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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4.02.26 10:12
최근연재일 :
2014.03.18 16:11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52,640
추천수 :
5,631
글자수 :
91,790

작성
14.03.01 14:54
조회
10,434
추천
214
글자
7쪽

살무신

먼치킨 전도사 건드리고고입니다.




DUMMY

남궁진은 곽우진의 노림수를 파악했다. 처음부터 목표는 창룡진의 축을 이루는 백전대원이었다. 창룡진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감에 민감한 대원이 축을 맡아줘야 했다. 그래야 공력전이의 흐름에 반응하여 진을 보다 능동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었다.

‘꿰뚫어 봤구나.’

남궁진의 외침은 한 발 늦었다. 곽우진은 축이 되는 백전대원을 사선으로 그어 버렸다. 백전대에서 가장 존재감이 없었던 대원이 창룡진의 중심축이 되고, 그 주변으로 4방진을 구성하게 된다. 그가 쓰러지자 진의 흐름이 변하면서 공간굴곡이 들쑥날쑥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진을 구성하는 백전대도 위태롭다. 검진은 정확한 방위와 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공간굴곡이 발생하면 제대로 된 검진을 유지하기 어렵다.

푸욱! 스걱!

찌르고, 베는 단순한 도격. 도의 기본에 충실하지만 그야말로 가공할 살도다. 그 어떤 군더더기조차 없이 깔끔하게 베고 찌른다.

부르르르!

남궁진은 치가 떨리도록 분노했다. 남궁세가 최강의 전력이었던 백전대는 살무신에게 도륙 당했었다. 이후 10년의 세월동안 남궁세가의 전력을 투입하여 백전대를 새로 만들었다. 오로지 살무신을 죽이기 위한 무력대였다. 그 모진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쓰러져 가고 있었다. 저리 허무하게 죽어야 하다니, 악몽과 같았다. 저자는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 분명했다. 사람을 죽임에 무심함도 정도가 있거늘. 심지어 함정에 빠졌음에도 분노조차 내 보이지 않고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듯이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들 지경이다.

“인간 같지도 않은 놈! 멈추란 말이닷!”

남궁진은 달려 나갔다. 자신이 나가지 않으면 멈출 수가 없었다. 질풍처럼 쏘아져 살무신의 사각을 노렸다. 사선으로 비스듬히 이어지는 검의 참격, 살무신의 방향을 제어하며 펼쳐냈기에 방어는 힘들다 판단했다. 각과 궤적이 역으로 벌어지는 참격이었다.

처어엉!

검신과 도극이 부딪쳤다. 유리잔이 잘게 파편이 되어 부서지듯 공기가 날카롭게 퍼져 나갔다. 소리만으로 고막이 터져 나갈 만큼 듣기 싫은 괴음이 들렸다.

‘반응을 하다니!’

남궁진은 피가 튀는 호구를 움켜쥐며, 재빨리 자세를 고쳐 잡고 공격의 고삐를 놓치지 않았다. 실로 놀라운 방어였다. 베어오는 검신을 방어하기 위해 도신을 틀지 않고 도극으로 찔러 와서 막아냈다. 순간적인 판단력이 귀신같이 정확하고 빨랐다.

채채챙!

곽우진은 오른손에 흑야도(黑夜刀)를 잡고 왼손으로 도갑을 잡았다. 흑야도로 남궁우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면서 빛살처럼 도갑을 휘둘렀다.

딸깍!

도갑의 옆면 검지 부분에 장식된 용의 발톱처럼 생긴 돌기를 눌렀다. 그러자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얇은 비침이 소리도 없이 날아갔다. 살황으로 불리던 시절부터는 사용하지 않았던 대인살상암기, 유리혈(琉璃血)이다. 강호육대괴석(江湖六大怪石)으로 불리는 유리마석(琉璃魔石)을 미량의 운철과 섞어 만든 암기로 베일 듯 날카로운데다가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력을 조율하면 호신강기도 꿰뚫는다.

휘리릭! 파파팟!

백전대 20명이 실 끊어진 인형처럼 풀썩 쓰러졌다. 방어조차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이었다. 의식하기 어려운 궤적(軌跡), 시선을 가리는 운무(雲霧), 거리 조절이 불가능한 공간굴절(空間屈折)에 의한 비참한 결과다.

“암수를 쓰다니!”

남궁진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곽우진은 남궁진을 돌아보았다. 그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된다. 지키고 싶었던 사람을 지키지 못했던 과거와 현재, 무인으로서의 자괴감이 전해졌다. 그러나 이해를 할 뿐, 관용을 베풀진 않는다.

파팟!

백전대원 10명이 곽우진의 등을 노리며 달려들었다. 정면은 남궁진의 제왕검형이 가로막고 있으니 동귀어진의 수를 펼친다면 살무신이라도 무사하지 못하리라 판단했다. 하지만 크나큰 오판이었다. 공력과 체력은 최악의 상황이나, 감각만은 그 어느 때보다 최고조에 올라서 있었다. 미세한 흐름, 개미의 발자국조차도 들릴 정도다.

번쩍!

남궁진은 눈을 파고 들어온 한 줄기 빛을 보았다. 착각인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예상이 맞는다면 무모한 돌진이었다.

“안...돼!”

물러서라는 외침보다 곽우진의 살수가 먼저였다.

스걱!

곽우진의 도갑이 휘둘러졌다. 그러자 배후를 공격하려고 했던 10명의 백전대는 무언가에 휘말리더니 매끈하게 잘라낸 도축장의 고깃덩어리처럼 분리가 되어 육편으로 화했다.

도갑과 미리 출수했던 유리혈의 끝부분이 실보다 얇은 투명한 강사(鋼絲)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유리마석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어진 강사로 적은 공력으로도 능히 상대를 격살할 위력을 지녔다. 더욱이 10명의 백전대를 목숨을 도외시한 채 공력을 검신에 집중했다. 상대적으로 몸은 무방비나 마찬가지다.

휘우우웅!

일순 불어온 돌풍(突風), 분지의 운무를 걷어냈다. 불회산에서 유일하게 운무가 걷히는 하루 중 단 1각의 시간. 그리고 드러난 광경은 처참했다. 데리고 온 100명의 백전대 중 살아남은 수는 고작 해봐야 남궁진을 포함해 15명뿐이다. 바닥엔 고깃덩어리처럼 잘려진 백전대의 주검만이 붉은 선혈을 흘리고 있었다.

서걱!

곽우진은 멈추지 않았다. 최대한 죽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남궁진과 백전대는 검진을 구성하여 막아내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곽우진은 그들이 상상하는 범위를 넘어섰다. 목숨을 도위시하여 상처를 냈음에도 곽우진은 강시처럼 무감각하게 백전대원의 숨통을 끊어내었다.

“악마 같은 놈!”

“그럴지도.”

곽우진은 이해했다. 원한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해서 벌어질 일일까, 그렇진 않다. 세상의 모든 변수를 다 알고 행동할 수 있는 인간이 과연 존재할까. 제 아무리 대단한 능력을 지녔다 해도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행동을 한 이상 대가는 따라온다. 결국 인간은 인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곽우진은 남궁세가의 가주를 죽였고, 백전대를 도륙했다. 남궁진에게 자신은 악마 일 뿐이다. 본인이 자처하고서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따져 묻는다고 상황이 달라지겠는가. 외골수인 남궁진은 자신의 뜻을 절대로 꺾지 않을 것이다. 그 결연한 각오가 딱해 보이까지 했다.

“그래도 살려주진 않는다.”

곽우진은 마저 끝내기 위해 흑야도를 들었다. 청부를 통한 목표물이 아닌 이상 살수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하나, 먼저 공격해온 적은 반드시 죽인다.

차앙!

도와 검이 충돌할 때마다 목숨 하나씩 쓰러졌다. 백전대도 6명만이 남아 남궁진과 고군분투했다. 살무신의 살도는 소름끼치도록 정확했다. 공력의 소모도 크고, 체력도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살무신은 쓰러지지 않았다.

“이놈! 죽으란 말이닷!”

남궁진이 돌진하려고 하자 백전대의 대주 송하진이 막아섰다. 살무신은 무공이 아니더라도 강했다. 사천존과 백전대가 합공을 하고도 살아남은 괴물이다. 이대로 있다가는 남궁진까지 위험했다.




전능천왕이 끝나고. 오랜만에 연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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