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이스바인™ 님의 서재입니다.

현실 무한성장 상태창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아이스바인™
그림/삽화
아침10시50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2.14 08:30
최근연재일 :
2024.06.28 10:50
연재수 :
139 회
조회수 :
342,332
추천수 :
6,538
글자수 :
783,213

작성
24.03.12 10:50
조회
3,527
추천
56
글자
12쪽

이제 오선영이 무서워

DUMMY

“와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나가라고 하는 겁니까?”


오덕규가 박주만을 노려보듯 말하자.


“난들 어쩌겠냐?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


“그럼···”


‘전 어떻게 합니까?’라는 말은 입밖으로 꺼내지질 않았다.

구차하게 구걸하는 것처럼 보일듯하고.


“한 2년 뒤에 성인이 되고 난 다음에 그때 다시 함께 일하자.”


그동안 굶어 죽으라고?

병원에 계신 할머니 치료비는 어떻게 하고 영은이 학원비는?

오덕규가 안그래도 작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박주만을 노려본다.


“나도 어쩔수 없는 일이야. 미성년자를 고용하는 조직은 아예 씨를 말려버린다는 UN의 거 뭐냐? 하여간 아주 위험한 경고가 있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다.”


언제부터 폭력조직이 그렇게 법을 따지고 말 잘 들었다고.


“네 사정을 보면 일은 못해도 돈이라도 줄수 있어야 하는데 돈을 주면··· 우리 일을 하고 있다는 증명이 되어서 말이다. 니가 이해해라!”


오덕규가 피식 웃으며 인상을 구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의리가 중요하다고 부르짖는 조폭들이 오히려 상황에 따라 의리 따위는 휴지조작처럼 버린다는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필요하다며 데리고와 부려먹을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함께 일하기 곤란하니 나가라고 한다. 그 덕에 잠시 숨통이 트이기는 했지만 이제 뒷감당이 안된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오덕규가 말과 함께 일어났다.

더이상 말을 해본들 의미가 없었다.

2년뒤에 성인이 되었을때 함께 하자고? 힘들고 어려울때 쪽박을 걷어찬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단 말인가?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진 마라! 위에서 내려온 방침이라 어쩔수 없는···”


“됐고요. 나중에···”


잠시 뜸을 들인 오덕규가 박주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조폭 세계가 뭐 별건가? 우리편 아니면 적이지.

오덕규의 말은 이제 일도파의 일원으로 함께 할 일은 없다는 뜻이었다.


“오덕규! 방금 그게 무슨 소리야?”


“조직의 입장이 있듯이 저 개인의 입장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다른 조직에 들어가겠다는 거냐? 다른 곳도 마찬가지야! 미성년자는 조직원으로 받지 못한다고!”


“아무튼, 이곳으로 다시 들어올 일은 없을 겁니다.”


오덕규가 성큼 성큼 걸어 출입문으로 향하자.


“그건 배신이다 오덕규! 조직은 배신자를 그냥 두진 않아?”


“지금 배신한게 누군데?”


무서운 얼굴로 말을 던지곤 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아아 저 새끼···”


박주만은 말을 잇지 못했다.

만약 오덕규가 다른 조직에 가입해서 일도파에 쳐들어오기라도 한다면···

막을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제일 먼저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이었다.


‘믿고 따라와만 준다면 앞으로 식구들 모두 편안하게 살도록 해 주마!’


오덕규가 가장 위험한 특채로 일도파에 가입한 이유는 그 말 한마디 믿어서였다.

적어도 전국구 일도파라면 얄팍한 짓거리는 하지 않으리라.

일도파에 아니 정확히는 일도 종합그룹이라는 회사에 입사하며 축하금이라고 막대한 금일봉도 받았다. 그돈으로 할머니를 1인실로 옮길수 있었고 영은이 학원도 보낼수 있었다.


“하하하···”


허탈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누군 고등학교 졸업하기 싫어서 학교를 때려친다는게 아니지 않은가?

할머니 잘 치료 받으시고 지금의 위험한 상황만 벗어날 수만 있다면···

조만간 고급 빌라로 이사갈수 있도록 집을 알아봐주겠다고한 박주만의 약속은 물건너 가버린 것이다.


이제 정말 공사장에 가서 노가다를 할 수 밖에 없다.

힘 쓰는 일은 자신있으니까.

적어도 남들 두배쯤은 일할 자신 있으니 남들 두배쯤 일당을 받을수도 있겠지.

춥다고 하기엔 오히려 더운 날씨인데 오덕규가 슈트깃을 잡아 올린다.




***




“일단 한가지 계획은 됐고. 이제부터가 문제인데··· 변수가 생겼어!”


오선영이 손으로 이마를 눌러가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태창의 눈에는 그 모습조차도 너무나 귀엽게 보였다. 최병태를 통해 광택시 조직폭력조직들이 미성년자를 조직내에서 퇴출시키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강태창과 오선영이 햄버거집에 마주앉았다.


문제는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운 오덕규의 상황을 풀어주는 것인데. 오선영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삼촌의 회사에 오덕규를 알바생으로 취직시켜줄 계획을 짰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선영의 삼촌이 운영하는 회사의 경영상황이 악화되어 오덕규의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을 할 수 없게 되어 계획이 틀어지게 된 것이다.


“왜 또 뭐가 문젠데?”


“내가 오덕규를 삼촌 회사에 넣으려고 했거든. 그런데 거기가 부도나기 직전이야. 워낙 부동산이 많으니 삼촌은 걱정되지 않는데 지금 오덕규를 넣어달라고 말하기는 곤란한 거지.”


대단한 여자애다.

태창이 경이로운 눈으로 오선영을 바라보고 있다.

조폭들 두목을 모아놓고 똥개처럼 말 잘듣게 만들더니 거기다가 오덕규의 일자리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니. 어떻게 그런 생각이 고2 여자애 머리속에서 나올수 있단 말인가?

저런 완벽한 하드웨어에 똑똑하고 공부잘하지, 게다가 마치 세상 다 산것처럼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도대체 머리속에 뭐가 든 건지.

그저 막연하게 오선영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지켜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들까지 오선영에게서 배우고 있고.


“그럼 오덕규는 낙동강 오리알이 된거야?”


“응 이대로 두면 오덕규 뿐만 아니라 할머니도 위험해지시겠지. 제대로 치료를 못 받을테니. 아아··· 갑작스럽게 변수라니.”


심각한 표정으로 집중하고 있던 오선영은 다양한 변수를 계산하고 있는듯 하다.


“막내 이모네··· 아아 거긴 너무 멀어··· 큰고모는··· 아 호텔은 좀 힘들겠고··· 재식이 삼촌이 이민만 안 갔으면···”


무슨 집안이 쟁쟁한 사업가 집안이야?


“그 부도난 삼촌은 뭔데? 갑자기 왜 그렇게 되었다는데?”


태창의 질문에 고개를 들어올린 오선영이 한숨부터 쉰다.


“휴우··· 삼촌이 이번에 일을 벌이려고 목돈을 썼는데 어음을 못 갚고 있어··· 그냥 얌전히 프랜차이즈나 하고 있지 무슨 공장을 세운다고··· 그 10억밖에 안되는 푼돈때문에··· 몇백억짜리 기업이 날아갈 예정이라서···”


10억이 푼돈이야?


“부동산 많다며?”


“팔려야 돈이 되지.”


“부동산 담보로 융자 받으면 되잖아.”


“이미 받았지··· 그건 상식이야. 길이 있다면 내가 벌써 도와줬지. 내가 지금 자금만 안 물려 있다면··· 벌써 해결했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냐고? 몇십억 몇백억 주무르는 강남 큰 손도 아니고. 뭔 고 2 여자애가 스케일이 이렇게 크냐고?


“방금, 10억이라고 그랬어? 그 돈만 있으면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거야?”


“응··· 내가 사업성 검토했을때 괜찮은 아이템이었어. 자금 회전에 실수한거지, 전형적인 초보 경영자의 실수야.”


“무슨 아이템인데?”


“두부공장!”


두부공장이라는 말에 태창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두부만드는 회사는 널리고 널렸잖아. 심지어 오덕규 할머니도 두부를 만드셨는데···”


“조금 달라! 유전자변형된 GMO 콩도 아니라 국산 백태와 서리태를 친환경유기농 농법으로 직접 길러서 두부로 만들 거거든, 일반 두부 와 순두부 말고도 건두부등 다양한 두부가공식품을 만들거고··· 1년만 버티면 ROE는···”


오선영을 말을 듣던 강태창의 머리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고 있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전문적인 용어에··· 가본적도 없지만 사업 설명회에서나 나올법한 말들이 오선영의 입에서 줄줄 흘러나왔다.


“거기에 오덕규를 취직시키려고 했다고?”


“응! 주 6일, 하루 6시간 근무에 300만원! 풍족하진 않겠지만 힘 좋은 오덕규면 두 사람 몫 이상은 충분히 할테니까. 대신 학교를 다녀야 하는 조건을 다는 거지.”


괜챃은 조건이었다. 알바치곤 조금 월급이 셌지만 힘 좋은 오덕규면 당연히 한사람 몫 이상은 충분히 할테고 게다가 주 6일 근무면 주말에도 하루는 나와서 근무한다는 뜻이니까.


“공장 위치는?”


“광택시에 있어! 그러니까 내가 거기로 보내려고 한거지.”


입이 떡 벌어졌다.

얘다! 얘야! 이런 모든걸 다 갖춘 예쁘고 똑똑한 애라면 잡아야 한다.

그전에 오선영을 그냥 막연하게 좋아했다면 지금은 푹 빠질듯 좋아졌다.

이런 멋진 애가 다 있나?

그 순간 목검을 들고 일곱명의 아이들을 무참히 박살내던 오선영의 모습이 떠올랐다.

거친 성격만 조금··· 고치면···


“저기 선영아! 내가 좀 돈이 많거든···”


태창의 모습이 귀엽다는듯 오선영이 희죽 웃으며.


“마음은 고맙다만··· 백만원, 이백만원 정도로는 힘들어···”


그래, 보통 그정도 통장에 모아두겠지 평범한 고2라면 말이야.

그 순간 태창은 나름 머리를 굴려 시나리오를 만들어 본다.


“내가 어릴때 할아버지가 유산을 좀 물려주셨는데 그게 주식이라서··· 지금 꽤 큰 돈이 되었거든.”


“그래? 그게 얼만데?”


“한, 십억 정도?”


“뭐? 얼마?”


“시, 십억···”


오선영이 입이 떡 벌어져 태창을 바라본다.


“너 정말 사람 황당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네. 무슨 고등학생이 십억을 가지고 있어? 니네집 재벌도 아니잖아. 그래··· 조금 여유 있을 뿐.”


“아무튼 이 십억을 니네 삼촌한테 주면 삼촌 회사 부도도 막고 오덕규 거기에 취직시킬수 있는 거지?”


“그 돈을 삼촌한테 준다고?”


오선영의 눈빛이 게슴츠레해 지더니 갑자기 반짝 빛난다.


“후후후··· 일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지··· 경영의 세계는 냉철한 거거든.”


오선영이 마치 지옥에서 막 삐져나온 사악한 악마처럼 입꼬리를 올려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




“자 여기 사인해!”


태창은 앞에 앉은 말쑥한 정장차림의 젊은 남자가 내민 서류들에 싸인을 한다.


“미성년자는 부모님 확인이 있어야 하니까. 이 서류 가져가서 부모님 싸인 받아서 인감증명서랑 같이 보내주면 돼!”


싸인한 서류들을 챙기며 젊은 남자가 씨익 웃으며 말한다.

멋진 남자였다.


“청담식품 쪽에선 뭐래요?”


“황당해 하지. 자본금 600억짜리 회사 지분 10%를 10억에 달라고 했으니··· 그런데 니네 삼촌이라며? 그렇게 해도 돼?”


“해도 되죠. 사채도 막혔을텐데 이럴때 10억은 평소 100억이랑 비슷할텐데요 뭐.”


“선영아! 너 정말···”


남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태창은 원래 10억을 오선영 삼촌이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하고 그 조건으로 오덕규를 입사시키려고 했었다. 투자한 돈이니 어디 도망갈 것도 아니고.

그런데 오선영은 일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법인을 하나 세우고 그 법인 명의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바람에 지금 오선영의 아빠 친구의 아들이라는 멋쟁이 젊은 변호사 진경세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법인회사 설립과 투자 약정서, 그리고 주주 확인서까지. 법인 명의의 투자라 태창의 이름은 회자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 달라는 비밀유지확인 요청까지.


“아버님 건강하시지?”


진경세 변호사의 말에 오선영의 표정이 굳었다.


“아빠 이야긴 하지 말죠.”


오선영의 뜻을 알아차린 진경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 그래··· 내가 괜히.”


서류에 싸인을 하고 있던 태창은 두 사람의 대화에 자신도 모르게 귀가 기울여진다.


“너희 아버님··· 하하··· 어릴때 너희 집 놀러갈때마다 나를 특별히 귀여워 하셨지 사위삼겠다고 하셨는데··· 하하하, 니가 싫다고 결혼할 사람 따로 있다고 반대했었지. 이제 거의 다 컸네 선영이.”


“뭘 어릴때 농담으로 한 말로···”


뭐? 사위 삼아? 싸인을 하던 태창의 눈이 도끼눈이 되었다.


“너 정말로 오빠한테 시집올래? 그러면 오빠 여자친구 안 사귀고 기다려주고···”


[뚜둑!]


“엇? 뭐야? 태창아 왜 그래?”


“아, 아니··· 이게 이렇게 약할리가... 이, 이거 티타늄 합금 만년필인데.”


단단하기로 유명한 스위스제 티타늄 합금 만년필이 태창의 손에서 반으로 부러져 있었다.

놀란 진경세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태창을 바라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현실 무한성장 상태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2 쨉 하나만으로 24.04.02 2,325 46 14쪽
51 통합 일진 짱 +1 24.04.01 2,375 38 12쪽
50 그 새끼 잡아! +1 24.03.31 2,422 47 13쪽
49 NSSA +1 24.03.31 2,371 42 12쪽
48 4년전 기억 24.03.30 2,453 48 12쪽
47 수상한 남자 +2 24.03.29 2,549 43 13쪽
46 사이비 종교 +1 24.03.28 2,671 47 12쪽
45 생일 파티 +1 24.03.27 2,701 54 13쪽
44 하다 보니 +1 24.03.26 2,744 56 13쪽
43 은혜갚는 검사 +2 24.03.25 2,759 54 15쪽
42 각본대로? +1 24.03.24 2,772 52 13쪽
41 썩은 권력의 그물 +1 24.03.23 2,822 55 13쪽
40 조폭 조직이 갈려나가다 +4 24.03.22 2,817 53 13쪽
39 지옥에서 온 괴물 24.03.21 2,823 55 13쪽
38 이런 곰여우 새끼 +3 24.03.20 2,859 50 13쪽
37 오덕규가 사라졌다 +2 24.03.19 2,930 51 13쪽
36 끓어오르는 분노 +2 24.03.18 3,055 55 13쪽
35 조폭조직의 생리 24.03.17 3,148 55 13쪽
34 쌌네 쌌어! +3 24.03.16 3,187 51 13쪽
33 알아서 데려다 준다는데 24.03.15 3,309 52 13쪽
32 여자들의 세계 +3 24.03.14 3,370 59 13쪽
31 플레이어? 뭔데? +1 24.03.13 3,480 56 12쪽
» 이제 오선영이 무서워 +1 24.03.12 3,528 56 12쪽
29 약점없는 남자가 어딨어? +4 24.03.11 3,510 61 13쪽
28 무식하고 확실한 방법 +1 24.03.10 3,529 64 13쪽
27 불법도박장이 위험한 이유 +1 24.03.09 3,585 56 13쪽
26 타락의 끝 +2 24.03.08 3,852 61 15쪽
25 삑사리 +18 24.03.07 4,138 64 13쪽
24 뭐 이런 고2가 다 있나요? +1 24.03.06 4,231 65 17쪽
23 신랑이 예쁘고 신부가 너무 멋지세요 +10 24.03.05 4,502 6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