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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금검상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4 13:48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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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079
추천수 :
317
글자수 :
98,853

작성
22.05.11 12:43
조회
828
추천
15
글자
10쪽

함정

DUMMY

10화


마교 내총관 상관척은 득의의 웃음을 짓는다.


“크크”


“무림맹 버러지들이 서녕으로 향한다고? 그녀석들을 싸그리 살해하여 이 신강쪽은 처다도 못보게 만들어야겠다.”


상관척이 말을 이었다.


“장 장로, 그대가 이 비척대라는 애들 다 쓸어버리고 올 수 있겠소?”


“알겠소. 내가 그들을 쓸어버리고 오겠소. 무림맹의 것들은 살려달라는 소리가 언제 나오는지 궁금하군. 흐허허허”


3년전 금검상단 혈난의 주인공인 흑살마겁대(黑殺魔劫隊) 대주 장인묘가 비릿하게 웃었다.





비척대주와 부대주 설후는 서녕에 들어가기전 조용히 당문 당택기와 제갈세가 제갈청을 불렀다.


왕치상이 그 둘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그 둘은 비척대에서 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비척대원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서녕 땅을 밟았다. 서녕은 중원 서쪽의 서장으로 향하는 길이기에 서장 외국 상인들이 교역을 하는 요충지였다.


“와 여기가 서녕이구나. 처음와봅니다. 저자들이 천축국(天竺國) 상인들인가 보구려.”


팽호사가 두건을 둘러맨 눈밑이 퀭한 자들을 보고 신기한 듯 말을 했다.


“팽호사, 경거망동하지 말거라, 여기서부턴 위험지역이다.”


“네 부대주.”


그들은 상점가에 있는 아만타 객점에 여장을 풀었다. 여기는 서역 문화가 많이 들어와 있어서 그런지 음식도 다양했다.


“오호 이건 무슨 음식인가. 카레? 이보슈 나는 이 까레인가 그걸로 하나 주시오.”


팽호사가 식사를 주문하며 설레발을 친다.


“나도 같은 것으로 주시오.”


“난 짜장카레.”


“난 카레군만두.”


대원들이 주문을 다 하고 일각이 지나자 음식들이 나왔다.


“와우 이게 뭐래, 색이 샛노랗네. 먹어도 되는겨?”


생전 처음 보는 음식에 거부감이 들었다. 냄새를 맡아보는 대원도 있었는데, 이윽고, 카레를 한입 떠먹어보자,


“와 구수하니 맛이 괜찮네요잉.”


한동안 노숙을 하며 건포로 때우던 그들이기에 따뜻한 카레의 맛은 금방 입에 붙었다.





‘오늘은 쉬어서 체력을 보충시키고 내일부터 작전에 나서야겠다. 이곳은 적지나 다름없는 위치 체력회복도 중요하다!’


왕치상은 부하들에게 도착한 당일은 푹 쉬게 하였다. 그리고 주변을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저녁에는 어디 더 맛있는 서역 음식점이 있나? 중원인 밖에 안보이는구려.”


팽호상의 그 말에, 대주 왕치상의 얼굴이 검게 물들었다.


‘아니 점심과는 달리, 서역인이 거의 안보인다.’


부대주 설후도 이상을 느끼고 있었다. 보통 객점의 저녁 시간이면 시끌벅적한 것이 정상, 여기 분위기는 너무 조용하지 않나.


“준비하거라.”


대주 왕치상이 옆 테이블에 있는 부하들에게 신호를 주었다.


그 때 구석에 있던 테이블에서 장년인이 일어서며 말을 한다.


“요 쥐새끼들 눈치 한번 빠르고만, 비척대라 하던가? 이름을 서척대(鼠慽隊)로 바꾸는게 어떠한가? 하하” (鼠:쥐 서)


명백히 조롱하는 언사였지만, 함정에 빠진 비척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비태 돌아오거라!”


장인묘가 명하자,


챙!


낭인 출신 비척대원 적상이 갑자기 옆에 있던 설후에게 칼을 휘둘렀다.


전부터 적상을 의심하던 설후는 그의 검을 가볍게 막아내었고 그틈에 적상 아니 흑살마겁대 비태는 장인묘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아니!”


“저 배신자가!”


“쳐죽일”


비척대원은 이제 완전히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하나의 노림수는 있었다.


“빠르게 퇴각하라, 오던 길에 있던 청풍산림(淸風山林)으로 간다!”


왕치상이 수하들에게 퇴각 명령을 내렸다.


“멍청한 녀석들, 다 죽여라!”


마교 흑살마겁대가 덤벼들었다. 포위당한 상태로 공격을 맞자, 비척대원들은 일방적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장인묘 장로의 직속부대인 흑살마겁대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키운 자들이었다.


금검상단에 침투할 당시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기본 검법만 사용하였지만, 지금은 달랐다.


온몸에서 마기를 뿜어내며 비척대원을 압박하자 명문 대파의 자제들이라 할지라도 공력에서는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내부에 있는 흑살마겁대가 40명, 정문 앞에서 포위망을 구축하는 흑살마겁대가 10명.


배신자 적상과 모종의 임무를 맡은 당택기, 제갈청이 빠진 비척대는 왕치상과 설후를 포함하여도 39명. 쉽지 않은 전투였다.


“대주 제가 후미를 맡겠습니다.”


“가능하겠나? 마교 수뇌급으로 보이는 저자의 기운은 초절정으로 보인다. 너가 버티지 못하면 부대주 너의 목숨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야!”


“죽더라도 허무하게 가진 않을 것입니다. 최대한 버텨보겠습니다.”


설후가 그말을 끝으로 무리의 후방으로 짓쳐들어갔다.


챙 채챙 챙



흑살마겁대라는 것은 이미 젊은 마인들 중 수위를 다투는 존재들. 내공만이라면 절정에 든 자도 많이 있었다.


왕치상은 정파 무림의 고수였으나 아직 절정의 벽에 막힌 무인이었다.


하지만 어디 전투라는 것이 무공 수위만으로 결정이 나던가.


왕치상은 소위 말하는 구대 문파라던가 오대 세가에 속하는 무인은 아니었다.


중소문파인 태극검문의 무인이었다. 태극검문은 도교에 뿌리를 둔 문파로, 그 문파적 속성에 따라 태극검결(太極劍訣)이라는 유능제강의 검법으로 유명하였다. (유능제강: 부드러움이 능히 강함을 제압한다.)


남경지방에 지리한 태극검문은, 문인의 수가 200여명으로, 명문 대파에 비해서 그 규모가 일천하였다.


그러나 정파 사람들이 태극검문을 기억하는 이유는, 태극검문의 문주 또는, 문파 내 일인자가 통상적으로 무림 백대고수(百代高手)에 속했기 때문이다.


중소문파의 무인이 무림맹의 한 개 대를 맡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왕치상은 그 직책만으로도 세간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왕치상이 태극검결, 적류결(樍柳訣)의 묘리를 살려 적들을 상대한다.


내공이 절정에 다다랐으면 뭐하겠는가, 왕치상은 그들의 패도적 힘을 그대로 받아주지 않고 흘려보내며 마치, 버들잎이 바람에 흩날리든 흑살마겁대 사이를 휘젓고 나아갔다.


되려 뒤따르는 수하들이 왕치상을 따르기 버거울 정도였다.


“듣자하니, 너가 금검상단주의 자식새끼라지?”


이미 배신자 비태에게 비척대 소식을 접한 장인묘가 묘한 표정으로 차분히 말을 건다.


설후는 그저 장인묘를 시선으로 쫓으며 부대의 후미에 힘을 실었다.


“아 그 어린 계집 이름이 뭐였더라 설인...”


설후의 얼굴이 빠르게 굳는다.


“설인영, 당신이 그 이름을 어떻게?”


“우리 마겁대원들이 이뻐해줬었거든, 그 계집을. 한번 회포 풀기 좋았지. 흐흐.”


여전히 뒤로 뛰는 설후의 기운이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했다. 몸을 뒤덮은 그의 푸른색 청의심공(淸漪心功)이 타오르는 듯 하였다.


그리고 갑자기 후가 뒤로 뛰던 그 힘을 반탄력으로 하여 장인묘에게 뛰쳐 들었다.


아직 불안정해서 설후가 사용치 않던 마멸검법 화속성의 기술, 염폭참(炎爆斬)이 장인묘를 강타한다.


쾅 콰광


막 객잔을 나와 쫓던 장인묘가 다시 객잔에 처박혔다.


갑작스런 폭음에 왕치상이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하고 전위의 속도를 늦췄다.


왕치상이 소리친다.


“부대주, 무슨 일이냐!”


그간 친해진 대원 팽호사가 후의 옆에 자리한다. 옆에서 장인묘가 한 말을 다 들은 팽호사는 후가 왜 폭발한지 알았다.


“이거 그 어린 새끼가 이렇게 성장했다니, 뒤진 니 애비가 기뻐하겠구나. 조금만 더 컸으면 정말 번거로웠겠어.”


언제 꺼냈는지 모를 큰 도를 들고 객잔에서 튀어나온 장인묘가 화가 난건지 웃는건지 모를 표정으로 이죽거렸다.


장인묘의 도에 짙은 검은색 불꽃이 덧씌워지고 있었다.


“부대주, 가셔야 하오.”


도법에 일가견이 있는 팽호사가 보기에 불길한 기운이었다.


장인묘의 일신무공인 업화도법(業火刀法)이 뿌려진다. 그는 그 자리에서 도기를 한번 쏘아보냈는데, 옆에 있던 팽호상이 마치 타들어 가는 듯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고,


콰앙


설후는 그 기운을 감당치 못해, 튕겨나가 비척대원 사이에 쓰러졌다.


그때 근처에 있던 왕치상이 다시 소리쳤다.


“부대주 비척대원들을 다 죽일 셈인가!!”


다시 튀어나가려고 앞 다리를 굽히던 설후의 귀에 대주의 말이 꽃혔다.


‘불가피한 희생은 어쩔 수 없지만, 내가 힘을 얻으려 발버둥치는 것은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것. 지금은 저자에 대한 내 원한을 잠시 잊어야 한다. 제갈청이 있는 장소로 가면 다시 한번 기회가 올 터.’


후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장인묘의 힘을 정면으로 받지 않고 흘려내며 대원들의 도주를 후미에서 도왔다.


“하하, 아비를 죽인자가 바로 앞에 있는데 도망을 친단 말이더냐? 역시 정파의 개들은 배알도 없구나”


장인묘는 간만의 추격전에 매우 신이 난 상태였다.


그 사이 왕치상과 대원들은 서녕 외곽의 청풍산림(淸風山林) 초입에 도달하였다.


왕치상은 누가 들으라는 듯이 소리친다.


“적들에게 잡히지 말거라 곧 청풍산림이다!!”


산림 초입에 있던 제갈청과 당택기는 이 소리를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왕치상이 근처에 왔을 때 왕치상에게 달라붙어서 말을 하였다.


“대주 150장 앞에서 비석만 밟고 지나가시오. 내가 앞장 서겠소”


“내가 이제 후미로 가겠다. 너네들은 제갈청을 따라 일렬로 움직이거라.”


왕치상은 대원들에게 그리 이르고, 일렬의 부대원들을 호위하며 후미의 설후에게 합류했다.


그렇게 대략 150장의 거리를 뛰고, 설후와 왕치상까지 마지막 비석을 밝고 넘어갔을 때, 당택기와 제갈청이 각자 나무 뒤에 매여있는 줄을 검으로 잘라냈다.


쿠구구궁


방금 비척대원이 넘어온 그 비석이 있던, 반경 10장의 범위의 땅이 무너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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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신검합일 22.05.16 775 16 9쪽
13 13화 추격전 22.05.15 731 14 9쪽
12 흑색기마대 22.05.13 789 16 9쪽
11 장인묘의 최후 22.05.11 838 12 9쪽
» 함정 22.05.11 829 15 10쪽
9 새로워진 비척대 22.05.11 902 14 11쪽
8 8화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정체 22.05.10 954 13 10쪽
7 7화 삼겹추살진 22.05.10 980 15 10쪽
6 흑응상단 지하 22.05.09 1,089 17 10쪽
5 5화 비척대원 설후 22.05.09 1,257 16 8쪽
4 4화 시작 22.05.06 1,382 17 8쪽
3 3화 사망 그리고 도주 22.05.06 1,415 23 7쪽
2 2화 +3 22.05.05 1,590 24 12쪽
1 1화 +4 22.05.04 2,725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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