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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981
추천수 :
16
글자수 :
144,329

작성
22.04.2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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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DUMMY

-타다다다!


깊고 어두운 콘크리트 구멍을 걸어 나온 곳은 명칭에 걸맞게 킬링 필드였다.


곳곳에 쓰러져있는 병사들.


모두 방패병들이었다.


서둘러 몸을 숙여서 방패병의 맥을 짚어 봤지만, 이미 숨은 끊긴 지 오래.


자신이 죽였다는 걸 티라도 내듯 베인 부분은 불에 그을려 있었다.


나를 뒤따라 오던 보병들도 이 광경을 보고 모두 구멍의 출구 앞에 멈춰 섰다.


“전부 죽은 거야?···”


“자르덴···”


“마킨슨!”


“들어간 지 얼마나 됐다고···”


당황해서 떨리는 목소리들.


상현은 고개를 서서히 들며 정면을 노려봤다.


성벽 위로 보이는 수많은 기관총.


성벽 앞 중화기로 무장한 시커먼 장갑병.


마지막으로 그들 앞에 서서 무관심한 눈으로 바라보는 제프.


‘완전 독 안에 든 쥐잖아.’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벌집이 될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물러날 건가? 아니다.


“난 이 썩어 빠진 망겜을 클리어하고 빨리 현실로 돌아가고 싶다고!”


여태 게임 속 상황에 휘말려 잊고 있었던 사실이 있다.


2억 원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힘이 들어가 핏줄이 선명히 보이는 손.


칼을 쥔 오른손과 오른발을 뒤로한 체 몸을 낮추며 제프를 주시했다.


서서히 떼지는 뒤꿈치.


상현은 곧장 단검을 쥔 체 곧장 제프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아!!!!”


그의 발 디딤과 동시에 수많은 총탄이 몸을 꿰뚫었다.


그래도 이젠 괜찮다.


‘이 광기를 발동하기 위한 이 좆같은 기분도 이젠 적응됐으니까!’


첫 번째 총알이 그의 몸을 통과하면서 시작된 광기에 상현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혈도(血刀)”


-블러드 나이프!-


-슉!!!


붉은빛의 단도는 잠깐 사이 제프의 코앞으로 다가왔다.


“소용없는 짓을.”


-챙!!


“어···?”


단 한 손에 막혀버린 단검.


단 한 손으로 검의 몸통을 눕힌 체 막아낸 것이다.


-휙!


그를 떨쳐내는 검의 휘두름에 상현은 날아갔다.


착지하면서 얼굴에 번진 떨떠름한 표정.


흔히 벽에 부딪혔다고 한다.


항상 거침없이 상대를 갈라냈던 칼질이 단 한 손에 막혔다고 하면.


더구나 극한의 재능충에게 그런 벽은 재능으로 짓눌렀던 쾌감만큼 절망도 클 것이다.


보통사람이라면 멘탈이 흔들릴 법한 상황.


왠지 땅을 짚은 상현은 웃고 있다.


전혀 1도 충격받지 않았다는 신 난 얼굴로.


“하하하하!”


“뭐지? 동료의 죽음을 보고 드디어 미친 건가?”


“하. 내가 동료 따위에 휘둘릴 거 같아?”


온몸이 부르르 떨린다.


“오랜만이라고! 이런 느낌. 빨리 싸우고 싶어서 미치게, 만들잖아.”


최고의 위치를 맞봤던 이한테는 흔히 주어지는 허망함이 있다.


‘항상 이기는데 왜 싸워야 하나?’


즉 그에게 있어서 적수의 등장은 하나의 동기부여였던 것이다.


“미친 게 맞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제프에게 돌진했다.


“바일을 혼자 싸우게 둘 수 없다!”


잠시 두려움에 휩싸였던 에덴의 병사들도 바일의 기세에 분위기를 탄 듯 장갑병들을 향해 총을 겨눴다.


다시 날아올라 위에서 아래로 거 세게 내려찍는 상현.


하지만···


제프는 표정에 아무 미동도 없이 꼿꼿이 선체, 장검을 들어 올려 칼날로 막아냈다.


“으아아아아!!!”


“소용없다, 했건만.”


힘들이지 않고 상현의 이마 위쪽으로 부드럽게 검을 휘두르며, 단검을 팅겨냈다.


상현이 공중에 떠 있는 사이 이어지는 제프의 연속 동작.


“화도(火刀)”


검을 타고 일어나는 시뻘건 불길이 일어났다.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휘감기는 불꽃.


그런 칼을 왼쪽 허리춤으로 가져가 제프는 발도 자세를 잡았다.


-쉭!


한순간이었다.


뽑음과 동시에 ‘휙’ 스쳐 간 장검은 상현의 왼쪽 허리부터 오른쪽 어깨까지.


베어버렸다.


‘어.’


“오만이 그대의 몸을 불사 지르리.”


-기매화(起埋火)-


-화르르르르!


새까마케 베인 자국 위로 그를 삼킬 듯이 타오르는 불꽃.


아무리 광기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상현이지만.


뇌가 수하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크으으아아아···!”


타는 듯한 고통.


입에서 흘러내리는 피마저 뜨겁다.


“젠장 이 자식이!”


‘땅을 짚은 체 가슴을 부여잡을 시간이 없다.’


“죽여버리겠어!”


가슴에 타오르는 불길을 흩날리며 제프를 향해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한 마리의 악마와 다름없었다.


머리로 향하는 단검.


제프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버서커의 능력으로 아까 전보다 좀 더 빨라진 속력.


그리고 그에 비례해 늘어난 힘.


‘이번에는 위험하다.’


그래서 다리를 살짝 굽히며, 양손으로 검을 잡고 말았다.


-기기기긱!


검의 몸통을 꿰뚫을 듯 단검에서 튀는 불꽃.


“있잖아. 내가 여기까지 오면서 이것저것 연구를 해봤거든?”


약간의 놀란 기색이었던 제프의 눈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근데. 이 칼은 흘린 피를 먹어! 그것도 내피를 포함해서 말이야!”


“역시 네 녀석 버서커였군.”


“그리고 하나 더 알려주자면 이 칼은 피를 먹어치울수록 커진다고!!!!”


그 말과 함께 순간.


손바닥만 했던 단검이 팔길이 정도로 커졌다.


-팅!


길어진 칼은 제프의 화도 위를 스쳐 그의 머리로 향했다.


-슈욱!


칼끝이 제프의 왼쪽 눈동자에 비치는 단검.


칼을 쥐었던 양팔을 위로 치들며 방향을 틀었다.


간발의 차로 제프의 왼뺨을 지나간 단도.


-주르륵.


단도가 스치고 자리 위로 피가 흘러내렸다.


항상 차갑고 냉정하던 제프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상현의 배를 걷어찼다.


“컥.”


뒤로 날아간 몸뚱이.


두 발로 겨우 착지했다.


상현은 씩 웃으며 칼에 묻은 피를 핥았다.


“노인 내의 피라서 그런지 맛이 기름지고 텁텁하네.”


상현의 능력을 알게 된 제프는 양손으로 잡은 장검을 앞으로 향하며 자세를 잡았다.


“그냥 한낱 버러지 놈들과 같은 줄 알았더니, 내 착각이었네. 진심으로 상대해 주지.”


“왜? 쫄려?”


“적어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건 알았다.”


“진작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상현은 주변에 쓰러져 있던 병사의 검을 꽂았다.


피를 흡수하기 시작한 단검.


시체는 점점 미라처럼 쪼그라들었고 피를 머금은 단검은 점점 커져, 길고 두꺼운 대검의 형상을 뛰었다.


커진 크기만큼 양손으로 검을 잡은 상현은 검을 땅에 끌며 빠른 속도로 다가갔다.


“화륜(火輪)!”


위에서 아래로 검을 휘두르는 제프.


그 끝을 따라 반원 모양의 불꽃이 일었다.


“그딴 걸로 될 것 같냐고!”


이내 회전함과 동시에 원의 형태로 날아오는 불의 고리.


상현은 피하지 않고 땅에 끌던 대검을 대각으로 휘둘러 정면으로 받아냈다.


검에서 나오는 풍압만으로 반으로 갈라진 화륜.


상현은 그사이를 뚫고 나와 다시 제프의 머리를 향해 대검을 내리찍었다.


-캉!


정면돌파하리라 예상하지 못한 탓에 가까스로 그의 공격을 받아낸 제프의 얼굴이 떨렸다.


엑스자로 맞댄 체 시작된 기 싸움.


그 누구 하나 양보 없이 서로를 노려봤다.


“이봐 영감. 이제 노망날 나이인데. 벽에 똥칠하기 전에 요양원이나 가라고~.”


“이단아 주제에 검술 명가를 욕보이지 마라.”


-챙!


서로의 힘에 밀려 다시 뒤로 물러선 두 사람.


쉴 틈 없이 다시 맞부딪혔다.


이전보다 빨라진 제프의 검.


핏줄이 한껏 오른 그의 눈에는 죽이겠단 살기가 드러나 있었다.


이번에는 제프의 선공이었다.


칼을 잡은 양손을 왼쪽으로 치켜올렸다.


‘힘의 원리를 이용해서?···’


앞발을 중심으로 힘을 잔뜩 주고 있던 탓에 몸이 앞으로 쏠리며 대검이 제프의 오른쪽으로 지나갔다.


-텅!


땅에 꽂힌 대검.


제프는 펜싱의 찌르기를 연상시키듯, 왼손을 앞으로 향하며, 당구대처럼 칼을 최대한 몸의 뒤로 당겼다.


0.0005초의 짧은 시간.


제프의 검은 상현의 복부를 관통했다.


“커허헉!”


내장이 불에 타는 고통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된 이상!”


대검을 놓고 제프의 섬을 왼손으로 잡았다.


-치이이이


코를 타고 흘러들어오는 살이 타는 냄새.


오른쪽 팔꿈치를 높게 치들었다.


“반으로 쪼개버리겠어!”


하지만 팔꿈치가 닿으려 하자마자, 제프는 빠르게 검을 빼버렸고.


팔꿈치는 허공을 갈랐다.


“빈틈없는 불꽃이여···”


‘어···’


중얼거리는 제프의 목소리에 즉각 고개를 들었다.


내 얼굴 마주 보고 있는 제프의 왼손.


그려지는 육각성의 마법진.


그리고 손바닥 앞에서 원의 형태로 휘몰아치는 커다란 불덩이.


“한 줌의 재도 없이 태워버려라.”


“······”


“각성기.”


-무간업화(無間業火)-


일직선으로 뿜어져 나오는 불기둥.


육각성의 끝에서 나온 불의 줄기가 기둥을 휘감으며, 상현을 덮쳤다.


그 빛은 너무나도 밝아서, 마치 주변이 어두워지는 듯한 느낌을 냈다.


****


잠시 뒤 점점 줄어든 줄기와 함께 그의 손 앞에서 사라지는 불기둥.


-자주 공성포가 전진 배치되었으니, 피격범위에서 벗어나 주세요. 발포는 지금부터 3분 뒤입니다.


“다시 퇴각이다!!!”


사실, 바일을 투입함으로써 교전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면, 밀리제는 아군의 피해를 감수하고 발포할 생각이었다.


상대의 평사포를 제거함으로써, 원활한 접근을 이용해, 추가 병력으로 한 번에 밀어버리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에덴 군은 얼마 버티지 못했다.


거기다가 칼데아 제국의 3대 검술사.


하얀 불꽃 제프가 직접 나설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실로는 이전 전투부터 그가 계속 지휘해 왔지만, 상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싸워왔기에 밀리제는 알 수 없었다.


“복귀 중인가요?”


-그런데··· 밀리제 소령님.


“네.”


-에덴 바일이 숨을 쉬지 않습니다.


“그게 무슨···”


-백의 불꽃 제프와 교전 중에 사망한 것을 보입니다··· 일단은 시신은 회수해서 가는데.


‘죽었다니··· 그가···?’


분명 바일의 생명에 위기가 닥쳤다면 밀리제 또한 알아차렸을 거다.


에덴 가에 내린 저주이니까.


하지만 그 어떠한 신호조차 느끼지 못했다.


모든 것의 끝맺을 열쇠인 그가 죽었다는 소식은 귀에 가져다 댔던 밀리제의 손을 책상 위로 떨어지게 하였다.


‘아니야··· 그럴 수 없어. 그가 죽을 가능성은 전혀 계산에 없었는데···’


혼란에 빠진 밀리제의 두 눈이 흔들렸다.


‘만약 사실이라면··· 방법. 방법을 찾아야 해. 되살릴 방법을!’


에덴의 가의 피와 연결돼있는 아수라의 영혼.


최초의 아수라도 그렇고 역대 왕조의 기록을 찾아봐도 죽었던 아수라를 되살렸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


“아··· 여긴 어디지?”


사방이 하얀 체 아무것도 없는 공간.


‘잠시만 속에서 무언가가!’


“우억 웩에에엑!!”


갑자기 속에서 토가 쏠려왔다.


“크하하하. 거, 남의 집에 와서 토부터 하고 그러면 안되징~.”


“누···누구?”


입을 닦아내며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갤 돌렸다.


“나? 흐흐흐. 바로 아수라! 너를 이곳으로 끌어들인 장본인이지.”


‘날 이 게임 속으로 끌어들인 놈이 이 녀석이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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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2) 22.05.15 13 0 13쪽
2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9 0 11쪽
25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3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4 0 11쪽
23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1 0 9쪽
»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40 0 11쪽
21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7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1 0 12쪽
19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8 0 11쪽
1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8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2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5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2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12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59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59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2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3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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