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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행성함 M-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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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9.25 19:26
최근연재일 :
2023.11.0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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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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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고아원

DUMMY

여기, 행성함의 외곽부.

행성함의 지표에 근접할수록 위험하단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어, 자연스레 이 장소에 거주하는 이들 또한 세 종류로 나뉜다.


하나, 빈민층.

하나, 범죄자.

하나, 반기업주의자.


이런 이들이 살고 있기에, 정치기업 또한 자신들이 정한 최소한의 규칙을 위반하지 않는 한, 행정력을 뻗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투표권도 없고, 중앙기업에 적을 둔 것도 아니며, 제 몸뚱이 이외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이를 건든다 한들 이득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리라.

다만, 이득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니까.


당장 저 뒷골목에도 양복을 차려입고, 마스크를 쓴 채. 노숙자에게 정체 모를 약을 투여한 후, 인간이 피를 토하며 뒤틀리는 것을 차가운 눈으로 기록하고 있는 기업 소속 인물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인체 실험을 위해 살아있는 인간 하나를 사는 것은 높은 비용이 드니, 사라진다 한들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이를 사용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보아도 올바른 일 아니던가.

물론, 저 실험을 행하는 이에게 높은 가치가 있다면, 실험용 인간 하나를 구해주는 것이 기회비용을 따져보아도 옳을 테니, 기업이 저자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는 뻔한 일이지만.


이상의 정보를 통해.

기업이 이 구역에 뭔가를 하고 있다면, 나름대로 이득이 되는 일이기에 실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고아원, 공장, 학교, 공용자살소처럼 말이다.

정치기업이 정한, 법을 위반하는 싼값에 인력을 착취해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 공장.

혹시 모를 인재를 빠르게 헤드헌팅 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입찰가를 통해 낙찰받은 공용 학교.

대충 관리해도 그 안에서 죽어줌으로써 생체 부품과 유기 물질을 얻을 수 있는 공용자살소.

학교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음침한 일을 위한 어린아이를 거두기 위한 고아원.

더욱이 위 넷 중 공장을 제외한 셋은, 이를 운용함으로써 세금 감면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 기업으로서는 최저한의 투자로 이득을 얻을 수단이다.


그럼, 고아원에 그런 이들이 찾아온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좋은 고아원장을 만난 덕에, 횡령이 없어 배를 곯지도 않고, 아이들이 파견직원에게 얻어맞긴 하지만, 죽지는 않고, 건축자재가 낡아 여기저기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곰팡이 정도는 원장님이 손수 처리하는 고아원에, 높으신 분이 찾아오는 이유라면.

단 하나뿐. 거둬갈 아이가 있다는 뜻이다.

그 사용처가, 헤드헌팅일지, 우연히 아이용 생체 부품이 필요해서일지, 실험용일지, 장난감일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어떤 용도로건, 아이가 고아원을 떠날 것은 자명한 사실.

그렇기에, 자상한 고아원장은 이른 아침부터 이들을 깨워 깔끔하게 단장시켰다.

평소 사용하는 비누 대신, 세정제를 탄 뜨거운 물에 아이들을 담그고.

맛없는 진흙 맛 영양바 대신, 아이들이 들어갔던 뜨거운 물에 우려낸 비닐봉지 식품을.

평소 물에 한 방울만 탔던 농축 주스를 한 숟가락가량 부어, 연한 보랏빛이 되게 하였고.

긴 시간 동안 돌려 입어, 본래의 색조차 남지 않았던 누더기 대신,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었던 옷들을 입혔다.


이에 아이들은 축젯날이라도 된 것처럼 떠들기 시작했지만.

그 모든 것을 준비한 고아원장의 눈가에는 눈물이 서렸다.

고아원을 세운 이후, 많은 아이를 떠나보낸 그녀.

정말. 정말 가끔 그리 떠난 이들이 돌아와 인사를 하곤 했지만.

대부분의 아이는 어찌 된 건지 소식조차 듣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이것을 사형수의 만찬이라 생각한다.

옛 지구 시절부터, 전통처럼 내려오던 한 의식처럼.

비록, 아이들에게는 어떤 죄도 없기에 그리 어울리는 생각은 아니지만, 이후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마지막만큼은 좋은 기억을 남겨주자며.

그녀는 자신이 품은 위선을 알고 있다.

이 고아원을 위해, 아이를 팔아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사실을.

그렇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 고아원은 유지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매일 먹는 영양바도.

아이들을 때리긴 하지만, 제 할 일을 하는 복지기업 파견직원도.

고아원의 가치 있는 것들을 노리고 숨어드는 무법자들을 막아주는 경비원도.

모두 기업이 건네주는 지원금으로 유지되고 있으니.

그렇기에, 한 개인일 뿐인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을 다할 뿐이다.

선택될 아이의, 행복을 빌며.

그런 그녀의 작은 선행을 통해, 아이들의 검은 때가 벗겨지고.

오랜만에 먹은 풍족한 밥에 아이들이 식곤증으로 꾸벅꾸벅 줄기 시작할 때쯤.


“집합!”

복지기업 파견직원의 거친 외침이 아이들을 깨우고.

“다들 입구로 모여라!”

명령에 따라, 아이들은 재빨리 입구로 내달렸다.

그 누구도, 주먹으로 얼굴이 두들겨지는 경험은 겪고 싶지 않으니.

그렇게 공포와 폭력으로 쌓아 올려진 규율에 따라, 수많은 아이가 고아원 정문에 도열했지만.

아직 그들이 맞이해야 하는 사람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1분. 5분.

시간이 지나고, 고함으로 귓가에 박아 넣어진 공포도 어린아이 특유의 산만함에 묻힘에 따라, 이런 선택을 겪지 않은 아이들부터 자세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거기! 똑바로 서라! 얻어맞고 싶냐!”

그 흐트러짐을 통제하고자, 다시금 공포 서린 호통이 아이들을 흔들고. 대열이 원상태로 돌아왔지만.

한번 흐트러진 분위기는 되돌릴 수 없었다.

다만, 이번에는 어린아이들로부터 시작된 흐트러짐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선택을 여럿 겪은 아이들로부터 시작된 균열.


아이라는 말이, 어리석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들 또한 경험과 지식이 있다.

이런 날에는 저 파견직원조차 폭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다.

말을 듣지 않는다고, 아이 하나를 본보기로 삼아 두들겨 팼더니, 그 아이가 선택된 아이였을 때. 아니, 선택된 아이가 아니더라도, 눈에 든 멍하나가 담당자의 눈에 띄었을 때.

파견직원이 어떻게 되었는가를, 아이들은 알고 있다.

설령, 그것을 직접 보지 못한 아이더라도, 이야기를 통해 경험은 전해지는 법.

그 자리에서 해고.

즉, 머리에 총알이 박혀 사망한다는 사실을.

매번 아이들에게 자신은 기업의 일원이라며 자랑스레 이야기하지만, 외곽부에 파견되는 존재가 기업에 있어 그리 가치 있는 존재일 리 없지 않은가.

그에 반해, 이 아이들은 기업에게 있어 그 필요가 인정된 자원이나 마찬가지.

그런 가치에 손상을 입힌 시점에서, 그들은 기업이라는 톱니바퀴에서 쓸모가 없다는 것을 인정받는 것이다.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어른이 이해할 수 없는 산만함을 뽐내며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아무 의미 없는 고함이 고아원에서 메아리치기 시작할 때쯤.


우웅.

공간전이 특유의 진동 소리가 들린 순간.

눈치 빠른 아이들은 곧바로 자세를 갖추었다.

설령, 아직도 제 끼를 뽐내는 이라 하더라도, 주변에 있는 아이가 붙잡아 그 움직임을 멈춰주었고.

어른이 아닌, 아이들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도열작업이 끝내자.

인간 넷이 허공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회색의 군복을 입은 남자 셋과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 하나.


“여긴 언제 오건 형편없군.”

군복을 차려입은 남자 중, 미묘하게나마 화려한 장식이 붙은 남자가 그리 입을 열었다.

도저히 이 쓰레기장을 참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그리 오래 있지는 않을 테니 좀 참아주시죠.”

그에 양복을 입은 남자가 웃으며 입을 열었지만, 군복의 남성은 그에 기분이 풀리지 않은 채, 얼굴을 찌푸렸다.


“정말 여기 있는 거겠지?”

“물론입니다. 채혈을 통해 검사도 끝마쳤으니, 틀릴 리 없죠.”

그리 다투는 두 남자.

평소와는 다르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리 느끼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양복 입은 남자 한둘이 나와, 아이들을 흩어보고 고아원의 상태를 확인했을 텐데.

공간전이에서 나온 그 누구도 고아원의 상황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고아원뿐 아니라, 아이들의 상태에도.


그렇다고 한들, 고아원 원장에게 있어 해야 할 일은 달라지지 않았기에.

“왕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고아원에 지원해주시는 기업에···.”

평소처럼 감사 인사와 함께, 머리를 조아리려 했으나.


“인사는 됐네. 오늘 용무는 짧게 끝날 테니 말이지. 그보다.”

고개를 숙인 원장보다도 한참은 젊어 보이는 검은 양복이 손을 흔들며 그 인사를 막았다.


“이 고아원에 라피스란 아이가 있지? 그걸 데려오게.”

‘그거.’

그 한 단어를 들은 원장은, 아이들을 물건처럼 취급함에 잠시 몸을 떨었으나.

“예, 알겠습니다.”

울분을 삼키며, 몸을 움직였다.

그녀는, 이미 분노를 뿜어내기에는 너무 닳아버리고 말았으니.

그렇기에, 순순히 명령에 따라.

한 여자아이를 불렀다.


“라피스, 이리 오렴.”

“예.”

감정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맑은 목소리.

인공태양광 속에서도 빛을 반사하는 보랏빛 머리를 흩날리며, 그녀가 걸어 나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보통 느낄법한, 두려움이나 의문 없이. 그저 담담하게.

그렇게 그녀가 원장 옆에 서자.


“호오.”

군인 복장의 남자가 감탄을 내뱉었고.

이어, 양복의 남자는 품에서 날카로운 바늘이 달린 기계를 꺼내며 라피스에게 향했다.

“그럼, 지금부터 유전자 확인을 하도록 하죠.”

그 말고 동시에, 바늘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빛을 반사하며, 얼룩덜룩한 고아의 피부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하는 바늘.

지금껏 감정을 내보이지 않았던 라피스지만, 어린아이가 흔히 가지는, 바늘에 대한 공포로 눈을 감은 순간.


“아니, 그럴 필요 없네.”

군인 남성은 양복을 밀쳐내며 그리 입을 열었다.

“저 머리카락만 봐도 알겠군. 우리가 찾던 아이가 확실해.”

“그렇습니까? 그럼 저도 굳이 시간을 낭비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혹시나 찾던 게 아닐 경우, 저희 쪽에 항의하지 말아 주시길.”

“그리하지. 뭐, 틀리다 한들 여러모로 사용처는 있을 테니까.”

남자 둘은, 그렇게 라피스를 남겨둔 채. 이야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라피스의 의사와 관계없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라피스의 미래.


“그럼, 여기 계약서에 사인해주시죠.”

이야기를 끝낸 양복의 남자가 손을 휘두르자.

허공에 홀로그램 양피지가 나타났다.

거기에 적힌 내용은, 크게 두 가지.

라피스의 신원을 군사기업에 양도한다.

라피스가 가진 유전정보가 클라이언트의 요구 내용과 다르더라도, 이에 항의하지 않는다.

군복을 입은 남자는 계약서를 유심히 살피더니, 곧 사인했고, 그와 동시에.

“그럼, 이걸로 거래를 끝내도록 하죠. 기업의 일원이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라피스. 아니, 이제 라피스양이로군요.”

양복의 남자는, 조금 전까지 라피스에게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는 것을 거두고, 동등한 이를 보는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 급변에, 라피스는 의문을 품었지만.

그녀는 그 의문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그녀는 입을 여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에.


우웅.

그리고, 또다시 공간전이의 전조가 울렸고.

고아원에 어떤 관심도 없는 넷이 라피스와 함께 떠나려 한 순간.


“라피스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한 남자아이가 대열에서 뛰쳐나왔다.

검은색에 가까운, 갈색 머리를 한 남자아이.

남자아이치고는 조금 선이 가늘긴 하지만, 그것을 제외한다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소년.

그가 남자들을 향해 달려들자, 갑작스러운 질량 변화로 인해 공간전이가 취소되었고.

철컥.

곧바로, 군인들은 총을 꺼내 남자아이를 겨누었다.

근처에 다가오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총구가 남자아이를 향하고.

군인의 뇌리에 사격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순간, 군인들과 신경계가 연결된 총은 곧바로 탄환을 배출하려 했지만.


철컥.

그 공격은, 이뤄지지 못했다.

총에게 있어, 제 주인인 군인보다도 우선시되는 명령이 내려왔기에.

남자아이와 군인.

그 사이로 끼어든 라피스.

아직 임시로 소속된 것이긴 하지만, 그녀는 기업의 일원.

총구를 향하는 것이 허가되지는 않은 존재이기에, 총은 격발되기를 거부했다.


“뭐냐.”

그 사태를 예상치 못한 것일까.

두 군인과 달리, 총구를 겨누지 않은 군복 남자가 짜증 난다는 듯 남자아이를 노려보았다.


“쟨 뭐지?”

“글쎄요. 단순한 고아 같습니다만.”

군복은 뭔가 더 있냐는 듯 양복을 노려보았지만, 양복도 난처하다는 듯 어깨만 으쓱했을 뿐.

“그럼 그냥 던져버려. 곧 점심시간이니 애가 죽는 걸 보고 입맛 떨어질 필요는 없지.”

군복의 그런 명령을 받은 군인이 라피스를 지나, 총을 보고 굳어버린 남자아이를 붙잡으려 했지만.

라피스는 또다시 군인을 가로막으며, 입을 열었다.

“내. 가족.”

그 한마디.


그 한마디는 군복의 남자에게 큰 충격이 되어 다가왔다.

“이봐. 어떻게 된 일이지? 혈연은 하나밖에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에, 정보를 가져온 양복을 닦달했지만.

“예, 요구하신 유전자를 보유한 이는 한 명뿐입니다. 저건 아마, 고아원에서 만들어진 유사 가족 뭐 그런 거겠죠.”

양복은 이 상황 자체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간단하게 답했다.


“유전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자네도 잘 알 텐데?”

“어쩌겠습니까. 실제로 일어난 일인데. 아니면 라피스양이 해당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겠습니다만, 저희에게는 이미 책임이 없군요.”

두 남자는, 그 이야기를 끝으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각자에게 있어, 이득이 될 방향으로.

상황이 이렇게 돌아간 이상, 저기 있는 남자아이는 이제 단순한 고아가 아니게 되었으니.


“흠. 이러면 어떨까요. 저 고아도 함께 넘기도록 하죠. 시가보다는 비싸겠습니다만.”

“하, 지금 이 상황 속에서 장사라도 하겠다는 건가?”

“그 형질을 보유한 라피스양이 가족이라 칭한 존재입니다. 나름대로 사용처가 있을 것이라 봅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고아에게 낼 만한 비용은 아니군.”

“그럼 이 가격은 어떠실련지요.”

남자 둘의 협상은 계속해서 이어져간다.

계약 당사자의 의사는 완전히 배제된 채.


그것조차 모르는, 아직 아이인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왜. 뛰어온 거야?”

“그냥···. 그···.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남자아이는 부끄러움을 숨기고자 그리 말했지만.

그가 뛰어나오는 이유는, 훨씬 간단하며 근본적인 이야기.

자신의 가족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

그것이 공포를 이겨내고, 뛰어들게 했을 뿐.

“난 그렇다고 치고, 넌 왜 총을 막은 거야. 그러다 죽는다고!”

“···그래야 할 것 같아서?”

남자아이는 제 부끄러움을 숨기고자 소리를 내질렀지만.

라피스는 그 감정을 거짓 하나 없는, 진실로 되받아쳤다.

이어지는 두 사람의 교류.

그렇지만, 그 교류는 오래 가지 못했다.


팍.

흙이 튀고.

“컥···.”

남자아이의 배에 군복 남자의 군화가 틀어박혔다.


“유라!”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라피스가 그리 소리치며 달려가려 했으나, 라피스의 행동은 자신을 붙잡은 군인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유라. 그래 그게 저놈의 이름이군.”

라피스 대신, 유라에게 다가간 것은 군복의 남자였으니.


“환영하마. 유라. 너 또한 우리 군사기업의 일원이 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사원이 아닌, 훈련병으로 말이지.”

퍽.

그는 친절한 어투로 그리 말하면서, 다시금 유라를 걷어찼다.

“이제 넌 라피스와 떨어지게 될 거다. 넌 이제 군사학교에 편입될 거거든.”

그리 말하는 그는, 걷어차는 대신, 짧은 유라의 머리카락을 붙잡아 강제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뭐, 잘하면 살아남을 거다. 나도 거기 출신이니 말이지. 그럼, 건투를 비마.”

그 말을 마지막으로.


퍽.

남자는 그대로 유라의 머리를 땅에 처박으며 기절시켰고.

“가자.”

군인 셋과 양복 남자. 그리고 구속된 라피스와 기절한 유라는.

고아원에서부터 그 모습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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