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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4.02.26 10:12
최근연재일 :
2014.03.18 16:11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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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626
추천수 :
5,631
글자수 :
91,790

작성
14.02.28 10:00
조회
11,055
추천
297
글자
7쪽

살무신

먼치킨 전도사 건드리고고입니다.




DUMMY

‘이럴 수가!’

마신의 단독 공격이 아닌, 천신과의 합공이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점차 여유를 찾더니 섬뜩한 반격을 해왔다. 살도에 실린 가공할 살의가 모골을 송연하게 했다. 심혼이 갈리는 도격, 천신과 마신에게는 충격이었다. 절대고수의 반열에 오르면 정신의 단단함이 범인의 초월한다.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흔들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곽우진의 도법을 기존의 상리(常理)를 벗어나 있었다. 일도에 서린 곽우진의 살의는 인간의 원천적인 두려움을 자아냈다.

퍼퍼퍼펑!

고속의 공방이 길어지자 사신과 검신도 결전에 합류했다. 살신과의 대결에서 1대 1로도 충분하다 자신했던 사천존의 판단은 착각이었다. 살무신이 작정하고 각개격파를 해왔다면 천하오천존은 살무신 혼자 남았을 것이다. 그가 먼저 손을 쓰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죽여야 한다.’

사천존의 뇌리에 살무신에 대한 두려움이 스쳐지나갔다. 30합의 공방이 지나가는 동안 살무신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분지의 거죽은 물론 기반을 부셔내고 있을 만큼 강력한 살초를 쓰고 있음에도 살무신은 여전히 흉흉한 안광을 번뜩이며 살도를 휘둘렀다.

꽈아아앙!

공력과 공력의 격전, 살무신의 육신에 상처가 생겨나고 있었다. 일도가 스칠 때마다 받은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온 몸이 부서질 충격에 휘청거렸다. 그럼에도 차곡차곡 도법을 휘두르며 냉철한 공수를 이어갔다.

‘이해할 수가 없구나.’

현천진인은 작금의 상황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분명 열세였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을 파고들어오는 불길함이 있었다.

휘익!

현천진인은 애써 고개를 저으며 의문을 지웠다. 이만큼 버틴 것만 해도 대단했다. 그 이상의 수법을 사용한다고 해도 살무신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다.

퍼어엉!

남천위가 만들어낸 틈을 맞물리는 톱니바퀴처럼 나아간 단목진의 권경이 곽우진의 어깨를 강타했다.

곽우진의 초월감각으로도 그물망 같은 사천존의 합공을 전부 막아낸다는 건 불가능했다. 개개인의 실력차이는 크지 않았다. 사천존은 다른 무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구주삼십육천이 뒤를 따르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는 한참이나 잘못 되었다는 걸 확인시켜주었다. 실제로 어른과 아이의 격차가 났다. 그러나 어른도 아이의 칼에 죽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거리를 확보한 사천존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분명한 열세에도 불구하고 살무신은 근접전을 해왔다. 진드기처럼 달라붙어 살도를 휘두르는 통에 소모되는 심력이 만만치 않았다. 일도라도 당하면 생사가 끊어질 것 같은 섬뜩함을 느꼈다.

“정말 질긴 목숨이구나.”

곽우진의 상의는 가루가 되어 흩어졌고, 여기저기 드러난 상처에서는 핏물이 흘러나왔다. 반쯤은 혈인(血人)의 모습이었다. 산송장처럼 쓰러질 듯 위태했다. 그러나 눈빛과 기세는 여전히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남천위는 못마땅했다. 저 지경이 되고서도 포기하지 않다니, 대체 무엇 때문인가. 그것이 자신과 대조를 이루면서 분노가 치밀었다. 이는 검신, 마신, 천신도 마찬가지였다. 사천존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위에 서지 못한다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살무신과 겨루어 본 후 오만했음을 깨달았다. 살무신이 살수가 아니었다면 능히 고금천하제일의 무인으로 추앙을 받았을 것이다.

‘허, 오랜 수양이 이처럼 가벼이 허물어지다니.’

현천진인은 가슴이 답답했다. 강호 무림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 여겼거늘. 위선일 뿐이었다. 마음은 살무신을 향한 질시와 두려움이 공존했다. 자신의 위에 서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나 역시도 다르지 않았구나.’

곽우진은 불리한 역경에도 담담했다. 분노가 일지 않았다. 저들의 행동, 인간이라면 당연했다. 뛰어난 자에 대한 질시는 본능이었다. 그리고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았기에 강한 것이다. 여기서 죽는다면 약함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나 더 말해주지. 나는 중원인이 아니다. 너희들이 그토록 경시하는 동방의 이족이다.”

사천존의 검미가 꿈틀거렸다. 중화사상에 기반으로 한 중원인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중원인만이 대륙의 주인이며, 이족은 변방의 오랑캐로 치부해 버렸다. 그리고 그런 중화사상의 정점에 이른 자들이 사천존이다.

불난 데 벽력탄을 던진 격이다.

“네놈을 절대 성히 죽이지 않겠다.”

“죽어서도 편히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살무신이 중원인이었다면 그나마 자괴감이 덜할 테지만, 변방의 오랑캐였다. 자존심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오늘의 일은 평생을 두고 기억할 상처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요?”

현천진인은 점점 살무신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천존의 자존심을 건드려 빈틈을 노려보겠다는 건 불가능하다. 분노가 치밀기는 하나, 평정심이 흐트러지지는 않았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스스로를 궁지에 모는 이유를 모르겠다. 평생을 검에 매진하며 수양을 쌓았음에도 살무신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반각 안에 결판이 날 테니까.”

“진정 오만이 지나쳐 과대망상에 사로잡혔구나! 할 수 있다면 네놈의 앞에서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해주마!”

“그 말 기억하지.”

남천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번에도 곽우진이 먼저 도를 들었다. 승부를 보려는지 공기가 무섭게 가라앉으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현천진인은 위화감이 들었다. 대비를 해야 한다고 몸이 경고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멈칫!

대자연과 교감을 이루는 조화지경의 공령체에 도달한 현천진인이다. 전력을 기울이느라 육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력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절반이하는 말이 되지 않는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마치 통로 안에 벽을 쌓아 놓은 듯 거북했다.

검신뿐만 아니라 마신, 천신, 사신도 당혹스러웠다. 믿고 싶지 않지만 중독이 되었다.

“어떻게?”

만독불침의 사천존이다. 당문의 삼대 극독인 무형지독(無形之毒)도 통하지 않는다. 독이 몸 안에 들어오는 즉시 반응을 해야 마땅했다. 중독이 되어 공력 흐름에 이상이 생길 때까지 몰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단공독이라고 한다.”




전능천왕이 끝나고. 오랜만에 연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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