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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4.02.26 10:12
최근연재일 :
2014.03.18 16:11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52,641
추천수 :
5,631
글자수 :
91,790

작성
14.02.26 10:25
조회
1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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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글자
6쪽

살무신

먼치킨 전도사 건드리고고입니다.




DUMMY

쯔으으으!

전력을 펼쳐내던 남궁천은 순간 소름이 돋는 잡음이 들렸다. 이는 외부로 들리는 소리와 다르다. 심신으로 파고 들어오는 이질적인 흐름이었다. 완벽하게 펼쳤다 여겼던 제왕검형이 낯설어졌다. 마치 조각조각으로 끊어져 제어를 잃은 채 난파선이 된 기분이다.

쩌어엉!

관통하여 울린다. 소름이 돋는 무언가가 다가왔다.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부셔버리는 가공할 일도(一刀). 남궁천은 이가 부러질 듯 깨물어야 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판단이 섰다. 공격이 아닌 방어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늦었다. 일도는 제왕검형을 베어내며 나아가 있었다.

주춤주춤!

격돌이 끝난 후 남궁천은 뒷걸음을 쳐야 했다.

뜨끔!

방어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가슴 앞자락이 베어져 있었다. 심검을 잘라내고 천뢰강신의 호신체를 박살낸 것이다. 심장이 베어졌다.

털썩!

힘을 잃은 두 다리가 맥없이 꺾이며 남궁천은 주저앉고 말았다. 공력으로 버티고 있을 시간도 많지 않았다. 무인도 사람 심장 없이는 살지 못한다.

꽈당!

세가의 무인들은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 남궁천의 패배도 놀라울 진데 남궁우까지 죽었다. 제왕검형을 발출할 시 살무신의 사각을 노리며 섬전십삼검뢰(閃電十三劍雷)의 극의 섬뢰(閃雷)를 사용했다. 그런데도 죽은 건 남궁우다. 단 일도로 남궁천과 남궁우를 죽인 것이다. 인간이 과연 저럴 수가 있는가. 살무신은 제 자리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서 있는 곳에서 남궁천와 남궁우를 동시에 상대한 것이다. 천하오천존의 무서움을 절실히 깨달았다. 왜 그들이 일인군단의 괴물로 불리는지 알았어야 했다. 교만을 떨었던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남궁세가였던 것이다.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남궁천은 마지막으로 애원했다.

“제....발 성이 만은....!”

“그도 너처럼 애원했었다.”

곽우진에게 의뢰를 한 건 상단의 유일한 생존자인 간살당한 여인의 아비였다. 그는 울며불며 살려만 달라고 애원했었다. 하지만 남궁성은 제 욕심을 채우고 여인을 주저하지 않고 죽였다. 눈앞에서 자식이 몹쓸 짓을 당하고 죽어가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던 아비의 심정을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그 앞에서 남궁성은 악마처럼 웃었다고 한다.

물론 곽우진은 인정에 얽매여 그의 청탁을 받은 건 아니다. 이유가 필요했고, 청부금이 있어야 했다. 상단의 아비는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을 바쳐 남궁성을 청부했던 것이다. 남궁우를 죽일 청부금은 부족했지만, 결과적으로 죽음을 당했으니 공교로운 우연이기는 했다.

“가주님을.....놈을 죽엿!”

“세가의 무인들이여! 목숨을 걸어라!”

남궁세가의 무인들이 분개했다. 가주는 세가의 주인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남궁천이 죽어가자 남궁세가의 무인들은 죽음을 도외시하고 덤벼들려고 했다. 동귀어진의 기세, 능히 사람을 찢어죽이고도 남음이 있었다.

하나, 곽우진에게는 불 속으로 뛰어는 불나방에 불과했다. 수의 많고 적음은 그에게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만! 물러....서랏!”

“안 됩니다! 저자는 가주님을 벤 세가의 원수입니다!”

“내.....불찰이다! 가주로서 명한다....그를.....막지마라.”

남궁천은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았다. 천하오천존의 무서움. 아니 살무신의 무서움을 절감했다. 천하오천존조차 그와는 마찰을 빗지 않으려고 한 이유를. 그는 단순한 살수가 아니었다. 일대종사를 넘어서는 절대천재, 그 중에서도 시대의 패자가 될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만일 삼대살수조직인 흑혈이 아닌 명문정파에서 태어났다면 백도의 세상을 만들 수 있었을 인재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세가...를 부탁한다.”

“가..주님! 죽으시면 안 됩니다!”

곽우진은 남궁천의 죽음을 돌아보지 않았다. 살수는 죽음을 등지고 사는 존재. 생사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흑흑흑!

검왕 남궁천의 의지를 이은 건 뜻밖에는 소년이다. 검룡(劍龍) 남궁진. 그가 피눈물을 흘리며 살무신을 향해 외쳤다. 하늘을 자유롭게 나르는 창천검룡(蒼天劍龍)이 아닌 독기를 가득 머금은 독안검룡(毒眼劍龍)으로 바뀌었다.

“살무신! 지금 당장은 힘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지만, 반드시 네놈을 최대한 비참하게 죽이겠어!”

“기대하마.”

곽우진은 살수를 쓰지 않았다. 원한의 여지를 남겨 놓고도 두려워하는 기색이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언제나 이랬다. 청부대상과 그를 막아선 자가 아니면 죽이지 않았다.

곽우진은 기어이 남궁세가의 비동(秘洞)에 숨어 벌벌 떨고 있는 남궁성을 찾아냈다.

부들부들!

남궁성은 설마했다. 살무신이 여기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다. 세가와 아버지라면 능히 막아낼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무너졌다. 그를 지켜주고 있었던 방패막이 사라졌다. 감싸고 있던 겉치레가 사라지자 남궁성은 본질을 드러냈다. 그는 남궁세가의 굳은 의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호부 밑에 견자가 없다더니, 꼭 그렇지는 않았다. 남궁성은 개만도 못한 종자다. 그를 위해 죽어간 세가의 무인들이 억울할 따름이다.

“살....려줘!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게. 그래 청부금을 말해!”

“자진을 했다면 고통스럽진 않았을 텐데.”

청부자는 남궁성을 최대한 고통에 몸부림을 치다 죽도록 해달라고 했다. 애초에 자진을 했으면 고통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었다.

곽우진은 나선 이상 끝을 보았다.

“오...지맛! 안...돼! 크아아아아아아악!”




전능천왕이 끝나고. 오랜만에 연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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