한 울음소리, 병장기 네 개가 마주치며 토해는 천둥소리만이 눈 덮인 들판을 뒤흔들 뿐이다.

그때 갑자기 다급한 말발굽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또 한 명의 새파란 무사가 긴 창을 휘두르며 싸움에 끼어든다. 그런데 이 무사는 흑수부 진영에서 뛰어나오지는 않았다. 허나 눈에 매우 익다. 바로 사묘아리였다.

“척준경을 내보내라.”

이를 보더니 왕국모가 쉰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그러자 번뜩이는 쌍용대도와 함께 쏜살같이 앞으로 내달리는 척준경.......


쿠콰-앙 !


척준경과 사묘아리가 사로 교차하는 순간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과 같은 굉음이 터져 나온다.


날이 어두워져서야 양군은 서로 장수들을 물렸다. 최홍정은 2백 합을, 고의화는 1백5십 합을, 척준경은 백 합을 싸웠다. 최홍정과 고의화는 적장의 목을 베지 못한 것이 억울했는지 더 싸우겠다며 소란을 피웠다. 그러나 왕국모는 허락하지 않았다.

그 무렵에 행영병마사 문관이 최석과 함께 고려군 진영에 당도했다. 문관은 왕국모로부터 전황에 대한 보고를 듣고는 일단 장수와 병사들을 쉬게 했다.

그 날 밤 문관은 조용히 왕희의 군막을 찾았다. 왕희는 성심을 다해 문관을 맞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관은 정색을 하며 왕희의 얼굴을 쳐다봤다.

“마마, 전쟁과 전투의 차이를 알고계십니까?”

뜻밖의 물음이다. 왕희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이 야심한 밤에 정벌군의 행영병마사께서 오셔서 별 것을 다 물으십니다.”

“전투는 무사가 하는 것이지만....... 전쟁은 선비가 하는 것이지요. 말뜻을 아시겠습니까?”

문관의 빛나는 눈이 자신감에 차있는 왕희의 얼굴을 향했다.

“전투는 무사가 하지만, 전쟁은 선비가 한다........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소.”

그러자 문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입니다. 역시 계림공마마는 영명하십니다. 전투는 무사가 하는 일이니 군사(軍事)에 속한 것이지요. 허나 전쟁은 선비가 하는 일이니 정사(政事)에 속하는 일입니다.”

문관의 말 대로 왕희는 총명했다. 전투는 군사이나 전쟁은 정사라는 문관의 말뜻을 바로 알아챘다. 문관은 무엇인가 작정을 한 표정이다.

“왕국모는 용맹하고 지략까지 갖춘 이 나라 최고의 장수입니다. 허나....... 그는 그저 한낱 무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왜 이 나라 고려가 무장에게 모든 병권을 주지 않는지 그 연유를 아시는지요?”

“병마사께서 말씀하신 대로 전투는 무사의 일이지만, 전쟁의 선비의 일이기 때문이 아니요? 만일 무인이 모든 병권을 쥐고 전쟁을 벌인다면....... 전투에만 전력하다가 전쟁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일 겝니다.”

문관은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바로 잘 보셨습니다. 허면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지금 연개위를 잡아 죽이는 것이 우리에게 큰 이득이겠습니까 아니면 그냥 살려두는 것이 큰 이득이겠습니까?”

그 말에 왕희는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답이 그리 쉽게 나오지는 않을 모양이다. 이윽고 왕희는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연다.

“연개위를 살려두는 것이 우리 고려에게 더 이득일 것이외다.”

“어찌 그렇습니까? 연개위를 잡아 죽여 후환을 없애는 것이 더 중하지 않을 까요?”

왕희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전투로 보자면 그리해야겠으나....... 전쟁으로 보자면 연개위가 살아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이득입니다. 우리 고려는 애초에 세 달을 작정하고 출병했지요. 허니 곧 철군해야할 것입니다. 이런 마당에 만일 연개위가 죽어 없다면 궁한촌은 곧 엄청난 혼란에 휩싸이겠지요. 저마다 궁한촌의 대장이 되겠다고 군사를 일으킬 것이니 궁한촌 곳곳이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쟁터가 될 것입니다.”

“바로 보셨습니다!”

문관은 무릎을 치며 기뻐했다. 왕희는 또박또박 말을 계속 잇는다.

“그러나 연개위를 살려둔다면 우리가 철군한 후에 반드시 놈은 산을 내려 와 다시 궁한촌을 장악하겠지요. 그러나 지난 벽등수 전투에서 우리에게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받았으니 예전처럼 그리 설치는 못할 겝니다.”

문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보셨습니다. 허나 아직 한 가지 아주 중요한 것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흐음.......”

문관의 말에 왕희는 다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답답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나는 잘 모르겠소이다. 더 무엇이 나와야 하는지.......”

문관은 곧 정색을 했다.

“바로 지금 우리 코앞에 있는....... 흑수부지요.”

“흑수부요? 저들이 무슨 큰 대수라도.......”

문관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저들은 앞으로 우리의 가장 큰 적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가장 큰 적이 된다?”

문관은 더 없이 진중했다.

“요 며칠 부내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부내로는 믿을 수 있는 자는 못 돼지만 장성 너머 여기 갈라전과 저 도문수 너머 해란전의 사정을 손바닥 보듯이 훤하게 알고 있는 자입니다. 부내로가 하는 말이.......”

문관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잠시 두려운 표정을 짓는다.

“십년 내에 흑수부는 흑수와 도문수 일대를 평정하고 또 십년이 지난 후에는 도문수를 넘어....... 우리 장성까지 진격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 말이 만일 참이라면 이는 진정 두려운 일이외다!”

문정은 다시 왕희를 응시했다.

“부내로는 장사꾼입니다. 자기에게 이득이 되면 삼키고, 해가 되면 지체 없이 뱉지요. 그러나 장사꾼은 세상 물정을 가장 정확하게 보는 자들입니다.”

“흐음....... 저 흑수부족이 흑수와 도문수 일대를 통일하고 우리 고려를 침공한다........”

왕희는 결국 염불 같은 소리를 했다.

“그러니 더더욱 연개위는 살아있어야 합니다. 아니 더 힘을 가져야 합니다. 연개위는 우리에게 두 번째 천리장성 노릇을 해야 하니까요. 흑수부가 대군을 이끌고 도문수를 넘어 남하 할 경우에 저들은 연개위부터 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말에 왕희는 득도라도 한 선승처럼 문정에게 예를 올렸다.

“병마사께서 불민하고 어리석은 내 생각을 깨트려주셨습니다. 깊이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병마사의 오늘의 가르침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문정은 빙그레 웃으며 고려의 셋째 왕자에게 예를 갖추었다. 그러나 문정의 웃음 뒤에는 깊은 시름이 깔려있다.

“아, 하늘이시여! 이토록 영민하고 대범한 호걸을 어찌 셋째 왕자로 이 땅에 내보내셨습니까?”

속으로 문장은 그렇게 탄식했다.


한편 그 무렵 고려의 황도 개경에서는.......

평장사 이정공(李靖恭)은 향천방에서 이자겸에게 극진한 접대를 받고 있었다. 문정이 행영병마사로 전선에 나가 있으니 지금 조정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정공이었다.

이자겸은 이정공 같은 인물의 됨됨이를 잘 알았다. 이정공은 누구와도 특별히 등을 지려하지 않았다. 중용의 덕을 이상으로 설파하면서 철저하게 대세를 따르려했다. 당연히 어떤 정파에 들지도 거기를 지지하시도 않았다. 그저 두루뭉술하게 여러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지낼 뿐이었다.

푸짐한 접대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니 자겸은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대감, 출병이 좀.......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정공은 대략 자겸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을 잡았다.

“그렇군.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 있어. 허허허.......”

“듣자하니 벽등수에서 문정 병마사가 적 1만을 도륙하는 큰 전공을 세웠다 합니다. 참으로 청사에 길이 빛날 대승이지요.”

“그렇지. 역시 문정 대감은 참으로 문과 무를 겸비했어. 허허허.......”

이정공은 사람 좋게 허허 웃을 뿐이었다.

“헌데....... 계림공 왕희가 좀 방자하다 합니다. 폐하를 대신하여 출전했으면 힘써 폐하의 위엄을 드높여야하는데 그것이 좀.......”

자겸은 은근히 왕희를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계림공마마께서 이번 대승의 큰 역할을 하셨다고 하니 그 정도야.......”

이정공은 말끝을 흐렸다. 조금만 생각이 있는 자라면 앞으로 조정이 어찌 돌아갈 것쯤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외척의 권세를 등에 업은 이자겸과 영웅호걸 소리를 듣는 왕희 사이에 피할 수 없는 한 판 대결이 벌어질 것이다. 이 대결에서 조정의 신료들은 결국 누군가의 편을 들어야만 할 것이다.

“그 정도라니요? 전장에서 마치 저가 황상에라도 오른 것처럼 행세를 했다 합니다. 또 대승을 거두고 장수들과 군사들이 폐하께 올리는 만세삼창을 저가 가로 챘다고 합니다. 이 일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자겸은 큰 소리를 쳤다.

“그래도 계림공께서 이번 출정에서 폐하를 대신해 수하 장수와 군사들을 독려한 공이 크지를 않은가?”

“여하튼 왕희의 방자함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지요.”

마침내 이자겸은 숨겨두었던 발톱을 드러냈다. 이정공을 비롯한 조정의 관망파에게 왕희를 제거하겠다는 자신의 분명한 뜻을 밝힌 것이다.

“허어 이 사람이.......”

이정공은 또 허어하며 웃을 뿐이다. 사실 힘으로만 보자면 이자겸을 필두로 한 외척세력이 왕희를 월등히 압도하고 능가했다. 지난 수십 년간 황후비빈(皇后妃嬪)은 거의 경원이씨 가문에서 나왔다. 특히 다음 황위에 오를 태자빈은 이자겸의 누이동생이었다. 야심과 욕망으로 가득 찬 이자겸은 조정과 군대 곳곳에 자기 수하들을 심어놓았다.

이정공은 술을 한 잔 마시고는 자겸을 바라봤다.

“이보시게, 자겸이. 자네는 이미 자네 두 손에 이 나라 고려의 모든 힘을 다 틀어쥐고 있지 않은가? 이 나라 황실의 황후비빈이 모두 자네 가문에서 나왔고, 자네 부친과 그 형제당숙이 모두 삼공의 지위에 올라있는데 더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그러자 자겸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것이 바로 대감과 나 이자겸의 차이입니다. 대감은 중도를 지키며 얻은 것을 잘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권력이란 것은 방심하는 순간 바로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지요. 허니 더 붙잡고 더 움켜쥘 수밖에요.”

“허어, 사람 참.......”

이정공은 또 허허 웃었다.

“당장 정벌군에게 회군을 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병마사 문정 대감은 큰 공을 세웠으니 문하시중으로 삼아야할 것이고, 왕희는 방자한 짓을 벌였으니 그 진상을 낱낱이 조사해야겠지요. 또한 대장군 왕국모는 적의 기습에 병사들을 잃은 패전이 있으니 이를 엄히 문책해야할 것입니다.”

이렇게 자겸의 권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신이 말한 대로 권력은 한 순간에 연기처럼 살아지는 것이다. 2년 후에 모든 힘을 잃고 산간벽지로 유배의 길을 떠나야할 운명임을 이때 그는 알고 있었을까?

다음 날 고려조정에서는 정벌군의 회군이 결정되었다. 사신이 황제의 칙서를 들고 나는 듯이 정주로 향했다.


이때 고려군은 가한촌에서 철군하여 궁한성에 주둔하고 있었다. 왕국모는 군을 물리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지만 최고 지휘관의 결정을 어찌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개경에서 황제의 칙서를 가지고 온 사신이 궁한성에 당도했다.

왕국모의 군영은 살짝 상기되어있었다. 이번 출정에서 가장 큰 공은 누가 뭐래도 왕국모가 세웠다. 당연히 조정에서 큰 상을 내려줄 것이다. 휘하장수들 또한 저마다 내심으로 승차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이번에는 대장군께서 반드시 상장군으로 승차하실 것입니다.”

고문개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대장군 왕국모가 상장군으로 승차해 개경으로 가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었다.

“대장군, 감축드립니다.”

왕국모가 조정으로부터 상장군의 교지라도 받은 것처럼 장수들은 들떠있었다.

“허어, 이 무슨 호들갑인가?”

왕국모도 싫지는 않은 표정이다. 하기야 지금 고려군에서 상장군이 될 만한 공이 누구에게 있겠는가? 왕국모는 억지로 표정관리를 했다.

그때 참군 이일숙이 급히 들어오는데 그 표정이 황망하다. 대체 무슨 일일까?

“대장군, 세상에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무슨....... 일인가?”

왕국모는 뭔가 사단이 났음을 직감했다.

“조정에서 사신이 올라왔는데....... 이번 대승의 공으로 행영병마사 문정을 문하시중으로 봉한다 합니다. 헌데.......”

이일숙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문정 대감이 문하시중으로 승차했으면 우리 대장군은 상장군으로 승차하셨겠군. 그게 아닌가?”

고문개의 말이었다.

“참으로 비통합니다! 지난 번 병목에서의 패전을 이유로 대장군에게....... 근신을 명했다합니다.”

“뭐라? 근신? 이번 출정에서 가장 큰 공은 대장군이 세우셨는데 고작 병목에서의 작은 패전을 이유로 근신을 명했단 말이냐?”

고문개는 분에 겨워 목소리를 높였다. 괄괄한 장홍점은 당장 칼을 뽑아든다.

“대장군,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당장 명을 내려주십시오!”

그러자 숭겸을 비롯한 모든 장수들이 일제히 칼을 뽑아들었다.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신중한 고문개마저 결국 칼을 뽑았다.

“대장군,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공은 모조리 문신이 가져가고, 벌은 모조리 우리 무신에게 내리는 이 꼬락서니를 언제까지 참고 견뎌야합니까!”

왕국모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부리부리한 그의 눈에서 분노로 이글거리는 불꽃이 튀기 시작하더니 그의 미려한 수염이 부르르 떨린다.

“상장군을 만날 것이다. 제장들은 각 군을 정비하여 출병을 준비하라!”

왕국모는 떨리는 목소리로 영을 내렸다. 그리고는 문을 박차고 밖으러 나났다. 무인의 세상을 꿈꾸는 왕국모는 결국 거병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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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고금지 천하쟁패> 시즌1 종료와 시즌2 개시 15.05.20 457 0 -
23 제21화 태자비가 궁노와 간통하다 15.05.13 710 3 13쪽
22 제3편 계림등천(鷄林登天) 15.05.13 503 4 2쪽
21 高金志 천하쟁패 시즌 2!! 15.05.13 459 2 6쪽
20 제20화 왕희는 척준경을 호위무사로 거두고 15.05.11 560 2 16쪽
» 제19화 전투는 무사가 하지만, 전쟁은 선비가 한다. 15.05.07 753 3 17쪽
18 제18화 흑수(黑水) 기병이 얼어붙은 도문수를 넘어오다 15.05.03 571 1 14쪽
17 제17화 연개위는 개마산으로 도망치고 15.05.02 516 4 16쪽
16 제16화 왕국모는 병목에서 석적환의 복병에 당하다 15.04.28 540 4 13쪽
15 제15화 고려군은 사면(四面)에서 여진을 공격하다 15.04.22 507 5 15쪽
14 제14화 반간지계(反間之計) 15.04.21 864 5 16쪽
13 제13화 아! ‘밝은 해’ 발해(渤海)여! 15.04.15 588 6 15쪽
12 제12화 윤관(尹瓘)은 단기(單騎)로 적진으로 향하다 15.04.15 510 6 14쪽
11 제11화 계림공(鷄林公) 왕희(王熙)는 정벌군을 이끌고 출정하다 15.04.13 673 7 17쪽
10 제10화 도탕군(跳蕩軍) 15.04.13 654 5 19쪽
9 제9화 대장군 왕국모(王國髦) 15.04.13 512 8 14쪽
8 제8화 여한(餘恨)을 칼에 묻고 15.04.13 671 7 15쪽
7 제7화 쌍용대도(雙龍大刀) 15.04.11 639 9 13쪽
6 제6화 척준경(拓俊京) +3 15.04.11 783 11 18쪽
5 제5화 파국(破局) +2 15.04.11 658 7 15쪽
4 제4화 호장(戶長) +4 15.04.08 736 13 16쪽
3 제3화 왈패 +4 15.04.08 900 11 12쪽
2 제2화 이자겸(李資謙) +4 15.04.08 943 14 14쪽
1 제1화 천하 난봉꾼 +4 15.04.08 1,219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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