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금검상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4 13:48
최근연재일 :
2023.03.12 00:56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072
추천수 :
317
글자수 :
98,853

작성
22.05.06 21:09
조회
1,381
추천
17
글자
8쪽

4화 시작

DUMMY

4화


"춘배구먼, 이 아이는 금검상단주 아들 설후라고 하네. 우리는 지금 사특한 무리에게 쫓기고 있어. 좀 도와주게나."


"금검상단의 일은 조금 전에 들었습니다. 어르신의 일이라면 저희가 발벗고 도와드려야지요.그 아이가 그 혈난의 생존자군요. 헌데 여아도 하나 있지 않습니까? "


지불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일단 여기 몇일 머물며 추격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려고 하네. 흔적 좀 지워주게나."


"알겠습니다. 더 필요하신건 없습니까?"


"개방 총타에 소식을 넣어주게. 자객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네. 혹시 마교가 아닌가 싶네."

"마교 말씀이십니까?? 알겠습니다. 바로 서신을 보내겠습니다."


잠시 후, 후가 깨어났다.


"여긴? 아 인영이, 인영이는 어딨습니까? 인영아!"


"우리와 합류하지 못했어, 여긴 개방이야. 여기 친구들한테 상황을 일러뒀으니 우선은 기다려보거라."


"인영이 괜찮은거겠죠? 할아버지??"


지불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불과 후는 3일간 개방 분타에서 지내면서 체력을 회복하였다. 후는 3일간 아무말이 없었다.


그리고 개방 총타에서 서신이 도착했다.


- 지불 대사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무림맹에 보고를 할 것이다. 지부장 왕춘배는 지불 대사를 돕는 한편, 적들의 흔적을 살펴보고 금검상단 관련 정보를 수집하거라. -


난고현 분타 거지들은 지불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조심스럽게 그 흔적들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흑살마겁대원들에게 무참히 능욕당한 인영과 정병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지불은 이 소식을 들었으나 후에게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이 불쌍한 것을 어찌할까.'


다시 3일이 지나서 추격자들의 움직임이 잦아들자 지불과 후는 개방 거지들의 인력과 정보를 이용하며 소림사로 이동했다.



숭산 소실봉 소림사 방장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소림사 27대 방장 대천과 전대 방장 지불이 앉아있다.


“사부님, 사정은 개방에서 온 서신을 통해 들었습니다. 그 아이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그 아이에게 달린 일. 그나저나 대비를 해야할 것 같다. 금검상단주는 어디에 원한을 살 인물이 아니야.”

“네 저희도 조심하겠습니다."


지불은 10년 전 방장 자리를 대천에게 내어준 뒤 소실봉 근처 천태봉에서 은거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자신의 입적이 다가옴을 알게 된 지불은 하남 근처를 유람하기 위해 천태봉을 내려왔다.


그리고 일양현 근처에서 만난 금검상단주 설용명의 권유로 그의 가택에서 몇 일 동안 머물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 또한 인연이란 말인가. 어찌 이런 가혹한...쯧쯧’


후와 지불은 소림사에 도착한 후 그렇게 천태봉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지불은 천태봉에 도착하여 후에게 동생 설인영과 정봉의 소식을 전하였다.


당연하게도 후는 미친 듯이 날뛰며 동생이 죽은 곳이던, 폐허가 된 금검상단 가택이던, 찾아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지불은 아랫 제자들을 시켜 후가 천태봉을 내려가지 못하게 하였다.


“네 녀석이 지금 거기에 간들 무엇을 한단 말이야. 네 동생과 일꾼 정병은 개방 제자들이 잘 묻어주었다더구나. 아쉬운 마음은 알겠으나 어쩌겠느냐. 이미 지나간 일인 것을.”


“흐흑, 흐흐흑.”


후는 하루종일 천태봉 봉우리에서 무릎을 꿇고 울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여전히 식음을 전폐하고 미동이 없는 후였다. 눈빛은 생기를 잃어 도무지 삶의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지불이 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잘 벼려진 검을 후 앞에 내던졌다.


챙그랑


“죽고 싶으면 죽거라. 네 아비는 너가 살아남길 원했지만, 너가 그렇게 고통스럽다면 나는 죽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들도 다 살해당하고, 가문 내 일꾼들도 도조리 도륙을 당했는데 너 혼자 뭘 어찌한단 말이냐.”


‘어찌 저 어린 것의 운명이 이리 잔혹하단 말인가. 앞으로 녀석 앞에 펼쳐질 수라장을 생각한다면 보통 각오로는 어림도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여기서 목숨을 끊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천태봉의 시간은 다시 흘러가고 있었다.


후는 계속 검 앞에 앉아서 검만 바라보았고, 도중에 검을 집어 들어 목에 겨누기도 벌써 수차례였다.


그렇게 4일째가 되던 날, 후가 지불 대사에게 찾아와 무릎을 꿇었다.


“강해지고 싶습니다.”


열흘간 밥 한끼 먹지 못한 그였지만 눈빛에는 전에 없던 독기가 서려있었다.


지불은 그런 후의 모습을 신중히 바라보았다.


‘이제 시작이구나.’


지불은 후를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여태껏 지불의 제자는 현 방장 대천 한명이었다. 너무 늦게 후를 만난 것이 내심 아쉬웠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후의 몸이 상해있기에 하루는 미음을 먹으며 최대한 회복에 집중을 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지불의 훈련이 시작되었다.


지불은 승려라서 평소에는 초탈한 모습이지만 제자를 가르칠 때는 굉장히 엄격한 사람이었다.


지불은 정신적 수련을 굉장히 중요시하였다. 그가 예견하는 후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이미 한차례 큰 시련을 겪은 후였기에 스승 지불은 그에게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토대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천태봉은 해수면 기준 500장 높이에 위치해있다. 수련 첫날 지불은 후를 천태봉 절벽에 거꾸로 메달아 두었다.


아직 정신적 충격에서 회복되지 않은 후였지만, 지불은 후를 더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내 예상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만약 맞다면, 너의 적은 결코 평범치 않을 것이다. 부디 이겨내길 바란다, 후야.’

“공포를 이겨내거라. 고작 그정도로 네 아비의 원수나 제대로 값겠느냐!"


첫 날에는 비명을 지르며 바지에 오줌도 싸고 기절도 세 차례나 하던 후였다.


그러나 삼일 째가 되자 후는 또렷한 눈빛으로 절벽 아래를 응시하고 있었다. 두려움을 극복한 것은 아니었으나 의지로 그것을 이겨내고 있었다.


두 번째 훈련은 호랑이 훈련이었다.


지불이 후를 천태봉 마당에 앉혀놓자, 봉우리 아래 젊은 무승 여럿이서 커다란 나무 수레를 끌고 오는 것이 보였다.


나무 수레는 감옥처럼 사방이 나무로 막혀 있었고 그 안에는 다름아닌 호랑이가 들어있었다.


천태봉이 너무 가파랐기에 무승들은 봉우리 바로 아래에서 호랑이를 묶은 밧줄을 끌고 오기 시작했다.


“허억, 헉”


10명이서 옮기고 있었지만 다들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드디어 정상에 도달한 젊은 무숭들, 그들은 지불의 지시에 따라 호랑이를 밧줄에 묶어 고정하였는데, 호랑이가 밧줄을 팽팽히 당기면 그 아가리가 후의 코에서 3촌이 떨어져 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지불은 젊은 승려에게 밧줄 중간 부분을 갈도록 지시했다. 이제 호랑이를 묶은 밧줄은 언제라도 끊어질 것 같았다.


그 모든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후는 가부좌를 풀고 옆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호랑이 앞에 가서 가부좌를 하거라.” “더, 더 가까이 가거라.”


가까이서 보는 호랑이의 위압감은 17살의 사내 아이가 감히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후는 반장 거리에서 더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라도 호랑이가 밧줄을 끊고 자신의 머리를 한입에 삼킬 것 같았다.


후는 호랑이의 반장 거리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너의 각오가 그정도였더냐, 호랑이 한 마리에 벌벌 떨고 눈물을 흘릴 정도였느냐 말이다.“


사실 후는 앞으로 걸어가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으나 그런 것은 중요치 않았다.


후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이것도 이겨내지 못하면 저승에서 모두를 볼 면목이 없다. 인영아, 아버지, 정병, 형조 사부님, 식구들.’


후가 반장 거리에서 천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사부의 음성을 들으며 잰걸음으로 천천히 한걸음씩 내딛었다.


크앙 크아아앙


호랑이가 울부짖자, 후의 다리가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럴수록 후는 자신을 놓아버리려고 하였다.


어느새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났다.


아직 무공 수련은 시작도 못했지만 그렇게 후는 차근차근 강해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금검상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24화 유능제강 +1 23.03.12 252 4 14쪽
23 23화 절망 23.02.25 249 3 8쪽
22 21 22.08.25 509 8 8쪽
21 20화 서핑의 유래 22.08.23 450 6 6쪽
20 20 22.08.21 503 9 4쪽
19 19화 22.08.20 520 10 7쪽
18 18화 22.08.19 511 9 9쪽
17 18 22.08.16 542 11 7쪽
16 16화 혈강시 22.06.14 648 10 13쪽
15 15화 22.06.13 639 11 12쪽
14 신검합일 22.05.16 775 16 9쪽
13 13화 추격전 22.05.15 730 14 9쪽
12 흑색기마대 22.05.13 789 16 9쪽
11 장인묘의 최후 22.05.11 837 12 9쪽
10 함정 22.05.11 828 15 10쪽
9 새로워진 비척대 22.05.11 902 14 11쪽
8 8화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정체 22.05.10 954 13 10쪽
7 7화 삼겹추살진 22.05.10 980 15 10쪽
6 흑응상단 지하 22.05.09 1,089 17 10쪽
5 5화 비척대원 설후 22.05.09 1,256 16 8쪽
» 4화 시작 22.05.06 1,382 17 8쪽
3 3화 사망 그리고 도주 22.05.06 1,414 23 7쪽
2 2화 +3 22.05.05 1,589 24 12쪽
1 1화 +4 22.05.04 2,724 2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