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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노트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사장에서 상위 1프로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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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리링
작품등록일 :
2024.03.04 12:21
최근연재일 :
2024.05.1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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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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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989

작성
24.03.2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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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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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11쪽

어쩌다 사장에서 상위 1프로 재벌 013

DUMMY

나이가 들어서 다시 하는 학교생활은 다소 유치하고, 재미가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재미가 있었다.


오랜만에 하는 옛 놀이들이 추억을 떠올리게 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경복아, 가자.”


수업이 끝나고 영수가 다가왔다.


“응, 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 밖을 나가던 중이었다.


운동장 한편에 있는 수돗가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한 아이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옆 반 아이 같은데...’


배고프지만 먹을 것이 없으니 물로 배를 채우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서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나 역시 그랬던 적이 있어서인지 차마 그 모습을 보고 외면할 수가 없자 발걸음을 멈춰 섰다.


“영수야, 잠시만.”


고개를 끄덕이는 영수를 뒤로하고 수돗가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아이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녕?”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물을 마시던 아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먼저 소개를 해야겠네.’


“나는 이경복이라고 해.”


고개를 끄덕일 뿐, 말 없이 여전히 나를 멀뚱히 쳐다보기만 하는 아이의 모습에 나는 이 아이가 낯가림이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가방 안에서 학교에서 받은 옥수수빵 하나를 꺼내어 건네며 말을 이었다.


“물 마시지 말고, 이거 먹어.”


아이는 배가 많이 고팠는지 거절하지 않고 옥수수빵을 받아들었다.


“너는?”


빵을 혼자서 다 먹을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되려 내 생각을 하며 묻는 아이의 모습에 나는 또 한 번 이 시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을 느꼈다.


“난 괜찮아. 아침을 많이 먹었더니 배가 안 고파서 말이야.”

“고마워.”

“맛있게 먹어.”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하고는 뒤돌아서서 가려니 아이가 말했다.


“난 김덕수야. 정말 고마워. 잘 먹을게.”

“응. 또 보자.”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영수에게로 갔다.


“가자.”

“응.”


저벅저벅.


함께 걷던 영수가 물었다.


“옥수수빵 미숙이 준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는데 배고파 보이길래. 미숙이는 다음번에 줘야지.”


아까 그 빵은 원래 미숙이게 주려고 했던 빵이었다.


미숙이가 옥수수빵을 잘 먹었던 기억이 나서 가져다주면 좋아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답에 영수가 가방 안에서 옥수수빵 하나를 꺼냈다.


“안 먹었어?”

“응. 오늘은 빵이 안 당기더라고.”


영수가 꺼낸 옥수수빵을 건네며 말을 이었다.


“자, 받아.”

“에이, 됐어. 너 이 빵 맛있다며. 갖고 이따가 먹어."

“오늘은 정말 먹고 싶지가 않아서 그래. 가서 미숙이 갖다 줘.”


먹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며 준다는 걸 알았기에 더는 사양을 하지 않고 빵을 건네받았다.


“고마워.”



***



가게 앞에 도착을 했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늘도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부쩍거렸다.


“왔구나.”

“네, 안녕하세요.“


그 사이로 영수네 아주머니와 인사를 하고 있으려니 어머니께서 다가오셨다.


“경복이 왔니?”

“네, 엄마.”


미소를 띠며 어머니의 말씀에 대답을 하고 있으려니 손님이 부르는 소리가 귓속에 스며 들어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근처에 있던 최희주 씨가 손님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네,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아이들이 먹을 메뉴 같은 건 없나요?”


이가네 닭갈비가 점점 번창을 하면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손님들이 늘어났다.


‘아이들이 먹을 메뉴?’


옆에 서 계시던 어머니께 물었다.


“엄마, 혹시 아이들이 먹을만한 메뉴를 찾는 손님이 또 있었어요?”

“응, 몇 번 있었어. 아 참! 그리고 먹을 메뉴를 찾는 건 아니었지만 맵다는 손님도 있었어.”


‘맵다라...’


“양념이 안 되어있는 건 주문이 얼마나 들어왔었어요?”


혹시라도 기존의 맛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양념이 안 되어있는 닭갈비도 함께 팔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주문이 한 번을 안 들어왔네.”


어머니께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셨다.


반면, 나는 고민이 들었다.


‘신메뉴를 만들어야 하나?’



***



며칠 후, 가게 근처에서 영수를 만났다.


“왔어?”

“응. 오래 기다렸어?”

“아니, 방금 왔어.”

“그랬구나. 들어가자.”


드르륵.


미소를 띠며 문을 열고 들어온 곳은 다름 아닌 이가네 닭갈비 근처에 있는 청요리 집으로 중국집이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주인과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어서 맞은편에 앉아있는 영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영수야, 먹고 싶은 거 맘껏 시켜.”


돌아와서 영수에게 근사한 밥 한 끼를 대접하고 싶었다.


이유는 지난날에 도움을 받고도 밥 한 끼 사준 적이 없기도 했고, 돌아와서도 함께해 주는 영수가 고마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웬만큼 여유가 생겼으니 영수에게 밥 한 끼를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짝 웃으며 말을 하려니 메뉴판을 보던 영수가 시선을 돌려서는 조용히 속삭였다.


“경복아, 짜장면이 너무 비싼데?”


돌아온 현재의 짜장면 값은 55원.


기껏해야 졸업식 날 딱 하루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이 시절 55원의 가치는 상당히 컸다.


하물며 평균 회사원 월급이 만원 정도였으니...


어떻게 보면 미래에서는 흔하게 먹을 수 있던 짜장면이 이 시절에는 고급 음식으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고른 건데...’


이 시절, 비싸서 쉽게 먹지 못한 음식이었기에 고른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근사한 한 끼를 영수에게 대접해 주고 싶었으니깐.


미소를 띠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괜찮아. 이 정도는 거든해. 맘껏 시켜, 영수야.”


말을 내뱉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던가?’


누군가에게 맘껏 시키라는 말.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괜스레 어깨가 으쓱해진다.


“이야~ 경복아, 멋지다.”

“멋지긴. 짜장면?”


고개를 끄덕이는 영수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여기 주문이요!”



***



후루룩-


젓가락을 집어서 짜장면을 먹더니 영수가 말했다.


“진짜 맛있다!”


가격을 보고 놀랬던 영수의 표정은 짜장면을 먹자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로 바뀌었다.


그 모습에 지난날 함께 치킨을 먹을 때가 떠올랐다.


‘나이를 먹어서나 어린 지금이나 맛있는 걸 먹고 웃는 모습이 똑같네.’


나이가 든 영수의 웃는 모습이 지금과 너무 똑 닮았기에 든 생각이었다.


“많이 먹어, 영수야.”


미소를 띠며 말을 하고는 나 역시 짜장면을 먹고 있을 때였다.


“이건 서비스~"


아저씨가 밝은 미소를 띠시며 군만두를 가져다주셨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테이블을 보니 짜장면에 이어서 탕수육에 군만두까지.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이야~ 군만두네. 맛있겠다!”


영수가 신이 났는지 군만두를 집어서는 바로 입으로 넣었다.


이어서 나도 군만두를 하나 집어서 입안으로 가져갔다.


바사삭.


‘바싹 구워서 나온 게 맛있네.’


영수와 함께 먹는 군만두는 미래의 치킨 못지않게 바삭함이 살아있었다.



***



“영수야, 서울 생활은 어때?”

“말해서 뭐 할까. 너무 좋다. 이래서 다들 서울, 서울 하나 봐.”


활짝 웃으며 말하는 영수의 모습에 문득, 지난날이 떠올랐다.


그때의 영수와 나는 서울이 전쟁터 같다고 말을 하곤 했었다.


하루하루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바쁘게 살아간다는 게 꼭 전쟁터 같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영수가 서울을 좋다고 말하고 나 역시 서울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 보니 이제는 우리가 살만한가 보다 싶었다.


미소를 띠고 있으려니 영수가 말을 이었다.


“고맙다, 덕분에 서울에서 살아도 보네.”


영수의 표정과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고맙긴. 내가 더 고맙지. 항상 함께해 줘서 고맙다.”

“친군데 당연한 거잖아 그건.”


영수의 말에 이번 생에도 영수와의 의리는 계속 이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 하하호호 웃으며 영수와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먹기도 어느덧 음식이 반쯤 사라져 갈 때였다.


중국집 주인과 직원의 대화소리가 귓속으로 스며 들어왔다.


“이거 큰일이네. 사람이 없어서. 소스 얼마나 남았지?”

“많이요.”


짜장면을 먹기 위해서 숙이고 있던 시선을 들고 가게 내부를 두리번거리려니 한참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이 휑했다.


‘아고...’


나도 장사를 해서 그런지 휑한 가게 안을 보자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하물며 시대마저 어려운 시절이니 그 안타까움은 더 크게 느껴졌다.


‘도와드릴까?’


미래지식을 이용한다면 어쩌면 중국집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섣불리 말이 안 나온다는 건 아무래도 괜한 오지랖 같기도 했고, 이가네 닭갈비 근처에 있는 가게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음식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경쟁사나 다름이 없었으니깐.


허나 이 생각은 금세 사라졌다.


‘어려울수록 서로 돕고 살아야지.’


여유가 생기니 누군가를 도와주는 데 있어서 많은 고민이 필요로 하지 않았다.


어쩌면 같은 메뉴가 아니었기에 그 고민이 짧았을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정리할 즘 영수가 물었다.


“경복아, 안 먹어?”

“먹어야지.”



***



“배부르다.”


영수가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설거지를 한 것처럼 그릇이 깨끗이 비어있는 것이 사주는 입장에서 뿌듯함이 밀려왔다.


“정말 맛있었다. 덕분에 잘 먹었어, 경복아.”

“잘 먹었다니 다행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후, 계산대 앞으로 갔다.


이어서 계산을 하며 입을 뗐다.


“아저씨, 음식이 너무 맛있더라고요.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요.”


미소를 띠며 아저씨가 거스름돈을 건네주시자 받고 있으려니 영수가 말했다.


“경복아, 나 화장실 좀.”


영수의 말에 아저씨께서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시려니 영수가 급했는지 다급하게 문을 열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반면, 나는 아저씨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저씨.”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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