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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4.02.26 10:12
최근연재일 :
2014.03.18 16:11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52,649
추천수 :
5,631
글자수 :
91,790

작성
14.02.28 10:0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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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29
글자
10쪽

살무신

먼치킨 전도사 건드리고고입니다.




DUMMY

곽우진은 특급살수가 되기 전부터 절대고수를 죽일 방법을 연구했다. 효과적인 살행을 위한 대비책이었다. 운남의 오지에서 우연히 얻은 약초가 절대고수를 죽일 단초를 제시해 주었다. 그러나 그 자체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72가지의 약초와 결합을 해야만 절대고수의 내공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었다.

단공독(斷功毒)은 약 이각 동안 내력의 절반을 소실시키는 효과를 지녔다. 그 정도만 해도 살행을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었다. 하나, 사천존은 만독불침지체다. 일반적인 절대고수라면 호흡을 통해서도 중독 시킬 수 있지만, 사천존에게는 어려웠다. 그래서 위험을 무릎 쓰고, 초 근접전을 펼쳐 최대한 단전에 가까운 부분에 상처를 내려고 노력했다.

“비...겁한! 네놈이 이러고도 무인이더냐!”

“맘껏 비웃도록.”

남천위의 모욕에도 곽우진은 냉정했다. 무인으로 싸우려고 했지만, 마다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사천존이다.


날을 세운 듯 날카로운 기도를 지니고 있는 청년. 그의 시선은 분지를 향해 있었다. 폭발적인 기세가 휘몰아치며 분지를 뒤흔들었다. 분지에서 100장이나 떨어져 있음에도 충돌의 여파가 전해졌다.

꽈득!

청년은 이를 악물며, 주먹을 쥐었다. 살을 깎는 10년의 절치부심에도 다가서지 못한 분함과 원통함이 담겨 있었다.

“실로 두려운 자다. 그러나 오늘을 넘기진 못한다.”

남궁세가의 가주가 죽은 지 10년이 되었다. 청년은 그 날 가주로부터 남궁세가의 검을 이어 받은 남궁진이었다. 10년 동안 하루도 잊지 않았다. 칼을 갈며 오늘이 오기를 기다렸다. 살무신을 궁지로 몰 계획을 세웠고, 사천존을 끌어내기 위해서 심계를 부렸다. 설령 사천존의 함정에서 벗어난다 해도 도망칠 순 없다.

“차라리 도망치거라.”

남궁진은 살기를 드러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친 아버지처럼 돌봐주신 분이 가주다. 가주님을 그리 허망하게 돌아가셔는 안 되는 분이었다. 맘 같아서는 직접 놈의 숨통을 끊어주고 싶다. 그러나 상대는 사천존이다. 같은 반열에 이른 절대고수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는 건 불가능했다.

드드드!

분지의 진동이 극에 이르다가 잠잠해졌다. 엄청난 기의 충돌이었다. 인간의 경지를 넘어섰다는 세간의 평가조차 무색하게 만들었다.

남궁진이 비록 무재를 타고난 기재라고 하나 천하오천존을 넘어서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남궁진에게는 세가와 심계가 있었다.

“끝났군.”

기파가 전해지지 않았다.

남궁진의 살무신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백전대와 함께 움직였다.

‘응?’

분지로 향하는 중에 진한 피의 향기를 맡음과 동시에 소름이 돋았다. 발끝에서 머리끝을 강타하는 싸늘한 한기다. 자동반사적으로 육신을 피했다. 그 순간 북해를 가르는 차가운 기운이 공간을 훑고 지나갔다.

스왁!

남궁진이 물러섰던 공간에 선 백전대원 2명의 목과 가슴이 베어져 갈라졌다. 핏물이 폭포수처럼 튀겨져 나왔다. 말 그대로 전광석화였다. 갑작스럽게 공격을 해온 그림자는 멈추지 않고 백전대를 도륙해나갔다. 진형을 갖출 사이도 없었다. 일격일도에 백전대는 추풍낙엽이 되어 쓰러졌다. 공격이 시작된 지 촌음도 걸리지 않아 절반을 죽였다.

“멈...춰!”

남궁진은 급히 천뢰제왕신공을 운용하여 검력을 집중, 그림자를 요격했다. 혼신을 다한 일검이었다. 남궁세가 장로들의 격체전공과 영약을 복용하여 석년 남궁천의 경지에 범접해 있었다. 도움이 있다하나, 약관의 나이에 초절정에 이른 건 놀라운 진전이었다. 범인의 범주를 초월한 노력이 있었음을 의미했다.

꽈아앙!

검력과 도력이 격돌했다.

주춤!

거리를 벌인 그림자, 운무에 가려 희미하지만 보였다. 그의 전신이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넝마처럼 풀어헤쳐진 머리카락 사이로 번뜩이는 유리알처럼 투명한 눈동자가 남궁진과 백전대를 응시했다.

“남궁세가로군.”

곽우진은 방금 전 공방으로 상대의 검법을 읽어냈다. 이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 수법이다. 남궁세가의 비전인 제왕검법이었다. 여물지 않은 나이로 제왕검법의 형을 넘어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

부릅!

남궁진의 동공이 찢어질 듯 커졌다. 예상치도 못한 상황이다. 살무신이 살아 있다니, 사천존이 당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남궁세가를 봉문의 위기로 몰아넣고도 태연자약하게 빠져 나갔던 살무신을 죽이기 위해서 10년 동안 준비한 암계였다.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검왕의 후사를 이을 만하군.”

“가주님을 그 더러운 입으로 함부로 언급하지 마라.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살아나가진 못한다.”

남궁진은 간파했다. 살무신은 지쳐 있었다. 피를 많이 흘렸고, 호흡도 거칠었다. 공방을 치러 보니 공력도 예상보다 낮았다. 온전한 상태가 아니다. 충분히 해볼 만했다. 처음의 기습이 아니었다면 백천대가 타격을 입지도 않았을 것이다.

‘쉽지 않군.’

남궁진의 예상대로 곽우진의 형편은 최악이었다. 사천존이 단공독에 중독되어 공력이 절반으로 줄었다 하나, 그리되기까지 곽우진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더욱이 사천존은 절반의 공력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마지막까지 끈질긴 승부를 펼쳐야 했고, 겨우 쓰러뜨릴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안도감이나 성취감은 남지 않았다. 결국 살수로 돌아가고 말았다.

‘또 다시 살수를 써야하다니.’

살수를 벗어나겠다고 마음을 먹자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었다. 쌓여 있는 원한, 여지를 남겨둔 대가인가. 서글픈 현실을 마주하고 있음에도 곽우진은 명경지수처럼 평온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해야 하나,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살기 위해 이처럼 치열하게 사워 본 기억이 없다.

‘생각은 나중에 해야겠군.’

남궁진과 백전대가 진형을 갖추고 포위를 해오기 시작했다. 평소의 몸 상태라면 가볍게 벗어날 수 있겠지만, 육신이 천근만근이었다. 내공은 평소의 3할이 채 되지 않는다.

‘후일이 없을지도.’

돌아가는 현실이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그럼에도 곽우진은 나아갔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창룡개진.”

남궁진이 오직 살무신을 대적하기 위해서 만든 진법이다. 사상과 팔괘의 역진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백팔나한진의 공력전이를 운용했다. 이중삼중의 철벽진으로 일단 갇히면 절대고수라도 벗어나지 못한다. 나한진의 곤법이 아닌 검진으로 창안되었기에 공격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창룡진(蒼龍陣)이 펼쳐지자 기운의 흐름이 차단되며 방위가 분산되었다. 같은 공간이면서도 굴절이 되어 왜곡현상이 일어났다.

‘잘 만들었군.’

굴절된 공간 사이로 날카로움이 묻어 나왔다. 변화된 흐름에 곽우진조차도 백전대원의 움직임을 읽어내기 벅찼다.

‘해보는 수밖에.’

곽우진의 진기는 무상경(無上境)을 바탕으로 한다. 살법수련 시에 발견한 고대의 경전이었다. 무상경이 있었기에 흑혈살공(黑血殺功)의 세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흑혈에 소속된 살수는 세뇌가 되어 목숨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 복종하도록 교육을 받는다. 외부에서 팔려온 아이에서 흑혈의 종주가 될 수 있었던 건 무상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곽우진은 무상경에서 얻은 마음공부를 발전시켜, 무리와 결합. 그만의 새로운 신공으로 탄생시켰다. 이를 무상신공(無上神功)이라고 했다.

채애앵!

도와 검이 연이어 충돌하며 기의 파장을 일으켰다. 무상신공을 운용하고 있음에도 금성철벽과 같은 창룡진의 위협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남궁진은 살심을 품었다. 살무신을 자신의 손으로 죽일 절호의 기회였다.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츠윽! 주르륵!

살이 갈리며 핏물이 계속 흘렀다. 온 몸이 피에 물들어 가는 와중 곽우진의 무상안(無上眼)이 흐름을 읽어나갔다. 백전대엔 사상과 팔괘의 역을 지속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공력전이의 축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저기군.’

온전히 당하기만 하지 않았다. 곽우진은 공력을 쥐어짜내며 도강을 끌어냈다. 일순간 살기를 도강에 집중해 정면을 투영. 살의가 기세가 되어 이질적인 공간의 굴곡을 일직선으로 관통했다.

오싹!

검진의 방벽이 호신강기의 역할을 하기에 충격은 없지만 남궁진은 저도 모르게 몸이 움츠려들었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곽우진의 무심한 시선이 소름끼쳤다. 피투성이에 만신창이가 되고도 눈썹하나 흔들리지 않다니, 저런 괴물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물러서지 않았다. 백부님을 죽인 원수를 눈앞에 두고 고개를 돌린다는 건 수치다.

“오너라. 살무신!”

남궁진은 공력을 제어하며 의기를 부여해 검강을 형성했다. 백전대의 공력전이가 응용된 수법이다. 평소의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절대고수라도 창룡대검강(蒼龍大劍剛)을 막아내지는 못한다.

슈앙!

어둠을 밟는 그림자, 흑영보가 펼쳐졌다. 직선으로 검진의 기압(氣壓)을 이겨내며 곽우진은 쏘아졌다. 이를 남궁진이 검강으로 마주한 상황이다. 서로 베어내기만 하면 끝나는 일합쟁투(一合爭鬪)의 기로다.

“죽어랏!”

남궁진의 검강이 곽우진의 도강을 반으로 쪼갰다. 한데 손끝에 베어낸 감각이 없다.

“아니!”

곽우진은 검진 속에서 일순 속도를 가속해 잔영을 만들고 방향을 바꾸었다. 공력과 체력이 부족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심장의 기능을 조절해 일 시간 빠르게 돌렸다. 증폭된 심장의 박동이 터져 나왔을 때 근육은 비약적으로 빠른 힘을 낼 수 있었다. 최적화가 되었을 시 공력을 밀어 넣었다. 그러니 남궁진의 입장에서는 잔영을 베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이..런! 막앗!”




전능천왕이 끝나고. 오랜만에 연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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