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건드리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로드오브나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4.02.26 10:12
최근연재일 :
2014.03.18 16:11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52,647
추천수 :
5,631
글자수 :
91,790

작성
14.03.04 11:15
조회
10,072
추천
204
글자
7쪽

채드

먼치킨 전도사 건드리고고입니다.




DUMMY

“원 없이 단련 시켜주마.”

“난 됐....어.”

되긴 뭐가 돼.

채드가 기절한 원인, 어이없겠지만 짱돌에 있었다. 천하오천존의 살무신이 짱돌에 맞아 기절한 것이다. 강호의 무인들이 알았다면 경악을 금치 못할 황당한 사건이었다.

에르반은 민첩성 훈련을 가장해 채드를 백작가의 뒷산, 공터로 데려왔다. 훈련의 취지는 나쁘지 않았다. 거리를 조절, 돌을 던져 회피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민첩성이 새똥만큼 길러지기는 한다.

사고의 발단은 둔하다 여겼던 채드가 의외로 잘 피했다는 점에 있었다. 몇 번을 해도 우직하게 요리조리 피하자 약이 오른 에르반은 조절하지 않은 채 있는 힘껏 던졌고, 짱돌이 채드의 이마에 적중했다. 채드는 그 즉시 썩은 고목처럼 일자로 대지에 안착하고 말았다. 철두공(鐵頭功)을 익히지 않은 이상 정규기사라도 그 정도 크기의 짱돌을 맞으면 여지없다. 살아 있는 채드의 단단한 머리통에 감사를 해야 할 것이다. 아니었다면 에르반은 ‘짱돌살인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 했다.

무엇보다.

‘나를 이렇게 만든 건 너다.’

채드의 기억과 합일을 이룬 곽우진은 냉혈무적의 살무신이다. 죽음을 통해 평온을 얻었다 여겼거늘. 어이없게도 에르반의 돌팔매질 한 방으로 깨지고 말았고, 성격마저도 이상하게 변해 버렸다.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낯설기까지 했다.

게다가 주군이랍시고, 깝죽거리는데 여간 신경을 긁는 게 아니다. 곽우진이라면 이런 일로 일회일비하지 않겠지만, 채드와 섞이면서 성격적으로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두 개의 자아에서 장단점이 사라지고, 단점만 고스란히 남아 있는 형태라고 해야 할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확고부동한 선을 잊어 버렸다.

“그 돌 던지려고? 에이, 아니지.”

“훈련의 취지를 살려, 민첩성을 길러 주마.”

“수하가 주인에게 막 돌 던지고 그러는 거 아니잖아!”

“그럼 그냥 맞든가.”

말 더럽게 많네.

채드는 짱돌을 던졌다.

헙!

에르반은 헛바람을 삼키며 발작적으로 몸을 피했다. 간발의 차이로 짱돌의 진격에서 벗어난 에르반이 역정을 내려고 할 때 또 다시 날아왔다. 짱돌은 그나마 귀족이었다. 이번 돌은 날을 잔뜩 세우고 있었다. 동공에서 확대되는 돌의 뾰족함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발끝과 똥구멍이 움찔하며 조여들었다.

티익! 주르르!

돌멩이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에르반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살짝 스쳤지만 뺨에서 붉은 핏물이 흘러내렸다.

‘죽....는다!’

장난이 아님을 실감했다. 에르반은 필사적으로 오두방정을 떨었다. 저 날카로운 돌멩이에 적중 당하면 뺨에 난 생채기는 티끌에 불과하게 된다.

최대한 거리를 벌리려고 했으나 채드는 놓아주지 않았다. 돌멩이에 에고(자아)를 장착했는지, 바위와 나무 뒤로 몸을 숨겼음에도 에누리 없이 날아왔다.

“허억허억! 너...날 죽이려는 거야?”

“머리만 안 맞으면 괜찮겠지. 아냐, 넌 머리를 맞아야 돼. 그래야 제정신이 들지.”

날아오는 돌을 피하기 위해선 민첩성보다 방향예측을 위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알고 피하는 것과 모르고 피하는 건 완전히 다르다. 병기를 들고 싸울 때 비슷한 실력임에도 우위를 점하는 경우는 방향 예측을 통해 선점을 했기 때문이다.

돌을 던질 때도 마찬가지다. 나아가는 돌이 아닌 던진 사람을 보아야 한다. 돌을 던지기 위한 사전 동작을 통해 방향을 예측한다면 효과적인 회피가 가능하다. 물론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서 바로 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경험해봐야 체득이 된다. 이 단계를 벗어나면 좋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채드의 말대로 훈련이기는 했다. 객관적이지 않은 분기가 섞여 있기는 해도.

‘조금은 화가 풀리는 군.’

에르반은 죽을 맛이었다. 머리를 맞지 않으면 죽지 않는다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날아오는 돌이 무지하게 살벌하다. 피하지 않으면 다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미안의 얼굴에 생긴 작은 생채기는 남자다움을 발산하나, 그 이상은 흉물이 된다.

‘어쩌다 채드가 이렇게 무섭게 변한 거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몰라, 너만 모르겠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게 다행이다. 아니면 살해당할 수도 있었다.

‘젠장, 뭔 돌이 이렇게 많아!’

평소엔 발에 채는 모난 돌이지만, 오늘은 생사를 가르는 흉기였다. 에르반은 젖 멎던 힘까지 쥐어짜며 돌을 피했다. 간발의 차이,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어김없이 돌멩이가 스치고 지나갔다. 살아오면서 이토록 필사적이었던 순간이 있나 싶었다. 누가 생각해도 심하다 할 정도로 빠르다. 하지만 계속 하다 보니 속도에 익숙해졌고, 거짓말처럼 채드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저거였어.’

채드의 팔을 자세히 보면 위치를 예측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돌멩이가 심하게 섬뜩해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속도에 적응이 되면서 모션을 캐치해 미리 반응했다. 단순히 빠르게 움직여야만 하는 게 아닌,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슈웅!

돌멩이가 연이어 허탕을 쳤다. 에르반의 반응 속도가 빨라진 건 아니지만. 채드의 돌팔매는 허공을 갈랐다. 여유가 생긴 에르반의 안면에 자신감이 그려졌다. 콧대가 최소한 3cm는 길어졌다.

‘너무 단순해서 할 말이 없군.’

살수로서의 교육 시, 가장 먼저 배운 건 감정을 숨기는 작업이었다. 에르반처럼 티를 냈다가는 교관의 매서운 질책이 따른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저 여유가 꽤나 거슬렸다. 고작 해봐야 보는 법을 배웠을 뿐. 걸음마를 뗀 주제에 건방을 떨다니 엄한 칼에 맞아 비명횡사하기 딱 좋았다. 물론 칼에 맞던지, 벼락에 뒈지던지 알바는 아니다. 그리 허망하게 죽을 놈이면, 운명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나도 네 목숨을 구해주마.’

보는 방법에 익숙해졌다고 방심하면 어떤 꼴을 당하는지 분명이 알려주기로 했다. 일단은 발에 채는 돌을 튕겨서 손으로 잡아. 몇 번을 반복해서 비슷한 속도로 더 던졌다.

슈슈슈슝!

에르반은 거리를 조절하며 가볍게 피해내었다. 회피 궤적이 점점 더 벌어졌다. 얼마든지 던져 보라며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어이! 채드! 그게 다면, 실망이야!”

돌멩이를 던질수록 자신감이 붙은 에르반이 곡예를 부리다시피 하고 있었다. 선천적으로 유연함을 가지고 있었고, 기사 수련을 통해 일반적인 소년들보다는 강한 편에 속했다. 그러나 비슷한 수련을 한 소년들과 차별성을 두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천재라 함은 나이를 초월한 특출한 면면이 있어야 했다.

“보았느냐! 이게 바로 나의 위대한 능력이다. 어서 겸허히 너와 나의 차이를 인정해. 하늘도 가혹하시지, 어째서 나에게 이런 선천적인 능력을 주셨는지.”

가혹하기보다는 불쌍하다고 해야 하나.




전능천왕이 끝나고. 오랜만에 연재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로드오브나이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12 14.03.31 3,783 0 -
25 성인식 +23 14.03.18 8,401 252 9쪽
24 성인식 +9 14.03.15 7,504 210 9쪽
23 에르반 +11 14.03.12 7,732 208 8쪽
22 에르반 +4 14.03.11 7,164 206 7쪽
21 에르반 +6 14.03.10 8,270 276 7쪽
20 에르반 +8 14.03.07 8,166 207 9쪽
19 에르반 +6 14.03.06 8,905 193 10쪽
18 채드 +4 14.03.06 7,897 175 5쪽
17 채드 +6 14.03.05 8,289 206 10쪽
16 채드 +5 14.03.05 9,263 185 10쪽
15 채드 +8 14.03.04 9,345 204 9쪽
» 채드 +7 14.03.04 10,073 204 7쪽
13 채드 +5 14.03.03 11,226 226 8쪽
12 채드 +7 14.03.03 11,491 236 6쪽
11 살무신 +14 14.03.01 10,878 241 14쪽
10 살무신 +8 14.03.01 10,435 214 7쪽
9 살무신 +8 14.02.28 10,536 229 10쪽
8 살무신 +5 14.02.28 11,056 297 7쪽
7 살무신 +4 14.02.28 11,012 235 4쪽
6 살무신 +8 14.02.27 10,830 229 10쪽
5 살무신 +5 14.02.27 10,787 232 9쪽
4 살무신 +5 14.02.27 11,191 232 9쪽
3 살무신 +8 14.02.26 11,514 236 6쪽
2 살무신 +10 14.02.26 12,133 226 10쪽
1 살무신 +13 14.02.26 16,743 272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