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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색 물고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greater
작품등록일 :
2022.06.12 00:01
최근연재일 :
2022.06.18 23:1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223
추천수 :
80
글자수 :
131,130

작성
22.06.15 21:21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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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제16화 하이에나

판타지 작품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 동행하는 즐거운 시간여행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DUMMY

“예! 상임이사님! 저만 믿으십시오!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어도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단두대까지 가겠습니다.”

비서실장이 깍듯이 허리를 굽히며 돈 봉투를 받아 챙겼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비서실장 만큼은 내가 믿을 수 있지. 지금까지 모든 일들을 완벽하게 잘 처리해주었으니까. 허나 방심은 금물이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이거든.”

“상임이사님! 오래 전에 대붕 기업을 인수할 때, 제가 이 회장을 트럭으로 밀어버렸습니다. 그걸 뺑소니 교통사고로 위장해서 깨끗이 처리했었죠. 십 년 전 동보산업의 추회장도 제가 납치해서 죽인 후, 자살로 조작을 했었던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모든 지시는 바로 상임이사님이 하셨죠!”

“내가 그걸 어떻게 잊겠나? 자네 역할이 컸지! 그러니까 내가 또 자네를 부른 거잖아!”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죽을 각오로 맨발로 뛴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비밀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땅속에 묻혀 있지요. 제가 빈틈없이 일을 잘 처리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 외에도 제가 한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큰 사건만 카운트해도 아마 십여 건이 넘을 겁니다. 상임이사님! 이번에도 저를 믿어주십시오.”

비서실장은 열변을 토하듯 지난 일들을 꺼내어 상세하게 열거하면서 두 눈에 불을 켰다. 그의 눈빛에서 매서운 살기가 흘러나왔다.

상임이사가 알겠다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고맙다는 말을 남기곤 검은색 가방을 한 손에 들고 그림자처럼 슬며시 문밖으로 나갔다.

“사자가 잡은 고깃덩어리를 훔쳐 먹는 하이에나 같은 새끼! 저놈도 이젠 쉽게 다룰 수가 없을 만큼 너무 컸어. 언젠가는 내 목을 물고 늘어지면서 나를 협박하고 배반할 놈이야.”

상임이사가 가느다랗게 눈을 뜨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리곤 못마땅하다는 듯이 미간을 찡그리다가 빠드득 소리를 내며 이를 갈았다.


16.


신 회장은 손님들을 데리고 자주 가곤 했던 블루 레스토랑에서 H그룹 주회장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VIP용 특실이라 사방은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를 뿐 고요한 분위기에 묻혀 있었다. 고가의 천연대리석과 한눈에 봐도 값이 나가는 골동품들로 장식된 럭셔리한 분위기가 눈을 부시게 하는 룸이었다. 그날따라 주 회장은 사랑스러운 외동딸과 동석을 했다. 하나 뿐인 딸이라고 늘 자랑을 하던 딸이었는데, 인물 또한 모델을 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빼어났다.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주 회장님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하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저희 그룹이 어려울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고 도움까지 주시니, 이 은혜를 무엇으로 다 갚아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신 회장이 멘트용 인사말을 하면서 주회장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를 썼다.

“앞으로 사돈이 될 분이 우리 신 회장님인데, 내가 딸을 시집보내려면 오히려 잘 보여야지요. 안 그렇습니까? 허허허!”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주 회장님의 따님을 모실 수 있는 영광을 제게 주셨으니, 그저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제 아들놈이 너무 부족해서 큰 걱정입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얼마 전에 여러 그룹에서 사윗감을 소개하겠다고 하면서 사진들을 내게 보내왔습니다. 허나 우리 희주가 신 회장님의 아드님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하니, 나도 별 수가 없잖아요. 사실 신혁 군을 고른 건 내가 아니고 우리 딸 희주예요. 신 회장님의 아들을 보곤 한눈에 반한 모양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주 회장님보다 먼저 희주 양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 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신 회장이 주 회장의 딸에게 비굴한 미소를 흘리며 경외감이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아닙니다. 저만 좋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신혁 씨도 저를 좋아해야지.”

희주가 엷은 미소를 띈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래요! 조만간 내가 자리를 한 번 마련할게요. 이 녀석이 지금 미국에서 장기간 여행 중이라 공항에 도착하게 되면, 곧 연락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희주 양을 보면 그 미모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게 될 거예요. 하하하!”

신 회장은 일단 거짓말을 해서라도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다.

만에 하나 아들이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사실을 주 회장이 알게 되면, 혼사가 단번에 깨질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탓이다. 그는 흰 손수건을 꺼내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천천히 닦아냈다.

“제가 신 회장님 댁으로 놀러 가도 되죠? 신혁 씨 방을 구경하고 싶어서요. 그동안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솔직히 궁금하기도 해서요.”

“얘야! 아무리 신혁 군이 좋아도 그렇지, 그거 너무 성급한 일이 아니냐? 여자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면 주가가 떨어져 보일 수도 있단다. 튕기는 맛도 좀 있어야지. 허허허!”

주 회장이 접시에 담긴 연한 고기를 한 조각 먹으면서 그녀에게 타이르듯 말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우리 희주 양이야말로 열정과 적극성이 아버지를 그대로 빼어닮은 것 같습니다. 저희는 대환영입니다. 언제든지 전화하고 오세요. 내가 집사람에게 귀한 딸처럼 잘 대접하라고 미리 일러둘 테니까요. 하하하!”

목이 타는지 신 회장은 컵에 든 생수를 마시면서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그럼, 다음 주 정도 신 회장님 댁으로 놀러 가도 되는 거죠?”

“아! 당연하죠! 집사람도 꽤 좋아할 겁니다. 늘 혼자 있어서 심심하다고 했는데, 정말 잘 되었네요.”

“우리 희주가 그리도 원하니, 실례가 되더라도 신 회장님께서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돈! 허허허!”

“주 회장님의 따님인데, 제가 성심껏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런 염려도 하지 마십시오.”

주 회장의 빈 잔에 포도주를 따르면서, 신 회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모든 것이 느슨한 실타래처럼 잘 풀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한 가지 난제는 아들을 속히 찾는 일이었다. 그 아들을 잘 달래서 희주 양과 결혼만 시키면 그가 꿈꾸던 미래가 열리게 될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의 소원이 이루지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았다. 마음속으로 부글거리며 끓어오르는 희열을 뼛속까지 느끼면서 그는 소리 없이 긴 웃음을 날렸다.

블랙홀처럼 무기력한 작은 회사나 무너져가는 기업들을 흡수해서 오늘날 굴지의 대기업을 이룬 존재가 신 회장이었다. 좀 더 입을 크게 벌린다면 H그룹도 한입에 물고 단물을 시원하게 빨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게 실패는 없어! 안 되면 적의 손을 잘라내고 심장을 파내서라도 되게 만들어야지!’ 하고 신 회장은 두 눈에 힘을 주고 젊은 시절에 신념처럼 되새기던 말을 뱃속으로 삼켰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신혁은 외출 준비를 마치고 시연을 만나기 위하여 밖으로 나갔다. 굳이 24시간 편의점에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가 온종일 말렸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자신은 중국 사채업자에게 진 빚을 갚으려면 잠시도 놀면 안 된다고 하면서, 막무가내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 것인지 그저 가슴이 답답할 뿐이었다. 자신이 모든 빚을 갚았다고 하면 그 돈이 어디서 났느냐고 하면서 펄쩍 뛸 것 같았다. 큰 재벌의 아들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 충격을 받아 그녀가 아주 먼 곳으로 잠적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어서 였다.

실제로 그녀가 아는 신혁은 백수건달이었다. 하지만 착하고 성실하며 의협심이 강한 한국 청년이었다. 만나기만 해도 마음이 두근거리고 설레며 무슨 이야기를 해도 서로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유일한 연인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런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가난해도 둘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돈을 벌면 나중에 남들 부럽지 않게 잘살 수 있을 거라고 하면서, 그를 위하여 날마다 삶의 희망을 부채질하던 존재가 그녀였다.

그렇다고 그는 그녀를 속이면서 끊임없이 불안한 삶을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 오늘 밤은 고백을 해야지. 내가 왜 솔직하게 정체를 밝히지 못했는지 상세하게 이야기를 해준다면, 시연은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 내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면 결코 나를 떠날 수는 없을 거야.’ 하고 그가 굳게 마음을 먹었다.


그녀는 편의점 오아시스에서 여전히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집 주인이 소망 교회에 다니는 권사라 그녀를 매몰차게 대하지 않고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모양이었다. 아마도 담임 목사의 입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대낮처럼 밝은 형광등 아래에서 손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옅은 녹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전보다 더 세련되고 예쁘게 보였다. 잔잔한 미소가 묻어있는 하얀 얼굴에서 탐스러운 과일처럼 성숙미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서자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어? 신혁 씨! 오늘은 피곤해서 하루 쉰다고 하셨잖아요?”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운과 복도 많이 받으세요. 끝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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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제29화 괴물 22.06.18 47 2 9쪽
28 제28화 대결 22.06.18 46 2 9쪽
27 제27화 오줌싸개 +2 22.06.18 53 2 9쪽
26 제26화 깊은 잠속으로 +2 22.06.17 50 1 9쪽
25 제25화 심장까지 닿아있는 줄 22.06.17 47 1 9쪽
24 제24화 푸른 물고기의 비밀 +2 22.06.17 52 1 9쪽
23 제23화 복수 +2 22.06.17 50 2 9쪽
22 제22화 북경으로 가다 22.06.17 46 1 9쪽
21 제21화 시간 이동 22.06.16 48 1 9쪽
20 제20화 파리의 에펠탑 22.06.16 45 1 9쪽
19 제19화 장례식장 22.06.16 47 1 9쪽
18 제18화 검은색 가방 22.06.15 50 2 10쪽
17 제17화 이화원의 공주 22.06.15 47 1 10쪽
» 제16화 하이에나 22.06.15 47 1 10쪽
15 제15화 음모 +2 22.06.15 57 2 10쪽
14 제14화 맛있는 아침 식사 22.06.15 53 1 10쪽
13 제13화 북경의 만두가게 22.06.14 68 1 10쪽
12 제12화 물물교환 22.06.14 76 1 10쪽
11 제11화 루마니아의 성 같은 건물 22.06.14 86 2 10쪽
10 제10화 욕실 22.06.14 94 1 10쪽
9 제9화 중국 사채업자들 22.06.14 87 1 10쪽
8 제8화 그녀의 친구들 +1 22.06.13 90 1 11쪽
7 제7화 나비 문신 22.06.13 100 1 10쪽
6 제6화 위기 22.06.12 103 1 10쪽
5 제5화 바이킹 +2 22.06.12 110 2 11쪽
4 제4화 그녀의 이름은 22.06.12 111 5 10쪽
3 제3화 편의점 +2 22.06.12 116 7 10쪽
2 제2화 지하실 +6 22.06.12 137 15 11쪽
1 제1화 푸른 눈동자 +4 22.06.12 195 1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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