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gr*****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색 물고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greater
작품등록일 :
2022.06.12 00:01
최근연재일 :
2022.06.18 23:1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232
추천수 :
80
글자수 :
131,130

작성
22.06.12 23:19
조회
103
추천
1
글자
10쪽

제6화 위기

판타지 작품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 동행하는 즐거운 시간여행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DUMMY

“그렇다면 바이킹 정도는 하나도 무섭지 않겠네요? 그런데 낯빛이 왜 그렇게 어두워졌습니까? 어디 아픈 건 아니죠?”

“괜찮아. 시연이가 바이킹 타다가 진짜 놀라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생겨서 그런 것 같아.”

“난 무섭지 않아요. 내 옆에 신혁씨가 있는데 뭐가 두렵겠습니까?”

그녀가 당찬 목소리로 말을 하자, 그는 기분이 좋다는 듯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바이킹을 타면서 그는 비명소리가 나오는 것을 참느라고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의외로 그녀는 큰 웃음소리를 내면서 즐거워했다. 그녀의 옆모습을 훔쳐보면서 그도 웃으려고 했지만 웃음이 나오질 않았다. 다만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작은 삶의 행복이 무엇인가를 비로소 마음속으로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와 더불어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아도 후회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천생연분이란 것이 이런 걸까? 난 너만 있으면 어디에 있든지 마음이 든든하고 행복해.’하고 그는 마음속으로 고백했다. 그 순간만큼은 바이킹의 공포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그는 바이킹을 탄 후에는 야생동물들이 사는 사파리로 자리를 옮겼다. 온종일 경악과 기쁨으로 채워진 그녀의 얼굴과 몸짓을 몰래 감상했다. 그는 세상에 태어나 가장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웃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기쁨을 그 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 그건 여행중에 마치 맛이 기가 막힌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아-’ 하고 진정성 있는 탄성을 지를 때 마냥, 잔잔하게 온 세포로 퍼져가는 행복감이었다. 그는 머릿속이 전부 향기로운 아름다운 꽃들과 하트 모양의 달콤한 초콜릿으로 쉼 없이 채워지고 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에 한없이 빠져들었다. ‘이런 게 사랑에 푹 빠진 시인의 감성일까?’하고 그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느새 마음이 서로 소통될 수 있는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가진 연인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버스 정류장 앞에서 헤어지질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서로 눈동자를 바라보며 손을 꼭 잡은 채 서 있는 연인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언젠가 도로변에서 본 연인들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전철 역 앞에서 서로 포옹을 한 채 오래도록 눈을 감고 있는 아름다운 연인들의 모습도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때 그걸 보면서 ‘대낮에 무슨 드라마 찍냐? 미친 연놈들!’하고 속으로 욕을 하면서 지나갔던 때를 미안하게 여겼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 보니 그런 장면들이 그토록 아름답고 애절하게만 느껴졌다.

‘내가 너를 진짜 사랑하고 있나 보다. 진심 어린 가슴으로!’ 그가 마음속으로 그녀에게 짧은 고백을 했다.

사실 그녀도 그와 흡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하는 인생길이라면 사막이나 히말라야 산속이라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힘차게 걸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중국에 있는 할머니에게도 자신의 남자친구를 소개하고 싶었다. ‘내가 신혁씨를 할머니에게 소개하면, 뭐라고 하실까? 아마도 무척 기뻐하실 거야. 한국에서 든든하고 멋진 남자친구까지 생겼으니, 넌 하늘의 복을 받았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실 걸!’ 그녀는 마음속으로 혼자 중얼거리다가 엷은 미소를 입가에 그려냈다.


사파리 구경을 하면서 그녀는 연실 탄성을 지르며 호들갑을 떨었다. 생전 처음 구경한다는 호랑이나 사자들과 치타 같은 맹수들과 긴 목을 자랑하는 기린들과 엉덩이가 붉은 원숭이들을 보면서 그녀는 개구리처럼 팔짝팔짝 뛰면서 즐거워했다. ‘시연이가 이렇게 좋아하는 줄 진작 알았다면, 내가 놀이동산이나 동물원 같은 곳을 자주 다녔을 텐데.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든다.’라고 그는 내심 후회를 했다. 이제 그의 고민은 어떻게 해야 그녀에게 기쁨과 웃음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사랑의 에너지가 그의 사고력에도 색다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인가. 그는 실연을 당한 연인들이 그 어마어마한 정신적인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을 하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만에 하나 그녀가 영원히 그의 곁에서 사라진다면, 그 자신도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어질 것만 같았다. 그는 부정적인 잡념들을 털어내려고 고개를 좌우로 휘저었다. 그녀와 헤어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도, 일어날 수도 없을 거라고 단언하며,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촉이 그의 손바닥을 자극했다.


그들은 사파리에서 나와 가까운 곳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녀는 그와 더불어 돈가스 정식을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그의 주머니에서 팝송이 들려왔다. 누군가가 그에게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긴장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내어 들었다. 그의 모친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아! 어머니! 나예요.”

“너 지금 어디에 있는 거냐? 집 전화를 안 받는 걸 보면, 밖에 있는 것 같은데.”

그의 모친이 목소리가 흔들렸다.

“하도 답답해서 외출을 했어요. 오늘 처음으로.”

“뭐어? 신혁아! 내가 외출은 안 된다고 그렇게 타일렀는데, 어쩌자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거냐? 어서 속히 집으로 오너라. 내가 너 주려고 가져온 음식들도 있고, 옷가지들도 챙겨왔다. 너 혹시 시내에 있는 거니?”

“사실은 용인에 와 있어요.”

“뭐....... 뭐야? 너 지금 용인에 있다고 한 거냐? 혹시, 여자 친구하고?”

“예!”

“이 녀석아! 너 정신이 있는 거냐? 잘못하면 너는 물론이고 네 여자 친구도 납치당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런 말이 입에서 나와? 너 무슨 배짱으로 그러는 거니? 딴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집으로 냉큼 와! 나도 10분 후엔 연립주택 앞에 도착하게 될 테니까.”

화가 난 모친의 음성이 휴대폰의 스피커에서 귀가 따갑게 울려나왔다.

그는 알았다고 하면서 휴대폰을 껐다. 하필이면 그의 모친이 연립주택으로 찾아오는 바람에 미리 짜놓은 하루의 스케줄이 뒤죽박죽이 되고 말았다. 그의 입장에선 모친의 전화를 받았으니 속히 돌아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뭐라고 그녀에게 변명을 해야 할 것인지 앞이 캄캄해졌다. 그렇다고 콩이야 팥이야 자신의 입장을 낱낱이 그녀에게 털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가 전화를 받은 후부터 어쩐지 불편한 모습으로 간신히 식사를 하는 걸 지켜보면서, 그녀는 뭔가 심상찮은 일이 그에게 생겼음을 금방 눈치챘다. 아마도 그의 모친이 집으로 오라고 호통을 친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입을 열었다.

“신혁씨! 미안해서 어쩌죠!”

“뭐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오늘 오후에 중요한 약속이 있었어요. 네 시에 중국 친구들과 만나기로 선약을 했었거든요. 늦지 않으려면 지금 가봐야 하는데......”

그녀가 그의 눈치를 살피며 하는 말이었다.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중요한 선약이라면 지금 집으로 돌아가야지.”

“신혁씨에게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괜찮아! 실은 나도 가봐야 해. 모친께서 나를 만나려고 오시는 중이야. 아마 연립주택 앞까지 거의 다 오신 모양이던데.”

“어머! 모친께서요? 그럼, 우리 다음 기회에 다시 오기로 하고 어서 돌아가요.”

“그렇게 하자. 좀 아쉽긴 하지만, 다음에 올 땐, 아침 일찍 와서 밤늦게까지 실컷 놀다 가자. 질리도록.”

“가요! 신혁씨! 그래도 오늘은 참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너무 고마워요. 나한테 이토록 신경을 써주시고.”

그녀가 어두운 얼굴로 불안해하는 그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6.


조폭두목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업을 확장하여 좀 더 영역을 넓히려고 다른 조직의 보스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요란한 벨소리가 나자 조폭 두목은 얼른 안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들었다.

“나 지금 좀 바쁘다. 무슨 일이냐?”

“큰 형님!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뭘? 너 혹시?”

“예! 신 회장의 아들이 지금 여자 친구와 함께 용인 포에버랜드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우리 용인지부에 연락해서 그놈을 잡아 와! 얼른 신속히 움직여! 지금은 아마도 밥 먹을 시간이니까, 거기에 있는 레스토랑과 식당을 먼저 찾아보라고 해! 몽타주나 사진도 구해서 휴대폰으로 쏴주고!”

조폭 두목이 언성을 높였다.

“알겠습니다! 큰형님!”

휴대폰에서 긴장한 부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신혁이 그녀와 더불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날 무렵이었다. 검은 양복을 입은 십여 명의 젊은이들이 레스토랑 안을 두리번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급하게 누군가를 찾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거친 행동들이 그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들 중에는 별장에서 신혁에게 식판을 건네주던 젊은 조폭 조직원도 끼어있었다. 그는 그녀의 선글라스를 빼앗아 얼른 쓰고는 양 볼에 적당하게 바람을 넣어 살이 통통하게 찐 사람처럼 보이도록 위장을 했다. 지하실 창고에서 바싹 마른 얼굴로 지냈기 때문에 쉽게 자신을 알아보지는 못할 거라고 여겼다.

바이킹2(푸른색 물고기).jpg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운과 복도 많이 받으세요. 끝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푸른색 물고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제30화 수첩 +2 22.06.18 67 3 11쪽
29 제29화 괴물 22.06.18 48 2 9쪽
28 제28화 대결 22.06.18 47 2 9쪽
27 제27화 오줌싸개 +2 22.06.18 53 2 9쪽
26 제26화 깊은 잠속으로 +2 22.06.17 50 1 9쪽
25 제25화 심장까지 닿아있는 줄 22.06.17 47 1 9쪽
24 제24화 푸른 물고기의 비밀 +2 22.06.17 52 1 9쪽
23 제23화 복수 +2 22.06.17 50 2 9쪽
22 제22화 북경으로 가다 22.06.17 46 1 9쪽
21 제21화 시간 이동 22.06.16 49 1 9쪽
20 제20화 파리의 에펠탑 22.06.16 45 1 9쪽
19 제19화 장례식장 22.06.16 48 1 9쪽
18 제18화 검은색 가방 22.06.15 50 2 10쪽
17 제17화 이화원의 공주 22.06.15 47 1 10쪽
16 제16화 하이에나 22.06.15 47 1 10쪽
15 제15화 음모 +2 22.06.15 57 2 10쪽
14 제14화 맛있는 아침 식사 22.06.15 53 1 10쪽
13 제13화 북경의 만두가게 22.06.14 69 1 10쪽
12 제12화 물물교환 22.06.14 76 1 10쪽
11 제11화 루마니아의 성 같은 건물 22.06.14 86 2 10쪽
10 제10화 욕실 22.06.14 94 1 10쪽
9 제9화 중국 사채업자들 22.06.14 87 1 10쪽
8 제8화 그녀의 친구들 +1 22.06.13 90 1 11쪽
7 제7화 나비 문신 22.06.13 101 1 10쪽
» 제6화 위기 22.06.12 104 1 10쪽
5 제5화 바이킹 +2 22.06.12 111 2 11쪽
4 제4화 그녀의 이름은 22.06.12 111 5 10쪽
3 제3화 편의점 +2 22.06.12 116 7 10쪽
2 제2화 지하실 +6 22.06.12 137 15 11쪽
1 제1화 푸른 눈동자 +4 22.06.12 195 1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