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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4.02.26 10:12
최근연재일 :
2014.03.18 16:11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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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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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1,790

작성
14.03.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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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글자
9쪽

채드

먼치킨 전도사 건드리고고입니다.




DUMMY

채드는 저 말도 안 되는 자신감에 혀를 찼다. 기억에 동화된 자료를 보면 위로는 매일 형에게 구박받고, 아래로는 동생에게 채는 걸로 알고 있는데. 기억이 잘못 된 것인가? 보통은 소심해져야 마땅하건만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낙천적인 성격과 뻔뻔함은 인정해 주어야 할 듯싶다.

‘겨우 익숙해졌군.’

20번의 반복 작업. 채드는 멈추지 않고 돌을 던졌다.

“이 정도쯤은..큭!”

말하는 도중에 날아온 돌멩이가 에르반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마지막에 반사적으로 돌아서 직격은 피했지만 연유를 모르겠다. 좀 전까지는 여유롭게 피했던 돌멩이에 반응이 늦었다. 그렇다고 속도가 더 빨라지진 않았다.

‘왜?’

의문이 들겠지.

채드는 답해 주지 않았다. 분풀이 하는데 왜 알려줘.

에르반은 몇 번을 더 맞고 나서야 그 이유를 파악했다. 던지는 팔의 궤적을 보고 방향을 예측했지만 실수다. 채드의 궤적은 같아도 힘의 가감을 통해 돌멩이의 속도를 조절했다. 몇 번은 속도에 익숙하도록 던져 미리 반응하도록 하고, 적응이 되었다 싶으면 속도를 늘려 곤혹스럽게 했다.

“이 자식, 주신보다 위대한 주군을 놀려!”

“천부적인 자질을 지녔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지. 오늘따라 너답지 않게 핵심을 잘도 찌르는 구나! 가만, 너 대체 누구야? 언제부터 이렇게 말을 잘했어!”

“여유가 있는 모양인데, 좀 더 레벨을 올려도 괜찮겠지?”

“괜찮긴 뭐가 괜찮아. 돌에 맞으면 얼마나 아픈 줄....아!”

에르반도 양심은 있었다. 이마에 짱돌을 적중시킨 장본인 할 소린 아닌 듯싶었다.

채드는 돌팔매를 멈추지 않았다. 환생을 한 건지, 영혼이 스며든 건지는 요점이 아니다. 에르반 때문에 평온이 깨지고, 성격이 이상해졌다. 내 성격 정말 어떻게 할 거야? 책임을 물어야 했다.

한데, 과연 그것뿐일까?

‘다른 무언가가 있을 지도.’

저 하잘 것 없는 짱돌이 죽음 속에서 삶을 던져 주다니. 솔직히 믿기지가 않는다. 채드는 이마를 강타한 짱돌을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 집으로 가지고 가서 곰곰이 분석, 정리해 보려는 의도다. 설령 평범한 짱돌이라도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

그 전에 저 앞에서 정신 사납게 떠벌이는 에르반부터 손을 봐줄 요량이다. 돌팔매를 피하는 와중에도 입은 살아서 나불거리고 있었다.

양심은 개뿔.

그새 이기주의자로 돌변해 욕을 지껄였다. 제 죽을 지도 모르고 말이지. 하나, 속도조절을 통한 속임수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돌팔매를 당하다 보니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슈웅!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적응한 에르반은 날아오는 돌멩이를 여유롭게 피해낼 수 있었다. 궤적과 속도조절을 통해 행동방식의 통제가 가능함을 깨달았다.

“새꺄 봤냐, 눈속임에 계속 당할 것 같아!”

“해낼 줄 알았다.”

그 정도로 돌멩이를 맞으면 제 아무리 몸치라도 체득할 때가 되었다.

“말투가 건방지기는 해도 이제야 평소의 충성스런 채드로 돌아왔구나.”

“이번에도 피하면 인정해 주마.”

에르반의 자신감은 또 다시 상승해 있었다. 기분에 따라 고저의 편차가 심한 성격파였다. 세력을 이끄는 수장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성격. 저러고서도 주인 대접을 받고 싶은 걸 보면 참으로 인간적이긴 했다. 어떤 인간이든 분수에 안 맞는 자리를 원하는 건 본능이다. 황제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건 올라가본 자의 투정일 뿐이다.

“어?”

에르반은 피하려다 움찔하며 멈춰 섰다. 채드의 팔 궤적을 보고 동선을 예측하려고 했는데, 사전 동작이 사라졌다.

왜 갑자기 사라지고 지랄이야. 그럼 결과는 명확한데. 어째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가 않는 거지.

아니나 다를까.

따악!

이마에 적중한 짱돌. 크기가 작고 힘이 실리지 않아서 다행이지 큰 일 날 뻔했다. 에르반은 한 번은 실수라 여기고 눈깔에 힘을 주었다.

“이런 건 얼마든지 피해...크앗!”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이마의 순서로 짱돌이 날아왔고. 오는 족족 다 맞고 있는 에르반이었다. 살상력이 없기에 망정이지 전장이었으면 온 몸이 고슴도치가 되었을 것이다. 반대로 한 번에 죽지 않아서 고달프기는 했다. 돌멩이가 작다 해도 몸에 맞으면 엄청 아프다.

“치사하게!”

“인과응보다.”

“뭔 개소리야!”

역시 다른 세상이군.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지.”

“거봐, 쉽게 말하면 좀 좋..크앗!”

채드는 돌을 던지면서 페인트(눈속임)를 가미했다. 발부터 허리, 어깨, 팔, 손가락에 이어지는 부위를 조절해야만 돌을 원하는 장소로 던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필요한 예비동작들이다. 그렇기에 전투의 기본은 상대를 정확히 보는 법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반드시 통한다고 확답하긴 어렵다. 고수의 반열에 오른 자는 움직임을 속일 수가 있다. 육체를 구성하는 부분 부분을 제 의지로 감추고, 드러내어 착시를 일으키게 만든다. 물론 이와 같은 방법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육신을 컨트롤하는 법을 배워야만 가능하다. 적을 상대하기 전에 자신의 모든 걸 알아야만 최적화된 전투를 할 수 있다.

‘제법이긴 하다만.’

채드의 몸, 나이에 비해서는 정돈이 잘 되었다. 꾸준히 수련을 해온 육체다. 그러나 전생의 육체와는 거리가 멀었다. 살무신의 전투경험을 살린다면 기사급과 대응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정면대결을 벌이면 위험할 수 있었다.

‘단정은 보류해야겠어.’

채드는 복잡하게 엉클어진 실타래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려면 저 수다쟁이 주인부터 입을 봉해 놓아야 할 듯싶다. 사실 주인이든 아니든 채드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입만 산 녀석은 아니군.’

투정부리면서도 끝까지 버텨내고 있었다. 사소한 감정이 섞이기는 했어도 훈련의 목적을 파악했다는 의미가 되었다. 생각 외로 눈치와 눈썰미가 있었다. 그렇다 해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곽우진이 합쳐지기 전 채드와 에르반이 싸우면 승자는 뻔했다. 어리숙하며 유약해 에르반의 기분을 맞춰졌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럴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

“가만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 내가 잘못했다는 거잖아.”

“잘 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채드는 손에 들고 있는 짱돌을 던져 끝내기로 했다. 시간을 보니 슬슬 어두워지고 있었다. 아직은 어둠을 투영하여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쯤에서 끝내는 것이 타당했다. 어쨌든 귀족을 짱돌로 죽이면 여러모로 골치가 아플 수 있었다.

“마지막이다.”

“흥, 누구 맘대로 다음엔 네 차례야!”

“서 있을 수 있다면.”

“머리만 안 맞으면 되거든.”

하도 맞아서 어지럽기는 해도 에르반은 머리를 썼다. 채드가 들고 있는 돌의 크기를 보니, 머리를 맞지 않은 이상 쓰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예비동작을 속여 궤적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최소한의 피해로 버텨내면 된다. 돌멩이의 파괴력은 충분히 경험을 했으니, 참을 수 있었다. 매도 맞아본 놈이 덜 아프다고, 경험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그렇다고 돌멩이를 맞는 건 강추하고 싶진 않다.

채드는 사전 동작 없이 돌을 던졌다.

슈융!

에르반은 최대한 동작을 수그리고, 머리를 팔로 보호했다. 가죽으로 된 각반으로 팔을 감싸고 있으니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퍽!

에르반의 동공이 찬바람을 맞은 듯 파르르! 떨렸다. 사람은 머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사내에게 하나 더 소중한 무언가가 있다. 그 사용 검증도 해보지 않은 소중한 물건이 무방비로 노출이 되었다. 크지 않은 짱돌에 가격 당했음에도 극심한 고통을 초월한 상실감을 느껴야 했다. 이것이 바로 없는 자의 설움이었던가.

풀썩!

에르반은 다리가 후들거려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 어떤 때보다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너무 아파서 기절했다.

“진짜로 기절할 줄은 몰랐는데.”

거길 맞으면 죽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아프기만 하지 기절하는 경우는 드물다. 범용 넓이와 작용 반작용의 피해인가. 고운 얼굴과 다르게 에르반이 사내로서 한참 강성하다는 증거가 되었다.

“나도 제법이군.”

다른 건 모르겠지만, 사내로서의 강성함은 비슷했다.




전능천왕이 끝나고. 오랜만에 연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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