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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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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
추천수 :
16
글자수 :
144,329

작성
22.05.0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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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DUMMY

“그건 그렇고. 본모습은 완전 돼지잖아?”


그의 말에 난 내 몸을 훑어봤다.


‘어? 알몸?’


“우와아악! 왜 이래?!”


제명 이후 방에서 매일 인스턴트으로 찌워진 살덩어리가 눈에 선명하게 보였다.


“햐~ 그런 폐인을 게임 속으로 데려와 왕국 내의 중요 인물로 만들다니 난 참 명인이야.”


“잠시만··· 명인이라고?”


“그럼 명인이지. 불편한 거라도 있나?”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곳에 떨어졌을 때부터 겪어왔던 고난들이 머릿속에 고스란히 스쳐 지나갔다.


“오자마자 굶어 죽게 될 판에 전쟁을 혼자 캐리 하라고 하고 거기다가 되지도 않는 이상한 힘을 줘서 죽을 만큼 아프지 않으면 세지지도 않고. 거기다가 아직 능력에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넘사벽 보스와 싸우라고 하고.”


“그래서?”


순간 웃음기가 사라진 목소리.


“그래서라니. 그렇게 굴린 탓에 난 지금 죽었다고!”


무척 흥분한 상태여서 상현은 숨을 거칠게 몰아쉈다.


“일단 넌 죽지 않았어.”


“어?”


“그리고 폐인 생활하고 있던 놈을 기껏 사람 구실 하게 해줬더니···”


“그건···”


분명, 현실 세계에서 계속 살게 뒀으면 폐인 인생을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밖에만 나가도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비난할까 봐 무서웠으니까···’


그런 나를 바깥세상으로 꺼내 쓸모 있게 만들어 준 것은 이 게임이다.


“어떡할까? 네가 바라는 데로 죽여 줘?”


섬뜩한 질문을 하며, 검은 투구를 벗는 아수라.


“생각해 보니까. 잘됐다는 점도 있긴 하···”


그 안에는···


무심코 ‘예쁘다···’는 말이 나왔다.


"예쁘다···"


“뭐?! 뭐···뭐가 예쁘다는 거냐!”


“하지만 너무 예쁜걸···?”


“그렇게 말한다고 용서해 줄 줄 알아?! 기분은 나쁘진 않지만··· 아냐 아냐.”


아수라가 양옆으로 세차게 고개를 돌렸다.


“하! 네놈이 정신을 못 차렸군. 난 용사 아수라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연약한 여성이 아니란 말이다!”


“예?”


앞머리를 내린 푸른 긴 생머리에 기다란 속눈썹 그리고 반짝이는 푸른 눈.


아무리 봐도 그저 아리따운 여인으로만 보일 뿐.


그 악명 높은 아수라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한 번만 더 나를 여자라고 불렀다가는···”


양손으로 걸레를 짜는 시늉을 하는 그녀.


“목을 비틀어버리겠어!”


아마도 아수라고 불린 이유는 저 더러운 성격 때문인 것 같다.


“아. 네.”


아수라는 찰랑이는 하늘빛 머리카락을 갑옷 밖으로 걷어내며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고 네 녀석 제법이던데? 내 능력을 이식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혈도의 원리도 알아채고.”


“뭐.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지.”


“역시 난 사람은 잘 본다니까~.”


‘완전 나르시스트에다가 성격은 개차반이고. 이런 사람이 국가의 영웅이었다니.’


“하지만! 그 정도론, 내 능력을 섭렵했다 하기엔 부족해.”


아수라는 허리춤에서 검을 꺼내 보았다.


나와 똑같은 단검.


그러나 색깔이 달랐다.


짖은 검은색의 단검.


마치 모든 걸 삼켜 버릴 듯한 블랙홀의 표면을 연상시켰다.


“자. 혈도에는 3가지 형태가 있는데. 먼저 내가 사용하는 칼의 이름은 ‘혈룡마철도(血龍黑鐵刀)’. 네가 이번 퀘스트를 깨고 받을 검이지.”


‘혈룡 마철도? 퀘스트 보상 내용에는 칠흑의 단검이라고 적혀있었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얼굴을 보이자, 눈치 빠른 아수라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반응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이름이 다른가 보군. 맞아, 게임 속 이름은 칠흑의 단검. 하지만 그건 개발자가 멋대로 붙인 거고 원래 이름은 혈룡마철도라고 한다.”


“아. 그래?”


“무슨 반응이 그렇느냐! ‘우와!’ 하거나 ‘정말!’처럼 놀란 듯이 반응을 하는 게 정상 아니느냐?”


‘뭐···?’


‘도대체 이 녀석은 뭘 바라는 거야?’


“아니, 그냥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싶었지.”


그러자 아수라는 고개를 푹 숙이고 양손을 위로 든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 맹물 같은 녀석. 어쨌든, 이 검의 3가지 형태는 태, 신, 단으로 분리되어 있다. 각각의 이름은 참격도(慘?刀), 신살도(迅殺刀), 부지도(不知刀)라고 부르지. 그래서 보통은 혈룡마철 참격도, 혈룡마철 신살도, 혈룡마철 부지도라고 하는데··· 너무 길잖아?”


“그렇긴 하네. 매번 쓸 때마다 그렇게 왜 치면서 형태를 바꾸면 꼴사나울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이제야 말이 통하네. 그래서 난 그냥 검의 형태를 바꿀 땐, 태. 신. 단. 만 말하기로 했지. 사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의 여의처럼.”


“잠시만 그거 맘대로 바꿔도 되는 거야?···”


그녀는 양손 등을 허리에 올리며 콧바람을 내었다.


“흥! 아무렴 안될 거 있나. 혈귀검사(血鬼劍士)의 가주는 난데.”


‘거기다 버서커 그러니까 피를 다루는 혈귀검사의 가주···’


“자. 그러면 실전이야. 너의 검을 이 3가지 형태로 바꿔 봐봐.”


아수라는 나에게 단검 하나를 던져 줬다.


“그렇게 갑자기 해보라고 하면은.”


“하- 혈귀검사의 피를 잇는 자가 이래서야. 잔말 말고 하라면 좀 해!”


“알겠어.”


그녀가 준 검은 이미 혈도가 발동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러면.”


그녀가 말해 줬던 명령어도 잊은 체 그저 머릿속으로 대검을 떠올렸다.


‘제프와 싸울 때 만들었던 붉은색 대검···’


그러자 단검에 붉은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후 생물이 성장하는 것처럼 점점 두껍고 커다래 졌다.


“됐어!”


이미 성공한 적은 있지만, 그땐 우연찮게 된 것이기에.


의도해서 변형시켰다는 성취감은 나를 신나게 하였다.


“뭐야? 쉬운데?”


이빨을 보이며 한쪽 입꼬리를 올린 체 아수라를 바라봤다.


“잠시만, 너 방금 설마··· 무영창으로 한 거야?”


“아··· 맞다. 형태를 변형시킬 때 태, 신, 단을 말해라고 했지? 까먹었어.”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양손으로 칼을 잡고 집중했다.


“그럼 다시···”


“됐어.”


“뭐?”


‘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됐다고!”


“그럼 안 해도 돼?”


“그래.”


사실 아수라는 꽤나 놀란 상태였다.


이 세계의 모든 검술사들은 검술을 쓸 때는 영창을 한다.


자기 또한 그랬고.


그러니 무영창이라는 건 충격적인 일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1분 1초가 승부의 방향을 바꾸는 검술.


그렇기에 무영창은 다른 검술사 보다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서 싸울 수 있는 엄청난 무기다.


‘설마 그걸 무영창으로 할 줄은··· 역대 검술계에서도 그런 기록은 없었는데. 심지어 나도 못해. 그렇다면 저 애는 검술의 영역을 뛰어넘은 존재···’


“끝이야?”


‘신’형태의 얇고 길다란 검을 그녀에게 보였다.


“어어··· 아니야! 그것만으로 끝일 줄 알았느냐?! 너 각성기 쓸 줄 모르지?”


“각성기?···”


“그야 기억이 안 나는 건 당연한 일이지. 넌 각성기를 쓰자마자 바로 기절했으니까.”


“그랬나?”


“‘그랬나’가 아니고 스스로 쓴 기억이 없으면 쓸 줄 모른다고 하는 거다!”


“어··· 쓸 줄 몰라.”


“알았다. 너에게 각성기 쓰는 방법을 가르켜 주지. 일단 에덴가의 혈육으로부터 열린 각성기는 이렇게 쓸 수 있는데.”


그녀는 알기 쉬워라고 몸짓으로 표현했다.


위를 향해 원을 그리며 팔을 돌리기도 했고 양팔을 벌리고 3바퀴 공중제비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쁑슝쾅 하면 된다!”


‘뭐지?···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하나도 못 알아먹겠다.’


“자 그럼 따라 해 봐. 여기는 네 정신세계라서 아무렇게나 기술을 써도 바깥세상엔 1도 영향이 없다.”


‘하··· 이게 그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먹으라는 건가?’


일단은 칼을 양손으로 잡았다.


아까 칼을 변형했던 것처럼 하면 되겠지.


‘그런데 각성기의 형태는 어떻게 생겼더라?···’


그때였다.


마치 거짓말처럼 생각나는 그날의 기억들.


그리고 그 기억과 함께 칼에서 솟아난 피로 몸이 휩싸이기 시작했다.


점점 몸을 감싼 날개의 형태가 되어가는 적혈.


날개는 붉은 깃털을 날리며, 양옆으로 펼쳐졌다.


-촤악!!


펼쳐진 날개 사이 한 손에 대검을 쥔 상현이 보인다.


검은 장발에 그사이를 뚫고 이마 위로 솟아난 붉은 두 개의 뿔.


그리고 새빨간 눈.


‘악마다.’


“하아아···”


날카로운 송곳이 사이로 입김을 내뿜는 상현은 손을 들어 올려 정면을 향해 펼쳤다.


그 순간 상현의 날개 끝을 시작으로 그려지는 피의 원.


그리고 이내 원의 테두리는 수천 개의 칼로 변했다.


-요도흡혈(腰刀吸血)-


수천 개의 칼은 사방으로 뻗어 나갔고 끝이 없는 정신세계 속으로 날아가 점처럼 사라졌다.


-쏴아아아--


기술이 끝나자 상현 주위의 피로 이루어진 모든 것은 다시 혈액의 형태가 되어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고 상현 또한 그 위로 떨어졌다.


-철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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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2) 22.05.15 12 0 13쪽
2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7 0 11쪽
25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2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3 0 11쪽
»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1 0 9쪽
22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39 0 11쪽
21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6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0 0 12쪽
19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7 0 11쪽
1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8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2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4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1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12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59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59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1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3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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