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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985
추천수 :
16
글자수 :
144,329

작성
22.04.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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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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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DUMMY

-펑!!!!


“하아. 하아. 하아.”


마치 누가 삽으로 등을 파헤친 것처럼 쓰라린다.


주변을 돌아보니 연기와 함께 사방에 튄 파편이 보였고 족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살덩어리들이 즐비했다.


“시발. 함정이었나?”


“바일···”


다행히 폭발 직전에 밀리제를 끌어안아 최대한 멀리 몸을 던진 탓에, 그녀는 부상 없이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봤다.


“괜찮아?”


“네··· 그런데 어떻게 안 거죠?”


당황한 눈빛.


“퀘···가 아니라. 촌장 머리에서 빛나는 불빛보고 알았지 뭐.”


사실 퀘스트 덕분인 것도 맞지만.


베트맨에서 부하 몸에 폭탄을 숨겨놓던, 조커가 떠오른 것도 있다.


“지금은 상황의 경위를 따질 때가 아니야. 주변에 숨어있는 녀석들이 더 있어.”


현역 시절 사운드 플레이의 달인이라고 불리며, 장전 소리와 발소리를 기가 막히게 잘 듣던 나였기에 알 수 있었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해.’


“사가트!!! 들려?!!!”


소리를 외치자 이때다 싶어 날아오는 총알 세례들.


-타타타당!!!


“끄아아아!!!”


이미 치명상을 입은 등에 총알이 박혀, 배에 달하는 고통에 신음이 절로 나왔다.


그녀의 하얀 셔츠 위로 튀는 피들.


-투두둑.


“에덴 바일!!”


입에서 피가 흘러나옴에도 상현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괜찮아. 버서커는 이 정도로 죽지 않아.”


그 후 있을지도 모를 사가트에게 상황 보고와 행동을 지시했다.


“주변은 적들로 한 가득이야. 그러니까 소리는 내지 말고. 자동차 키 있지? 그걸로 차를 찾아서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끌고 와줘.”


‘제발 살아 있어라···’


-타다다당!!!


“크허허억!”


목소리를 듣고 또다시 쉴새 없이 총알들이 날아왔다.


“허억. 허억. 허억. 밀리제.”


“네···?”


“너무 힘들어서 그러니까. 잠시만 네 위에 누워 있을게··· 넌 총 맞을 일이 없을 거야.”


지탱하던 두 팔에 힘을 풀고 몸으로 그녀를 덮었다.


잠시뒤 자동차 소리가 그들 가까이에서 울렸다.


-부우우웅! 끼익!


“바일 왔나 봐요. 그러니 어서.”


하지만 밀리제 부름에도 미동이 없는 상현.


“바일!”


“밀리제 소령님!”


차가 도착함과 동시에 총알들이 차의 외벽에 팅기며 불똥이 튀었다.


“사가트. 바일이 움직이지 않아요··· 어떡하죠···?”


평소라면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탈출할 것을 우선시하던 그녀가, 답지 않게 금방이라도 울 것만 표정을 지었다.


“일단은 제가 바일을 옮기겠습니다. 차에 타시죠.”


“······”


다행히 차량의 겉면이 방탄 소재라 주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밀리제와 상혁을 태운 차량은 수많은 총알을 받아내며 라이라 마을을 빠져나왔다.


뒷좌석에서 상혁의 머리를 허벅지에 둔 체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밀리제.


“괜찮을 겁니다. 봤지 않았습니까? 수만 명의 칼데아 군 앞에서도 죽지 않는 그의 모습을.”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걱정됐다.


그날 그가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도 왕가와 아수라 간의 계약으로 이루어진 각성 때문.


밀리제는 아직 퀘스트의 존재에 대핸 모르고 있다.


“다움트 소장님은··· 어떻게 됐죠?”


유일하게 탑승하지 않은 그의 거취를 밀리제는 물었다.


“하직하셨습니다.”


“그렇군요···”


항상 전장에서 흔들림 없이 온화한 미소로 군대를 이끌던 다움트.


병사들의 정신적 지주였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 되어주는 덕망한 지도자였다.


그러므로 그런 지도자를 잃었다는 건, 에덴 국의 입장에선 한층 더 이번 전투가 어려워졌다는 말과 마찬가지다.


“저도 안타깝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다행이라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자주공성포가 지나갈 때, 이런 사건이 터졌다면 그에 대한 피해는 걷잡을 수없이 커질 테니까요.”


“네···”


****


“밀리제 소령님의 차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근데 뭔 일이 있는 거 아니야? 차가 총탄에 찌그러졌는데.”


“차가?”


벌집마냥 만신창이가 된 차.


병사들은 하나같이 천막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덜덜덜덜. 푸슉. 덜컹.


“의무병! 빨리, 에덴 바일을 옮겨주세요.”


밀리제가 작은 몸으로 자신보다 15cm나 더 큰 상현을 끌어안고 차에서 내렸다.


“이게 다 무슨 상황입니까?”


협상하러 갔던 사람들의 몰골이 아니기에 놀란 의무병의 눈은 휘둥그레 졌다.


“그에 관한 건 나중에 설명할 테니 빨리! 죽을지도 모른단 말에요!”


다급한 그녀의 목소리에 그는 서둘러 상현을 업고 십자가가 그려진 천막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른 의무병이 와서 그녀에게 물었다.


“밀리제 소령님은 괜찮으십니까?”


“저는 괜찮으니 그를 어서···”


“일단은 의무병이 응급처치를 위해 들어갔습니다. 그러니 안정을 취하시고 결괄 지켜보시죠.”


“네···”


-털썩


“밀리제 소령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정신적 피로에 몰렸던 터라 그녀 또한 쓰러지고 말았다.


잠시 뒤, 천막 안.


-띠. 띠. 띠.


맥박을 재는 기계음 소리와 함께, 침상 위의 밀리제는 서서히 무거운 눈을 떴다.


“으음······”


“괜찮은가?”


그녀의 옆에는 라이언 대령이 앉아 있었다.


“대령님···?”


항상 주름 하나 없이 말끔한 얼굴에 아름다운 곡선의 콧수염을 가진 그의 얼굴.


하지만 지금은 슬픔과 분노에 싸여 얼굴에 주름이 갔고 정갈하던 수염마져 꾸불꾸불해졌다.


“사가트한테 정황은 들었다만··· 이거 참, 당장이라도 달려가, 보수파 새끼들 면상에 똥물 한포대라도 붇고 싶군.”


밀리제도 그의 말에 동조하듯 몸을 일으켜, 아무 말 없이 하얀 이불만 꽉 쥐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나? 이미 내부자에 의해 우리 위치와 정보는 전부 칼데아 제국에게 넘어갔을 거라네. 이대로 퇴각해서 다음 기회를 노릴 건가?”


내부 배신자. 그로 인해 최고 사령관 소실. 최대 전력 아수라의 치명상.


분명 시작도 전에 치명상을 입어 후일을 도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꺾이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지금의 고난은 오히려 독을 차오르게 하여, 그녀가 더욱더 지독한 독기를 품게 하였다.


“후퇴는 없습니다. 당장 병사들을 진군시켜 지금 이 상황을 정면돌파하겠습니다.”


라이언 대령은 씩 웃었다.


‘역시. 그래야, 밀리제 소령이지.’


밀리제는 무릎 위의 이불을 걷어낸 후 일어나 가지런히 개인 제복을 다시 입었다.


그리고 자신을 상징하는 남색 정모를 양손으로 고쳐 썼다.


“그럼 라이언 대령님. 전투를 위해 병사들을 준비시켜 주십시오.”


“알겠네. 생각은 있겠지?”


흔히 바둑계에서 이 상황을 행마라고 한다.


산지 죽은 지 모르는 돌이지만, 계속 이어나간다면 언제 사형선고가 떨어질지 모르는.


그래서 바둑기사들은 잘못된 수를 두게 되면 자충수가 되기에, 60수에서 최대 100수가 되어서도 길이 안 보인다면 포기한다.


잘못하다가는 대마가 되어 게임 판도를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리제는 다르다.


컴퓨터 계산을 뛰어넘는 그녀의 천부적 두뇌는 이미 100수 앞을 넘나 봤다.


이미 인간이 도래할 수 있는 최대영역을 뛰어넘은 것이다.


“네. 제 예상대로라면, 실패할 확률은 0%. 반드시 전차를 사정거리 내로 옮길 수 있습니다.”


둘은 천막에서 나왔고 밀리제는 먼저 특수부대 천막을 걸어갔다.


-펄럭


“리코.”


“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바일.”


아무런 상처 없이 멀쩡하게 가이츠와 이야기를 나누는 그를 보고 밀리제는 멈칫했다.


“어떻게?···”


상현은 싱긋 웃어 보였다.


“내가 그런 거로 죽을 사람이냐? 그러니까 이제, 그만 걱정해도 되.”


“걱정 안 했습니다.”


“뭐~? 들어보니 너 차 타고 오면서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다던데?”


실실 웃으며 일자 눈썹의 얄미운 표정을 짓자 그녀는 격하게 반응했다.


“제가 언제?!”


“에이 팅기기는.”


난 그녀를 보며 손가락으로 사가트를 가리켰다.


“사가트!······”


“죄송합니다. 너무 매달리기에 귀찮아서.”


밀리제의 얼굴이 붉어지며 모자를 꾹 눌러쓴 그녀 주위론 수증기가 올라왔다.


“어쨌든 지금은 전시 상황입니다··· 리코는 저를 따라와 주시고 다른 분들도 서둘러 전투 준비해 주세요.”


“알겠어~.”


리코가 밝은 목소리로 그녀를 따라가며 나를 향해 돌아봤다.


“그리고 바일. 여자의 마음은 섬세할 따름이야. 그러니 놀리면 못써.”


그녀의 꾸지람 아닌 꾸지람에 난 멋쩍은 듯 웃어 보였다.


리코와 밀리제가 빠져나가고 다들 총기 손질을 하며 전투 준비를 했다.


“그런데 리코는 왜 불려 나간 거야?”


총을 쓰지 않기에 심심했던 난 가이츠에게 물었다.


“아. 그건 말이죠. 리코 누님은 모고나 혈족 중에서도, 1000년에 한 명 나타난다는 천리안을 가지셨기 때문이에요.”


“천리안?”


“네. 가시거리 20km를 가볍게 볼 뿐만이 아니라, 천부적으로 타고난 감각은 20km 내 모든 미세진동과 소리를 파악해 적의 유무를 간파해내시죠.”


“와. 개사기네?”


그 말에 가이츠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에이. 그래도 바일님 만큼 사기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 계시겠어요?”


“그···렇긴 하지?”


‘일정 시간 동안 절대 죽지 않는 데다가 쓰러지고 나면 항상 어떠한 이유로 상처가 모두 회복돼 있으니까 말이야···’


“에이. 그래도 그렇게 띄워 주지 말라고~. 나도 무적은 아니니까.”


“어이. 가이츠 바일 준비 다 됐어?”


“아. 네 라이칸씨.”


“난 준비할 게 없어서.”


“그래? 그럼 가자. 아마 밖에서 다들 기다리고 있을 거야.”


천막을 밖은 이미, 부대별로 질서 정렬하게 줄이 세워져 있었다.


“왔군요.”


밀리제는 특수부대가 온 것을 확인하고 대략적인 작전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세부적인 사항은 각각의 장교들에게 전했습니다. 저희 목표는 목표지점까지 전차를 사수하는 것입니다. 선두는 금속 탐지반을 세워 지뢰를 찾아내는데 몰두할 것이며, 그들 뒤에는 특수부대원 리코를 필두로 그녀를 지키는 보병들을 배치해서···”


세부적이지는 않았지만, 그 뒤로도 그녀의 작전지시가 한참을 이었다.


내가 배치된 곳은 탐색대.


이번 작전의 시행 중 지휘관은 리코이며 탐색대에겐 그녀와 연결된 소형 이어폰이 주어졌다.


즉, 리코의 무전을 통해 지시된 곳으로 가 잠복해 있는 상대를 제거하면 된다.


특수부대는 가이츠 빼고는 전부 탐색대에 배치되었다.


가이츠는 전차를 지키는 부대에 배치됨과 동시에 커다란 방폭용 방패를 들게 됐다.


마치 리그 오브 리전드에 나오는 브라움 같다고 할까?


“저는 혹시나 숨어있는 적으로부터 폭탄을 막아 내기 위해, 방패부대에 배치된 거래요!”


진군이 시작되기 전 그의 말이었다.


방패를 들고 전차를 둘러싼 형상이 웃기긴 했지만 나름, 일리 있는 작전이었기에 사가트 또한 터치하지 않았다.


****


-치익··· 여기는 바이퍼 현재 상황은?


“아직까지 적의 인기척은 안 느껴져요. 흠··· 숨소리도 없고. 그러니 계속 전진해도 될 것 같습니다.”


눈앞을 빽빽하게 메운 나무들.


언제 어디서 상대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에 침은 절로 넘어갔다.


그렇게 진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순간 외침과 함께 그녀의 지시가 물밀 듯 떨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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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2) 22.05.15 13 0 13쪽
2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9 0 11쪽
25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3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4 0 11쪽
23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1 0 9쪽
22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40 0 11쪽
21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7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1 0 12쪽
19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8 0 11쪽
»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9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2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5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2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12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60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60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2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3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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