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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금검상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4 13:48
최근연재일 :
2023.03.12 00:56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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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3
추천수 :
317
글자수 :
98,853

작성
22.08.25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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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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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21

DUMMY

21화


몇일 전 남창에 들어선 설후 일행들,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진 남창 해변가는 작은 촌락들이 둘러싼 지형이었다.


‘마교는 바닷길을 통해서 들어올 수 밖에 없다. 허면, 이들의 목숨은 장담치 못하겠구나’


설후는 비척대에서의 전투 경험을 살려서 앞으로 남창에서 벌어질 전투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있었다.


중규모 이상의 병력은 육로로 들어올 수가 없었다. 육로는 무림맹의 영역이었기 떄문이다.


설후가 봐왔던 마교의 모습이라면 무림인이 아닌 백성들일지라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다.


“마인들을 해변가에서 섬멸해야 하오. 이는 백성들의 안위와 관련된 일이오,”


설후가 이와 같은 의견을 백호대 회의실에서 내뱉자, 다들 설후가 무서워서 바로 반박하지는 못했지만,


표정에 불만이 역력했다.


이점을 파악한 대장 모서천이 말을 꺼냈다.


“그 점을 우리도 모르지 않네만, 그들을 육지로 끌어들인다면 함정과 지형 등 우리의 입맛대로 전투를 할 수가 있네. 그런 이점을 포기하고 전투하여 승리를 장담할 수 있겠는가?”


“맞소. 보아하니 참모께서 정보대 출신이라 전투에 잘 모르시나 본데, 해변가에서 상륙하는 적을 맞이하는 것은 방어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하책 중의 하책이외다.”


제갈세가 출신이자 백호대 3조장인 제갈모상이 설후의 전략을 비판했다.


그러나 설후는 지지 않고 그 강렬한 눈빛으로 좌중을 한번 쓸어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이 지역민들이 죄없이 살해되는 것을 방관할 생각이 없소. 백호대는 알아서 판단하시오,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니.”


그렇게 말하고 설후는 팔짱을 낀 채 두 눈을 지긋이 감았다. 이견을 받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대장 연락선을 통해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7주야 후에 마교가 도착할 예정이라는구려. 무려 범선이 5척이오. 병력이 대략 사백에서 오백여명으로 추산됩니다.”


백호대원들은 설후를 무시하고 육지에서 전투를 벌이고 싶었으나, 모서천은 쉽게 결정 내릴 수 없었다.


‘설후라는 자는 일개 범부가 아닌 자, 그가 여기서 죽도록 두는 것은 멀리 봤을 때 큰 오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모서천은 제갈세가와 진법에 기본 조예가 있는 자들로 구성하여 해변가 뒤쪽에 각종 함정과 유리한 전장을 만들도록 지시하였다.




쉬이이익 쉬익


남창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산 중턱 숲 속에 설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바닷가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기괴하게 울리는 곳이었다.


‘남은 시간은 7주야, 적을 최대한 사살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설후가 자연기를 감지하는 새로운 세계에 들었다지만, 아직 가진 기운이 미천하였다.


주섬주섬


심상을 통해 주변 기운의 감응력을 한 차례 높인 설후가 앞섬에서 비단보에 쌓인 작은 목함을 꺼냈다.


‘아버지. 인영아.’


그 목함은 바로 3년 전 설후의 아버지 설용명이 가문이 망하던 날, 설후에게 맡긴 목함이었다.


안에는 비약 하나가 담겨 있었는데, 설후는 그간 아버지의 유품을 감히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지불이 알려준 바로는 그것은 사천당문의 녹안단(綠眼丹)이라는 묘약인데 내공 증진 20년에 독에 대한 효용을 높여주는 꽤나 상급의 영단이었다.


그러나 독공을 익히지 않은 설후에게 20년 공력은 영약이긴 했으나 유품을 소모할 정도로 절대적인 힘은 아니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폐인이 되어 방황하던 나날들, 그 후 실낱같은 희망을 잡으며 이곳 남창에 와 있었다.


그리고 눈 앞에 일반 백성들의 위험이 감지되고 있었다.


설후는 그들을 결코 외면하지 못했다. 자신도 일개 상인 집안의 자식으로 가족을 잃는 다는 것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 충분히 알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그리고 스승님, 저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부디 보고 계신다면 길을 인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후 설후는 상념을 털어내고 녹색의 짙은 기운이 피어나오는 녹안단을 입속에 털어 넣었다.


독 내성이 아직 미천한 설후에게 녹안단은 강력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끄윽, 끄어억”


내공 또한 미천하였기에 그 기운에 휘둘리며 고통스럽게 얼굴이 일그러져갔다.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 때 갑자기 설후의 두개골에 익숙한 음성이 울려퍼졌다.


‘이 놈아 자연생기경을 연성하는 자가 고작 영단 하나에 이리 휘둘린단 말이냐.’


‘스승님...’


머릿속의 그 음성은 바로 지불 대사의 목소리였다.


설후는 이것이 꿈인지 환상인지 모를 일이었지만, 스승이 알려주는 대로 자연생기경의 묘리를 떠올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스르지 않는 것.’


두려웠지만 설후는 그 날뛰는 기운을 통제하려던 자신의 미약한 공력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항하려는 의지를 천천히 잊기 시작했다. 그저 그 기운이 몸 안을 활개치도록 천천히 풀어주었다.


잠시간 혈도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며 고통이 느껴졌지만,


‘이조차도 내버려두어야 한다. 나는 자연의 흐름이 거쳐가는 통로일 뿐이니.’


그때 설후의 체내에서 기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터질듯한 혈도에서 조금씩 녹색의 기운이 체외로 분출되면서 고통이 잦아들었고,


그로 인한 미세한 증기들이 조금씩 전신 곳곳에서 새어 나오면서 곧 설후의 몸 주변이 녹색의 운무에 가려졌다.


언제 고통이 있었냐는 듯 평안과 그에 따른 쾌감이 설후의 몸을 지배했다.


“후, 후아”


설후는 천천히 호흡했고 그에 따라 녹색의 운무가 빨려들어가고 나오기를 수차례,


어느새 그의 단전에 기운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그 깨달음을 계속 유지하고 싶구나.’


설후는 그 무아경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조바심이 났지만 천천히 호흡을 유지하면서 몸 전체를 더욱 이완하고자 노력했다.


이윽고 상체와 목을 지나 머리까지 호흡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느낌이 들었고 설후는 그간 무공을 수련하며 느꼈던 어떤 호흡보다 큰 상쾌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머리까지 밀고 들어간 기운이 몸 전체를 수차례 회전하였다.


‘이제 이 모인 기운을 어디로 인도한단 말이냐.’


처음 겪는 기사에 설후도 방법을 생각지 못하였는데 처음 그러하였듯이 그저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기운에 통제력을 완전히 풀고 그는 외부에서 관망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자 몸속에 적당양 차오른 기운은 마치 그 압력에 못이기듯 출구를 찾아서 잠시 헤매는가 싶더니


설후의 정수리를 향해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은 듯 아주 미약한 기운이 흐르는 듯하더니 점차 질서정연하게 일말의 기운들이 정수리 위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새 주변의 운무는 완전히 사라지고 설후의 정수리 위에는 녹색 연꽃이 하나 피어있었다.


그로부터 약 반시진 후 기운을 재차 갈무리한 설후가 눈을 반개했다.


그 강렬한 눈에서 빛이 번쩍이는 듯 하더니 그가 차분하게 미소지었다.


‘신체능력이 말도 못하게 상승하였구나.’


다시 눈 뜬 세계는 아름답다는 말로도 부족한, 휘황찬란하였다.


녹색의 기운이 몸 곳곳에 녹아있던 기운을 정리한 것인지 시력부터가 전과 확연히 달라진 상태였다.


그리고,


‘다시 단전이 생성되었다. 하하.’


‘스승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설후는 미소를 짓는 와중에 눈물을 흘리며 북쪽으로 절을 하였다.


‘내공은 이제 반갑자에 달한다. 아직 전과 같은 전투력은 아니지만 서두를 것은 없다.’


설후는 새로 얻은 힘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전과 같이 억지로 힘을 쥐어짜낼 필요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공력을 오른팔로 움직인 뒤 정권을 내질렀다.


퍼펑


정면으로 내지른 기운에 정면 3장거리의 나무들이 파괴되었다.


‘다행히 준비는 되었다. 어서 오거라 마교 전위부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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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추격전 22.05.15 731 14 9쪽
12 흑색기마대 22.05.13 789 16 9쪽
11 장인묘의 최후 22.05.11 838 12 9쪽
10 함정 22.05.11 829 15 10쪽
9 새로워진 비척대 22.05.11 903 14 11쪽
8 8화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정체 22.05.10 954 13 10쪽
7 7화 삼겹추살진 22.05.10 980 15 10쪽
6 흑응상단 지하 22.05.09 1,089 17 10쪽
5 5화 비척대원 설후 22.05.09 1,257 16 8쪽
4 4화 시작 22.05.06 1,382 17 8쪽
3 3화 사망 그리고 도주 22.05.06 1,415 23 7쪽
2 2화 +3 22.05.05 1,590 24 12쪽
1 1화 +4 22.05.04 2,725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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