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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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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추천수 :
16
글자수 :
144,329

작성
22.04.0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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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DUMMY

병사 둘의 이마를 꿰뚫은 총알.


가로막던 병사는 쓰러졌다.


밀리제는 그 둘의 눈을 감기며 눈물을 흘렸다.


‘부디 욕심이 많았던 저를 용서하세요···’


잠깐의 기도 뒤 그녀는 다시 전장을 향해 달렸다.


“하아. 하아. 하아.”


‘느껴져. 조그만 늦으면 생명의 불이 꺼질 거야.’


에덴 왕가에는 특이한 능력이 있다.


아마 그 능력이 밝혀진 건 60년 전 아수라의 등장을 기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왕가에서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예언이 있었다.


-왕족의 피와 천계로부터 온 악마가 생명의 실로 이어졌을 때, 악마의 각성과 함께 제국의 강물은 또 한 번 뻗게 될 것이다. 그러니 피를 바쳐라. 그러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당시 선대 왕이었던 칼베로스 국왕은 야심이 깊었고 그 글귀를 보고선 왕국의 모든 백성에게 명해 악마를 찾으면 엄청난 양의 보물을 하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나타나는 건 전부 사기꾼들뿐.


어느 하나 그의 눈에는 특별함이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칼베로스는 포기하지 않았고 아수라를 찾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왕가의 여자들이 환청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며 하나둘씩 미쳐갔다.


칼베로스는 이를 심히 걱정스럽게 여겨 성직자들에게 말해 이를 알아보라 하자, 들려온 답변은 하나였다.


‘그들은 전부 ‘아수라’라는 단어만 중얼대고 있습니다.‘


그 때 그는 알아챘다.


‘아수라가 강림했다.’


그리고 어느 한 마을에서도 매일 밤 잡을 청하지 못해 미쳐버려 마을 사람 전부를 학살한 남성이 있다고 전해졌다.


바하루스는 곧장 그 사내를 왕궁으로 초대했고 만찬을 대접하면서 환심을 샀다.


그러곤 말했다.


-왕족이 되고 싶으냐?


아수라는 말했다.


-네. 권력이라면 쥐고 싶습니다.


그 말에 선대 국왕은 씩 웃었다.


-좋다. 너에게 미쳐 버린 왕가의 여자들과 결혼시켜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 그러니 나의 충실한 개가 되어 내 야심을 이루어다오.


[아수라와 왕가의 여자들을 결혼시켜라.]


그의 명령이었다.


단순한 외지인한테 왕족을 넘긴다는 건 지금이나 예나 전통을 깨뜨리는 행위였기에 귀족들의 반발도 셌다.


하지만 왕가의 여자가 연달아 임신하는 불상사가 생겼고 왕은 말했다.


-신의 계시다. 지켜봐라. 그가 왕국의 번영을 가져다줄 테니.


칼베로스의 말대로 전장에 나간 아수라는 연전연승을 이끌어냈다.


평민 출신인 그의 직급도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았다.


아수라와 왕녀들의 유대가 깊어질수록 공유의 범위는 넓어졌고, 감각뿐만이 아닌 생각 그리고 행동까지 퍼져 나갔다.


한동안 안정되었던 왕녀들은 그로 인한 정신적 질환으로 빌빌거렸으며 몇몇 여성은 자신을 봐주지 않는 아수라에게 분노해 경쟁자의 생명을 위협했다.


한마디로 왕국 밖은 황호성이었지만 왕국 내는 엉망진창과 다름없었던 것이다.


아수라가 최전선에서 연전연승을 달리고 있었기에 귀족들의 반발을 막을 수 있었던 거지.


만약 그도 아니라면 일찍이 아수라는 왕국을 상대로 싸워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논란을 종식 시키고 근 20년간 에덴 국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느 날 순차 적으로 아수라를 거쳤던 왕가의 여자들이 죽어나가며 밝혀졌다.


바로 아수라가 궁지에 몰릴 때였다.


그때마다, 왕녀들이 눈에서 푸른 불꽃을 뿜으며 뼈까지 재가 되어 사라졌고.


그렇게 아수라를 거쳐 간 왕녀가 죽을 때마다 아수라는 신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혼자서 전쟁을 이끌었다.


어떤 이는 그걸 악의 폭식이라고 부르고 어떤 이는 그걸 악의 과실이 만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현상은 현재 이 이렇게 일축됐다.


‘[각성]했다.’


이후에 칼베로스 선왕은 이 원리를 알아, 왕녀들을 공물로 아수라에게 무리한 전투를 시켰고 결국 20년 만에 세계를 제패했다.


‘각성을 이끌어 내야 해.’


다행히 밀리제는 생명의 빛이 사라지기 전에 전장에 도착했다.


이미 우군은 전멸당한 상태.


그녀의 시선 앞에는 시체를 즈려밟으며 전진하고 있는 시커먼 칼데아군 만이 보였다.


“깨어나세요.”


그녀의 한마디에 오른쪽 눈에서는 푸른 불꽃이 솟아났다.


생명의 앗아가는 푸른 불꽃.


그녀는 아수라의 각성을 위해.


그리고 길이 남을 업적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 던진 것이다.


‘동생들아 걱정 마··· 내가 이렇게 죽는다면 귀족도 널 못 건드리겠지.’


“아수라여.”


그 순간 그녀의 눈에서 솟구치던 푸른 불꽃은 그녀의 온몸을 덮었고 그녀와 이어진 체 하늘로 솟구쳐 어디론가 날아갔다.


****


“이렇게 죽네···.”


과출혈로 상처 부위의 신경은 이미 죽은 지 오래고 흐릿하던 시야마저 이젠 사라져 간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기 전에 엄마한테 따끈한 국밥이라도 한 끼 사드리고 올 텐데··· 불쌍한 우리 엄마 평생 고생만 하고···’


더 이상 생각할 힘조차 남지 않아 정신이 끊기려는 순간.


푸른 불꽃이 날아와 그의 몸을 감싸며, 눈앞에 보라색 문구가 떴다.


[히든 퀘스트 완료: 깊어지는 유대]


보상: 각성기, 1000XP, 1000실링


“각성기?”


푸른 빛은 온몸으로 스며들어 이내 붉은빛으로 바뀌었다.


몸은 저절로 공중에 떴고 붉은빛은 봉황이 날개를 형상했다.


홀린 듯 입으로 외쳐지는 기술명.


“각성기. 벰그리거류 혈도술(血刀術)···”


[요도흡혈(腰刀吸血)]!!!


외침과 함께 땅을 흥건히 적셨던 피가 대지부터 솟아올랐다.


진군하던 칼데아의 병사들은 이 초현실적인 현상에 하늘을 멍하니 바라볼 밖에 없었고.


그 많은 피들은 하늘에 구체를 이루어 점점 더 커지더니 이내 수십만 개의 칼로 변하여 병사들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한여름의 붉은 장마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칼들.


-슉슉슉슉슉슉!!!


칼에 찔린 병사들은 미라처럼 쪼그라들었다.


그 후, 마지막 생명력까지 빨린 뒤.


모래처럼 바스러져 공중에 흩날렸다.


그렇게 전장에 있던 13000 가까이의 병사들은 사라졌다.


그들의 피를 빨아들여 거대해진 칼들은 상현의 몸속으로 다시 들어가 그의 몸속 모든 치명상을 치유했으며.


라이칸의 부대가 도착했을 땐, 사지가 멀쩡한 채로 허허벌판에 자고있는 상현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


“아··· 머리야. 여긴 어디지?”


눈을 떴을 땐 뭔가 익숙한 분위기의 장소에 누워있었다.


흰색 침대, 실크 커튼.


“또 거긴가?”


하지만 저번과는 다른 점이 있다.


커튼을 통해 옆자리에 누워있는 사람의 외형이 비춘다는 것.


“누구지?”


궁금해서 커튼을 젖혀봤다.


긴 은발에 은색 속눈썹 그리고 하얀 피부.


밀리제 소령이었다.


‘또 너냐? 근데, 뒤에서 작전 지시하던 애가 왜 여기 있지?’


평소에도 망상이 심한 편이라 망상가라는 소리를 많이 들은 상현이기에, 이번에도 어김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설마. 분명 난 포탄을 맞고 뻗어 버렸어. 그럼 칼데아 군이 성으로 들어갔을 거 아니야? 그리고 후방에 있는 밀리제 소령까지 침상 신세가 된 걸 보면. 칼데아한테 점령당한 거 아니야?!!!”


“아니에요!”


“에?···”


그 소리에 앞을 바라보자 눈썹을 세운 밀리제 소령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맣은 병력을 잃었지만, 칼데아 군을 막았어요. 상대의 자주포 부대도 제거했고요.”


“잠시만. 잠시만. 자주포를 제거한 건 라이탄인 건 알겠어. 하지만 그럼 칼데아 군은 누가?”


“당신이요.”


“뭐?!”


그녀의 대답에 놀랐다.


그때 포탄 맞은 이후로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기억이 안 나나 보군요. 제 생명력을 대가로 당신을 각성시켰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왜 살아 있는지도 의문이네요.”


‘생명력을 대가로 각성?’


대체 뭔 소린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그때 눈앞으로 큰 배경음과 함께 커다란 문구 하나가 떴다.


[LEVEL UP]


“왁!”


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밀리제의 표정은 더욱 험상 굳게 변했다.


“지금 저랑 장난치자는 거죠?”


“아니. 그게 아니라. 잠시만.”


레벨업과 동시에 상태창과 퀘스트창이 앞을 가려서 일단을 난 병실을 빠져나왔다.


‘괜히 또 공중에 클릭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 미친놈 소릴 받을 수도 있으니까.’


“하···”


벽에 등을 댄 채로, 주저앉은 나는 눈앞의 창을 뒤적거렸다.


“일단 레벨 업으로 주어진 10스텟은 전부 힘에다 찍고···”


그리고 스크롤을 내리다가 눈에 새로운 단어가 띄었다.


“버서커 랭크 A···, 블러드 나이프 랭크 B··· 각성기. 벰그리거류 혈도술. 요도흡혈 S?! 그 말이 진짜잖아?”


정신을 잃은 사이 내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게 대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해서, 잠시 뻥쪄 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근데 지금은 그 사실이 중요하게 아니야.’


중요한 건 그녀가 나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는 거다.


난 서둘러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


“너 그래도 괜찮아?”


그녀는 여전히 도도한 얼굴로 나를 노려봤다.


“뭐죠? 아까 소리 지르면서 나가더니, 뜬금없이 와서 괜찮냐니요? 가던 길에 머리라도 박았나 보죠?”


“뭐? 이 씨···”


‘아니야. 참자.’


순간 험한 말이 나올 뻔했다.


일단은 그녀는 나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은인한테 욕을 하는 건 예의범절에 어긋나지.’


그래서 다시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한 뒤 마음을 안정시키고 물었다.


“너 생명력을 바쳐서 나를 각성시킨 거잖아?”


“그래서요?”


“그래서요, 라니.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그건···”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이며 뜸을 들이더니, 되려 짜증을 냈다.


“당신한테 말할 필욘 없잖아요?”


도대체 이 애는 내 동료인지 아니면 적인지 구별이 안 간다.


그래서 알고 싶다는 맘도 싹 사라졌다.


“그래. 그래. 알겠어. 니가 말하고 싶지 않다는데 굳이 나도 묻고 싶지도 않다.”


틱틱거리는 그녀 때문에 머리에는 짜증이 한가득이었지만, 다시 침상에 누우면서 이 말만을 해야겠다 싶어 입을 열었다.


“그래도, 고맙다. 구해줘서. 네 덕분에 살았어.”


“네··· 저도 딱히 당신을 위해서 살린 건 아니지만. 살아줘서 고마워요.”


“응?”


순간 잘못 들은 건가 하고 그녀를 쳐다봤다.


“왜요?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저 입에서 고맙다는 말이 다 나오네.’


“아냐. 작전 짜느라 전투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이젠 좀 쉬자.”


다음날까지 지친 밀리제와 나는 오랜만에 꿀 같은 수면을 맛봤다.


-부스럭. 부스럭.


한 이른 오후쯤이었나?


인기척과 함께 밀리제의 침대 쪽에서 옷을 갈아입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난 깼고 아직 온전히 뜨지 못한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암. 뭐야? 군에서는 내일까지 휴식을 준다고 했는데 벌써 복귀하는 거야?”


그녀는 제복의 단추를 잠그며 답했다.


“아뇨, 최근에 전쟁 때문에 꽤 오래 가지 못한 곳이 있어서.”


할 일도 없고 상처는 병원에 올 때부터 나았던 지라 나도 따라나서기로 했다.


길가에 나온 뒤 내가 계속 뒤를 따라가자 그녀는 돌아봤다.


“정말 따라올 건가요?”


“그냥 침상에 누워있기엔 심심해서. 왜 어디 위험한 곳이야?”


“따라오려고 한다면 굳이 막지는 않겠습니다.”


‘어딜 가기에 저렇게 경계를 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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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9 0 11쪽
25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3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4 0 11쪽
23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1 0 9쪽
22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40 0 11쪽
21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7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1 0 12쪽
19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8 0 11쪽
1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8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2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5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2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60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60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2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3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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