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gr*****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색 물고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greater
작품등록일 :
2022.06.12 00:01
최근연재일 :
2022.06.18 23:1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235
추천수 :
80
글자수 :
131,130

작성
22.06.15 17:10
조회
57
추천
2
글자
10쪽

제15화 음모

판타지 작품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 동행하는 즐거운 시간여행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DUMMY

그녀는 계속해서 말대꾸를 했다간, 도무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험악한 상황이 전개되자, 창백한 입술을 꾹 다물고 말았다. 아무래도 아들에게 여자가 생긴 모양인데, 어쩐지 결혼은 물 건너간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마른침을 힘겹게 삼키다가 여러 번 재치기를 해댔다.


신 회장이 아들의 결혼까지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놓은 걸 보면, 앞으로 부자지간에 피를 튀기는 혈전이 벌어질 것만 같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가슴이 무엇에 심하게 맞은 것처럼 아픈 통증이 느껴졌다. 결혼문제로 심각한 다툼이 생길 것만 같았다.

그녀가 한마디라도 더 했다간 무슨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식탁 위에 흐르고 있었다.

신 회장은 두어 번 숟가락으로 국을 떠먹다가 인상을 쓰더니 곧바로 수저를 테이블 위에 팽개쳤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떨어진 수저를 보고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가정부가 얼른 달려와 허리를 숙여 수저를 챙겼다.

신 회장은 화가 잔뜩 난 얼굴을 감추지 못한 채, 밥을 먹다 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화기를 씻어내지 못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곤, ‘아들놈 하나 있는 게, 내 속을 파먹고 있으니!’라고 중얼거리면서 현관 밖으로 나갔다.


감미로운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 실내에서 신혁과 시연은 서로 마주 보고 앉아있다. 작은 테이블 위에 커피잔 두 개를 올려놓고, 그는 그녀와 더불어 원두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복잡한 걱정거리들을 남김없이 털어버리고, 그곳에서 그녀와 보금자리를 틀고 싶은 마음이 불같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래도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려면 먼저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옳다고 여겼다. 그녀와 결혼을 해서 날마다 아주 살갑게 스킨 십을 하고, 향이 좋은 차를 마시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음악 감상을 하는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다가 그는 입가에 황홀한 미소를 그려냈다. 그녀가 ‘후르륵-’ 하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소리를 내자, 그가 정신을 차리곤 두 눈을 번쩍 떴다.

“시연아! 우리 결혼하면 여기서 신혼생활을 시작하자.”

“그렇게 되면 신혼집을 따로 구할 필요도 없고, 좋겠죠. 하지만 결혼은 둘이서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먼저 신혁 씨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그녀가 커피잔을 가만히 내려놓으면서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 봤다.

“그렇긴 한데. 사실은......”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혹시 부친께서?”

“맞아! 어머니는 반대를 안 하실 것 같은데, 아버지는 절대로 고집을 꺾지 않으실 것 같아서 걱정이야.”

“아버지를 설득시키면 되잖아요.”

“뭐? 우리 아버지를?”

“예. 그게 힘들면 내가 신혁 씨 아버님을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해 줘요. 내가 직접 아버님을 설득해볼게요.”

“그건 안 돼!”

“왜요?”

“우리 아버지는 보통 사람들과 달라. 절대로 남의 말을 받아들이질 않지. 오히려 자신의 뜻을 이루려고 상상외로 큰 사건을 저지를 수도 있는 그런 분이야. 함부로 나서다간 오히려 시연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니까.”

“예에? 요즈음에도 그런 조선 시대의 전통에 묶여 사시는 고집불통의 노인이 있다는 말입니까? 진짜 기가 막히네요. 우리 고향에서도 그런 부모는 찾기 힘들 겁니다. 결혼은 부모의 뜻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당사자들끼리 결정해야 할 대사인데, 어떻게 부모가 그걸 결정한단 말입니까?”

그녀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아버지는 아무도 말릴 수 없는 그야말로 돌연변이 별종이라니까. 그런 인간들이 세상을 움켜쥐고 있으니까, 힘없는 사람들이 고통과 불안 속에서 시달리는 거야. 좀 심한 말이지만 독버섯처럼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악의 근원이지.”

그가 은근히 부친을 폄하하고 욕을 했지만, 그녀는 근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차라리 아버지 없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이런 지옥 같은 인생길도 내게 없었을 거고.”

“예에? 그렇게 부친이 신혁 씨를 괴롭힙니까?”

“너무 많이 알면 다쳐! 요기까지만!”

그는 완강하게 결혼을 반대할 부친을 떠올리면서 감당할 수 없는 절망감에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것만 같았다.

방법이 전혀 없다면, 정면 돌파를 실현하기 위하여 육탄전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녀를 데리고 부친의 집으로 들어가서 당당하게 부친을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허락을 받는 것이 아니라, 부친의 반대가 있어도 무조건 결혼을 하겠다고 선포하는 길 밖에 달리 묘책이 없었다.

‘내가 아버지의 핏줄을 받은 외아들인데, 나를 헌신짝 버리듯 쓰레기통에 던져버릴 순 없을 거야. 그래도 아버지의 대를 이을 유일한 존재인데, 설마 나를 죽이기야 하겠어?’ 하고 그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겉으론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심 불가능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돈을 벌기 위하여 북경에서 한국으로 건너 온 가난한 조선족 여자를 조건 없이 며느리로 맞이하려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는지 의문이 생긴 탓이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봐도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길은 험난하고 파란만장한 인생길이 될 가능성이 너무 컸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한, 어떤 위험과 장해물과 고통이 앞길을 막아도, 능히 그걸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그건 단순한 오기나 인간의 욕심이 아니라, 그를 향한 사랑의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용기라고 믿었다.


15.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오는 저택의 거실에서 상임이사는 소파에 앉아 인삼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택배로 온 상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찻잔을 천천히 밀어놓고 택배 상자를 조심스럽게 뜯었다. 그 상자 안에는 검은색 가방 하나가 들어 있었다. 그가 그 가방을 열자 그 안에는 조립식 망원렌즈가 달린 장총이 분해되어 들어있었다. 그는 설명서를 보면서 그 장총을 조립한 후에 사격 자세를 취했다. 그리곤 벽에 걸려있는 호랑이의 머리를 향하여 총구를 겨누었다. 입으로 ‘팡- 팡-’ 하고 총소리를 내면서 흉악한 웃음을 입가에 드러냈다. 총알을 테이블 위에 주르륵 쏟아놓고 하나씩 만져보면서 예리한 눈으로 검사를 했다. 단 한 발이라도 오발탄이 생겨선 안 된다는 마음이 앞선 탓이었다. 번쩍이는 황금빛을 발하는 총알은 모두 12발이었다. 그는 총알들을 다시 탄약통에 넣고, 그 장총도 분해해서 다시 가방 안에 넣었다.

‘조만간 몇 발의 총알들이 내 인생을 백팔십도로 바꾸게 될 것이다. 도 아니면 모이겠지. 어차피 인생은 도박판이 아닌가? 90퍼센트 이상의 승산이 있다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지. 흐흐흐!’ 하고 중얼거리면서 그는 검은색 가방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쓰다듬고 냄새를 맡았다. 부드러운 가죽의 촉감과 냄새를 즐기려는 듯, 그는 그 가방을 애인처럼 끌어안고 흥얼흥얼 장송곡 같은 알 수 없는 노래를 불렀다.


얼마 후에 그는 휴대폰으로 비서실장을 호출했다.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좋은 물건 하나를 중국의 무기 판매상을 통해 가져왔으니, 와서 구경을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비서실장은 곧 가겠다는 말을 하고 휴대폰을 끊었다.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을 한 비서실장이 도착하자 상무이사는 대뜸 검은색 가방을 그에게 넘겨주었다.

“내가 자네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이게 뭡니까?”

“망원렌즈가 달린 장총인데, 총소리도 크지 않아. 초보자도 약 백 오십 미터의 거리에서 백발백중의 명중률을 낼 수 있는 명품 중에 명품이지.”

“이 장총으로 어떤 일을 하시려는 건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호랑이 심장을 쏘게. 실수하지 말고.”

“예에?”

“아무도 모르게 잘 숨겨두었다가, 내가 격발지시를 하면, 자네는 목표물을 정조준하고 두 번만 손가락을 까닥까닥 움직이면 끝이지. 그 수고비로 자네는 현찰 10억을 거머쥐게 될 거야. 그날 바로 예약해 놓은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떠나버리면, 게임은 끝나지!”

“제가 그 제안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둘 중에 하나는 오늘 중으로 세상을 하직해야 되겠지. 내가 죽던지, 아니면 자네가 죽던지. 헌데 자네가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할 사람이라면 내가 부르지도 않았을 거야. 한 일억 정도 주고 내가 아는 조직을 통해 동남아 출신의 살인청부업자를 데려오면 되니까. 안 그런가?”

“상임이사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내가 자리를 잡게 되면 비서실장에게 작은 회사 하나를 맡기게 될지도 몰라. 물론 일을 처리하는 걸 보고 나서, 결정하게 될 일이긴 하지만.”

“상임이사님! 어떤 일이라도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제가 생명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비서실장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알았네. 그럼, 가봐! 그리고 이건 착수금 일억이야. 남이 눈에 띄지 않게 물건 간수는 알아서 잘하도록 해.”

상무이사가 흰 봉투 하나를 그에게 넌지시 건네주면서 말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운과 복도 많이 받으세요. 끝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8 ji******..
    작성일
    22.06.15 18:22
    No. 1

    작가님, 넘 잼나게 정주행하고 추천/선작하고 갑니다~~!
    계속 주행하겠습니다앗~~! ^0^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gr*****
    작성일
    22.06.15 19:18
    No. 2

    Jinthepa 님 관심과 배려 칭찬 넘 감사합니다. 새 힘이 나네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푸른색 물고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제30화 수첩 +2 22.06.18 67 3 11쪽
29 제29화 괴물 22.06.18 48 2 9쪽
28 제28화 대결 22.06.18 47 2 9쪽
27 제27화 오줌싸개 +2 22.06.18 53 2 9쪽
26 제26화 깊은 잠속으로 +2 22.06.17 51 1 9쪽
25 제25화 심장까지 닿아있는 줄 22.06.17 47 1 9쪽
24 제24화 푸른 물고기의 비밀 +2 22.06.17 52 1 9쪽
23 제23화 복수 +2 22.06.17 50 2 9쪽
22 제22화 북경으로 가다 22.06.17 46 1 9쪽
21 제21화 시간 이동 22.06.16 49 1 9쪽
20 제20화 파리의 에펠탑 22.06.16 45 1 9쪽
19 제19화 장례식장 22.06.16 48 1 9쪽
18 제18화 검은색 가방 22.06.15 50 2 10쪽
17 제17화 이화원의 공주 22.06.15 47 1 10쪽
16 제16화 하이에나 22.06.15 47 1 10쪽
» 제15화 음모 +2 22.06.15 58 2 10쪽
14 제14화 맛있는 아침 식사 22.06.15 53 1 10쪽
13 제13화 북경의 만두가게 22.06.14 69 1 10쪽
12 제12화 물물교환 22.06.14 76 1 10쪽
11 제11화 루마니아의 성 같은 건물 22.06.14 87 2 10쪽
10 제10화 욕실 22.06.14 94 1 10쪽
9 제9화 중국 사채업자들 22.06.14 87 1 10쪽
8 제8화 그녀의 친구들 +1 22.06.13 90 1 11쪽
7 제7화 나비 문신 22.06.13 101 1 10쪽
6 제6화 위기 22.06.12 104 1 10쪽
5 제5화 바이킹 +2 22.06.12 111 2 11쪽
4 제4화 그녀의 이름은 22.06.12 111 5 10쪽
3 제3화 편의점 +2 22.06.12 116 7 10쪽
2 제2화 지하실 +6 22.06.12 137 15 11쪽
1 제1화 푸른 눈동자 +4 22.06.12 195 1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