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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색 물고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greater
작품등록일 :
2022.06.12 00:01
최근연재일 :
2022.06.18 23:1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231
추천수 :
80
글자수 :
131,130

작성
22.06.18 18:33
조회
47
추천
2
글자
9쪽

제29화 괴물

판타지 작품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 동행하는 즐거운 시간여행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DUMMY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복면의 사내가 방안으로 넘어지듯 들어왔다. 그의 대검이 손목을 빗나갔는지 소음 권총만 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그 복면의 사내는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어 매섭게 휘둘렀다. 그도 군용 단검을 들고 그 복면의 사내와 피 튀기는 싸움을 시작했다. 힘이 좋고 체력이 뛰어난 상임이사라 그런지 열세 몰린 그는 팔과 다리에 칼을 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그의 팔목을 제압하고 오른쪽 손에 든 칼로 그의 눈동자를 찌르려고 힘을 주었다. 그 상임이사의 칼끝이 점차 그의 눈동자를 향하여 다가 오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 상임이사의 뒤에서 ‘퓽- 퓽- 퓽-’하고 소음 권총을 쏘는 소리가 났다. 그 상임이사는 머리에 한 발 등에 두 발을 맞고 그대로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침대 밑에서 기어 나온 그녀가 위기에 처한 그를 구하려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소음 권총으로 격발을 했던 것이다.

그는 소음 권총을 쥔 채 떨고 있는 그녀를 껴안고 가만히 등을 두드려줬다.

“나를 구해준 건 바로 시연이다.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오늘 허망하게 죽고 말았을 거야. 고마워! 이제 다 끝났어!”

그가 공포에 질려 울고 있는 그녀에게 귓속말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

“내가 사람을 죽였어. 살인을 한 거야.”

“아냐. 시연이는 정당방위야! 사형수로부터 남편을 살리기 위하여 할 수 없이 소음 권총을 쏜 거니까.”

그의 말을 듣고 난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소음 권총을 바닥으로 툭 떨어뜨렸다. 너무 긴장해서 온몸에 힘이 빠진 탓이었다.

잠시 후에 경찰차가 오고, 탈옥한 사형수가 소음 권총을 들고 S그룹 회장의 저택에 침입하여 경호원들과 늑대개들을 죽인 사건을 마무리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들도 몰려와 사진들을 찍고 그녀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두 사람을 다 죽이려고 시도했던 상임이사가 그녀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지만, 그녀의 행위는 정황상 어쩔 수가 없었던 정당방위로 인정되었다.

상임이사는 머리에 총격을 받았지만, 뇌사상태가 되어 겨우 숨만 쉬었다. 그는 깨어나지 못하고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머물러 있었다. 운이 좋아 정신이 돌아온다고 해도 기억상실증에 걸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 거라고 담당 의사가 혀를 찼다. 그 말을 전해 듣고 그녀는 다소 안심을 했다.

아무리 악인이었지만, 상임이사가 그녀의 총격을 받고 생명을 잃었다면 평생 가슴이 아플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죽지 않았더라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아기처럼 산다면, 그저 정신이 죽은 자나 다름이 없다고 여겼다.

“기억이 하나도 없다는 건 그의 존재가 세상에서 지워진 삶이야. 하늘의 벌을 받은 거지. 그 자리에 당신이 없었다면 나도 저승길을 갔을 거야. 아니 일 초만 늦었어도 나는 죽었어.”

그가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그녀를 바라봤다.

“늘 불안과 공포를 가져오는 무서운 괴물이 갑자기 사라진 듯한 느낌이 들어요.”

“맞아! 이제는 마음 놓고 외출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행복하게 살자. 자기를 닮은 예쁜 딸도 낳고!”

그가 해맑은 얼굴로 시원하게 웃었다.


그녀의 친구들도 한꺼번에 몰려와 그녀를 걱정했다. 아무래도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생활이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그런 총격 사건은 일반 사람들은 평생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백 퍼센트였다.

그녀들은 거실에서 시연과 함께 차를 마시면서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너 정말 대단하다. 큰일을 해낸 거야.”

빨강머리가 존경심이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주시했다.

“맞아! 나 같았으면 공포에 질려서 침대 밑에서 숨을 죽이고 엎드려 있었을 거야.”

팬더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도 그랬을 거야. 그런 끔찍한 상황에서 난 사형수의 얼굴도 쳐다보지 못했을 거야. 어이구 상상만 해도 너무 무섭다.”

차이나댄서도 몸서리를 쳤다.

“그런 무서운 상황 속에서 내가 소음 권총을 들고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 내가 죽도라도 그 사람은 지키고 싶었거든.”

“맞는 말이다. 그게 사랑의 힘이지! 네가 그만큼 남편을 사랑하니까 가능했던 일이야. 난 그렇게 믿어.”

빵강머리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맙다. 내 인생길이 캄캄해도 어둡지 않은 이유는 언제나 나를 위한 희망의 등불이 되어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야. 변함없이 겸손하게 그리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열심히 살게.”

그녀가 눈시울을 적시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그녀들에게 전했다.

그녀들은 호박 마차 위에 앉아있는 신데렐라의 그림이 담겨 있는 액자를 그녀에게 선물했다. 동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그림이었지만, 어쩐지 자신의 이야기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이 그림은 누가 그린 건데? 너무 잘 그렸다.”

“누구겠냐? 네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지.”

빵강 머리가 시샘을 하듯 입을 삐죽거렸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화가가 아닌데.”

“사실 우리가 그림의 아이디어를 냈고, 실제로 그림을 그린 사람은 신혁 씨야. 절대로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네가 우리 친구니까 알려주는 거다.”

팬더곰이 앙증맞은 미소를 보이면서 애교를 떨었다.

“난 몰랐어. 신혁 씨가 화가인 줄은.”

“그랬을 거다. 몰래 그림을 그려서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거든. 우리들에게 절대비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해서 입을 다물고 있었지. 아마도 너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야. 요즘에는 몰래 네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던데.”

차이나댄서가 그녀에게 숨겼던 일을 낱낱이 고백했다.

“대단하다. 훌륭해. 그림이 너무 예쁘고 멋지지 않니? 이걸 당장 우리 방에 걸어 놓을 거야.”

그녀가 함박웃음을 보이면서 기뻐했다.

“이집에서 깨소금 냄새가 너무 난다. 남편없는 우리들은 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거든. 신혁 씨에게 좋은 신랑감 있으면, 우리들에게 소개해주라고 졸라봐. 우리도 날마다 고소한 깨소금 맛 좀 보게.”

빨강머리가 일부러 섹시한 미소를 흘려내면서 살갑게 부탁을 하자, 그녀들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깔깔거리며 웃음보를 터뜨렸다.


29.


3개월 후였다. 그녀가 신혁과 함께 상임이사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가 봤다. 아직도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지만, 상임이사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자신의 이름도 사는 곳도 왜 병원에 있는지도 모른 채. 상임이사는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손도 조금 움직이고 겨우 일어나 앉을 수도 있지만, 담당 의사의 말로는 어눌해져서 말도 하지 못하고 배변활동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병원에서 바라보니까 좀 불쌍하네요. 그토록 무섭던 상임이사가 저능아로 변한 것 같아서요.”

그녀가 차분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잠재의식이 일부러 저런 상태를 유지 시키고 있는 건지도 몰라. 기억이 돌아오고 건강이 좋아지면 다시 감옥행이거나, 법대로 사형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한 마디로 현재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이 된 거지.”

그는 지난날들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아직도 그를 경계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 시간 이동이 되어,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가 유령처럼 부활하게 될 것을 염려했던 탓이다.

과거로의 이동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유사한 고통과 위험이 계속 반복된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살아가면서 딱 한 번만 겪어야 할 고통과 위기가 과거로 이동되면서 반복된다면 그건 인생 지옥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과거로 이동하고 싶지 않아. 악랄한 상임이사를 다시 만나는 일은 없어야 해. 저 괴물의 손에 개처럼 죽고 싶지는 않아. 저 괴물은 반드시 죽어야 해.”

그가 흥분한 어조로 중얼거리다가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렸다.

돌이켜 보면 그를 별장 지하실에 가둔 자는 상임이사였다. 그곳에서 그는 하루 두 번 쓰레기 같은 밥을 먹어야 했고, 물도 없어서 세 컵 정도의 물로 목욕을 했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바퀴벌레들과 쥐들이 들끓는 곳에서 표본실에 해골처럼 말라버린 몸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쏟아냈던 일들이 머릿속을 부유하고 있었다. 만약 모친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곳에서 말라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그는 이를 갈았다.

“절대로, 무조건 과거로 이동을 해선 안 돼.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괴물 같은 상임이사가 부활하는 걸 용서할 수가 없으니까.”

그가 울화통을 터뜨리면서 마음속으로 미친 듯 고함을 쳤다.

“왜 그래요? 어디 아픈 것 같아 보이는데. 혈색이 너무 안 좋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그녀가 그의 팔을 붙들고 병원을 나오면서 걱정을 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운과 복도 많이 받으세요. 끝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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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30화 수첩 +2 22.06.18 67 3 11쪽
» 제29화 괴물 22.06.18 48 2 9쪽
28 제28화 대결 22.06.18 47 2 9쪽
27 제27화 오줌싸개 +2 22.06.18 53 2 9쪽
26 제26화 깊은 잠속으로 +2 22.06.17 50 1 9쪽
25 제25화 심장까지 닿아있는 줄 22.06.17 47 1 9쪽
24 제24화 푸른 물고기의 비밀 +2 22.06.17 52 1 9쪽
23 제23화 복수 +2 22.06.17 50 2 9쪽
22 제22화 북경으로 가다 22.06.17 46 1 9쪽
21 제21화 시간 이동 22.06.16 49 1 9쪽
20 제20화 파리의 에펠탑 22.06.16 45 1 9쪽
19 제19화 장례식장 22.06.16 48 1 9쪽
18 제18화 검은색 가방 22.06.15 50 2 10쪽
17 제17화 이화원의 공주 22.06.15 47 1 10쪽
16 제16화 하이에나 22.06.15 47 1 10쪽
15 제15화 음모 +2 22.06.15 57 2 10쪽
14 제14화 맛있는 아침 식사 22.06.15 53 1 10쪽
13 제13화 북경의 만두가게 22.06.14 69 1 10쪽
12 제12화 물물교환 22.06.14 76 1 10쪽
11 제11화 루마니아의 성 같은 건물 22.06.14 86 2 10쪽
10 제10화 욕실 22.06.14 94 1 10쪽
9 제9화 중국 사채업자들 22.06.14 87 1 10쪽
8 제8화 그녀의 친구들 +1 22.06.13 90 1 11쪽
7 제7화 나비 문신 22.06.13 101 1 10쪽
6 제6화 위기 22.06.12 103 1 10쪽
5 제5화 바이킹 +2 22.06.12 111 2 11쪽
4 제4화 그녀의 이름은 22.06.12 111 5 10쪽
3 제3화 편의점 +2 22.06.12 116 7 10쪽
2 제2화 지하실 +6 22.06.12 137 15 11쪽
1 제1화 푸른 눈동자 +4 22.06.12 195 1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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