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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군인시대 명검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4.02 11:50
최근연재일 :
2022.05.17 22:21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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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
추천수 :
16
글자수 :
144,329

작성
22.04.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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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DUMMY

“어···”


그는 양손에 커다란 방패로 마이클의 머리 위를 막고 있었다.


‘살았구나···’


“이제 퇴각명령이 떨어졌으니 서둘러 가세요. 이제 여기는 방패 부대가 맡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살았다는 희열 그리고 가이츠가 주는 안도감은 그의 발에 날개를 달았다.


마치 한 마리의 삵처럼 달려가는 마이클.


“자 그러면 여러분 한번 해보죠. 그들의 시선을 최대한 끄는 겁니다!”


선봉장에선 가이츠를 필두로.


뒤에 늘어선 수많은 방패병이 은빛으로 번쩍이는 방패를 쳐들었다.


반격의 서막을 알리듯 경쾌한 울림으로 흔들리는 대지.


벌판은 이미 수많은 은빛으로 물들어 파도를 이루었다.


그러한 은빛에 대항이라도 하듯 날아오는 새까만 포탄들.


“방패를 높게 드세요!”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세운 체 방패들이 행렬을 이루었다.


그렇게 한낮의 소나기처럼 수많은 포탄은 은빛 바다를 직격했다.


-콰과과과광!


비가 물에 닿아 퍼지듯 방패에 탄착함과 동시에 사방으로 뿜어내는 불꽃.


마치 불바다가 된 것 마냥, 방패의 윗면은 불길이 끊이지 않았다.


길고 긴 포격이 끝난 후.


전장에는 정적이 찾아왔다.


비가 내리고 난 후에 안개가 끼듯, 잿빛 연기가 그윽이 들어차 모두의 시선을 가렸다.


이전의 보병들이라면 폭발과 함께 사라졌을 법한 위력.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아니 다르다고 확신할 수 있다.


연기가 점점 옅어지고 모두가 손 모아 바라보던 지금!


그 사이로 드러난 긍지 높은 은빛은, 고결하게 한치 상처도 없이 번쩍였다!


“우와아아아아!”


드디어 막아 낸 것이다. 그들의 폭격을.


방패의 위력을 반신반의했던 병사들은 환희에 둘러싸였고.


그와 반대로 3번째 벽 상단 관측실에서, 광경을 지켜보던 제프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어두운 방 안 벽에 설치된 9개의 모니터로 보이는 방패부대.


오랫동안 이 라이노 세로스를 지켜왔던 로제프 중장이 그를 재촉했다.


“제프 소장. 이러다 무너지고 말 거라네. 당장 증원을.”


그도 안다.


지금이 위기라는 것을.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다. 에덴의 기술력이 이 정도로 발전했을 줄은.


예전의 에덴이라면 그저 구식 소총에 방탄복도 안 두른 보병만 수두룩했으니깐.


‘하지만 지금 증원을 요청한다고 제국에서 지원군을 보내 줄까?’


요청도 하기 전에 그는 먼저 의심부터 갔다.


엿 같은 율리우스의 면상만 떠올려도 ‘그렇지 않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 녀석은 나의 패배만을 바랄 뿐.


아마 에덴 국과 내통하던 그는 이 상황을 알면서도 나를 이곳에 보냈을 거다.


이 전장에서 죽으면 그만이고 안 죽고 패한다면 그 죄를 물어 유배를 보낼 테니.


‘오히려, 승리를 따낸다면 배 아파 죽으려 하겠지.’


모든 게 반역자의 아들이란 지긋지긋한 오명 때문이다.


제프의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그래도 새로운 제국의 건설을 위해선 라이노 세로스는 꼭 필요한 요충지···’


그는 이를 꽉 깨물고 로제프 중장에게 말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집을 부릴 거라, 생각했던 제프가 빠른 결정을 내리자 의외라는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증원 말입니다. 제가 말한다면 그들은 콧등으로 들을 테니.”


“아. 그럼 얼른 통신실에서 전하고 오지.”


로제프는 모니터 앞 의자에 걸쳐 뒀던 외투를 다시 입고 관측실을 나갔다.


‘추가 증원이 오기 전까지 버텨내야 한다.’


현재 그가 해야 하는 일이다.


제프는 공중에 들어 손가락으로 휘적거렸고.


놀랍게도 상현과 똑같은 상태창이 튀어나왔다.


<사용자 정보(Player Status)>


이름: 제르덴 제프


직업: 육군 소장


칭호 · 국적: 하얀 불꽃 · 칼데아

[스탯]


근력 200 체력 200 민첩 200 지력 400


(분배 가능 능력치 포인트: 0)


[스킬]


패시브 스킬: 얼어붙은 심장 S


액티브 스킬: 화도(火刀) S. 기매화(起埋火) S. 화륜(火輪) S. 무락화(舞樂火) S.


각성기: 무간업화(無間業火) S. 유성화산(流星火山) S.


40년 전 영원의 계곡에서 썼던 능력인 상태 창.


‘귀족들의 먹잇감이 될까 봐. 여태 숨겨왔는데, 여기서 쓸 줄이야.’


복도로 걸어가 제르덴 제프라고 적힌 방으로 들어간 그는, 잠시 뒤 화살촉 모양의 은색 뿔이 달린 투구와 함께 허리에는 길고 얇은 검 한 자루를 차고 나왔다.


“현재 상황은?”


-방패부대로 인해 공격은 전혀 먹혀들지 않고. 그들이 터준 길을 통해 에덴 군의 보병이 킬링 필드를 향해 몰려들고 있습니다.


“알겠다. 당장 벽 뒤에 잔류하고 있던 병사들을 모아 게릴라전을 준비해라.”


-네.


손에 들었던 무전기를 다시 허리에 꽂아 넣으며, 제프는 아래층을 향해 걸어 내려갔다.


****


방패부대가 길을 터준 덕분에, 에덴 바일이 지휘하는 보병부대는 비교적 수월케 벌판을 넘어 해자까지 갈 수 있었다.


밀리제의 말대로 해자 앞까지 도착하자 상대는 포격을 멈췄다.


“부교를 설치한다!”


해자 앞에 도착하자마자 병사들은 일사불란 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해자를 넘기 위한 부교 설치가 시작됐다.


등에 지고 왔던 부교의 부품을 하나둘씩 내려놓기 시작하는 병사들.


그때였다.


-투두두두두두!


부교를 설치하려는데 보병들 위로 총알 세례가 쏟아졌다.


“커허헉!”


“방패부대! 다시 진열 갖춰주세요!”


가이츠의 명령에 병사들은 다시 방패를 세우며 보병들은 그 뒤로 숨었다.


경쾌하게 철판 위를 튀는 총알 소리.


보병들은 방패의 뒤에서 사격을 해봤지만, 성벽 위에서 쏴대는 기관총 사수에게 정확한 조준을 하기란 버겁다.


“리코. 상대 저항 거 세. 지원사격 좀 부탁할게.”


-안 그래도 조준하고 있었어.


잠시 뒤 그녀의 무전이 다시 들려왔다.


-오케이. 됐어. 성벽 위의 사수를 제거해도 금방 교대해서 들어올 거야. 그러니. 그 틈에 빨리 부교를 설치하길 바랄게.


“알겠어.”


무전을 끝냄과 동시에 리코는 세워놓은 모래주머니 뒤에서 성벽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아니 그것보다는 조금 더 위로.


20km 내 모든 것을 모든 걸 파악하는 그녀의 능력에 망원조준경은 날개나 다름없다.


30km쯤이야. 그녀의 손 앞과 같은 거리란 말이다.


잠시 숨을 참으며 풍향과 거리를 재던 그녀는 스스럼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탕!


30km의 상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날카로운 총알.


회전하는 앞머리로부터 소용돌이를 일으키던 총알은 벌판을 지나.


기관총을 쏘던 사수의 인중을 정확히 관통했다.


-퍽!


사수의 눈앞으로 피가 흩날렸고, 신경계의 중심인 뇌를 관통함으로써 신음도 못 낸 체 성벽 아래로 떨어졌다.


그 후 연이은 총성마다 하나둘씩 힘없이 떨어지는 사수들.


마지막 한 명이 쓰러진 뒤, 사격은 멈추었고 짧은 무전이 들려왔다.


-명중.


“됐어! 상대가 다시 자리 잡기 전에 부교를 설치해라!”


멈춘 사격에 이젠 방패 병들도 맘 놓고 부교 설치를 거들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해자 위로 좁은 부교가 10개 정도 설치됐다.


“방패병이 선두로 서고 보병들이 뒤따라간다!”


명령에 줄을 지어 건너가는 병사들.


가이츠와 나 또한 그들을 지휘하고 뒤따라 가려 했다.


부교를 지나간 방패 병들이 킬링필드로 진입한 걸 확인한 후, 보병들이 부교를 건너려 할 때.


붉은 글자의 메시지가 눈앞에 떴다.


[띠링!]


-보스경보!!!-


[보스: 하얀 불꽃 제프]


보스의 등장입니다. 보스의 공격을 막아 내어 성벽을 뚫어내세요. (0/1)


보상: 칠흑의 단검. 치유의 바람. 10000XP.


“뭐?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보스가 어디에?”


그때였다.


성벽 너머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아악!”


“바일씨. 아마도 방패부대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가이츠가 서둘러 가려 하자 이번에는 성벽의 난 구멍으로 길쭉한 불기둥이 날아왔다.


“위험해요!”


뒤에 병사들까지 미치지 않게 가이츠는 서둘러 방패를 들고 불을 향해 뛰어들었다.


“하아아아!”


‘깡!’하는 소리와 함께 빈틈없이 맞물린 두 개의 방패.


해자 위로 날아오른 가이츠는 순간 불길에 휩싸였다.


-화르르르


그가 다시 해자 건너편으로 내려오면서 불은 점점 사그라들었지만.


문제가 생겼다.


“어. 어떻게 된 거죠?”


당황한 듯 떨리는 시선이 향한 곳은 자신의 팔이었다.


직격탄에도 끄떡없었던 방패가 불꽃에 녹아버린 것이다.

가이츠의 양팔은 화상을 입은 듯 시뻘게져 있었고 방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야!!!”


순간 가이츠를 향해 다가오는 은색의 칼.


다급한 목소리로 가이츠를 부른 바일은 그를 지키기 위해 부교를 딛고 달려갔다.


-캉!! 기기기긱!


“제법이군···”


“크윽.”


간발의 차로 맞닿은 칼.


왼손으로 단검의 칼등을 바쳐봤지만, 그가 휘두르는 장검의 묵직함에 양팔의 저릿함이 가시지 않는다.


“빨리 건너편으로 가서 후방에 대기 중인 병사들을 진격시켜줘. 이 녀석은 내가 맡을 게.”


‘이 녀석이 보스구나.’


장검 뒤로 보이는 녀석의 머리 위엔 명확히


[보스: 하얀 불꽃 제프]



{ 500,000/500,000 X2}


라고 적혀있었다.


괴상한 투구에 스트레이트가 그려진 검은 정장 위, 펄럭이는 훈장이 달린 하얀 외투.


누가 봐도 자신이 보스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었다.


상현의 말에 서둘러 부교를 건너가는 가이츠.


가이츠를 추격하겠다는 의지로 심호흡과 함께 장검은 더욱 거쎄게 상현을 짓눌렀다.


“스흐흡!”


상현 또한 안간힘을 쥐어짜 내며 버텨봤지만, 흙을 파내며 두 다리는 점점 뒤로 밀렸다.


‘자···앙난 아니네. 될 수 있으면 광기는 안 쓰고 넘어가고 싶은데···’


그러기에는 이미 뒷다리는 무릎을 꿇어 버렸다.


부교를 넘어간 걸 확인한 후 상현은 몸을 오른쪽으로 빼며 아슬아슬하게 제프의 검을 흘려냈다.


단도를 고스란히 타고 내려오며 상현의 왼편에 찍히는 장검.


그 힘이 어찌나 센지, 검이 땅에 꽂힘과 동시에 양옆으로 흙이 일며, 옆으로 몸을 던진 상형을 덮쳤다.


“켁켁. 퉷.”


저걸 버텨보려고 한 번 더 기를 써봤다간···


‘윽···’


상상하기도 싫다.


숨 쉴 틈도 없이 칼을 다시 뽑아 상현을 향해 겨누는 제프.


“허억. 허억. 허억.”


‘아직 숨도 안 트였는데, 지금 들어온다면 위험할 수도.’


긴장되는 순간, 제프를 향해 수많은 총탄이 날아왔다.


사격 범위에서 빠져나온 상현을 확인하고 에덴 군의 엄호사격이 시작된 것이다.


벽의 구멍 앞에 선 제프를 향한 수천 명의 총구.


‘그런데···’


단순히 칼을 쥔 팔로 얼굴만을 가렸던 제프의 몸에는 외투와 옷에 구멍만 뚫릴 뿐, 핏자국 하나 없다.


“아니, 씨바 이건 이상하잖아! 그렇게 많이 맞았는데···”


그 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날 슬쩍 보더니 다시 구멍 안으로 유유히 걸어 들어갔다.


“추격하는 겁니다! 다들 킬링 필드를 향해 진격해 주세요!”


‘역시 강자는 강자를 알아보는 법인가?’


제프는 아직 자신의 강함에 단 1%도 안 보여준 것 같은데, 벌써부터 존나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뺄 수는 없잖아. 여길 넘어가지 않으면 스토리는 진행되지 않으니까.’


난 성벽에 뚫린 구멍 앞에 섰고 수천 명의 보병이 부교를 넘어오며 나의 뒤를 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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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3) 22.05.17 15 0 10쪽
2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2) 22.05.15 13 0 13쪽
2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1): 자이안트의 후손들 22.05.13 18 0 11쪽
25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0) 22.05.11 22 0 10쪽
24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9) 22.05.09 33 0 11쪽
23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8): 아수라의 정체. 22.05.03 31 0 9쪽
22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7) 22.04.28 39 0 11쪽
»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6) 22.04.23 37 0 11쪽
20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5) 22.04.20 40 0 12쪽
19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4) 22.04.18 48 0 11쪽
18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3) 22.04.16 48 0 11쪽
17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2) 22.04.15 51 0 12쪽
16 천혜 요새 라이노 세로스(1) 22.04.13 52 0 11쪽
15 바하루스의 제안. +1 22.04.12 54 1 11쪽
14 그녀의 보육원(2) 22.04.11 51 1 11쪽
13 그녀의 보육원(1) 22.04.09 58 1 11쪽
12 종전: 각성기-요도흡혈(腰刀吸血) 22.04.08 59 1 11쪽
11 개전(2): 위기 +2 22.04.07 56 1 11쪽
10 개전(1) 22.04.06 56 1 13쪽
9 새로운 동료와의 식사 그리고 전쟁의 냄새. 22.04.05 59 1 13쪽
8 왕이 되랍니다. +2 22.04.04 73 1 12쪽
7 짜릿한 피니쉬. +2 22.04.03 81 1 11쪽
6 리버 대위의 도전장. 22.04.02 97 1 13쪽
5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무쌍을 찍다. 22.04.02 128 1 12쪽
4 전장을 향해. 22.04.02 127 1 13쪽
3 게임 속에 떨어졌더니 전쟁 통에 일단 굶어 죽게 생겼다. 22.04.02 1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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