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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08:30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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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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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뭐 이런 고2가 다 있나요?

DUMMY

오래된 중국식당에 양복을 입은 남자 둘이 들어온다.

나이든 식당주인이 앞에선 남자를 힐끔 보고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선 두 손으로 내실쪽을 가르켰다.

남자는 알았다는듯 식당 주인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선 식당 안쪽으로 들어간다.

식당 안쪽에는 내실이 있었고 그 앞의 홀에는 위험해 보이는 덩치들 셋이 앉아 두 사람을 발견하곤 날카로운 눈빛을 번들거리고 있었다.

남자는 그들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았으나 남자 뒤의 덩치는 그 셋 못지 않은 살기 등등한 눈으로 세 명을 노려보며 인상을 쓰고 있다.


“여기 있어! 사고치지 말고.”


“네 회장님.”


남자의 말에 뒤따르던 덩치가 마치 유치원 아이처럼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90도로 숙인다.

날카로운 눈빛, 적의에 찬 살기, 팽팽한 긴장감으로 숨쉬는 것마저 불편할 정도였지만. 덩치는 안광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한명 한명 눈을 맞춰간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눈을 마주 보는 것만으로 오줌을 지릴 정도였지만 의자에 제 멋대로 앉은 세 덩치는 살기를 거두지 않고 서슬퍼런 눈으로 덩치를 바라봤다.


덩치가 가소롭다는 듯 한쪽 입 끝을 올리자. 남은 세 덩치가 눈을 파르르 떤다.


[뻐거거거걱.]


남자를 따라온 덩치도 목을 한번 깍고선 문앞의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다른 덩치들에게 마치 니들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몸짓이었다.

남자는 덩치를 한번 흘깃 보고 피식 웃고는 문 안으로 들어간다.


“아이구 오랫만입니다. 박회장님!”


“대기업 회장님 오셨네.”


“영광입니다.”


중국식 원형테이블에 앉아 있는 이들은 광망파의 유종걸, 미래채권의 성형광, 신속금융의 도상목이다.


“오랫만입니다. 다들 잘 지내셨지요.”


일도파의 두목 박동관이 인삿말을 던지고서 빈자리에 앉았다.


“덕분에 잘 지내죠. 나와바리를 언제 빼앗길지 몰라 전전긍긍하긴 하지만.”


60대의 검은 낯빛의 광망파 두목 유종걸이 투덜거리듯 말한다.


“비즈니스는 경쟁이니까 어쩔수 없죠. 너무 서운해 하진 마십시오.”


“경쟁도 좋고 비즈니스도 좋습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니까. 그런데 적당히 좀 하시지요. 우리 직원들 과로사 하겠습니다. 허허.”


50대 후반 도상목이 이재를 다루는 사채업자답게 부드럽게 할 말은 하면서 분위기를 다스린다.


“그럼요. 우리 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동료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동료라··· 그렇네요. 가끔 옆구리에 칼침 넣어주는 친절한 동료죠.”


유일한 40대였던 미래채권파 성형광이 가시돋친말로 빈정거린다.




***




정갈한 슈트를 입고 선글래스를 쓴 두 남녀가 중국식당 앞에 섰다.

여자는 짙은 화장에 갈색 머리였고 남자는 머리를 모두 뒤로 넘기고 구렛나루와 콧수염을 길렀지만 너무나 앳되어 보였다. 그 둘은 오선영과 강태창이었다.


두 사람은 식당 주차장에 흔히 볼수 없는 고급 세단차들이 주차해 있는 것을 확인하곤 서로를 마주보곤 고개를 끄덕인다.


중식식당으로 들어가자.


“저기 손님 들어오시면···”


나이든 식당주인이 말을 하려던 걸 여자가 손을 들어 막았다.


[또각 또각 또각.]


안쪽으로 들어가자 홀에 앉아서 딴짓을 하던 덩치들이 두 사람을 황당하다는듯 바라본다.


“당신들 뭐야?”


맨 나중에 들어온 덩치가 고개를 들어 그 둘을 노려보며 하는 말이다.

강태창이 그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선영을 향해 돌아선다.


“나 믿어?”


“······”


뜬금없다는 듯 썬글라스속 오선영의 눈이 강태창의 눈을 바라본다.


“나 믿냐고?”


“이것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뭐하는 거야?”


덩치중 한명이 소리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잠시 망설이던 오선영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오선영이 짠 시나리오에 다른건 문제가 없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두시간동안 붙어 있느라고 발동어를 외칠 시간이 없었다.


“어이! 거기 깔짝대지 말고 딴데로 가! 여기 얼라들이 노는 곳이 아니여!”


느긋하게 있던 덩치가 일어나 손사래를 쳤지만.

태창은 오선영의 양 귀를 두 손으로 막고서 조용히 중얼거린다.


“썬영아 싸랑한다스···”


“뭐래는 거야?”


“이것들이 정말··· 안 꺼져?”


그 모습을 본 덩치들이 어이 없다는듯 모두 몸을 일으켜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보고 싶다아!”


말과 함께 네명의 덩치를 향해 태창이 돌진했다.




***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무리한 일도파의 사업 확장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고 분위기가 잔뜩 험악해지고 있었다.

잠시 매서워졌던 눈을 갈무리한 박동관이 셋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무슨 일로 절 부른건지 말씀해주시지요.”


“네?”


“무슨 일이라니?”


“박회장님이 우릴 부른거 아니었나요? 안그래도 중국애들이 이쪽으로 들어온다고 그래서 그거 대책회의 하자고 부른건줄 알았는데···”


박동관이 눈을 치켜뜨더니.


“전 여러분들이 절 보자고 해서 여기 온 겁니다만.”


“네?”


“그럼 누가 문자를 보낸거죠?”


[쿵, 쿵! 콰직! 쾅!]


[아악! 끄윽! 이, 이것들이···]


[쾅! 콰직! 쾅! 쿵!]


갑작스럽게 문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모두 긴장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두목들이었다.


“어허 싸우지 말라고 했두만.”


“이놈들··· 눈만 마주치면 주먹질이야!”


두목들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보디가드들이 서로 싸움을 벌인걸로만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너무 큰 소리가 아닌가?


[콰아앙!]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리고.


“다 모이셨나?”


선글래스를 낀 낯선 남녀가 나타났다.


“다, 당신들은 누구요? 겨, 경찰이오?”


60대 유종걸이 바짝 긴장한채 말하자 박동관이 유종걸을 바라보며 인상을 쓴다.


‘고작 경찰이나 무서워하는 인사들이랑 함께 있다니.’


검은 슈트에 선그래스를 낀 젊은 남녀는 조폭 두목들을 쭈욱 훑어보더니 만족스러운듯 한쪽 입꼬리가 올리며 웃고 있다.


“등장이 요란해서 미안합니다. 당신들 부하님들이 못들어가게 막는 바람에.”


조폭두목들이 고개를 빼 열린 문 사이로 널부러져 있는 자신들의 부하들을 본다.


“히익!”


“헉!”


조직에서 넘버 원투를 다투는 보디가드들이 빨래줄에 걸린 빨래처럼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눈앞의 이 두 남녀는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소개가 늦었어요. 우린 UN 산하 국제범죄수사국 요원입니다.”


젊은 여자가 신분증을 보여주며 하는 말에 모두 어리둥절하다.


“뭐, 뭐라고요? 국제범죄 수사국. 그, 그게 뭐죠?”


“뭐, CIA, FBI 같은 건가요?”


“비슷합니다.”


젊은 여자가 반쯤 망가져 덜렁거리는 문을 억지로 닫고서 조폭 두목들을 돌아본다.


“여러분들을 이곳으로 모신건 저흽니다.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어서 모셨습니다.”


나란히 서 있지만 반발자국 뒤에서 보디가드처럼 팔짱을 끼고 선 태창은 오선영을 바라봤다.

처음 오선영이 이 계획을 말했을 때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었다.

사회 밑바닥에서 닳고 닳은 조폭 두목들을 속이는 일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것도 고딩 둘이서? 게다가 뭐? UN 국제범죄수사대?


‘그거 공무원 사칭이야!’


UN 직원을 사칭하는건 범죄라고 생각했다.


‘UN 직원은 대한민국 공무원이 아니야! 그리고 어디서 어떻게 확인할 건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고등학생 두명을 UN 직원으로 여겨줄만큼 조폭 두목들이 어리숙해?


‘일단 모아 놓으면 입구에 보디가드 몇놈이 대기하고 있을 거야! 우리가 들어가려고 하면 못 들어가게 하겠지, 니 능력이면 그놈들 때려눕힐 수 있잖아! 기선을 딱 제압하면 상황은 만들어지는 거지. 한 댓명 있을 텐데, 네가 제압할 수 있어? 없어? 그게 핵심이야!’


오선영이 그렇게까지 말했을때도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슈트를 입고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쓰고 선그래스를 낀 오선영은 키가 커서인지 고딩같아 보이지 않았다.

일부러 나이 들어 보이도록 목소리도 카랑카랑한 톤으로 바뀌어 있고.


태창도 선그래스에 구렛나루와 콧수염을 붙이니 한 열살쯤 나이들어 보이기는 했지만.

오선영의 말대로 입구에 있는 네명의 보디가드들을 제압해 버리니 두목들이 놀란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가짜 신분증 보다 더 확실한건 눈앞에 보이는 실력이니까. 조폭 두목 보디가드 네 명을 순식간에 제압한 이상 두 사람이 평범해 보이지 않을 터였다.


“거, UN 뭐요? 국제범죄조사국? 거기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잘못 짚으셨어요. 우린 광택시 발전위원회 회원들입니다. 친목모임이에요.”


성형광이 둘러댔지만 오선영은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뭐래? 조폭 놈들이··· 대우해주니까 장난치나?”


“뭐라고?”


“이 여자가 정말?”


유종걸과 도상목이 발끈하면서 말하자.


[쾅!]


도상목이 앉았던 의자가 뒤로 날라가고 강태창이 도상목의 목을 움켜잡았다.


“뭐, 뭐하는 거야? 끄윽.. 안 놔? 안 놔! 새끼야?”


그 순간 앉아있던 박동관, 유종걸, 성형광은 눈이 튀어나올듯 놀랐다.


“어? 어어어···”


“허억!”


저 호리호리한 젊은 남자가 100킬로그램이 넘는 도상목의 목을 한 손으로 잡고 들어올리고 있었다.


“어이! 주둥아리 조심해! 디지고 싶냐? 당장 그 모가지 꺾어줘?”


태창이 만들어낸 굵은 목소리로 목을 긁으며 말한다..


“컥, 커억 컥, 놔··· 끄윽.”


무시무시한 장면이었다.

그들 또한 소시적에 한 주먹했었지만 보디가드 네 명이 걸레가 된 모습을 봤고 지금 눈앞에 믿어지지 않는 장면을 보고 있다.

평범한 인간에게선 불가능한 압도적인 힘.

모두 기가 질려 버렸다.


“제임스 안돼요. 이번에 또 사람 죽이면 옷 벗어야 해요.”


“벌레 새끼 하나 더 죽인다고 뭐가 달라져?”


오선영이 나직한, 하지만 카랑카랑한 소리로 태창을 달랜다.


“제임스 참아요.”


그 말에 강태창이 도상목을 벽으로 집어던진다.


[콰앙.]


“하아악··· 하악.”


벽에 쳐박혀 볼썽 사나운 모습이지만 도상목은 숨을 다시 쉴 수 있다는 것이 기껍다는듯 헐떡거리고 있었다.


“앉아 새끼야! 디지고 싶지 않으면.”


태창의 말에 도상목이 재빨리 의자를 당겨 앉았다.

그 순간 모든 상황은 끝나버린 셈이었다.

오선영이 씨익 웃으며 파랗게 질려 있는 두목들을 돌아본다.


“계속 말장난 하고 싶으면 어떻게··· 수갑차고 우리 사무실 가서 국정원 애들과 검사 애들 불러다 놓고 말할까요? 말귀 알아들을거 같아서 왔는데··· 내 착각인가?”


‘와아···’


티를 안내려고 했지만 태창은 오선영의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혔다.

뭐 이런 고딩여자애가 다 있어? 나중에 뭐가 되도 크게 될 놈이었다.

이런 놈이 외교관이 된다면 공산주의 지도자 멱살잡고 세계통일 시키지 않을까?

떡볶이나 먹으며 애들하고 수다 떨만한 고 2 여자애가 조폭 두목들을 단숨에 기선 제압해 버렸다.


“그럼 뭡니까? 왜 우릴 보려고 한거죠?”


전국구 답게 일도파 두목 박동관이 진중하게 물었다.


“아마 아실 겁니다. 흑막회가 이곳 광택시로 진출하려고 준비중이라는 걸. 우린 흑막회를 주목해 왔어요. 여러분 같은 피래미들이 아니라···”


“피, 피래미.”


“허어 참···”


오선영의 말이 과격하긴 하지만 무시할 수 없었다.

흑막회, 삼합회의 하부조직, 그들과 비교하면 여기에 있는 조폭들은 다 피래미에 불과하니까. 흑막회에 비교하면 전국구일지라도 일도파는 조금 더 큰 피래미에 불과할 정도지.


“간단합니다. 우린 여러분을 도와 흑막회의 한국 진출을 막으려는 겁니다. 동남아쪽은 이미 삼합회에 잠식당해 정리가 불가능하지만 한국은 다르거든요. 한국이 뚫리면 일본 야쿠자에 멕시코 카르텔까지 그놈들이 일본과 미국, 남미 조직들과 손을 잡게 되거든요.”


그럴싸하게 급조한 스토리긴 하지만 나름 일리있는 논리였다.

하아 저건 공부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건데. 태창은 고개를 좌우로 꺾으면서 오선영을 바라본다.


“아시다시피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코리아타운이 퍼져 있습니다. 차이나 타운은 우범지역이라 이미 감시대상이지만··· 한국이 뚫리면 전세계로 마약이 유통되게 될 겁니다. 그럼 겉잡을수 없어요.”


“좋아요. 그럼 어떻게 놈들을 막겠다는 겁니까?”


“여러분들이 뭉쳐야죠.”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여러분들이 뭉쳐서 흑막회 놈들과 싸워서 광택시에 자리잡지 못하게 물리쳐야죠. 아니면 우리가 군부대 동원해요? 여러분도 흑막회가 광택시에 진출하는걸 막고 싶어하시잖아요. 아니에요?”


“허어···”


기가 막히다는듯 유종걸이 탄성을 터트리고.


“그런데 궁금한게 왜 우리를 도와주려는 겁니까? 그쪽 말에 의하면 우리도 조폭 범죄자라면서···”


“우리도 알거든요. 여러분은 고만고만한 범죄들이나 저지르니 그다지 심각하지 않죠. 게다가 여러분을 제거하면 뭐해요? 다른 조폭이 그 자리를 차지 할텐데. 그러느니 그냥 적당히 선만 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가 나서면 또 골치 아프거든요. 멕시코 카르텔 애들이랑 러시아 마피아 애들이 삼합회랑 손을 잡고 우리를 대항해 공동전선을 꾸릴수도 있어서···.”


그런건 어디서 알았대? 들으면 들을수록 눈앞의 여자가 오선영이 아니라 정말 UN 관계된 어떤 기관에서 나온 사람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화장도 진하게 했고.


“그래서 우리가 뭘 하면 됩니까?”


“시키는대로만 하세요.”


“험! 그건 좀. 우리가 그렇게···”


“왜? 싫어요?”


유종걸의 말을 끊고 오선영이 몰아치자 조폭 두목들은 서로의 눈치를 본다.


“우리가 그럴 힘도 없거니와··· 그쪽에서 시키는대로 따라야 할 이유도···”


“그럼 뭐 우린 빠질게요. 여러분들 끼리 알아서 하시던가? 아시지만 흑막회 놈들은 잔인합니다. 우린 뭐 흑막회 놈들이 여러분들을 다 정리하면 그때 흑막회만 상대하면 되겠네요.”


“······”


“······”


일리있는 말이었다. 어차피 소탕해봐야 다른 나쁜 놈들로 채워질 조폭들이 고만고만한 위험이라면 흑막회는 국제적인 위협이 되는 조폭이다.

안그래도 조폭 두목들이 모인 것은 흑막회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 모이는줄 알았던 것이다.


“뭐, 너무 걱정 말아요. 우리는 이 일만 정리하고 빠질 거니까. 여러분처럼 자잘한 조직까지 신경쓸순 없어서···”


‘자잘한 조직’이라는 말에 특히 강세를 넣어서 한 말이었다.

자존심은 상하지만 흑막회만 막으면 간섭하지 않겠다는 뜻 아닌가?

조폭 두목들 입장에선 나쁠거 없는 말이었다.


“흐음··· 그렇다는 말이죠?”


유종걸이 말과함께 주변을 둘러본다.

조심스럽게 눈빛을 주고 받는 조폭들은 나쁘지 않다는 것으로 결론이 모아진 것 같다.


“우리끼리 의논할 시간을 좀 주시겠소?”


“그러셔야죠. 우린 그럼 이만 물러 가겠습니다. 회의들 열심히 하시고. 추적당하지 않는 메신저 알려드릴테니 그쪽으로 결론을 알려주세요.”


오선영이 강태창에게 턱짓을 하며 돌아서려는 찰나.


“아 한가지! 아주 중요한 내용을 깜빡했네요.”


오선영이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돌아서며 말한다.

모두 놀라서 오선영을 바라본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미성년자를 조직원으로 쓰고 있는 조직이 있나요?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그건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겁니다. UN 아동인권 위원회에서 지금 광택시를 눈여겨 보고 있거든요.”


이 말이 핵심이었다. 지금까지 해 온 모든 말들이 이 말 한마디를 하려고 준비했던 것이다.


“그, 그게 무슨 소립니까?”


“우린 애들 데리고 그런짓 안해요.”


“정말요?”


오선영이 목소리를 진중하게 깔면서 말한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재빨리 정리 잘 하셔야 할 거에요. 조만간 대대적인 단속이 들어갈거고. 미성년자를 조직원으로 쓰는 조직은 가만 놔두지 않을 겁니다. 그건 마약 유통만큼이나 아니 그것보다도 훨씬 아주··· 아주··· 위험한 범죄행위거든요.”


“하하아, 거, 걱정 마십시오. 우, 우린 그런짓 안하니까요. 세상에 원 누가 애들을 데려다가···”


“에이 핏덩이들을 데려다가 어디다 써?”


조폭 두목들이 과도한 제스춰로 아니라고 발뺌들을 한다.


“좋아요. 그 말이 사실이어야 할 겁니다. 자 갑시다!”


오선영이 다시 태창에게 턱짓을 하더니 생각났다는듯.


“아!”


품안에서 5만원짜리 다발 하나를 꺼내 탁자로 던진다.


“이걸로 다친 애들 치료비하고 문 부서진거 보상하세요.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왕이면··· 다시 보지 말죠.”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한껏 벌리면서 오선영이 송곳니가 보이도록 웃더니.

태창에 앞서서 문밖으로 걸어간다.

태창은 반쯤 얼이 나가 있는 조폭두목들을 한번씩 바라봐주고선 오선영을 뒤따라 나갔다.

남은 조폭 두목들은 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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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알아서 데려다 준다는데 24.03.15 3,309 52 13쪽
32 여자들의 세계 +3 24.03.14 3,369 59 13쪽
31 플레이어? 뭔데? +1 24.03.13 3,480 56 12쪽
30 이제 오선영이 무서워 +1 24.03.12 3,527 56 12쪽
29 약점없는 남자가 어딨어? +4 24.03.11 3,509 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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