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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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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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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수 :
144,329

작성
22.04.0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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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DUMMY

잡몹에 빙의했다간 그건 사느니만도 못한 신세.



놀란 탓에 서둘러 붕대를 풀어보았다.


“이게 나?”


뱀눈에 덥수룩하지는 않은 뾰족 머리에 큰 키와 날카롭고 높은 콧대.


그리고 진한 눈썹.


몸도 운동을 자주 했는지 마른 몸에 탄탄한 근육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행히 현실보다는 그럭저럭 괜찮은 얼굴.


잡몹이 아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


“근데 이제 뭘 하지?”


보통 소설 같은 거 보면 주인공이 그 게임의 고인물 상태에서 빙의하게 돼 맛깔나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그에 비해 처음 산 게임.


라이징 오브 워의 쌩 뉴비로 빙의한 난 이 세계에서 혼자 살아가야 한다.


“집 꼬라지를 보니까. 돈도 없는 것 같은데.”


일단 살림을 차려야 하기에 모아둔 돈이 없는지 여기저기 뒤적거려봤다.


-덜커덕. 덜커덕.


그렇게 한참을 뒤진 끝에 나온 건 돈이 아닌 돈이 될만한 것들.


단도 한 자루와 폭탄 4개였다.


‘무기상에 팔면 되려나?’


집에 이런 무기가 있는 만큼.


무기 소지에 대한 건 자유인 것 같으니, 일반 민간인들 사이에서도 활발히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아까 전부터 왠지 모르게 미친 듯이 밀려오는 허기는 나를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럼. 오늘은 이걸 팔아서 식료품부터 마련해볼까? 일단은 옷부터 입고.’


상현은 옷장에서 대충 챙겨입은 후, 다시 거울을 쓱 봤다.


하얀 셔츠에 멜빵바지.


판잣집치고는 괜찮은 수준의 옷이다.


‘그럼 가자.’


밖에 나오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직 포장되지 않은 흙길과 그 위로 빼곡한 새장형 벽돌집들이다.


“중세시대에 온 느낌이네.”


그리고 그사이론 마차를 탄 상인과 평범한 복장의 백성이 걸어 다니며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꼬르륵.”


‘아차 내가 지금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배고픔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발을 옮기려 했다.


-위-잉.


그때였다. 어디선가 공습 경보음.


그리고 거리는 확성기에서 나오는 종군 보도 관계자의 다급한 목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공습입니다!!! 여러분, 거듭 전합니다. 공습입니다!! 현재 칼데아 제국이 제원조달을 대가로 그었던 휴전선을 넘었으며, 이미 에덴 국의 수도 라스타는 칼데아 군의 보병과 포병대가 포위선을 구축···.”


거리는 순간 패닉 상태에 빠졌고 수많은 사람의 걸음에 흙먼지로 가득 찼다.


“뭐야? 수도까지 쳐들어왔으면 좆된 거 아니야?”


거기다 공습이란 말은 아직 방어선도 안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언제 무슨 상황에 날라온 포탄을 맞고 죽어도 이상할 게 없다.


서둘러야 한다.


저 말이 맞다면 당분간 무기상도 식료품점도 다 문 닫는다.


“집안에 갇힌 꼴로 아사하게 생겼네.”


그래서 난 어떻게든 식료품을 얻으려 마을의 내각으로 달리려 했다.


하지만 운이 없는 걸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거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흙먼지 사이론 헌병들이 나타났다.


“긴급 사태입니다. 시민 여러분은 신속히 자택으로 복귀해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이에 불이행할 시 상부의 명령에 따라 무력으로 제압해 군사 수용소로 이송될 것입니다.”


‘잠시만, 이대로 돌아가게 된다면 굶어 죽어야 한다고!’


상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주변을 살폈다.


‘그래도 아직 혼란스러운 상태라 몰래 빠져나간다면 모를 것 같은데.’


거리 중심에 서 있던 나는 슬그머니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곤 벽에 딱 달라붙어 헌병들의 눈치를 살피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


“제 아들을 잃어버렸어요. 제발 찾게 해 주십쇼.”


“저도 제 딸을 잃어버렸어요. 그러니 제발···.”


헌병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부탁하는 몇몇 시민이 보였다.


하지만 헌병의 태도는 단호했다.


단 한 차례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에게 총구를 가져다 대며 거절했다.


‘그렇게 시선을 끌어주면 좋긴 한데. 왠지 불쌍해 보이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벗어난 거리.


다행히 패닉 상태는 나의 완벽한 아군이 되었고 그렇게 헌병대가 자리 잡은 거리를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휴.”


‘그럼 이젠 가계가 완전히 문 닫기 전에 서둘러 가는 것만 남았군.’


멀리 선 아직 시민 단속하기에 바쁘기 그지없는 헌병들이 보였다.


‘여기선 뛰어도 안 들키겠어.’


약간의 안심을 하며 다시 상점을 찾으려 나서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아까 전과는 비교도 안 될 고통이 찾아왔다.


마치 굶주린 몸이 에너지를 위해 내장 하나하나를 분열하는 듯한 고통이었다.


“아. X발. 진짜 죽을 것 같테.”


생존을 위한 질주.


상현은 배를 부여잡고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고.


경계를 넘어 버린 고통은 시야는 흐렸다.


‘제발···. 빨리!!!’


다행히 얼마 가지 않아 늘어선 주택 사이사이로 하나둘씩 상점들이 보였다.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에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눈에 보이는 건 전부 불 꺼진 상점뿐.


다들 쥐새끼들인지 더럽게 빨리 숨었다.


‘아 진짜! 왜 그래?! 고물상이라도 좀 나타나! 푼돈에라도 팔 게.’


평소에는 믿지도 않던 신들을 다 둘러대며 빌어봤지만, 결국 상점가가 끝나 갈 때까지 고물상은커녕 문을 연 상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허억. 허억. 허억.”


온몸에 힘이 없다.


아마도 탈진한 것 같다.


‘으으으. 속이 너무 아파.’


상점가 끝에 다다른 상현은 커다란 벽 기댄 채로, 주저앉아 버렸다.


이젠 더 희망도 없다.


당장 여기서 죽어도 이의 없을 만큼 몸 상태는 망가졌다.


‘아···. 현실에도 좆같이 죽었는데 겜 속에서도 좆같이 죽어야 해? 하···’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하고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눈앞에서 반짝이는 무언가.


“뭐지···?”


FPS 게임에 요정이 있을 리도 없고.


‘죽기 전에 본다는 주마등인가?···.’


눈앞에 반짝이는 것을 손으로 잡았다.


그러자 손안의 빛은 갑자기 네모나게 변하더니 상태 창이 되었다.


그 모습에 놀라 손을 뗐다.


“와. X바 놀랬네.”


<사용자 정보(Player Status)>


이름: 에덴 바일


직업: 퇴역군인


칭호 · 국적: 없음 · 에덴.


[스탯]


근력 50 체력 50 민첩 50 지력 0


(분배 가능 능력치 포인트: 0)


[스킬]


패시브 스킬: 버서커 랭크 A


액티브 스킬: 광분 랭크 B. 브러드 나이프 랭크 B.


“뭐야? 이건.”


눈앞에 나타난 상태 창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버서커랑 광분이면 내가 알던 그건가? 블러드 나이프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일단 버서커와 광분이라는 능력 자체만으로도 사기다.


“근데 그래서 어쩌라고?”


굶어 죽게 된 상황에서 퇴역군인인 NPC에게 이런 사기적인 능력을 줘봤자 무 쓸모기 때문이다.


“역시 망겜이었네. ‘죽는 캐릭터보고 이런 능력 있는지 몰랐지?’하고 놀리는 것도 아니고. 결국, 3억도 망해가는 게임 살리자고 나 같은 호구들 낚기 위해 쓴 거구나~.”


창을 닫으며 짧은 한숨과 함께 눈을 감으려 하자, 이번에는 상태 창 표식 위로 반짝이는 점이 보였다.


“제기랄! 이런 망겜이. 죽는 것도 마음대로 못 죽게 하냐?!”


안 그래도 아파 죽겠는데 자신을 계속 괴롭히는 빛을 보면 험한 말밖에 안 나온다.


그래서 화풀이 겸 돌을 던졌지만, 돌은 빛을 통과해 땅바닥에 떨어졌다.


‘빛이라서 맞지도 않네.’


현타가 온 탓에 멍하니 바라보다가 투덜거리며 다시 빛을 향해 손을 가져다 댔다.


“그렇게 계속 뭘 줄 생각이면 음식이나 줘 X발···. 헛짓거리하지 말고.”


아까와 같이 빛은 터치와 동시에 네모난 창을 형성했다.


-지잉


그런데 상태창과는 조금 달랐다.


더 작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아까보다는 조금 작은 직사각형의 창이었다.


그리고 창 위에 적혀있는 명칭.


-퀘스트 창-


‘갑자기 뭔 퀘스트?’


게임 구색이라도 맞춰보려고 하는 건지.


이젠 다 죽어가는 캐릭터한테 퀘스트나 주고 자빠져있다.


상현은 이를 꽉 깨문 채 말했다.


‘망겜도 망겜이지만 제작자 당신도 개X끼야···.’


그래도 어떡하겠냐.


계속 주는데 아무 이유 없이 주는 것도 아닐 테고.


그렇게 예고 없이 튀어나온 퀘스트를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필수 퀘스트: 역전의 서막]


전차를 제거하여 에덴 군의 전투를 도우십시오. (0/4)


보상: 500 XP, 3000실링, 치유의 바람(허기짐, 외적 손상, 질병 등 모든 상태 이상 증세 회복)


다 읽고 나자 화가 머리끝까지나, 조금이라도 기대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야. 씨바 제작자야. 지금 이걸 뉴비 필수 퀘스트로 내어놓은 거야? 사람 무시하는 것도 유분수지 이 새끼 플레이어를 완전 개 호구로 보네.’


상식적으로 맨몸인 체 전차와 싸우는 건 미친 짓이다.


거기다가 아까 보병과 포병대에 포위당했다는데, 아마 요격 선을 지나가는 순간 내 몸은 재가 되어 사라질 거다.


“버서커가 불사신도 아니고.”


제작자가 정신이 나간 건지.


아니면 적당히 밸런스 패치를 잘해놔서 뉴비보고 찍먹해 보라고 골리는 건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왔다.


“기대한 내가 바보지.”


그렇게 창을 닫았는데 문뜩 치유의 바람 설명이 기억에 맴돌았다.


‘그런데···. 잠까만 보상 내용에 허기짐 해소가 있지 않았나?’


서둘러 다시 퀘스트 창을 연 다음.


보상 중 하나인 치유의 바람의 효과를 자세히 읽어봤다.


“치유의 바람···. 허기짐, 외적 손상, 질병 등 모든 상태 이상 증세 회복.”


‘잘못 본 게 아니네? 그럼 이 배고픔을 해결해준다는 말이잖아?’


무언가 이상했다.


갑자기 주어진 상태창과 퀘스트.


거기다가 보상목록에 있는 허기짐 해소.


‘아니. 솔직히 생각해서 누가 굳이 보상 내용에 허기짐 해소를 넣겠냐고? 서바이벌 게임도 아니고.’


마치 플레이어가 이 모든 과정을 거칠 걸 예상하고 만든 느낌이 들었다.


커지는 의심은 자꾸 믿음으로 바뀌어 갔고.


필수라고 적힌 이 퀘스트도 내용만 무겁고 난이도는 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게임은 말도 안 되는 것들을 뒤섞어 놓은 판타지니까.’


어쨌든, 여기에 있으나 퀘스트를 수행하나 둘 다 죽는 건 마찬가지인 상황.


제작자가 마지막까지 플레이어를 골려 먹으려 만든 함정일 가능성에 살짝 망설여졌지만, 분명 자신도 돈을 벌고 싶을 텐데 그 정도까지 했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 제대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그 정도까지는 안 하겠지~.’


그래서 근거는 없지만, 너무나도 절묘하게 떨어지는 상황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거기다가 지속되는 통증은 적응됐는지, 아까보다 덜해서 움직일 만했다.


“그래. 네가 만들어 놓은 판에 한번 놀아 주겠다고. 프로게이머가 너 같은 망겜을 플레이해주는 걸 영광으로 알아라.”


프로시절 때도 항상 게임을 뛰어넘어온 나다.


‘그러니 초반 퀘스트에서 무너지는 건 너무 꼴사납지.’


결심한 난 어깨에 멨던 가방을 내려놓으며 무기들을 하나둘씩 꺼냈다.


흙바닥 위론 4개의 폭탄 단도 하나가 놓였다.


폭탄 4개는 허리에 둘렀고 나머지 단도는 왼손에 쥐었다.


이렇게 하고 보니 처지는 다르지만, 프로시절 생각이 났다.


“이것도 운명이네. 다른 세계에 와서도 칼 한 자루만 쥐고 싸우고.”


평균 이하의 에임 때문에 쥐게 된 단도.


다행히 동체 시력에 몰빵이 된 반쪽짜리 재능 덕분에 만개할 수 있었다.


그게 여기까지 따라올 줄이야.


이젠 애증의 존재가 된 그것을 바라보며 난 피식 웃었다.


“그래도 어떡하겠냐. 내 에임이 구린걸. 동체 시력이 좋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그렇게 준비를 끝낸 후.


생사를 건 싸움을 위해 성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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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2) 22.05.15 12 0 13쪽
2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7 0 11쪽
25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2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3 0 11쪽
23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0 0 9쪽
22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39 0 11쪽
21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6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0 0 12쪽
19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7 0 11쪽
1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8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1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4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1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12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59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59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1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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