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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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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
추천수 :
16
글자수 :
144,329

작성
22.05.1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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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DUMMY

과일 상자를 낚아채는 밀리제의 손.


곧장 뒤를 향해 던졌다.


길위에 흩뿌려지는 과일들.


바나나, 사과 그리고 파인애플 오렌지 등으로 순간 칙칙했던 길 위는 알록달록 아름다운 색깔로 가득 채워졌다.


“뭐. 뭐여?”


그에 비해, 예상치 못한 장애물의 등장은 상인들을 당황 시켰고, 결국 그들의 발은 그걸 피해 내지 못한 체, 하나둘 냅다 앞으로 홀라당 엎어졌다.


“어이쿠!”


“잠시만!”


-쿵!


“막심! 자네가 넘어지면··· 으아아아!”


많은 인파 사이로 선두를 달리던 상인들이 넘어지자, 자연스럽게 뒤를 따르던 상인들도 멈춰 서지 못하고 잇따라 넘어졌다.


그들이 난리 치는 사이 골목을 빠져나와 천천히 우회 전 하는 트럭.


트럭의 등장에 빽빽하던 사람들은 슬금슬금 옆으로 비키며 길을 내어주었다.


‘됐어.’


상인들을 바라보다가 트럭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 한 밀리제는 다시 골목을 향해 달렸다.


좁은 골목을 빠져나오자 뒷길이 나왔고 전보다는 한적했다.


그리고 다행히 상인들도 따돌린 듯, 뒤에서 자신들을 따라오는 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


골목 모퉁이를 돌아 나온 그녀는 소년을 내려 주며, 벽에 기대앉아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허리를 숙이는 소년.


“감사합니다.”


“아···”


잠시동안 소년을 응시하던 밀리제는 입을 떼었다.


“네.”


까무잡잡한 얼굴에 가죽옷.


분명 자신이 떠나온 나라의 백성과 닮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오랜 고향을 찾은 듯 친근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집은 어디죠? 제가 데려다 줄게요.”


“아. 집이요?···”


무언가 내키지 않는 듯, 잠시 머뭇거리는 소년.


아마 남에게 자이안트 백성의 거주지를 알려주기가 망설여 지나보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


만인의 적인 자이안트인 만약 그들의 거주지가 드러났다고 하면 아마 여기 있는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 그들을 쫒아내거나 아니면 최악의 상황에는 그들을 죽이려 들것이다.


폭력을 행사하거나 아니면 마시는 우물에 독을 타서라도.


그래서 소년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밀리제 또한 신분을 밝혔다.


“괜찮아요. 저도 자이안트의 왕족이에요.”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소년.


“누나가요? 이러게 하얗고 예쁘신데···”


“그건. 오래전에 에덴 국의 포로로 잡혀가서 그래요. 오랫동안 햇빛을 보고 지내지 못했으니까··· 믿어줘요. 당신을 구한 것도 제나라의 국민이기에 차마 지나칠 수 없었던 거고요.”


여전히 망설이는 소년.


자신 아래를 바라보며 생각을 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밀리제를 봤다.


“누나··· 정말이죠? 만약 거짓말이면 다 죽을지 몰라요. 저를 포함해서. 다···”


결심을 했지만, 불안한 눈빛.


내 나라의 백성이 그간 어떤 일을 겪어왔는지는 몰라도, 그 처절한 말투는 겪어왔던 힘든 일들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밀리제는 그런 소년에게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이며 얼굴을 소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네. 정말이고 말고요.”


그녀의 태도에 점점 신뢰가 생긴 소년.


덩달아 생긋 웃음을 지었다.


“그럼··· 따라와요. 누나.”


밀리제의 손을 잡은 소년의 작은 손.


벽에 기대어 앉아 있던 밀리제는 소년의 이끌림에 따라 거리를 걸어갔다.


앞에선 가게들이 햇빛을 가린 탓에 그림자가 드리운 뒷골목.


소년을 따라 뒷골목의 오른쪽으로 쭉 걸어갔고 골목에 끝에는 메마른 황야가 나왔다.


“여기가 저희의 터전 라스푸틴 초원이에요. 노스텔지아 왕국이 이곳에 새로운 마을을 건설하기 전엔 돌마르체가 터전이었지만 노스텔지아의 녀석들 때문에···”


말끝을 흐리는 소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쫒겨났구나···’


거기다.


어딜 봐도 초원 같지가 않다.


그저 풀 한 포기조차 보이지 않는 드넓은 황야만 보일 뿐.


“사실 이곳도 초원이었어요. 하지만 돌마바흐체 마을이 들어오고 나서 그곳에서 흘러나온 폐기물 때문에 풀이 전부 죽어버리고 말았죠. 크흑. 빌어먹을 놈들.”


양손을 꽉 쥐며 아래를 바라보는 소년.


그 어린 나이의 입에서 흘러나온 거친 말은 여느 때보다 더욱 밀리제의 마음에 깊게 박혔다.


“도둑질했던 것도 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예요. 단지, 자이안트 인이라는 이유로 쫓겨난 이 황야에서, 도둑질이라도 안 한다면 굶어 죽어야 하니까···”


“하지만···”


도둑질은 나쁜 짓이다.


도덕성이 형성될 시기의 어린아이라면 더욱더.


잘못된 길을 가려 한다면 바로 잡아줘야 하는 게 어른의 소양...


그러나, 막질 못하겠다.


손을 댈 수가 없다.


위태위태한 아이는 조금 건들기만 해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절벽에 위에서 거친 바람을 맞고 있고.


자신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다.


아무리 더 좋은 방안이 있다 하여도 두렵다.


혹시나 나의 손길 때문에 저 아이가 선 절벽이 무너질까 봐.


조금의 용기를 가졌던 게 잘못이다.


역시 나 같은 사람은 소년을 구해 낼 수 없다.


‘나의 어머니를 구하지 못했듯이···’


“따라와요. 누나. 빨리 가죠. 새로운 자이안트 인을 찾았다고 하면 다들 반가워 할거에요.”


소년의 뒤를 따라 밀리제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끝없는 붉은 황야에 중간중간 솟아오른 거대한 바위기둥만 반복되는 이곳.


마을이 있을 만한 곳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던 와중.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과 일직선을 이루는 곳에서 소년은 멈춰 섰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소년.


“이제 저희 말고는 없어요.”


그 후 소년은 땅바닥을 두드렸다.


-탁 타다닥 닥.


암호로 추정되는 특이한 리듬.


땅위 위로 작게 울리자, 이윽고 그에 화답하듯 대지도 덩달아 흔들리기 시작했다.


흔들리기 시작하는 대지.


-쿠구구구.


땅에 거대한 사각형이 그려지며, 그 부분이 열림과 동시에 땅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터벅. 터벅. 터벅.


먼저 계단에 발을 디딘 소년은 뒤를 돌아봤다.


“뭐해요. 빨리 와요. 누나. 조금 있으면 닫혀요.”


그 광경을 넋 놓고 바라보던 난 소년의 말에 정신이 들었고 그를 따라 계단으로 내려갔다.


분명 어두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면은 희귀 광석으로 만들어져 사방이 푸른 빛으로 빛났다.


마치 수정궁 내부를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동안 계속 계단을 내려갔고, 드디어 계단의 끝이 보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귀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들의 인기척.


매우 정겨운 말투들.


마치, 환생한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 같은 기분.


계단으로 이어진 통로 끝을 빠져나오자 눈앞에는 거대한 공간이 드러났다.


“아···”


거대한 원기둥 모양으로 땅속에 지은 지하 마을.


원기둥의 벽면을 타고 나선형 만들어진 계단.


그리고 그 계단의 벽면에는 구멍을 내어 일정한 간격으로 가정집이 형성되었다.


밀리제는 끝없이 높은 천장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때요? 멋지죠?”


“네···”


“선대 왕이셨던 자이안트 아슐츠님께서 만드신 터전이에요. 비록 초기에 있었던 식량난과 백성 사이의 잦은 다툼으로 평생 고생만 하며 돌아가셨지만, 모든 게 전보다 안정된 지금. 저희는 선대왕에 대한 감사함을 깨달았고, 최대한 다툼없이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선대왕 자이안트 아슐츠··· 어머니가 힘들 때마다 그토록 애원하던 이름···’


순간 밀리제의 눈에서는 얇디얇은 줄기의 눈물이 흘러나왔다.


“누나. 갑자기 왜 그러세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그동안의 설움이 밀려왔고 밀리제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눈물에 소년은 놀라 그녈 올려다보았다.


‘그간. 잘 지내셨나 봐요. 할아버지. 다행이에요···’


그리고 딸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마을 한가운데 배치된 어머니의 동상.


‘하지만, 어머니는··· 죄송해요. 제가 지켰어야 하는데.’


밀리제는 옷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었다.


“옛 생각이 나서.”


“아. 맞다. 그리고 이건 저희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에요.”


소년은 앞으로 걸어가 동상 옆에 섰다.


“샤르티아님인데 선대왕께서 만드셨어요. 그리고 매번 1년에 1번씩 수호신에 대한 감사제도 지네죠.”


어머니 옆에 작은 아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과거를 회상시켰다.


‘아···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이 장면을···’


그러나 한편으로는 맘의 한편이 쓰라렸다.


밀리제는 동상이 세워진 이유를 알기 때문이다.


옛날 자이안트 왕국이 에덴 국에게 지배당했을 때, 자신들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증표를 요구했다.


정확히 요구보단 협박이다.


그래서 왕국 내는 혼란에 빠졌다.


충성을 맹세한 이상 그에 대한 증표로 무엇을 내어줘야 할지 몰랐기에.


그리고 그때 나선 게 밀리제의 어머니 자이안트 샤르티아였다.


“제가 자신이 에덴 국 황제의 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선대왕 자이안트 아슐츠는 그에 왕좌를 치며 반대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타국에 너를 보낼 수 없다!”


하지만, 명석했던 샤르티아는 자신이 가야하는 3가지 이유로 아슐츠를 납득 시켰다.


“설명하죠. 제가 가야 하는 이유는.”


첫째.


그들은 군사력이 강한 저희에게 항상 불안을 느낄 겁니다.


그러니 저희에게 그런 요구를 하겠죠.


때문에, 제가 에덴국 왕의 황비로 들어간다면 그들 입장에서는 포로가 생긴 것이고.


그에 근거하여 자이안트 왕국은 쉽게 반역을 꽤 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제가 그곳의 왕과 후세를 낳는다면, 왕족의 일원으로써 발언권을 얻으니 훗날 저희 왕국의 운영에 있어서 이점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만약 저희 왕국에 불리한 태도를 취한다고 한다면 왕족의 나라임을 고려해, 거기에 대해 적어도 협상 태이블을 마련할 수 있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현재 마땅한 후세가 없는 에덴 국의 시점에서 제가 아들을 낳는다면, 그들 입장에서는 저희를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후에 그 나라의 황제 또한 노려볼 수도 있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희 자이안트 왕국이 역으로 에덴 국을 삼킨 모습이 되는 꼴.


그렇게만 된다면 저희 왕국에는 크나큰 이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비록 황비의 자식이 황제가 되기 어렵다고 하오나. 제가 만들어 보겠습니다. 꼭 만들어내, 저희 왕국을 치욕에 빠트린 그들에게 복수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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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3) 22.05.17 15 0 10쪽
2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2) 22.05.15 13 0 13쪽
»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9 0 11쪽
25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2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3 0 11쪽
23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1 0 9쪽
22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39 0 11쪽
21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7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1 0 12쪽
19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8 0 11쪽
1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8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2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4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2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12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59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59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2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3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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