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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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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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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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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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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쪽

World Promotion. (4)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 혹시 불법 다운로드?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고 불리지만 유감스럽게도 불법 다운로드의 천국이기도 해요.”


가온그룹의 처절한 노력으로 천국까지는 아니다.

이전 삶에서 망했던 DVD시장을 어느 정도 존속시킬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불법 CD나 DVD가 판을 친다면 한국은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아도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P2P 사이트에서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가 수두룩하다죠.”


박중환은 스크린쿼터 사수와 함께 굿 다운로드 캠페인에도 가장 앞장 서는 배우 중에 한 명이다.


-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가 영화 개봉 전부터 불법 다운로드가 이뤄지는 한국을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다고 협박을 했다고 들었는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여러분이 아실지 모르지만, WaW가 10년이나 불법 영화 유통범죄와 싸우고 있거든요.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에요. 강력한 처벌이나 예방적 법률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 그러니까 인터넷 환경이 좋은 한국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불법 영상파일이 떠도는 걸 막기 위해, 한국 개봉을 서두르는 이유도 있다. 그런 거네요? 우리로선 가히 듣기 좋은 얘기가 아니네요.

“관객이 몰리는 한국의 연휴 일정 같은 사정을 고려해 미국보다 빨리 개봉하기도 하지만, 불법 영상이 돌기 전에 한국 개봉을 앞당기는 이유도 있다고 하네요.”


JHO Company 계열 영화사들의 언론시사나 프리미어마다 보안요원들이 극장 곳곳에서 야간투시경 같은 고글을 쓰고 관객들을 감시하기도 한다.

누군가 영상을 몰래 캠코더로 찍지는 않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실제 적발되는 일도 심심찮다.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것이 ‘세계 최초 개봉’엔 함정도 숨어 있어요. 사실은 몇 나라 동시 개봉인데,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시간이 빨라 어쩔 수 없이 최초 개봉이 된 경우도 있거든요. WaW는 그런 꼼수 안 씁니다. 우리 관객들이 바보가 아니잖아요? 시차 덕분에 ‘최초 개봉’이 되어도 대개 ‘세계 동시 개봉’으로 표기하고 있어요.”

- 인터넷 회사들과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지 않던가요?


본래 없던 질문을 박중환이 기습적으로 던졌다.


“장물을 가지고 돈을 버는 OSP..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를 말해요. 그런 회사와 소송을 벌이고 있어요. 일부 승소, 일부 패소... 복잡한 양상입니다만. 가온그룹은 불법 다운로드의 공범이라고 할 수 있는 OSP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겁니다.”

- 불법 다운로더들 사이에서 WaW는 건드리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말도 있더라구요.


방청객에서 웃음소리 들려왔다.


하하.


가온그룹이 자사 콘텐츠 저작권 보호와 관련해서 하도 지독하게 굴기에 국민들의 피로도가 꽤나 심했다.

관련한 소송과 고소고발 사건이 많아서 경찰, 검찰, 법원에서 가온그룹에 자제를 부탁했을 정도다.

법률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까지 각종 저작권 관련 소송으로 400억 이상 썼을 걸요? 앞으로도 그 이상 쓸 준비가 되어 있어요. 끝나지 않는 전쟁은 없다죠. WaW가 망하느냐 불법 콘텐츠 업로더들과 그들과 공범자이거나 방관자들이 먼저 망하느냐....”


류지호의 강경한 태도에 방청객들이 질려버렸다.

지금까지 그 같은 강경노선에 대항해 대중들이 시위도 벌이고, 불매운동도 하고 온갖 저항을 했다.

심지어 자살소동을 벌이는 불법 업로더 혐의자도 있었다.

모두 소용없었다.

가온그룹은 절대 타협이 없었다.


- 아직 사회를 잘 모르는 청소년들에게까지 범죄자의 굴레를 씌우는 것이 가혹하다는 말도 있어요.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 어른들에게 묻고 싶어요. 과연 본인들은 떳떳한지. 뭘 잘 모르는 청소년들을 이용해서 제 배를 불리는 것은 아닌지. 그도 아니면 난 모르는 일이니까 모른척하면서 방관하는 것이 어른이 할 일은 아니잖아요?”


박중환이 작정하고 폐부를 찔렀다.


- 실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도 있었어요. 저도 굿 다운로드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지만, 그러한 안타까운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문제는 다른 복잡한 문제까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구구절절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류지호가 대답하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를 내보였다.

그럴 줄 알았다는 박중환이 화제를 돌렸다.

이 부분은 편집에서 잘려나갈 확률이 높았다.


- 불법행위가 줄어든다고 무너진 부가시장이 곧바로 정상화될까요?

“영화는 일반적으로 극장→비디오·DVD→유료 케이블→무료 케이블→지상파 순으로 이어지는 홀드백 순서로 이어져요.”


영화산업에서 홀드백(hold back)은 극장 영화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즉 극장 개봉 이후 부가시장으로 넘어가는 기간을 말한다.


“미국과 일본 시장은 좀 더 세분화된 홀드백 과정이 형성되어 있어요. 어쨌든 한국은 극장→지상파→케이블 순서로 아주 단출해요. 부가시장 자체가 거의 없어지고 있어요.”

- 무료 다운로드 이런 것도 만연해 있고....

“심한 표현을 쓰고 싶지만...”


류지호가 박중환을 똑바로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해 보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암튼,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DVD시장이 아주 호황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DVD쪽에서 서플먼트, 이런 걸 전혀 안 보시는 것 같아요. 본편만 한 번 보면 되지 하는 것 같아요.”

- 서플먼트가 그 영화 제작과정 같은 거 보여주는?

“네. 그런 것까지 보기 위해서 만원이 넘는 DVD를 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는 매우 적다는 거죠. 인터넷상에서 이른바 불법 다운로드가 워낙 성행하다 보니 그것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고.”

- 제가 듣기로 그 영화가 그렇게 재밌다는데 표를 못 구해서 못 보겠다. 아니면 극장가기 귀찮다. 에라, 그냥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다운받아서 보자. 뭐야 이 영화 재밌다고 하더니 다 거짓말이잖아. ‘보지마셈‘ 그렇게 인터넷에 리뷰 쓰고 뭐 그런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요. 제대로 된 시설에서 제작자가 제공한 좋은 품질로 영화를 보고 만족감을 느낀 관객들은 뭐가 되냐고요.”


류지호가 억울한 부분이다.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했을 정도로 온갖 디테일을 화면에 담았는데, 저화질의 작은 모니터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연출을 못한다고 욕하는 이들도 있다.

서운한 것을 넘어 억울함이 밀려오곤 한다.


- 그 부분에서도 영화 배급과 상영 시장을 장악한 4개의 재벌... 그 재벌은 어디인지 말 안 해도 아시겠죠? 암튼 재벌들로 인해 한국 영화 산업화의 결과물을 독식하면서 그 피해는 영화 제작 예술인들과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도 있어요.

“나는.... 재벌 아닙니다. 왜 자꾸 재벌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류지호 입장에서는 한국 최고 부자라고 불리는 것이 재벌로 도매급으로 넘어가는 것보다 차라리 나았다.

왜?

한국에서 재벌은 청산되고 감옥에 보내야할 악의 집단이라는 인식이 있으니까.

박중환은 류지호의 말을 흘려듣고 자신의 할 말만 했다.


- 말하자면 이런 구도죠. 될성부른 영화가 등장하면 일단 개봉 첫 주 전체의 40%가 넘는 스크린을 독차지하며 일거에 관객을 끌어 모읍니다. 그러다 바로 다음 주에 스크린 수를 크게 줄이고 그 주말 등장할 새 될성부른 영화에 스크린을 내주는 식의 배급. 결국 한국영화시장은 될성부른 영화 한 편의 스크린 독과점에서 곧바로 다른 한 편의 독과점으로 신속하게 이동되는 초단기적 독과점 연쇄구도란 얘기입니다. 특정 영화가 스크린을 독점해서 흥행하고 다수 영화가 피해를 보는 상황을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그것은 갑과 을이 상생하는 자율적 시장질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동의해요.”


박중환은 순순히 인정하는 류지호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왜 이런 식의 구도가 성립된 걸까.... 단순해요.”

- .....?

“시장 성향 자체가 그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시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무작정 자기들 멋대로 배급구도를 짜는 산업이란 세상에 존재할 수 없어요. 그러니 배급사 입장에선 그야말로 최적화된 배급을 한 것뿐이에요.”

- 제 말에 동의한다면서. 옹호하는 듯한 말씀?

“개봉 첫 주가 지나기도 전에 P2P사이트에 영화 동영상이 올라와요. 또한 비디오·DVD시장 자체가 말라버렸어요. 지상파와 케이블 영화채널의 방영권은 극장 개봉 흥행성적에 따라 금액이 천차만별로 달라져요. 배급사는 무조건 돈을 벌기 위해 배급 전략을 짜는 겁니다.”


박중환은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가진자의 논리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 몇 개 영화 먹여 살리려고 다른 영화들의 상영 기회까지 빼앗으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될 성 부른 몇몇 영화들만 먹고 살게 해준다는 스크린 독과점 전략이 오히려 불과 3,4년 전보다 배 이상의 영화들을 손익분기 안정권으로 끌어들인다는 데이터는 다들 무시하죠. 몇 년 전 흔히 ‘대박’ 라인으로 불리는 전국 300만 관객 이상 동원 영화는 모두 8편이었고, 그중 6편이 한국영화였어요. 그러던 것이 작년에 총 19편의 영화가 이 라인으로 들어섰고, 그중 14편이 한국영화였어요. 150만 명 이상 ‘중박’ 라인까지 범위를 넓혀 봐도 2005년 21편에서 작년 30편으로 늘어났고, 올해 전망도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한국영화 투자수익률도 2004년 3.1%에서 작년 9.1%로 급호전 되었고, 어떤 면에서는 다양성을 제공하는 방식보다 트렌드성을 살려 재빨리 치고 빠지는 전략이 오히려 다양한 영화들에 기회를 줌으로써 시장을 고르게 살찌우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도 일정 부분 확인되고 있죠.”


류지호는 항상 통계나 데이터를 가지고 상대와 논쟁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에는 여러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그 같은 데이터가 나오는 것에는 WaW 엔터테인먼트의 영화들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즉 류지호는 거짓말을 하진 않았다.

다만 현재의 배급방식이 한국영화산업 전반을 고르게 살찌운 것이 아니다.


- 영화계에서는 그런 시장에 인위를 가해서라도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위험한 주장이라고 봐요. 업계 스스로 룰을 만들고 합의를 도출 해야지 정부나 법률이 인위적으로 시장 질서에 개입하면 안 됩니다.”


기존의 토크쇼의 고정관념을 깨는 방식이다.

시사 프로그램도 아닌데 MC와 초대손님이 토론을 벌이다니.

그런데 류지호가 원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류지호는 매번 듣는 질문들 가령 재산이 얼마냐, 취미가 뭐냐, 벨에어의 주택은 몇 평이고 수영장은 얼마나 자주 이용하는지, 할리우드 배우 누구와 친한지 등 한국 미용실 어떤 곳에나 비치되어 있는 여성잡지만 들춰보면 알 수 있는 가십을 토크쇼에서까지 받고 싶지 않았다.

박중환식 토크쇼는 대중적 이미지에 가려져 있는 전문가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그런 전문가에게도 고충이 있으며, 힘든 점, 보람을 느낄 때 등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덤으로 대중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정보나 알 수 없었던 것도 알려주고.

그러기 위해서는 초대손님의 전문적 식견과 안목이 드러나는 대화유도가 필요하다.


“스크린 독과점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 영화에서는 당연했어요. 멀티플렉스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한국영화시장은 될성부른 할리우드 영화 한두 편에 관객이 몰리는 쏠림 현상을 충분히 겪어왔으니까요. 한편으로 한국영화 관객 입장에서는 당연한 겁니다. 돈과 시간을 들여 영화를 관람하는데, 안전한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소비행동이잖아요. 영화인들이 관객들이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보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데,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자신의 시간과 돈은 소중한 겁니다. 그리고 영화인들이 예를 자주 드는 유럽의 경우도 모든 예술영화와 독립영화가 공평하게 상영기회를 잡는 건 아니고, 또 기회를 충분히 줬다고 해서 흥행에 성공하지도 않아요.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는 상업주의든 독립적이든 어디 한구석이 특별하기 때문이에요.”


독설까지는 아니지만, 류지호는 영화계와 관객 양측을 돌려서 비판했다.

일명 모두 까기다.


- 류 감독님 영화는 거의 다 흥행에 성공하지 않았어요? 비결이 뭐에요?

“저도 몰라요. 운이 좋았나....?”

- 전문가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라저 이버트라는 유명한 평론가가 있어요. 그 양반이 그래요. 평론가는 흥행을 예측하지 않는다. 다만 흥행 결과를 가지고 나중에 해설할 뿐. 평론가나 기자들이 흥행을 예견할 수 있다면 왜 평론을 하고 앉아있겠어요. 영화 만들어 떼돈 벌지. 생각해보세요. 경영전문가라는 양반들이 수년 전만 해도 어떤 사업이 성공한 이유에 대해 강의하고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그 사업이 폭삭 망한 뒤엔 그 사업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강의하고 다녀요.”


하하하.

인생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강연자가 큰돈을 벌고 난 뒤에는 돈을 버는 법에 대해 강연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말이 나와서 그런데... 요즘은 말만 평론가지 사이비도 많은 것 같아요.

“지금은 토크쇼 MC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배우 안 할 거예요? 그런 말 하면 기자나 평론가들이 좋은 평 안 써줄 텐데?”

- 요새 제 연기에 대해 좋게 써주는 기자나 평론가 없어요. 신경 안 써요. 그 전에 영화 시나리오나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네.


류지호가 킥킥 웃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성철 스님도 말씀하셨어요. 중을 믿지 말고 부처를 믿으라고. 평론가나 기자 믿지 말고 영화를 믿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박중환이 먼저 박수를 치며 방청객에게 박수를 유도했다.


짝짝짝.


방청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 그렇죠. 영화를 믿어야죠.

“대단히 뛰어난 감독이 항상 좋은 영화를 내놓는 것은 아니에요. 영화든 혹은 다른 예술작품이든, 그걸 즐기는 사람의 수... 감상에 따라 천차만별로 읽히고 해석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들이 본 그 감상이 정답이에요. 여러분의 취향을 존중합니다.”


류지호는 즐기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말하려다 간신히 참아냈다.

수준을 논할 것은 일반 대중이 아니다.

영화 관련 기자나 평론가에 해당되는 것이니까.


- 들어보니까, 극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운영, 관리 비용이 부담이 가중되다 보니까 가격 조정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검토해 왔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G.O.M이 한국영화 부율, 그러니까 극장이 영화 배급사에게 분배해주는 비율을 말해요. 그것까지 조정하면서 이를 빌미로 천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요.

“우리 지금 토크 하는 거 맞죠? 100분 토론 아니죠?”

- 100분 토론 같은 토크쇼에요. 그냥 넘어갑시다. 나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헛갈려. 정신없으니까 묻는 말에나 대답 잘 해 봐요.

“일단 G.O.M의 경우 극장 관람료 천 원을 올리면 400원 정도가 극장의 몫이라고 볼 수 있어요. 티켓값을 천 원 올릴 때마다 멀티플렉스 4사의 한 해 매출이 대략 600여억 원가량 늘어날 거예요.”


박중환이 눈을 부릅떴다.

영업비밀을 까발려도 되느냐는 시선이다.


“그렇게 해서 발생한 수입을 디지털 상영 시스템으로 전환하는데 사용하거나 관객 편의, 가령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시설 투자에 사용하면 좋겠어요. 물론 티켓값을 인상한다는 가정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 외국에서는 배급사들이 소위 ‘가상프린트‘ 비용을 낸다고 하던데?

“공부 좀 하셨네?”

- 류 감독 말발이 좀 많이 미끌거려야지....

“돈 많은 대형배급사들이 중소극장들의 디지털 상영시스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내는 금액인데, 내가 알기로 한국에서는 돈 주겠다는 배급사가 아무도 없어요. 결국은 극장 업체 들이 디지털 시스템 구축비용을 배급사에 떠넘기지 않을까 싶네요.”

- 배급하고 극장하고 다 한통속 아니었어요?

“4대 메이저에 찍히면 영화 못합니다.”

- 류 감독이 나 좀 할리우드에 데려가서 써 봐. 내가 죠 트래볼타랑 틸만 슈라이버와 영어로 농담 따먹기 하는 것 봤잖아요?

“이 가상프린트 비용이라는 게 아날로그 프린트에서는 받지 않는 돈인데....”

- 쳇.

“대략 80만 원 정도 책정하지 않을까 싶어요. 모든 극장 체인이 가상프린트 비용을 받을지, 아니면 미국처럼 투자개념으로 접근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물론 G.O.M은 한국을 포함해서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 영업점에서는 가능한 가상프린트 비용을 받지 않을 겁니다.”

- 진짜? 이거 방송 나가면 못 물려요.


그래서 ‘가능한‘이란 표현을 강조했다.


“국제영화제에서도 공공연하게 약속했어요. 토크쇼라고 못 할 것도 없죠. 그리고 이 쇼 1회 시청률이 잡히지도 않았다면서요? 아무도 안 봐서. 큰 파급력 없을 걸요.”


하하하.


다시 한 번 방청객에서 폭소가 터졌다.

바람잡이 스태프가 약간 억지웃음을 강요한 면이 있다.


“관객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무료입장권이 생각보다 많이 나가요. 현재 두 군데... 어디라고는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만, 한 곳이 전체 매출의 10% 선에서 무료입장권을 남발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시정명령을 받았어요. 참고로 G.O.M은 최대 5%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 5%도 상당한 거 아닙니까?

“제작사나 배급사에서 공짜표 뿌리지 말자고 하면, 안 해요. 그리고 무료입장권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당사자 간 분명한 계약에 의해 이루어지면 마케팅 기법 중에 하나로 받아들 수 있는 문제에요. 하지만 일방만 이익이 있는, 파트너는 실익이 그다지 없는 마케팅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문제죠.”

- 경쟁 업체 비방성 멘트 같은데....?

“없는 말 지어낸 것도 아니고. 뉴스 검색해보면 다 나오는 것들이에요.”


내밀한 부분은 일반인들이 절대 알 수 없다.

티켓값 상승 요인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인데, 업계에서 대기업의 횡포는 영화산업 생태계 밑바닥부터 골고루 이뤄지고 있다.


- 요즘 지인들하고 소주 한 잔 하다보면 신인감독이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줄었다고 하더군요. 그런 면에서 일종의 장르 다양화라고 해야 될까. 이것이 결국 한국영화의 퀄리티를 높이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는데 조폭영화니 코미디영화니 이런 것들, 이런 영화들만 나와서 우리영화가 침체하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들을 많이 해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어요. 장르영화가 그렇게 나쁜 말이나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에요. 장르라는 것이 사실 그래요. 어떤 한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전형적인 걸 뽑아내는 것을 잘 만들면 그것이 장르가 되고, 못 만들면 상투적인 것이 되는 거죠. 잠시 내 영화 홍보를 하자면, 퍼니셔는 분명 코믹스 히어로 캐릭터에요. 사람들은 <X-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히어로를 떠올릴 겁니다. 나는 퍼니셔라는 판타지 영웅을 아프가니스탄 참전 경험으로 PTSD를 겪고 있는 전직군인으로 그렸어요. 혹시 아놀드 슈발츠네거의 <코만도>라는 영화 기억하세요?”

- 네.

“한때 존 매트릭스와 존 람보를 두고 누가 세나 논쟁도 있었죠. 영화 <Frank Castle>을 그 영화처럼 만들었다면 매우 진부했을 겁니다. 매우.... 한물 간 액션스릴러 장르를 답습한 것이니까. <Frank Castle>의 다른 부분은 다 떠나서 액션 시퀀스들만 보더라도 훨씬 현대적이죠. FPS 게임 뷰를 영화에 도입한 것이 대단한 혁신은 아니겠지만, 상투적이진 않다고 자신해요. 충무로가 자꾸 상투적인 것으로 가는 영화들이 많아서 그렇지. 조금만 비틀어도 새롭진 않지만 전혀 다른 장르영화가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벤자민 베이가 <트랜스포머>라는 로봇영화를 촬영하고 있어요. 상업영화로써 나름 혁신적인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시작은 혁신적이었으나.... 결과까지 그렇다고는 차마 말 하지 못하는 류지호다.


- 천억이 넘는 영화는 한국에서 못 만들잖아요. 할리우드와 비교하는 건.... 좀 그러네.

“만들 수 있어요.”

- 한국 영화가 1천만 관객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그건 무리지 싶은데요?

“WaW는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안 하는 겁니다.”


박중환이 말도 안 된다는 듯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 표정이 제법 웃겨서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1천억 예산 영화의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4천만 관객을 동원해야 해요. 우리가 할리우드처럼 북미 시장과 맞먹는 해외시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만들 의미가 없어요. 차라리 그 돈으로 양질의 3~40억대 영화를 수십 편 만드는 편이 합리적인 거죠.”


할 수 없어 못하는 것과 할 수 있지만 안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 대단한 자신감이네요.

“여러분도 Eye-MAX 잘 아시죠? 그거 할리우드도 쉽게 시도 못해요. 근데 충무로는 했잖아요. 그것도 10여 년 전에.”

- 그 영화.. <복수의 꽃>으로 류 감독이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도 했죠?

“한국영화가 기술적으로는 많이 올라왔어요. 다른 부분들... 가령 기획, 투자 시스템, 계약 문제, 최저 임금, 근로환경, 상영표준 같은 것들이 아직 한참이나 뒤쳐져 있긴 한데, 빨리 그 간격이 좁혀지길 기대합니다.”

- 한국 영화가 1천만 관객 시대를 열면서 대단하다고 말하면서 한편으론 이건 좀 비정상적이지 않나? 인구 5천만 나라에서 어떻게 1천만이 보냐. 좋은 표현은 아닙니다만, 영화를 띄우기 위해 전국 영화관의 절반 이상을 독점하고 그건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가 많아요. 그런 측면에서 예술영화나 이런 걸 전용으로 상영할 수 있는 영화관도 많이 필요하다. 또 많은 스크린을 독점하는 걸 막아야 된다. 대책이 있을까요 그런 부분에서?

“그런 질문은 따로 영화진흥위원회장이나 한국영화인협회장 같은 양반들에게 물어보세요. 아직 1천만 영화 근처에도 못 가봐서 그런 생각 할 겨를이 없어서....”

- <REMO>의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가 어떻게 되더라..... 수천만 명이 되지 않나?

“천만 관객 시대라는 것이 장단점이 좀 있다고 봐요. 물론 좀 기형적인 현상이지만. 사실 긍정적인 걸 보자면, 우리나라에서 천만 명이 영화를 본다는 건 한 사람이 두 번 세 번 봤다는 것과, 또 하나는 지금까지 영화를 안 보던 사람들이 영화를 봤다는 이야기가 되요. 할아버지 할머니들, 살림만 하던 전업주부들, 이런 분들이 많이 봤다는 건데, 그런 면에서 한국 관객층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어요.”

- 나쁜 쪽은? 스크린 독과점이겠죠? WaW에서 투자·배급한 <괴물>이 욕을 엄청 먹었어요.

“일종의 건너뛰기 상영방식이 문제에요. <괴물>이 워낙 잘되니까 상영관의 1,2,3,4,5,6회 상영순서에서 1,3,5는 다른 영화를 틀고 2,4,6은 <괴물>을 틀고. 전국의 극장들이 이런 식으로 가다보니까 깔끔하게 모든 상영관 또 모든 회차를 확보해서 말 그대로 독과점을 한 것보다 더 나쁜 짓이 되어버린 거죠. 이런 상영방식이 사실 교묘하게 관객을 우롱하는 짓이기도 해요. 당연하지만 제작사에게도.”

- 주로 저예산영화나 예술영화가 그렇게 피해를 보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예술영화전용관을 국가나 관련기관이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그것도 영화인들만의 탁상공론이에요.”


100분 토론 같은 토크쇼 방식이지만, 류지호가 은근히 박중환을 면박 주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저급 코미디 기술 중에서 본인이 망가져서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과 유사했다.


“예술영화전용관 만들면 관객들이 어이쿠 예술영화 보러가야겠다. 매주 관객들로 넘쳐난 답니까? 국민 세금으로 파리만 날리는 예술영화전용관을 만들어 애물단지로 전락하면 누가 책임질 건데요? 영화인들이요?”

- 그래도 저예산 영화나 아트필름을 보호할 만한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건강한 영화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손 놓고 있을 순 없잖아요. 사람이 왜 이리 삐딱해....

“국가나 기관이 극장 만들어놓으면 민간기업이 하는 마케팅 못 따라가요. 그냥 오는 사람 안 막고 사람 안 오면 말고... 그럴 걸요? 발바닥에 땀나도록 불러 모으려고 노력 안 할 거라는 거죠. 암튼, 할 말은 많지만 이 정도로 하죠. 재밌으라고 보는 토크쇼가 마치 시사 대담프로처럼 변질되고 있는 것 같네요.”

- 원래 남 뒷담화가 재밌는 건데? 안 그래요 여러분?

“누가 뒷담화 했다고 그래요?”

- 지금까지 실컷 까놓고서는....


PD가 녹화를 끊었다.


“컷! 한 번 끊어가겠습니다!“


류지호가 대기실로 향하며 중얼거렸다.


“좀 망가져야 하려나....너무 진지했나 싶기도 하고....”


박중환이 따라붙으며 쏘아붙였다.


“네가 이렇게 하자고 했거든!”

“어허! 선을 잘 타야지. 난 오늘 게스트야. 제작진이 알아서 해.”

“아프리카 갔다 온 이야기는 하지 말까?”

“맘대로 해.”

“영화 홍보는 안 할래?”

“<Frank Castle>에 대해 홈페이지에 시청자 질문 올라온 거라도 있어?”

“많지.”

“신문기사나 영화잡지 보면 어지간한 내용은 다 나와 있을 텐데....”

“영화홍보 안 할 거면, 다음 턴에서 네 개인사 위주로 가자.”

“이미 다 알려진 건 묻지 말아줘. 지겨우니까.”

“알겠어.”


녹화가 재개되고, 박중환은 ‘2세 계획’ 같은 개인적인 질문 위주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류지호는 성심성의껏 대답하면서 간혹 농담이나 말장난을 섞었다.

투자와 경제 문제 질문에서는 천기누설도 좀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한국의 해법에 대해서 힌트도 약간 줬다.

2010년대 세계적으로 유망할 것 같은 투자종목에 대해서도 두루뭉술하게 알려줬다.

다만 장기적으로 접근할 것 아니면 돈을 넣지 말라고 경고를 남겼다.


“수고하셨습니다!”


녹화는 3시간 만에 끝이 났다.

보통 특급 게스트의 경우 제작진과 녹화시간을 조율해서 진행한다.

류지호도 녹화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박중환 쇼>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최대한 제작진의 요구를 따라주었다.

참고로 1월에 첫 방송을 시작한 <무릎팍 도사>의 평균 녹화 시간은 게스트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5시간 정도, 지상파 3사 집단토크쇼 <놀러와>, <야심만만> 등은 게스트에 따라서 한나절 이상 녹화하기도 한다.

BS E&M의 버라이어티 채널 토크쇼 <현장토크 택시>는 거의 리얼타임처럼 녹화가 진행된다.

류지호는 이번 방한에서 오로지 다솜 미디어의 FUNTV <박중환 쇼>에만 출연했다.

심지어 YNTV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됩니다. 아쉬운 건 지상파들이지 내가 아니니까.”


류지호가 일반적인 영화감독이었다면 영화홍보를 위해 가능한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좋다.

류지호는 국제적인 거물이다.

괘씸하다고 방송국이 어떻게 할 상대가 아니다.

게다가 다솜미디어 역시 눈치 볼 것 없다.

모그룹인 가온은 지상파 방송사들에 막대한 광고비를 주는 주요 고객이다.

아쉬운 것은 그들이지 류지호가 아니다.

언론과의 관계에서 기업이 무조건 ‘을’일 것이라 대중들은 오해한다.

10대 기업은 언론사에 무작정 휘둘리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대한민국 매체에 지불하는 광고 및 협찬 금액은 수 천 억 원이다.

게다가 광성그룹을 제외하고 주요 대기업들이 우회적으로 메이저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다.

참고로 가온그룹은 작년 한 해에만 TV·라디오·신문·잡지에 1,760억 원을 썼다.

하루에 4억 8천만 원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오성그룹은 무려 2,634억 원을 지출했다.

인터넷 광고나 전광판 같은 기타 직접광고는 물론 각종 기사 및 행사 협찬 등 간접 광고비는 포함이 안 된 금액이다.

발행 및 판매부수가 많은 3대 보수신문에 한 해 주는 광고비는 가온그룹이 대략 287억, 오성그룹은 340억 원 이상이다.

국내 최대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백원일보의 최근 5년 평균 연매출은 3,700억 원이다.

대부분이 광고 수입이다.


[오성하고 가온이 기자들 월급 준다!]


기자들의 술자리에서 공공연하게 나오는 우스갯소리다.


작가의말

오늘은 좀 많이 주저리주저리 길었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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