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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유 님의 서재입니다.

2와4사이월의 마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은유
그림/삽화
표지 by 요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4:15
최근연재일 :
2024.09.06 23:24
연재수 :
270 회
조회수 :
12,736
추천수 :
708
글자수 :
1,460,551

작성
24.06.0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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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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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6쪽

251. 으누어

DUMMY

이트나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어떤 수를 써도 이기지 못하리라는 확신.

유스가 휘두른 검에 의해 방패에 흠이 간 순간 이트나의 머리에 선명히 떠오른 장면은 자신이 패배하는 장면이었다.


이후 전투는 이트나의 예상대로였다.

든든히 유스의 검을 막아주던 방패가 결국 뚫렸고.


푸욱


이트나의 심장에 검날이 파고 들었다.


'이대로 죽나?'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순간.

이트나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도, 과거 그가 저지른 과오에 죽어나가던 자들의 얼굴도 아니었다.

그 순간 이트나가 한 것은 우습게도 살고싶다는 생각 하나 뿐이었다.


별로 생에 미련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죽게 되니 정말이지 죽고 싶지 않았다.

다만.

칼날이 심장을 뚫은 지금 순간에 이트나가 할 수 있는 것이 더는 없었다.


자연스레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놀라운 존재에게 빌었다.


'저기. 모든 마법에 거하는 자님. 이대로면 죽을 거 같은데. 죽고 싶지가 않네요.'

'... 이렇게까지 위기에 몰려야 나를 찾는 건 너의 안 좋은 버릇이야.'

'그래도 당신께서 준 방패는 잘 받았잖아요.'

'그나마도 부숴 먹었지.'

'그건 저 제사장이 강해져서 그런...'

'네가 의심하지만 않았어도, 믿기만 해도 그 방패는 안 부서졌어.'

'참나.'


여전히 의심이 갔지만 준 자가 그렇다니 어쩌겠는가.

더군다나 지금은 이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니. 그래서 저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는데요.'

'그래. 우선 네가 죽기 전에 여기를 벗어나도록 하자.'


허 참.

누군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안 벗어난 줄 아나.


'하여간 넌 겸손함을 더 배워야 해.'

'... 다 들리시나 보네요.'

'공간 이동. 알지?'

'알죠.'


마법이란 의지가 현실 세계에 재현되는 것이고 재현되기 직전에 마법은 빛의 결정의 형태를 이룬다.

모든 빛의 결정은 고유의 모양이 있기에 이론적으로 빛의 결정을 제대로 조형할 수 있으면 의지를 몰라도 마법을 재현할 수 있다.


그리고 특별한 눈을 가진 이트나는 공간 이동 마법을 이루는 결정의 모양을 알고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 공간이동을 쓰지 않은 이유는 결정을 하나 하나 조형해서 공간 이동을 하기에는 기운도 시간도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가 써봤자 고작 몇 발자국 밖에는...'

'너 혼자 하면 안되지만 난 가능하거든.'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내가 도와줄테니까 넌 그대로 따르기만 해.'

'... 알겠어요. 그럼. 그. 잘 부탁드릴게요.'

'에휴. 하여간 너도 참 갈 길이 멀다 멀어.'


이트나가 모든 마법에 거하는 자에게 맡기겠다 결정을 내린 순간.

뚫린 방패가 잘게 나뉘어져 무지개색 가시가 되었다.


일부는 제사장에게 가서 틀어박혔고 나머지 일부는 이트나에게 흡수되었다.

무지개색 가시가 몸에 흡수됨과 동시에 이트나의 몸에는 감히 자신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의지가 충만해졌다.

헤아릴 수 없는 의지에 이트나는 머리가 하얗게 물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번쩍


그렇게 이트나는 정신을 잃었다.


***


휘이이이이잉


거친 눈보라를 힘겹게 뚫으며 걷는 두 사람이 있었다.

두꺼운 털가죽으로 온 몸을 꽁꽁 싸맨 사내들이었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바람 소리 뿐인 곳에 이질적인 소리가 끼여들었다.

사내들은 혹시나 아직 숨지 못한 짐승인가 해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 사람이군."

"지금 엣슘에 우리 말고 또 누가 있다고. 그게 무슨 말 같은... 오. 사람이군."


두 사내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오지 한복판에 사람이 떨어져 있음에 놀라워했다.


"가슴 팍에 상처를 보아하니 겁나게 사나이 같은데."

"근육이 왜소한 것이 별 볼 일 없는 녀석 같은데."

"자고로 긍지 높은 으누어는 근육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쯧. 뭐 하여튼. 죽었나?"

"닉스가 한창인데 저렇게 얇은 옷을 입고 있으면 이미 얼어 뒤졌다고 봐야지."


두 사내는 오지에 얇은 천쪼가리만 두르고 나와 자살을 택한 남자의 무모함에 혀를 찼다.


"무모했지만 용맹하기도 했으니 이대로 눈에 먹히게 둘 수는 없지."

"그래. 데리고 가자."


두 사람이 동사한 이의 양 발목에 줄을 묶기 위해 몸을 숙인 순간이었다.


덥썩


얼어죽었다 생각한 남자가 손을 뻗어 사내의 옷깃을 틀어쥐었다.


"... 추... 추워."


이트나가 도착한 곳은 사방이 눈으로 뒤덮힌 오지 중에 오지였다.


***


다시 현재로 돌아와, 카밀로테의 성전 안.


울퉁불퉁한 근육.

거대한 근육.

탄탄한 근육.

그러한 근육에 걸맞게 두꺼운 손가락이 우아한 손놀림으로 찻잔의 손잡이를 그러쥐었다.


호록


두껍고 거대한 사람이 낸다고 하기에는 퍽 어울리지 않는 소리와 함께 찻잔의 물이 조금 줄어들었다.




찻잔을 깨지 않고 무사히 내려놓은 근육질의 남자는 제 앞에 앉아있는 순백의 미남을 바라보았다.

미남은 근육질의 남자보다 더 그림같은 몸놀림으로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래서 정리하자면... 그 마법사에게 당해서 꼴사납게 도망쳤다는 말이군."

"아뇨. 그 마법사가 저에게 당한 겁니다. 제가 그자의 심장을 찔렀으니까요. 그리고 도망친 건 제가 아니라 혁명단원들. 전 상처를 입어 쫓지 못한 쪽이었죠."

"그래. 그 마법사에게 당한 상처에 여기서 몇 주나 쉬고 있었다며. 심지어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고."

"쌓았던 기운을 다시 복구하지 못한 것 뿐이지 몸은 이제 다 회복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 을 한다고? 내가? 네 걱정을?"


으득

챙그랑


새로운 몸을 얻은 기만이 손가락 힘을 조절하는 데에 실패했고 기어이 손에 쥔 찻잔을 박살내고 말았다.


기만은 자신이 옛말의 아이 몸 속에서 싸우고 있을 때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했다.

그렇기에 죽음의 숲을 없앤 당사자인 유스티티엔에게 물은 것인데 그 내용을 듣고 있자니 아주 가관이었다.


여유를 부리다가 이트나에게 당했단다.

제 말로는 이트나를 죽였다고 하지만 눈앞에서 공간이동 마법으로 사라졌으니 죽었다고 확신하기도 애매했다.

심지어 이트나 주변에 있던 혁명단원들 두 명도 이트나에게 당하는 통에 놓쳤으니.

듣고 있으면 피가 거꾸로 솟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여기까지는 어찌저찌 참을 수 있었다.


기만의 화를 돋구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었다.

듣자하니 유스는 이트나의 특별한 방패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격이 높아진 모양이었다.

기운의 근원에 더 가까이 갔다는 뜻이었고 그만큼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진 셈이다.

쉽게 말해서 유스는 지금 그의 수준에서 베지 못하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말이다.


"그런데 겨우 갑옷 쪼가리에 막혀서 그년을 놓쳐?"


도대체 당하면 뭘 얼마나 심하게 당했길래 도망치는 마법사가 두른 갑옷을 베지를 못해서 옛말의 아이를 놓쳤냐는 것이다.


- 흥. 이 녀석아. 누구께서 그 검은 이미 질리게 봤다는 구나.


이리 말하며 멀어지는 펠페림 가주와 그 품에 안긴 넷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기만은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찻잔을 부순 기만을 보며 유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모두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제 눈을 속인 환상 마법도 그렇고 그 갑옷... 설마 그런 식으로 제 검을 막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트나가 사라지기 전 방패를 쪼개어 행한 공격은 치명적이었지만 결국 유스를 죽이지는 못했다.

다만 그때의 무지개색 가시들은 유스가 오랜 시간 쌓아둔 기운의 상당량을 증발시켰다.

쌓아뒀던 기운이 사라지자 자연스레 유스의 격 또한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고 말았고.


그 결과.

성전에서 멀어지는 넷을 향해 유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공격은 세상의 균열을 보고 그 틈을 베는 것이었다.

그 경로 중에 유스가 특별히 신경을 썼던 것이 바로 펠페림 가주가 입고 있던 철갑이었다.


척봐도 튼튼한 갑옷이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검을 상정하고 두르고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넷을 옮길 사람은 노인이라는 말이었고 그 와중에 유스의 검을 받아낼 생각도 하고 온 것이었다.


철갑을 베지 않으면 넷은 커녕 넷을 안고 있던 노인도 벨 수 없겠다는 생각에 유스는 철갑 중 상대적으로 약한 곳을 노려서 벴다.

격이 떨어지고 기운이 줄어들었을지언정 그의 검격의 수준이 어디 간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완벽했고 그대로라면 철갑은 물론 그 너머 노인과 넷까지 충분히 베고도 남을 검격이었다.


그런데 그의 검격이 철갑에 닿는 순간.


끄그극


균일하게 퍼져있던 철이 순식간에 그가 노린 틈으로 모여 두껍게 변했다.


카가가각


유스의 검은 최소한의 기운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기 위한 검이었고 그러다보니 그만큼 섬세했다.

그런데 마치 그 경로로 올 것을 알았다는 듯 두껍게 모여든 철갑때문에 그의 검격이 막혔고 결국 넷을 놓치고 만 것이다.


유스는 얌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제 부족함이었음을 고백하였다.


"하아..."


그걸 보며 기만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좀 전에 있었던 그 장면만 생각하면 눈앞의 제사장을 당장이라도 때려 죽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옛말의 아이다.


자신을 죽일 것이라 예정된 아이.

옛말을 피해가기 위해 굳이 굳이 옛말의 아이의 몸을 빼앗기까지 했는데 실패.

그렇다면 옛말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넷은 반드시 죽여야 했다.


그런데 눈앞에서 넷이 살아서 도망간 것이다.


기만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를 놓친 유스티티엔을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지만 또 마냥 그럴 수는 없었다.

아무리 미운 짓을 했다고는 해도 유스티티엔이 죽음의 숲의 마법을 없앴다는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무려 기만 본인이 이천 년 가까운 시간동안 하지 못한 일을 그가 한 것이다.

그러니 유스티티엔을 이대로 죽이기는 아까웠다.


화는 나고 그렇다고 화를 나게 하는 당사자는 죽일 수 없고.

이 상태가 지속되니 결국 기만이 선택한 것은 다른 곳에 화풀이를 한다는 것이었다.


후우웅


기만이 커다란 주먹을 거칠게 휘두르자 주먹보다 더 거대한 어둠의 기운이 주먹에서 터져나왔다.

두껍게 뭉친 어둠의 기운이 곁에서 시립해있던 호위군을 덮쳤다.


콰아아앙


까만 덩어리 아래로 내장이며 피며 한때는 인간이었던 것들이 너저분하게 튀었다.


"방금 그 자가 마지막이었습니다."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으깨진 시체를 보며 유스가 말했다.


"화는 좀 풀리셨습니까?"


유스의 물음에 기만이 주변을 둘러보자 사방으로 난잡한 시체들이 눈에 들어왔다.

시체 조각은 사방에 심겨있는 나무에 엉겨붙어 있었다.

그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 깨달은 기만은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휘적였다.


까만 기운이 스멀스멀 뻗어나오더니 곧 기만이 죽인 시체의 흔적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수십 그루의 나무가 심긴 정원이 다시 말끔해졌다.


"원예에 관심이 있으신 줄은 몰랐습니다. 생명은 다 싫어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신경 꺼라."


두 사람이 앉아있는 곳은 성전 중 중간에 위치한 방이었다.

본래 대현자가 머무는 곳인 빛나는 보좌가 놓인 방은 혁명단원들을 상대한답시고 유스가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기에 더 머물 수 없었다.


넷의 몸에서 쫓겨나서 몸을 다시 얻어야 했던 기만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준비해 놓은 호위군 대장의 몸에 들어갈 겸 해서 정원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이후에는 신경질이 날 때마다 호위군을 한 명씩 으깨 죽인 것이고.


유스티티엔에 보기에 바로 옆에서 동료가 잔인하게 죽어나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호위군의 상태도 흥미로웠지만 그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이 바로 그들 주변에 심긴 수십 그루의 나무였다.

그는 나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나무를 신경 쓴다기보다는 그 안에 쌓인 기운이 중요한 거였나요?"

"그런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 환상 마법에는 왜 속고 지랄인 거냐."

"아야. 말씀이 너무 아파요."


혁명단원들이 넷을 데리고 탈출할 때 유스와 기만의 시선을 속였던 마법을 말하는 것이었다.

마치 공간이동으로 나타났던 것처럼 밝은 빛을 보이며 시작한 것부터 노렸다고 볼 수 있었다.

듀시아의 공간이동 마법으로 이미 혁명단원들을 놓친 바가 있었던 기만이 그 마법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이용한 작전이 기막히게 먹혀 들어간 것이다.


그 작전의 중심에는 누가 한 것인지 모를 환상 마법이 있었고 말이다.


"저도 억울한 게 제 눈에는 진짜 사람으로 보였거든요. 그 마법."


아무래도 시각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효과를 보이는 듯했다.


"뭐 하여튼. 이 나무들에 손 댈 생각은 마라."

"... 저는 기만님을 위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저를 너무 경계하시는 거 아닙니까? 이게 뭔지 설명도 안해주시고."

"너.내가 약해진 거 보고 나를 벨지 말지 고민했잖아."

"고민했지만 베지 않았잖아요. 무엇보다 제가 베고 싶은 건 만전의 상태의 기만님인걸요."

"거짓말이라도 해라."

"하하. 어차피 다 아시잖아요. 제 마음."


속마음을 숨길 생각도 않는 유스를 보며 기만은 한숨을 폭 쉬었다.


"그냥 이걸 지금 죽일까."

"에이. 저처럼 쓸만한 패가 얼마나 있다고. 제 힘만 회복하면 앞으로 있을 전투에서 제가 많은 도움이 될 거. 아시잖아요."


맨날 딱딱하게 말하던 유스가 답지 않게 너스레를 떠는 것이 누가봐도 다른 뜻이 있다는 소리였다.

심지어 기만은 그게 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았다.


'힘을 회복해서 격을 다시 끌어올린 후 나를 벨 생각을 하고 있겠지.'


그걸 알고도 기만은 굳이 유스를 놔두기로 했다.

이번에 육체를 옮기는 과정에서 잃은 기운을 다시 회복하기에는 기만의 기운은 너무나 방대했다.

유스의 기운도 많이 불어나기는 했겠지만 어찌되었든 효율을 생각하면 기만보다는 유스가 힘을 흡수하는 것이 나으리라.


문제가 있다면 힘을 회복할만한 영양분이 주변에 마땅치 않다는 것이었다.


지금껏 통제하기 쉽게 한 곳에 모아 놨던 마법사들?

어차피 기만이 짜놓은 판이 망가진 현재, 마법사들의 나라를 굳이 유지할 필요도 없으니 그들을 모두 먹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다만 카밀로테에 사는 마법사 몇 천 명 좀 먹는다고 기만이나 유스의 기운을 다시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무엇보다 마법사들은 따로 써먹을 데가 있었다.


여기까지 상황을 정리한 기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잃어버린 기운은 본격적인 전쟁이 일어나면 금새 채울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은 회복에 전념하도록 해라."

"네. 알겠습니다. 그럼 기만님께서는요?"

"나는 이제부터 덫을 놓을 거다."


기만에게 있어서 이번 전쟁의 승리 조건은 몇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조건이 무엇인지는 명확했다.

그건 바로 자신을 죽일 것이라 예정된 옛말의 아이를 죽이는 것이었다.


옛말의 아이는 이미 자신을 죽일 조건을 갖춘 상태다.

자신을 벨 수 있는 빛의 검을 얻었으며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모든 마법에 거하는 자를 영혼에 받아들였다.

반쪽자리 빛의 검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빛의 검을 다루는 자가 겨우 인간인 이상 자신이 전력으로 싸우면 막지 못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하며 심지어 그러고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러면 무조건 이길 수 있도록 판을 짜야 했다.


혹시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만이 아주 오래도록 준비한 패를 꺼낼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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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1. 으누어 24.06.05 17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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