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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색 물고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greater
작품등록일 :
2022.06.12 00:01
최근연재일 :
2022.06.18 23:1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234
추천수 :
80
글자수 :
131,130

작성
22.06.17 23:07
조회
50
추천
1
글자
9쪽

제26화 깊은 잠속으로

판타지 작품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 동행하는 즐거운 시간여행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DUMMY

그는 모친이 살고 있는 저택으로 그녀를 데리고 들어갔다. 모친과 함께 살기를 그녀가 원했단 탓이다. 집이 너무 크고 썰렁해서 세 식구가 살아도 충분한 공간이 널려있는 집이었다.

그가 그녀와 더불어 대문에 들어서자 그 집을 관리하는 집사와 식당을 전담하는 아주머니가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 그리고 네 명의 경호원들이 그들에게 정중한 태도로 인사를 했다. 그의 모친도 달려나와 그들을 반겼다.

“신혼여행은 잘 다녀온 거냐? 시연이도 건강해보이니 너무 좋구나.”

그녀의 모친이 살갑게 그녀를 도닥이며 반가워했다.

“어머님 덕분에 신혼여행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여러모로 애써주시고 배려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그녀가 상냥한 말투로 인사를 그의 모친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

“이제 어머니랑 함께 살게 되어서 마음이 편안하네요.”

“그래. 나도 너무 좋다. 이렇게 대궐 같은 집에서 혼자 잠을 자니까 좀 무섭기도 해. 더군다나 상임이사가 탈옥을 했는데, 아직도 잡히질 않았다니..... 불안해서..... 그놈이 또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 내가 경호원들을 네 명이나 채용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다소 떨렸다.

“잘하셨어요. 실은 나도 파리에서.....”

그가 파리에서 상임이사를 만나 죽을 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자, 시연이 그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 그런 말을 해서 시어머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말라는 사인이었다. 그는 얼른 말을 바꿔서 파리에서도 모친을 생각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둘러댔다. 아무래도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해서 모친이 더욱 불안해하고 겁에 질린 상태가 되는 걸 원치 않아서였다. 그저 유럽 여행을 하면서 너무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다는 말만 모친에게 했다. 그는 편안한 얼굴로 연실 웃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어둠이 깔린 무덤 안처럼 불안과 공포가 느껴졌다. 서울에 도착한 것을 알게 되면 상임이사가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에게 테러할 것이 뻔해서였다. 그것이 밤이나 새벽이 될 것인지 아니면 대낮에 아예 시내에서 일어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그자의 성품으로 볼 때,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그들 앞에 나타날 것만 같아 그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었다. 그는 침대 밑에 몽둥이와 아이언 골프채를 감춰놓았다. 책상 서랍에도 군용 대검과 칼들을 넣어두었다. 혹시 상임이사가 경비원들을 죽이고 실내로 들어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는 능히 그럴만한 위인이라고 여기고 신혁은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다. 각 방과 거실과 현관문과 대문 쪽에도 몰래카메라들을 설치하여 수시로 방안의 모니터를 통해서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나운 늑대개들도 한 마리가 아니라 다섯 마리를 풀어놓아서 그 저택에 침입하는 자를 단번에 차단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여보! 이제는 안심해도 돼. 상임이사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겹겹이 쌓인 방어벽을 뚫고 내실까지 들어오진 못할 거야. 일차는 몰래카메라이고 이차는 늑대개들이고 삼차는 무장한 경호원들이 막을 거야. 그러니까 안심해.”

그가 그의 아내에게 자신 있는 목소리로 큰소리를 쳤다.

“그놈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역으로 그놈이 있는 곳을 찾아내서 생포하는 게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

그녀가 큰 눈동자를 깜빡이면서 입을 열었다.

“그렇긴 한데, 그놈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길이 없고, 언제 우리들을 급습할지 모르니까 방어벽부터 친 거야. 아무래도 방탄복을 구해서 입어야 할 것 같아.”

“방탄복이요?”

“음! 그놈은 총을 갖고 있잖아. 그러니까 외출할 때 단거리에서 총격을 가할 가능성이 크니까. 만약에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하자는 거지. 요즘에는 가볍고 표식이 안 나는 방탄복도 있어.”

“그러게요. 집은 거의 백프로 안전한 것 같은데, 시내로 나갈 때가 문제입니다.”

“당분간 그놈이 잡힐 때까지 사설 경호원들을 채용하려고 해. 외출을 할 때도 당신이나 나나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아야 될 것 같아.”


26.


그들은 일주일 동안 거의 잠을 못 자고,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불안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하지만 상임이사는 그 저택 안으로 침입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일단 몰래 카메라가 설치 되었고, 사나운 개들과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는 저택이라 함부로 시도를 하지 못한 것 같았다. 혹시 프랑스에서 빠져나오질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다가 그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충분히 무슨 짓을 해서라도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인물이라는 걸 그가 알고 있었던 탓이다.

그렇게 두 달이 흘러가자 그들은 상임이사를 까맣게 잊어가고 있었다. 직업도 없으니 상임이사가 밥 먹고 살기에 바빠서 무슨 복수까지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나쁜 짓을 하다가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기도 했다. 그들의 뇌리에서 상임이사는 점점 흔적도 없이 사라져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경호원들도 할 일이 없어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커피를 배달시켜서 먹는 일이 많았다.


그는 그녀의 생일날 오성 호텔의 룸 하나를 빌려서 파티를 하기로 했다. 그는 그녀와 단둘이 오붓하게 파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세 명의 절친들을 불러서 파티를 하자고 우기는 바람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이왕이면 그녀가 원하고 좋아하는 쪽으로 스케줄을 잡기로 그는 이미 마음으로 다짐을 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남편이 신혁이었다.

그는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한강이 보이는 쪽으로 룸을 잡았다. 저녁을 겸한 파티라 다양한 메뉴들이 긴 테이블 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라 그런 건지, 그녀의 친구들도 말끔하고 세련된 정장을 하고 룸안에 나타났다. 그들은 테이블 주변에 둘러 앉아 신혼여행길에서 겪었던 일들을 회상하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푸짐한 요리들이 입맛을 돋우었고, 격에 어울리는 잔잔한 클래식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비싼 고급요리들이니까 맛있게 많이들 드세요!”

그가 그녀들을 둘러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반갑다. 내 생일축하 파티이지만 너희들도 보고 싶고 해서 내가 신혁 씨께서 부탁을 했어. 그러니까 실컷 먹고 놀다 가면 돼. 부담없이.”

그녀가 미소 띈 얼굴로 그녀들을 바라봤다.

“그런데 멘트가 길어지니까, 은근히 부담이 된다. 마치 왕궁에 초대된 무슬이 같은 느낌이랄까.”

빨강머리가 포도주를 마시면서 그녀를 천천히 눈여겨 살펴봤다.

“왜 우라가 무슬이냐? 신데렐라의 친구들이지.”

“대기업의 사모님이라도 우리 앞에선 그냥 코흘리개 친구다. 안 그러냐?”

차이나댄서가 좋은 날인데 신나게 춤이나 추자고 했다.

“맞습니다. 난 자금 대기업의 회장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으로 여기 앉아있는 겁니다. 아내의 친구들라면, 당연히 나는 여러분들의 절친입니다. 나도 같이 끼워줄 거죠? 하하하!”

“옳소! 역시 시연이 남편은 최고야!”

차이나댄서가 손바닥을 치면서 즐거워했다.

“여보! 고마워요! 사랑합니다.”

그녀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그의 눈동자를 사랑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그가 마술처럼 양복 안쪽에 숨겨두었던 붉은 장미 한 송이를 꺼내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키쓰해! 키쓰해! 키쓰해!”

그녀의 친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외쳤다.

그는 그녀를 포근하게 감싸 안고 따뜻한 마음으로 길게 키쓰를 했다. 부드럽고 황홀하며 기분 좋은 자릿한 느낌이 밀물처럼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그녀의 친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그들은 떠들고 노래하며 춤추는 파티를 마친 후에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모두 술에 약간 취해 있어서, 직접 운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녀의 친구들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간다며 먼저 호텔을 빠져나갔다.

그는 운전을 할 수는 있었지만, 음주를 한 상태라 주차요원에게 부탁하여 대리기사를 불렀다. 그녀도 약간 어지럽다는 듯이 이마에 손을 대고 비틀거렸다.

“여보! 대리기사 불렀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집에 가서 쉬면 괜찮아질 거야.”

그가 그녀를 주시하면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졸린 건지 알 수가 없네.”

그녀가 비음이 섞인 말투로 몸을 휘청거렸다.

“나도 졸려. 포도주가 독한 건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기운이 없는 거지.”

그도 좌우로 흔들리는 몸을 겨우 지탱해가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대리기사가 오자 그들은 뒷좌석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그는 대리기사에게 내비게이션에서 우리 집을 찍고 출발하라고 했다.

시동이 걸리고 그의 승용차가 출발했다. 하지만 그들은 몸이 피곤했던 탓인지 서서히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운과 복도 많이 받으세요. 끝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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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8 ji******..
    작성일
    22.06.17 23:35
    No. 1

    30화까지 앞으로 4화 남았네요!
    진심과 열정으로 홧팅홧팅입니다앗!!! ^0^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gr*****
    작성일
    22.06.17 23:43
    No. 2

    넵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삭막하고 고독한 광야길에서 후원자를 만난 기분입니다.

    열심히 정주행 하겠습니다. 복받으실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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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6화 깊은 잠속으로 +2 22.06.17 51 1 9쪽
25 제25화 심장까지 닿아있는 줄 22.06.17 47 1 9쪽
24 제24화 푸른 물고기의 비밀 +2 22.06.17 52 1 9쪽
23 제23화 복수 +2 22.06.17 50 2 9쪽
22 제22화 북경으로 가다 22.06.17 46 1 9쪽
21 제21화 시간 이동 22.06.16 49 1 9쪽
20 제20화 파리의 에펠탑 22.06.16 45 1 9쪽
19 제19화 장례식장 22.06.16 48 1 9쪽
18 제18화 검은색 가방 22.06.15 50 2 10쪽
17 제17화 이화원의 공주 22.06.15 47 1 10쪽
16 제16화 하이에나 22.06.15 47 1 10쪽
15 제15화 음모 +2 22.06.15 57 2 10쪽
14 제14화 맛있는 아침 식사 22.06.15 53 1 10쪽
13 제13화 북경의 만두가게 22.06.14 69 1 10쪽
12 제12화 물물교환 22.06.14 76 1 10쪽
11 제11화 루마니아의 성 같은 건물 22.06.14 87 2 10쪽
10 제10화 욕실 22.06.14 94 1 10쪽
9 제9화 중국 사채업자들 22.06.14 87 1 10쪽
8 제8화 그녀의 친구들 +1 22.06.13 90 1 11쪽
7 제7화 나비 문신 22.06.13 101 1 10쪽
6 제6화 위기 22.06.12 104 1 10쪽
5 제5화 바이킹 +2 22.06.12 111 2 11쪽
4 제4화 그녀의 이름은 22.06.12 111 5 10쪽
3 제3화 편의점 +2 22.06.12 116 7 10쪽
2 제2화 지하실 +6 22.06.12 137 15 11쪽
1 제1화 푸른 눈동자 +4 22.06.12 195 1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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