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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유 님의 서재입니다.

2와4사이월의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은유
그림/삽화
표지 by 요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4:15
최근연재일 :
2024.07.15 18:00
연재수 :
2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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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97
글자수 :
1,391,524

작성
24.05.0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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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46. 포기를 모르는 남자

DUMMY

다 죽었다가 되살아난 유스티티엔.

제사장의 검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예리했고 빨랐으며 또 강했다.

그의 검격이 찢은 공간이 이리저리 뻗어가며 그의 사정거리 너머까지 공격하는 것까지 똑같았다.


그럼에도 전과 다르게 유스를 상대하던 다른 마법사들은 대부분 전투 불능이 되었다.

넷의 부모인 하람과 율트나.

펠페림의 가주.

모두 큰 상처를 입어 더는 싸울 수 없는 상태였다.

다친 사람 중 그나마 상태가 멀쩡한 율트나가 나머지 사람들을 데리고 몸을 빼낸 참이다.


"헉. 허억.. 헉... 아이들은 잘 빠져나갔는가?"

"예. 이제 저희들만 남았어요. 장로님."

"카논님도 도망치시라니까요... 말을 참 안들으시네요."

"이제 더는 혼자 남기 싫으니까요."


남은 사람이라고는 애지중지 키운 학 두 마리를 잃고 겨우 치명상을 피한 카논.

적이 날리는 검격의 방향을 틀 수 있는 장로.

방패를 들고 있는 이트나.

세 사람 뿐이었다.


심장 속에 자리하던 구체 하나가 깨지며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간 유스티티엔이 달라진 점은 딱 한 가지 뿐이었지만, 그 한 가지 차이가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꾸륵

꾸르륵


그 한 가지란 다름이 아니었다.

지금껏 검을 단단히 감싸는 데에만 쓰던 히펠을 공격에도 쓴다는 것이었다.

검에 둘러진 새하얀 히펠과 다르게 제사장의 주변에는 새까맣게 물든 어둠이 꿈틀대고 있었다.


유스티티엔이 백색의 기사라 불리던 것을 생각하면 까만 히펠을 쓴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온다!"


무표정한 제사장이 검을 휘두르기 위한 자세를 잡으니 그의 주변에서 꿈틀대던 어둠이 수백 자루의 검날 형상이 되어 그의 주변을 채웠다.


후우우웅


크게 휘둘러지는 검에 여지없이 공간이 찢겼다.

이건 지금까지 하던 것처럼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가 검을 휘두르는 동시에 달려드는 다른 까만 검날들이었다.


부유하는 검날은 막기 까다로운 곳들을 골라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날아들었다.

심지어 검로가 하나같이 유스의 그것과 꼭 닮아있었기에 막는 데에 더더욱 어려웠다.


지금까지 세 사람이 버틸 수 있던 것도 그 수많은 검날이 노리는 대상에 다른 마법사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노릴 표적이 줄어든 지금은 막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의 공격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이트나와 카논이 등을 맞대어 적의 공격이 올 경로를 제한했고 그 주변을 장로가 재빠르게 돌며 검날을 막아냈다.

어찌저찌 치명상을 피한 세 사람.


한바탕 주변을 휩쓴 검날은 유스가 검을 거두자 다시 그의 주변으로 돌아가 비정형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유고여. 혹시나 해서 묻지만 어떻게... 다른 수는 없는가?"

"..."


무겁게 내려앉은 이트나의 얼굴이 다른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공격을 담당한 마법사들이 빠진 이상 전투에 승산은 없어진 셈이었다.

방어하기가 이전보다 더 버거워졌으니 공격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저 자와는 처음부터 싸우지 말았어야 했나 봅니다."

"그런가..."

"죄송합니다."

"사과하지 말게. 자네가 아니었더라도 언젠가는 저것과 싸웠을 것이니. 그보다 집중하게. 시간을 벌 것이라면 최대한 벌어야 하지 않겠나."


율트나를 비롯하여 부상을 입고 빠진 자들은 엑살라니스 마을 주민들과 합류해 제사장에게서 몸을 숨길 곳으로 향할 것이었다.

눈앞의 제사장을 죽일 수 없다면 차라리 다른 사람들이 숨을 수 있도록 시간을 끌자는 것이 장로의 생각이었다.


펠페림 가주 정도라면 주민들을 이끄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터였다.


이게 마지막인양 굳은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두 남자를 힐끗 본 카논이 두 사람을 엄하게 꾸짖었다.


"두 사람 다 그만. 포기하지 마세요. 지금 저희가 끝난 것도 아니잖아요. 돌파구가 생길 때까지 버틸 생각을 해야죠."


이곳에서 아직 유일하게 희망의 끈을 붙들고 있는 자는 카논 한 명 뿐이었다.


"그분께서, 트리아트 셋님께서 저희가 죽도록 내버려 두시지 않을 거예요."

"... 그래."

"... 네."

"쓰읍. 대답은 똑바로 하셔야죠."


짐짓 엄하게 말하는 카논의 모습에 이트나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버텨보죠."

"그래. 버티자꾸나."

"옵니다!"


세 사람 사이에 대화가 오가는 사이 유스가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에 따라 까만 기운도 덩달아 형태를 바꾸기 시작할 때였다.


"모두 멈춰라."


전투가 벌어지며 주변의 나무들이 모조리 부러진 이곳과 달리 아직 숲이 숲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곳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나왔다.

그들은 모두 갑옷으로 무장하고 한 손에는 전투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나는 카밀로테의 정규군 이번대의 제 8조장 떼르 하람이다. 출신과 이름을 밝히도록..."


이트나네가 제사장을 상대하고 있던 위치가 카밀로테와 그리 멀지 않았으니 정규군이 개입하는 것이 이상할 일은 아니었지만 여태 소식이 없길래 그들의 개입은 없을 줄 알았다.

카밀로테에서 개입해 제사장이 당하는 일이 없도록 기만이 손을 써뒀겠거니 하고 말이다.


그런데 좀 늦긴 했어도 정규군이 등장한 것이다.


'기만의 기운이 약해졌다더니. 카밀로테인들에게 손을 쓰지 못할 정도인 건가. 아니면...'


기만이 제 통제 하에 있는 수하들을 모아서 보내느라 대응이 늦은 것인지.

전자라면 없던 희망이 생기는 것이고 후자라면 최악의 상황.

이트나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자신을 제 8조장이라 소개한 자가 주변을 살피더니 금방 이트나를 발견하였다.

바로 며칠 전에 카밀로테에서 난장을 피우고 간 혁명단의 일원을 본 조장은 얼굴을 잔뜩 구겼다.


"범죄 집단 혁명단 소속 떼르 이트나. 죽음의 숲의 저주가 사라지는 데에 혁명단이 관련되어 있는 건가?"

"아니요. 죽음의 숲을 없앤 건 저희가 아닙니다. 저희가 상대하고 있는 '파편'이 한 일이죠."


제사장 주변으로 어둠의 기운이 선명한데도 8조장은 그를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파편은 혁명단에게나 카밀로테에게나 공동의 적인데 잠시 협력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아무리 이트나쪽이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범죄자 집단이라고 한들 용의 수하라 여겨지는 파편이라는 적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작은 용의 모습이 되어 카밀로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전대 대현자는 카밀로테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직접 싸웠든 싸우지 않았든 모두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입힌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 당시 파편을 막아낸 데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 혁명단이니 머리가 조금이라도 돌아가는 자라면 여기서 혁명단의 도움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저 자가 파편이라고.."


8조장은 그제야 유스티티엔을 바라보았다.


"글쎄 모르겠군. 내 눈에는 타국의 기사란 자인 것 같다만."

"8조장께서는... 저 불길한 기운이 보이지 않으시나 보군요."


이로써 확실해졌다.

저들은 제사장의 편이었다.

그들의 목적은 아마도 제사장을 돕는 동시에 지금쯤 열심히 몸을 숨길 곳을 찾아 움직이는 엑살라니스 주민들의 몰살 일 것이다.


제사장 한 명으로도 벅찬데 저들의 합류로 이제는 시간을 끈다는 선택지 조차 고를 수 없게 되었다.

더 이상의 다른 수가 떠오르지 않는 이트나가 조용히 절망하고 있을 때.

전혀 생각도 못한 곳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후우웅


크게 휘둘러지는 유스의 백검.

그 검이 향하는 방향은 정규군이 있는 곳이었다.


"막아라!"


훈련된 군인의 반응은 재빨랐다.

일부가 방어막이 펼친 동시에 다른 나머지가 전투 지팡이인 제다카의 마법을 재현했다.


키이이이잉


특유의 소리와 함께 붉은 광선이 뻗어나가 부대를 덮치는 커다란 검격을 때렸지만 겨우 그 정도의 공격으로 막을 검격이 아니었다.

방어막이라고 다를 리 없었다.


제다카에서 뿜어져 나온 정의의 숨결을 단숨에 가른 검격은 그대로 방어막을 찢으며 부대에 내리꽂혔다.


"끄아아악!"


유스의 검격이 박히는 동시에 흑암의 검날들 역시 부대에 날아들었다.

재차 터지는 비명.


이를 지켜보던 이트나를 비롯한 세 사람에게도 검날이 일부 날아왔지만 공격이 분산되어 이전에 비해 훨씬 막기 쉬웠다.


"이건 예상하지 못한 전개인데요."

"그러게나 말이야."

"어떻게 된 걸까요?"


적들이 서로 싸우는 덕에 일행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이대로 몸을 빼낼까요?"


어쩌다 보니 쉽게 위기 상황을 넘길 기회가 찾아왔지만 안타깝게도 이트나의 이런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대로 유스의 검에 썰려 나갈 것이라 생각한 부대에 변화가 일었다.


카가가가각


8조장에게서 피어난 밀도있게 뭉친 어둠의 기운이 유스의 검격은 물론 자잘한 검날까지 상쇄시켰다.

그렇게 드러난 군인들의 상태는 좋게 말해도 멀쩡하다고 할 수 없었다.

많은 이들이 유스의 일검에 신체 어디가 잘려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었다.


유스의 공격을 막아낸 8조장을 포함한 일부만이 멀쩡했는데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8조장처럼 파편의 기운을 다루고 있었다.

8조장이 멀쩡한 부하들에게 말했다.


"내가 저 제사장을 막는다. 너희들은 저들을 쫓아라. 숲 속에 살던 사람은 한 명도 놓치지 말고 모두 죽이도록."


그러나 부하들은 8조장을 명을 수행할 수 없었다.


쐐액


인지를 뛰어 넘은 검이 그들의 목을 베고 지나갔고.


쩌저적


지나간 곳에서 시작된 균열이 부하들의 온 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악... 누구 마음대로. 내 먹잇감을... 빼앗아간다는 거지?"


심장에 저장해 둔 힘으로 되살아나고 난 후부터 줄곧 말 없이 검만 휘두르던 유스티티엔이었다.

같은 편이 분명한 자들을 공격한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꽤나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후우... 이거 참 못 볼 꼴을 보이고 말았군."


숨을 깊게 내쉰 그가 이트나를 보며 빙긋 웃었다.


"못 볼 꼴... 이요?"

"그래. 이것 말이야."


유스는 제 주변에서 꾸물대는 어둠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가 심호흡을 할 수록 일렁이던 어둠의 기운이 눈에 띄게 줄어들더니 이윽고 그의 몸 속에 완전히 스며들어 사라졌다.


이를 본 8조장이 비죽이며 웃었다.


"제사장이라는 자가 설마 본인이 흡수한 힘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건가?"

"뭐 그런 셈이지."

"그분께서 특별히 아끼는 두 제사장 중 한 명이라더니. 꽤나 실망이군."

"실망?"

"언젠가 한 번 싸워보고 싶었거든. 그분께서 이름을 내린 자들, 파편 중에도 특별한 존재. 그런데 그중에서 특출나다는 자가 이리도 부족해서야."


이래서야 영 흥이 나지 않는다며 8조장이 까만 기운을 빚어 커다란 망치를 만들어냈다.

그런 그를 무표정한 눈빛으로 보던 유스가 검을 고쳐쥐었다.


"그 제사장이란 자리. 내가 대신하도록 하지."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망치.

차마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부피의 어둠을 향해 유스가 검을 휘둘렀다.

아래에서 위로.


검이 먼저 지나가고 뒤늦게 검로를 따라 망치에 실금이 그어졌다.


"주제를 모르는 자로군."


실금은 까만 망치 너머 8조장의 몸까지 이어져 있었다.


"내 검을 받아내지도 못하면서 말이야."


반으로 갈라져 떨어지는 8조장의 몸에 어지러이 균열이 번져갔다.

균열은 갈수록 더 촘촘하게 늘더니 이윽고 8조장의 몸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키아아아악


육체를 잃고 괴롭다는 듯 비명을 지르는 파편에게 유스가 손을 뻗자 파편이 끌려갔다.

유스는 손에 쥔 파편을 입으로 가져가 크게 베어 물었다.

처절하게 이어지던 비명이 그가 입을 움직일 때마다 줄어들었고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


순식간에 파편을 집어삼킨 유스가 도망갈 때를 놓친 이트나네를 돌아봤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다만 이 말이 들려온 곳은 이트나네 아니라 다른 쪽이었다.

부상을 입은 율트나가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쳤던 방향.

그곳에는 어느새 기사 한 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방금. 그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습니다. 스승님."


여인을 향한 비뚤어진 애정으로 죽음의 숲을 없앤 자.

집착이 대단하신 기사.

젤로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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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258. 사랑꾼 24.07.11 8 1 15쪽
257 257. 무지개 24.07.03 10 1 14쪽
256 256. 거부할 수 없는 너의 마력은 24.07.01 11 1 13쪽
255 255. 이게 왜 돼 24.06.26 11 1 13쪽
254 254. 가망 24.06.21 9 1 15쪽
253 253. 산 넘어 산 일 넘어 일 24.06.18 10 1 14쪽
252 252.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24.06.14 10 1 14쪽
251 251. 으누어 24.06.05 12 1 16쪽
250 250. 격 24.05.30 16 1 14쪽
249 249. 짜릿해 늘 새로워 24.05.21 9 1 13쪽
248 248. 꺾이지 않는 신념 24.05.18 11 1 14쪽
247 247. 하나를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24.05.16 13 1 13쪽
» 246. 포기를 모르는 남자 24.05.04 17 1 12쪽
245 245. 신념 24.04.30 15 1 13쪽
244 244. 이랬다가 저랬다가 24.04.25 14 1 10쪽
243 243. 대위 카밀로테 24.04.20 13 1 13쪽
242 242. 달갑지 않은 재회 24.04.15 14 1 12쪽
241 241. 으악 24.04.13 13 1 11쪽
240 240. 도망쳐 24.04.08 14 1 12쪽
239 239. 그녀의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 돼 24.04.03 14 1 13쪽
238 238. 미칠듯 사랑했던 기억이 24.03.24 15 1 13쪽
237 237. 자연도태 24.03.21 14 1 12쪽
236 236. 나 때는 말이야 24.03.19 18 1 12쪽
235 235. 가면을 벗고 정체를 24.03.18 14 1 12쪽
234 234. 눈치라고는 없는 사람 24.03.14 15 1 13쪽
233 233. 선택 24.03.11 1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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