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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색 물고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greater
작품등록일 :
2022.06.12 00:01
최근연재일 :
2022.06.18 23:1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221
추천수 :
80
글자수 :
131,130

작성
22.06.1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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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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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제10화 욕실

판타지 작품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 동행하는 즐거운 시간여행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DUMMY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작전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신혁은 가느다란 볼펜 하나를 단단히 움켜잡았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사흘이다. 일단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려보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별수 없이 비밀창고를 여는 수밖에 다른 대안은 없지 않은가?’ 하고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고민을 했다. 그는 모친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벨 소리가 두어 번 귓가에 들리더니 모친이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 나예요.”

“응! 무슨 일이냐?”

“급하게 돈이 필요합니다.”

“돈? 얼마나?”

“삼억 천만 원입니다.”

“뭐? 갑자기 그렇게 큰돈이 왜 필요한데?”

“이유는 묻지 마시고, 사흘 안에 그 돈을 빌려주실 수 있나요?”

“그건 좀 곤란하다. 너를 구해내느라고 비상금을 모두 썼고, 내 통장에는 잔고가 거의 없어. 한 일주일만 기다려준다면, 내 소유로 되어있는 건물 하나를 담보로 해서 지인들의 돈을 빌려올 수 있을 거야.”

“일주일은 안 됩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니? 상당히 급한 돈인 것 같은데.”

“내가 알아서 할게요. 이틀 안으로 아버지가 밤늦게 들어오는 날을 알려주시고, 저녁 시간에 현관문을 열어놓으세요.”

“너 그럼, 아버지 비밀창고에 손을 대겠다는 거냐?”

“내가 오죽하면 그러겠습니까? 어머니는 딱 한 번만 아들을 살려주는 셈 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시면 됩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습니다.”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네 아버지가 알게 되면 대노하여 너를 그냥 두지 않을 게다. 난 그게 염려가 되는구나.”

“염려하지 마세요! 나도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우고 빈틈없이 작전계획을 준비할 거니까요.”

그는 너무 긴장을 한 탓인지,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네 아버지는 내일 저녁에 일본에서 오신 바이어들과 디너파티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하지? 그럼, 내일 저녁에 집으로 올 거니?”

“예! 오후 7시 정각에 현관문을 열어놓으시고 집안과 밖에 설치된 CCTV를 모두 꺼주세요. 집에 있는 경호원들과 가정부도 내보내시고.”

“그래! 알았다. 조심해라.”

“내일 저녁에 뵙죠. 이만 끊겠습니다.”

그는 휴대폰을 껐지만, 이마 양옆과 목덜미에서 줄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오만 원짜리가 백 장씩 한 묶음으로 되어있으니까, 삼억 일천 만원이면 몇 개나 될까? 그래! 62개면 된다.’ 하고 그가 중얼거렸다. 새 돈이라 부피가 작으니까 적당한 크기의 가방 한 개만 가져가면 충분할 것 같았다. 무게로 계산해본다면 백 장은 110그램이다. 거기에 62를 곱하면 약 6.8킬로그램 정도가 된다. 양털처럼 희고 긴 털을 자랑하는 애완견 말티즈 두 마리를 합한 무게 정도였다. 렌터카 한 대를 빌려서 끌고 간다면 모든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될 거라고 그는 확신했다. 그는 머릿속으로 차분하게 상상을 해보았다. 먼저 집 대문 근처에 미리 승용차를 주차해놓아야 한다. 그다음은 미리 열려 있는 대문으로 신속히 들어간 후, 지하실에 있는 비밀창고를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준비해간 가방 안에 돈뭉치를 쓸어 담고 신속히 사라지면 그뿐이었다. 지하실 금고의 비밀번호가 노출되었다는 것을 부친이 전혀 모르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마음 놓고 금고 안에서 얼마든지 돈을 빼내 올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설령, 지하 금고 안에 누군가가 침입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어도, 부친이 그 사실을 경찰에 신고할 수는 없을 거라고 여겼다. 수백억 원의 비자금이 신 회장의 비밀창고 안에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걸, 부친도 원치 않을 거라고 확신했던 탓이다. 그는 그걸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안심이 되었다.

신 회장은 지하에 숨겨져 있는 비밀금고를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거라고 자만했지만, 그의 아내는 상당량의 금궤와 현금이 지하 금고에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다. 지하실 근처만 가도 지나칠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신 회장을 보면서, 그 안에 현금이 들어있는 걸 알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신혁은 그 대형금고를 단번에 열 수 있는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다는 것을 신 회장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더군다나 신혁이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가 여러 차례 현금을 몰래 꺼내어 쓰곤 했던 것도 신 회장은 전혀 깨닫지 못했다. 오히려 신혁은 신 회장 못지않게 금궤의 숫자와 쌓아놓은 오만원 권 다발의 부피까지 머릿속에 입력시켜 놓은 상태였다. 그는 손바닥의 손금을 보듯 지하실 금고를 훤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는 적어도 5분 안에 비밀창고 안으로 들어가 작업을 마치고 떠야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만에 하나 자신의 얼굴을 아는 누군가가 집으로 오게 된다면 큰일이었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일을 하는 첩보원처럼 빈틈없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신 회장이 외출을 했다가 늦은 밤에 들어오게 된다면, 자신의 계획은 차질 없이 성공으로 이어지게 될 거라고 여겼다. ‘문제없어!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하고 그가 눈동자에 힘을 주었다.


10.


시연이 갇힌 곳은 시내에 있는 호텔방이었다. 어느 호텔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욕실과 침대 두 개와 화장대와 작은 테이블 하나가 있는 깨끗한 룸이었다. 아무리 귀를 세우고 신경을 써도 특별한 소리가 나지 않는 밀실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그녀는 오금이 저리고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달달 떨고 있었다. 그대로 중국으로 끌려간다면 사창가나 술집으로 팔려 갈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탓이었다. 그녀를 납치한 사채업자들은 네 명이었다. 그런데 그놈들 중에서 한 놈이 땀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하면서, 시연에게 목욕을 하라고 야단을 치며 욕실로 그녀를 밀어 넣었다. 다른 놈들이 잠시 외출한 시간이라 다소 불안했지만,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어디서 사 왔는지 하얀 속옷과 국산 청바지와 푸른색 티셔츠 하나가 욕탕 선반 위에 놓여있었다. 예감이 이상해서 그녀는 얼른 샤워를 마쳤다. 그녀가 속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놈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눈동자가 욕정에 사로잡힌 들짐승처럼 이글거렸다. 그가 순식간에 바지를 벗어 던지곤 징그럽게 웃더니, 갑자기 그녀를 덮쳐왔다. 그녀가 반항하자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여 쓰러뜨리고 속옷을 찢어내더니 팬티까지 벗겼다. 심하게 흥분한 그가 헉헉거리면서 눈부시게 하얀 그녀의 양 다리를 좌우로 벌려놓고는 막 강간을 하려는 찰나였다. 정신이 번쩍 난 그녀는 뒤쪽에 놓여있던 샤워기의 헤드를 한 손으로 높이 들었다가 기합 소리를 내며 앞부분으로 그의 머리통을 향해 있는 힘을 다해 후려갈겼다. ‘퍽-’ 하고 둔탁한 소리가 나면서 그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곤 옆으로 쓰러졌다. 그의 머리에서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그는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았는지 그 자리에 쓰러져 기절하고 말았다. 그녀는 달달 떨리는 손으로 얼른 팬티를 주워 입었다. 바닥에 엎어진 그의 손가락들이 꼼지락거리자 그녀의 마음은 더욱 급해졌다. 그가 깨어나기 전에 탈출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긴박한 상황이 심장 속의 근육까지 떨리게 만들었다. 그녀는 허겁지겁 촌각을 다투며 청바지와 셔츠를 대충 입은 다음에 욕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잽싸게 현관문을 열고 마구 달리는 순간 뒷머리에서 불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찔한 현기증이 일어나면서, 그녀는 불과 5미터도 못 가서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사채업자 두목이 이상한 소리를 듣고 옆방에서 나오다가 도망치는 그녀를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룸 안에 숨겨두었던 청소용 마대 자루를 들고 쫓아와 그녀의 뒤통수를 호되게 가격했던 것이다. 그녀가 눈을 떠보니 다시 룸 안이었다. 뒷머리가 띵하고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한쪽 손으로 조심스럽게 뒤통수를 더듬어보니 부기가 심했지만, 다행히 피부가 찢어지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들은 그녀의 양다리를 박스용 테이프와 청테이프로 단단하게 감아놓았다. 절대로 도망을 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같았다.

그 사건으로 인해 사채업자 두목은 ‘3억짜리 물건에 손을 대려고 했던 나쁜 놈’이라고 하면서, 그녀를 강간하려고 했던 사내를 심하게 매질을 한 후에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그 두목은 그 사내 대신 중국인 아가씨 하나를 그 룸에 투입하곤, 줄곧 그녀를 감시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아마도 그 중국인 아가씨는 그들과 한 일행인 모양이었다. 가만히 뜯어보면 눈매가 날카롭고 어깨와 근육이 탄탄한 20대 후반의 젊은 아가씨였다. 공연히 어설프게 도망이라도 치다간 그들에게 잡혀 뼈도 추릴 수 없을 것 같다는 공포감이 밀려오기도 했다. 아침에는 밥 대신 빵과 우유를 주었고, 저녁이 되면 순대나 라면 혹은 군만두 같은 음식들을 테이블 위에 갖다 놓았다. 배가 고프면 알아서 먹으라는 뜻이었다. 초콜릿이나 과자 혹은 음료수 같은 것들도 종종 사다 주었다. ‘그동안 모아둔 돈을 전부 내어 줄테니까, 나를 좀 풀어주면 안 됩니까? 제발 나 좀 풀어주세요.’ 하고 애원을 해도, 그들은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녀를 무시했다.

샤워기2.jpg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운과 복도 많이 받으세요. 끝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작가의말

드디어 10화를 돌파했네요.


그림들은 시간이 되면 나중에 삽입하겠습니다. 


여기까지 함께 오신 독자님들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19일까지 30화 이상 계속 힘차게 써보겠습니다. 


좋은 날 되시길요!


설레는 마음으로 11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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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30화 수첩 +2 22.06.18 66 3 11쪽
29 제29화 괴물 22.06.18 47 2 9쪽
28 제28화 대결 22.06.18 46 2 9쪽
27 제27화 오줌싸개 +2 22.06.18 52 2 9쪽
26 제26화 깊은 잠속으로 +2 22.06.17 50 1 9쪽
25 제25화 심장까지 닿아있는 줄 22.06.17 47 1 9쪽
24 제24화 푸른 물고기의 비밀 +2 22.06.17 52 1 9쪽
23 제23화 복수 +2 22.06.17 50 2 9쪽
22 제22화 북경으로 가다 22.06.17 46 1 9쪽
21 제21화 시간 이동 22.06.16 48 1 9쪽
20 제20화 파리의 에펠탑 22.06.16 45 1 9쪽
19 제19화 장례식장 22.06.16 47 1 9쪽
18 제18화 검은색 가방 22.06.15 50 2 10쪽
17 제17화 이화원의 공주 22.06.15 47 1 10쪽
16 제16화 하이에나 22.06.15 46 1 10쪽
15 제15화 음모 +2 22.06.15 57 2 10쪽
14 제14화 맛있는 아침 식사 22.06.15 53 1 10쪽
13 제13화 북경의 만두가게 22.06.14 68 1 10쪽
12 제12화 물물교환 22.06.14 76 1 10쪽
11 제11화 루마니아의 성 같은 건물 22.06.14 86 2 10쪽
» 제10화 욕실 22.06.14 94 1 10쪽
9 제9화 중국 사채업자들 22.06.14 87 1 10쪽
8 제8화 그녀의 친구들 +1 22.06.13 90 1 11쪽
7 제7화 나비 문신 22.06.13 100 1 10쪽
6 제6화 위기 22.06.12 103 1 10쪽
5 제5화 바이킹 +2 22.06.12 110 2 11쪽
4 제4화 그녀의 이름은 22.06.12 111 5 10쪽
3 제3화 편의점 +2 22.06.12 116 7 10쪽
2 제2화 지하실 +6 22.06.12 137 15 11쪽
1 제1화 푸른 눈동자 +4 22.06.12 195 1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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