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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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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
추천수 :
16
글자수 :
14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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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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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DUMMY

-바이퍼 제로. 1시 반 NE 방향으로 적군과 가까워지는 중. 현재 기준 10분 후에 사격 범위 내에 들어오니 적외선 망원경으로 찾아내 제거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바이퍼 퍼스트. 10반 NW로 적군과 근접해 가는 중. 8분 후 접전을 예상 전투를 준비해 주세요.


“넵!”


-바이퍼 세컨드. 9시 W 방향으로 빠르게 적 접근 중. 기습을 위한 잠복 요함.


얼마 지나지 않아 숲의 상공으로 새 무리가 날아오르며, 교전이 시작됐다.


-바이퍼 세컨드. 적군과 교전 중이다. 상태는 양호. 추가 증원 없이 승전이 예상된다.


-바이퍼 퍼스트. 적군과 대치 중. 예상보다 많은 병력으로 고전을 예상했으나, 잠복으로 인해 유리한 구도를 형성. 무리 없이 제압 가능할 것으로 예상.


그녀의 지휘로 무전기를 통해 계속된 승전보가 들려왔고 내가 속한 바이퍼 제로 부대도 적외선 망원경으로 상대방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칼슨 대위님. 12시 방향 수풀 사이로 적군으로 예상되는 붉은색이 감지됩니다.”


“사격준비.”


“네.”


그런데 이상했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봐도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한데?’


“사격 시작!”


한동안 계속된 사격에 나무는 껍질이 사방으로 튀었으며 풀들 또한 벌집이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명도 반격도 없는 희한한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병사들도 이상함을 느꼈는지 하나둘 사격을 멈추었다.


“죽은 걸까요?”


칼슨 대위는 가서 확인해 보라는 듯이 나무를 등에 맞댄 채로 턱을 돌렸다.


그 순간 들리는 소름 돕게 경쾌한 소리.


-팅


“엎드려!!!”


듣자마자 난 서 있던 부대원들에게 달려들어 그들을 넘어뜨렸다.


-쾅! 후두두둑.


폭발음과 함께 활화산과 같이 솟아오르며 사방으로 튀는 흙.


직감적으로 알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다 죽고도 남을 위력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못 아는지 수류탄이 약간 빗나갔다.


‘하지만, 이미 포위당했어.’


어느 곳에 적군이 있다 할 것 없이 사방에서 발소리와 장전 장전하는 소리가 귀속을 타고 들어왔다.


조금만 몸을 일으켰다가는 벌집이 되는 상황.


주위를 둘러싼 나무와 수풀 덕분에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


상현은 낮은 포복으로 대위에게 다가갔다.


“주변은 이미 적군 투성입니다.”


“사면초가군··· 안일했어.”


“하지만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


표정이 어둡던 칼슨 대위가 상현을 바라봤다.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진실만을 말하는 눈.


“그러니 지금은 제게 지휘권을 넘기고 따라 주시겠습니까?”


이미 병사들 사이에서도 전장의 영웅으로 일컬어지는 상현.


그래서 칼슨 대위는 단 한 번의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하네.”


“그럼 일단 현재 소지하고 있는 연막탄을 전부 주위에 던져 주세요. 그러면 제가 연기 속으로 뛰어들 겁니다. 그걸 확인했다면. 포복으로 각자 현재 지점에서 멀어지며, 무차별 사격으로 시선을 끌어주세요. 그때 뒤를 노려 암살해 보겠습니다.”


‘단 한 대도 맞아선 안 된다.’


광기는 죽을 정도의 치명상에 한정.


끝나면 정말 죽기에, 각성기의 발동 요건도 모르고 회복의 바람이 포함된 퀘스트 조차 받지 않은 지금 상황에선 쓸 수 없다.


‘하. 이럴 거면 민첩에도 좀 스탯을 좀 찍어 놓을 텐데.’


후회해 봤자 아무 소용 없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


각오를 다지고 연막탄이 뿌려짐과 동시에 질주하기 시작했다.


-타다다닥!


연기가 자욱해 앞을 가렸지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적 있다는 건 두 귀로 알 수 있었다.


비록 총소리가 교차하는 난전 상황이지만, 에덴 군과 칼데아 군의 총소리는 미세하게 틀리기에 확신했다.


수풀을 헤치고 적과 점점 줄어든 적과의 거리.


총구의 불꽃이 연기 사이로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은 한 명.’


나무 뒤에서 사격 중이던 적이 인기척을 듣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늦었어.’


최대한 몸을 낮춘 체 뒤로 다가가 입을 막음과 동시, 목에 칼을 쑤셔 넣었다.


“컥.”


병사는 짧은 신음과 함께 쓰러졌다.


피를 머금은 검이 붉게 바뀌며 시전 된 ‘블러드 나이프’.


자수정 빛 영롱한 칼을 바라보며 상현은 말했다.


“이젠, 그냥 편하게 심장에 찔러넣으면 되겠네.”


한편 주변을 둘러싼 적군과 교전 중이었던 칼슨 대위.


그의 시선 속에선 이상한 현상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그들을 향하던 총알들은 하나둘 하늘을 가르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총성이 끊겼다.


그래서 칼슨은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그가?’


무전기로는 총성에 상황을 다급하게 묻는 리코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응답자는 입만 벌린 체 정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연막 사이로 보이는 서서히 드러나는 상현의 모습.


“사상자 0, 부상자 0 섬멸 완료했습니다. 다음 지령을 내려 주십시오.”


연막 속을 유유히 걸어 나오며, 그 어떤 떨림도 없는 그의 목소리가 무전기로 울려 퍼졌다.


****


숨어있는 적은 예상보다 많았고 작전이 진행될수록 리코의 능력은 빛을 발했다.


마치 신통력을 지닌 것처럼 적의 위치를 꿰뚫어 보는 오더에 연전연승이었다.


그리고 밀리제의 작전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병사들 덕분에 수월하게 풀려갔다.


“잠시만 멈춰 주십시오!”


전차를 운반하는 길에 지뢰가 발견되었는지, 전방 금속 탐지반의 목소리가 사방을 울렸다.


안전을 위해 뒤쪽에 배치되었던 폭탄 제거 반이 앞을 향해 뛰쳐나갔고 전차를 운반하던 트레일러와 병사들은 잠시 멈춰서 목을 축였다.


그 후, ‘처리되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전차가 다시 움직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찾아오는 위기.


리코는 다급한 목소리로 방패부대를 향해 지시를 내렸다.


“3번 전차 방패부대! 3시 E 방향으로 수류탄!”


그 말에 가이츠는 자신이 활약할 순간이 왔다는 듯, 신난 목소리를 내었다.


“걱정 마세요. 제가 막겠습니다!”


헐크를 연상시키는 그의 거대한 몸집은 순간 땅을 차더니, 커다란 방패를 들고 하늘을 날았다.


“하아아압!”


기압소리와 함께 두 방패로 앞을 가로막는 가이츠.


수류탄이 방패와 부딪히며 공중에선 조그만 불꽃놀이같이 불빛이 번쩍했고,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사방을 둘러쌌다.


-쾅!!!!!!


두 팔에 연기를 뿜어내며 다시 땅으로 내려온 가이츠는, 좋은 기분 탓에 무전기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리코씨 방금 보셨어요?! 저 완전 엄청 났다구요~!”


“그래그래. 멋졌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만 해줘.”


“네~!”


결국, 그 어렵던 상황에서도 그녀는 무 사상자라는 결과를 내었고, 전차는 또한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마침내 서게 된 로마노프 고원.


넓은 벌판에 양옆을 둘러싼, 록시드 산맥과 바함투 산맥이 명관이다.


밀리제는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병사들에게 천막을 치도록 명령했다.


여기 오기까지 많은 수난을 겪었던 에덴 군이기에, 휴식이 필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탁 트인 평야 넘어 보이는 라이노 세로스.


천막 앞의 의자에 앉아 그녀의 시선은 시간이 멈춘 듯 그곳에서 때어지지 않는다.


“얼마 남지 않았네.”


“네···”


따뜻한 커피 두 잔을 들고 온 라이언 대령은 한잔을 밀리제에게 내밀었다.


“아··· 감사합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하루 쉬어갈 건가?”


“네. 계속된 진군으로 병사들이 지쳐 있습니다. 어려운 전투를 앞둔 저희로서는 휴식은 꼭 필요합니다.”


그 말에 라이언 대령은 싱긋 웃어 보이며 커피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휴식을 탓하려 하는 게 아니네. 그저 조급함에서 나오는 불안 때문이지.”


“그렇군요···”


밀리제 또한 불안함이 없는 건 아니다.


머그잔에 비치는 그녀의 눈만 봐도 알 수 있다.


라이언 대령도 떨리는 두 눈동자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멋진 작전이었네. 나 같았으면 후퇴했을 거야. 솔직히 어떤 정신 나간 지휘관이 그 상황에서 정면돌파를 명하겠는가? 아마 병사들 또한 패닉에 빠져 저항했겠지.”


“······”


“하지만 우리 모두가 자네를 따른 이유는 있네. 바로 믿음.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올 거라는 단 하나의 믿음이 우리의 발걸음을 옮긴 거라네.”


그는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켰다.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그 믿음을 얻기가 굉장히 힘들지. 하지만 자네는 얻은 거야. 그동안 보여준 노력과 결과로 말일세. 그러니 의심하지 말게. 그리고 과시하게, 자네 그 능력을. 자네는 어떤 누구보다도 뛰어난 지도자야.”


그의 말에 감명이라도 받은 듯 아무 말 없이 밀리제는 라이언 대령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럼 가보겠네. 내일 새벽 5시인가?”


“그때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겠네. 다른 병사들에게 말해 놓지. 맘 준비 잘하고 오늘은 일찍 자두게. 내일은 무엇보다 힘든 전투가 될 테니.”


라이언 대령은 다시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갔다.


태풍의 눈에 있는 듯한 이 고요함.


내일이면 깨질 게 분명하다.


어떤 일이 닥칠지도 모르고 미소로 저녁을 즐기는 병사들과 동료들.


밀리제에겐 그저 가슴이 시리도록 아픈 고통 그 자체다.


실감 나지 않는 현실에서 만감이 교차하던 중.


어느새 검은 하늘은 푸름을 품었다.


“서둘러서 대열을 맞추고 집합한다. 실시!!!”


깊은 잠을 깨우는 외침에 하나둘씩 펄럭이는 천막들.


새벽공기는 군화 소리로 가득했고, 삼삼오오 한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바로 오늘입니다.”


단상에 올라간 밀리제의 연설이 시작됐다.


“저희는 이곳까지 오며 숱한 고난들을 겪어왔습니다. 너무나도 힘들고 괴로웠죠. 죽음의 공포에 도망치고 싶었던 병사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녀의 말에 병사들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저 때문인가요···? 물론 저의 완벽한 전술 덕분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병사들의 시선을 모으듯 그녀는 손을 내밀었다.


“저를 믿는 여러분이 있었기에 제가 있었던 것이고 그런 우리가 있었기에 저희는 무너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니, 믿음으로 진군하십시오.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의 의지와 저의 두뇌가 있다면 이번 전쟁은 절대! 지지 않습니다.”


일순간 터져 나오는 함성소리.


사기가 바짝 오른 병사들은 그녀의 이름을 연호했다.


“좋은 연설이었네.”


단상에서 내려오던 밀리제의 어깨를 라이언이 짚었다.


“그럼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시작하지.”


라이언 대령의 전도 지휘 아래 로마노프 고원의 한곳엔 에덴 국의 병사로 점을 이루었다.


전방에는 보병이 주를 이루었으며 후방에는 전차를 포함한 기갑부대 자리 잡았다.


정모를 쓴 라이언 대령이 비장한 눈으로 병사들의 앞에 섰다.


“다들 잘 알아들었나? 그녀가 있는 한 우리에겐 패배란 없다. 세계의 지배자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입가의 주름이 펴진 그가 소총을 앞으로 뻗었고 두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전군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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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3) 22.05.17 15 0 10쪽
2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2) 22.05.15 13 0 13쪽
2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8 0 11쪽
25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2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3 0 11쪽
23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1 0 9쪽
22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39 0 11쪽
21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6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0 0 12쪽
»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8 0 11쪽
1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8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2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4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1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12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59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59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1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3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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