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980
추천수 :
16
글자수 :
144,329

작성
22.05.11 22:21
조회
22
추천
0
글자
10쪽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DUMMY

그 후 라이언 대령의 천막으로부터 나온 우리는 특수부대의 천막으로 돌아와 총기를 손질했다.


“라이칸.”


“응?”


총구를 닦고 있던 그가 고개를 돌렸다.


“전쟁에 참여한 거 후회하진 않아?”


“그건 왜?”


“그야. 넌 최상위 귀족의 자제에다가 가만히만 있으면 차기 왕선 유력 후보니까.”


“너도 내가 못 마땅하구나?”


의도치 않게 심기를 건드린 것 같아서 살짝 당황했다.


“아니야. 아니야. 그냥 난 너처럼 용기가 없어서, 만약 내가 노력 없이 잘 먹고 잘살 거였으면 굳이 고생을 택하진 않을 것 같아서.”


“아··· 그렇지 너희들 눈에는 좀 이상하게 보여질 수도 있겠어. 민감하게 반응해서 미안.”


“미안하기는, 내가 조심하지 못한 거지. 어쨌든 마지막 전투 잘 준비해서 이겨보자.”


“그래.”


내가 잘해보자는 의미로 손을 내밀자 라이칸은 손을 잡으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겉치레에 불과하다.


‘잘 해보기는 개뿔···’


그의 실력을 알고 있는 한, 이 전쟁에서 그가 도움될 확률은 0%다.


어떻게 리더자리에 올랐는지는 모르겠다.


머리도 좋은 편이 아니며, 전투능력도 특수부대 내에서 최하급.


아니 일반병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역시 아빠 빨로 들어왔나?’


당연히 세간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저렇게 무능한 그가 단번에 특수부대에 합격했으니.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권력에 대한 반항심으로 가득한 밀리제가 권력에 몸을 숙였다?’


이것도 말이 안 되긴 하다.


‘진짜 어떻게 들어왔냐?··· ㄹㅇ 미지의 인물이네.’


어쨌든 그건 둘째치고, 진보파 내 중요 인물이기도 하기에, 그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가 또 하나 생겼다.


‘하··· 귀찮아. 이런 오지랖은 버려야 하는데.’


스토리 진행 일부 가 아니었으면 진작에 버렸을 것이다.


‘제발 뒤 꽁무니나 잡지 마라.’


그렇게 하루는 저물어갔고, 작전 시작은 내일 새벽 5시다.


그날부터 일어난 모든 것이 앞으로의 향방을 좌지우지한다.


****


밀리노아 해협을 지나, 보스포루스 해협에 드디어 진입한 밀리제의 배.


그들은 칼데아 국의 감시망을 피하고자 노스텔지아에서 동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안 마을 돌마바흐체에 도착했다.


노스텔지아의 관속 아래 신설된 이 마을은 제2의 항구로써 최근에 생긴 것치고는 왕국의 지원으로 빠르게 번창했다.


배가 정박하자 밀리제와 사가트는 필요한 물건을 챙겨서 배에서 내렸다.


무엇보다 배가 중요하니 선원과 병사들은 대기.


그리고 중립국인 만큼 노스텔지아 국적의 병사 외에는 무기 착용이 불허되었기에, 사가트는 내리기 전 무기는 전부 빼놓았다.


돌마바흐체의 항구는 여느 항구와 마찬가지로 어업과 운반업 활성화된 곳이다.


그래서 항구는 부두에 정박해 있는 어선으로부터 생선을 옮긴다고 분주한 사람들과 새로 들어온 향신료를 흥정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렇게 그런 부둣가를 향해 밀리제와 사가트는 발걸음을 옮겼다.


혹시나 칼데아 국 소속의 인물들이 근방에 위치하고 있을 걸 대비해, 둘은 회색 천의 망토를 둘렀다.


“밀리제 소령님. 일단은 노스텔지아까지 갈 이동수단을 구해봐야겠습니다. 아마도 상업도시인만큼 왕국으로 물자를 운반하기 위한 트럭 정도는 있을 않을까 싶습니다.”


“네. 부탁할게요.”


사가트가 이동수단을 찾으러 간 사이 밀리제는 혼자가 되었다.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다급한 소리.


“도둑이다! 저 도둑놈 잡아라!”


상점가와 부둣가 사이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 사이로 푸른색 두건이 밀리제를 향해 다가왔다.


워낙 목소리가 컸기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밀리제 또한 그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 잡히면 죽여버리겠어!”


푸른 두건은 점점 밀리제에게 가까워졌고 그가 쫓고 있던 도둑의 정체도 드러났다.


갈색의 까무잡잡한 피부에 까까머리.


유목민족의 가죽옷을 입은 어린 소년이었다.


그냥 어느 곳에나 있으려니 한 좀도둑으로 보았다.


그래서 처음에 밀리제는 굳이 특별한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녀 앞을 지나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가던 소년은 결국 멈춰 섰다.


그에게 도둑질을 당한 가게 주인들이 소년을 둘러싼 것이다.


순간 빽빽하던 길목에 둥글게 공간이 생겼고, 그 중심에는 소년 그리고 주변에는 험상궂은 표정에 수염이 덕지덕지 붙은 주인장들로 둘러싸였다.


“이런 빌어먹을 녀석. 한두 번인 줄 알아?!”


“그러게 말일세. 이번에는 저 양손이랑 양팔을 다 분질러 놓아야지.”


“그런데 저 녀석 어째 우리나라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호~ 듣고 보니 그러네. 피부색이랑 차림새도 그렇고··· 저 녀석 설마 자이안트 왕국의 백성 아니야?!”


자이안트 왕국.


악마의 자식들이라고 불리며, 에덴 국의 개라고 불렸던 왕국.


일찍이 에덴 국의 속국이 되며 그 존재는 잊혀졌지만, 그들의 혈통들은 에덴국에 흡수되어 잔악 무도한 아수라의 정복 전쟁 핵심으로 활동했기에 기록 속에 남아있다.


자이안트 백성의 특징은 힘이면 힘, 머리면 머리, 전방 면에서 뛰어난 전투특화 민족이다.


그러나 그것에 비해 도덕성의 면에서는 현저히 낮은 수치를 띄며, 정복지에 대한 비인간적인 횡포가 심했다.


그래서 홀로코스트처럼 여전히 다른 나라의 백성들의 기억엔 끔찍한 민족으로 자리 잡은 혈통이다.


후에 에덴국이 몰락하면서 왕국 또한 공중분해 됐지만, 여전히 난민으로서 여러 국가의 최하층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옛날에 저지른 죄 때문에 직업도 얻지 못하고 여러 국민한테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게 정설.


그럼, 여기서 왜 그렇게 강한 민족이 왜 에덴국한테 무너졌을까? 하고 의문이 들 수 있다.


그 이유는 늘 그렇듯 역대 강했던 민족 게르만족, 노르만족, 몽골족의 특징으로써 알 수 있다.


바로 강한 독립성.


개개인의 힘이 워낙 샜기 때문에 잦은 왕권 교체와 지방분권이 심했다.


결국, 그런 약점은 타국의 공격 대상이 되었고.


지방세력들의 이간질을 통해 그런 점을 잘 공략한 에덴국은, 응집력이 약한 자이안트 왕국을 무너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말하고 싶은 건 이게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밀리제 또한 자이안트 왕국의 자손이라는 것이다.


바하루스 국왕의 첩으로 들어온 어머니가 자이안트 왕국의 공주이자 포로.


자이안트 샤르티아다.


자아안트 왕국이라는 말에 그녀의 눈빛은 바뀌었다.


“그냥 확 목을 매달아 죽여버릴까? 악마의 자식들이니까 죽여도 상관없잖아?”


“오~ 지당한 말이네. 이놈을 죽여서 부둣가 가로등에 매달아 놓으면, 그 거지 같은 녀석들도 쫄아서 도둑질 못 할 거 아니야?”


“캬~ 막심! 웬일로 맞는 소리 했구먼?”


소년은 들려오는 끔찍한 대화에 땅으로 주저앉았다.


반짝이는 동공.


그리고 눈꼬리를 따라 눈물 한 줌이 흘러내렸다.


“그만두세요. 그 아이는 제 동생입니다.”


소년을 둘러싼 상인들 사이 그녀의 등장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


“뭐?! 아가씨 지금 무슨 말인지 알고 하는 소리야? 아가씨까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고?”


“그려. 차림세를 보아하니 자이안트 왕국의 백성 같진 않은데, 갈 길 가세. 괜히 끼어들었다간 아가씨만 곤란해져.”


아직은 자이안트 왕국의 후손으로 믿지 않는 추세.


아마 외향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왕국이 공중분해 되고 난 후 자이안트 백성들의 대부분은 유목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왔으니 피부 색깔부터가 다르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에덴 국 소속의 자이안트 백성이라고 유추되는 건 시간문제다.


정체가 들키기 전에 빨리 소년을 빼내야 한다.


‘어쩌면 골치 아픈 일에 휘말려든 건지 모르겠어··· 평소라면 지나쳤을 텐데···’


밀리제는 일단 소년을 데리고 도망치기로 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더 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머릿속엔 이미 깊게 박힌 인식이 자리 잡고 있으니, 일단은 벗어나야 해.’


그래서 밀리제가 소년에게 빠르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순간 동시에 뒤에서 밀리제의 어깨를 낚아채는 손.


“어디!”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남자의 팔은 그대로 밀리제의 양손에 잡혀, 그녀의 가슴팍으로 끌어 당겨지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눈 깜짝할 새에 땅에 내리 찍혔다.


모두가 놀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왜냐?


여리여리해 보이는 여성이 자신의 체격보다 4~5배 정도 더 커 보이는 남성을 한팔 엎어치기로 땅에 꽂아버렸기 때문이다.


정말 멋진 한판이었다.


소년 앞에 뻗어 있는 남자를 뒤로하고 밀리제는 재빨리 몸으로 소년을 감싸 귀에 속삭였다.


“지금에요. 서둘러 여기서 빠져나가죠.”


소년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런 소년을 밀리제는 소년의 엉덩이를 손으로 받친 체 안고 달렸다.


“어. 어. 저년 잡아라!”


“젠장 한 패였잖아? 외모 때문에 알지 못했어.”


“어이 형씨 우리도 서둘러 가자고! 자이안트 자식 싹을 안 말리면 보나 마나 또 우리 주머니를 털 거야.”


눈앞을 둘러싼 숨 막히는 관중들.


밀리제는 전신에 집중하여 그 사이를 달렸다.


“꺄악!”


“어이 비키라고! 젠장 당신들 때문에 놓치잖아!”


상인 무리 또한 군중들 사이를 헤집었으며, 길거리는 금세 난장판이 되었다.


밀려서 넘어진 여성.


그들에게 놀라 생선 박스를 쏟은 어부.


뭔 일인지 가계 밖으로 나와 기웃거리다 쏟은 생선에 미끌려 봉변당한 상점주인.


한마디로 난리도 아니었다.


그렇게 상점가를 따라 유유히 달리던 그때, 골목에서 나온 트럭이 밀리제 앞을 막아섰다.


트럭 한 대가 지나다닐 정도의 좁은 골목.


어쩔 수 없이 밀리제는 멈춰 설 수밖에 없었고,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떡하지...?’


그러다 눈에 들어온 건 바로 옆 과일가게 문 앞의 쌓아 올려진 과일 상자였다.


‘저거라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군인시대 명검술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프의 칭호는 하얀 불꽃으로 변경됬습니다. 22.04.29 9 0 -
공지 혜자가 아니라 해자 입니다 22.04.21 12 0 -
공지 16화 수정 입니다. 22.04.14 12 0 -
공지 바다 쪽에 위치한 포는 곡사포가 아닌 평사포입니당~ 22.04.14 22 0 -
2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3) 22.05.17 15 0 10쪽
2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2) 22.05.15 13 0 13쪽
2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9 0 11쪽
»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3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4 0 11쪽
23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1 0 9쪽
22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39 0 11쪽
21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7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1 0 12쪽
19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8 0 11쪽
1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8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2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5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2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12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59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59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2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3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