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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금검상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4 13:48
최근연재일 :
2023.03.12 00:56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073
추천수 :
317
글자수 :
98,853

작성
22.05.06 19:26
조회
1,414
추천
23
글자
7쪽

3화 사망 그리고 도주

DUMMY

3화


”장로님 여기! 통로가 있습니다.“


”뭣이?“


달 밝은 밤, 장인묘는 수하 몇을 데리고 폐허가 된 금검상단 장원을 둘러보고 있었다.


아이들을 찾지 못하면 교의 행사에 방해가 되기에 어쩔 수 없는 밤 마실이었다.


”당장 흑마견(黑魔犬)을 풀어라.“


흑살마겁대(黑殺魔劫隊) 1조 비칠이 개 한 마리를 데려왔는데, 개의 기세가 심상치가 않다. 새까만 털로 뒤덮인 그 큰 개는 척 보기에도 전신이 근육으로 뒤덮혀 있었다.


비칠이 비밀통로에서 잠시간 냄새를 맡게 하자 흑마견이 조용히 통로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속도가 빛살 같았다.


“쥐새끼들 드디어 명줄을 끊어놓을 수 있겠구나.”


반달 웃음을 짓고 있는 장인묘가 흑마견이 들어간 통로를 보며 입맛을 다신다.


“멸겁대 1조는 흑마견을 쫓아라. 2조는 비밀통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포위망을 형성한다.”


“존명!”




그 시각 산기슭에 숨어있던 설후 일행의 상황도 좋지는 않았다.


탈출을 감행하던 날 접질렸던 설인영의 발목이 조금씩 부어올라 도저히 한쪽 발을 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스님이 이제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정신 바짝 차리거라, 동생도 있지 않느냐. 아직 여기서 더 기다려봐야 한다.”


그렇게 밤이 깊어 가는데 갑자기 개 짖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흑마견이 냄새를 맡으며 흑살마겁대를 데리고 온 것이다.


다행히 적이 들이닥치기 전에 기감을 읽은 지불 대사가 아이들 깨워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인영이었다.


“아얏. 못뛰겠어요.”


“아가씨는 제가 업고 뛰겠습니다.”


정병이 인영을 업고 후미에서 달린다. 그러나 인영을 업고 설후와 지불대사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던 정병은 조금씩 후미에서 뒤처지고 있었다.


정병과 인영이 보이지 않자, 후는 걱정이 되었다.


“스님 정병 아저씨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불은 멈출 수가 없었다. 이미 추격자들이 멀지 않은 곳까지 다가와 있었고 무공을 배운 자들이기에 자칫 후까지 따라잡힐 수가 있었다.


“우리는 이대로 계속 속도를 유지한다.”


“안됩니다. 저는 죽더라도 인영이와 함께 가야합니다.”


지불은 설령 잘못되더라도 후만은 살려야 했다. 그것이 설가주와의 약속이었다.


수도로 후의 목덜미를 내려친 지불은 기절한 후를 잡고 옆구리에 끼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정병의 앞에 후와 지불은 보이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정병은 우선 추격을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앞만 보고 뛰었다.


그렇게 뛰는데도 개가 짖는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리고 있었다.


그것이 정병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죄송합니다. 가주님.’


정병의 눈에서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액체가 흘러내린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


정병의 진로를 한 복면인이 막아섰다. 그는 흑살마겁대 1조 정귀칠이었다.


정병은 이미 사방에 도망갈 곳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저씨 무서워요. 흑”


인연은 정병의 등에 얼굴을 파묻는다.


정병은 등 뒤에서 떨고 있는 인영을 느끼며 지팡이로 쓰던 막대기를 들어 올린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잠시 후 흑살마겁대 대주 장인묘가 도착했다.


이미 정병은 시신이 되어 있었고, 옆에 인영이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얘야 니 오빠는 어디있니?”


“모르겠어요... 살려주세요. 흑흑”


“너가 이쁜 짓을 해야 살려주지. 어디있어, 네 오빠?”


“정말 모르겠어요.”




“이 씨발년이 진짜.”


잠시 목에 핏줄이 선 장인묘는 갑자기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수하들에게 고개를 돌린다.


“야 너네 재미 본지 좀 됐지? 얘가 너네랑 놀고 싶단다.”


흑살마겁대원들이 주변으로 모여들며 음흉한 표정을 짓는다.




이 때 흑마견은 지불과 후를 계속해서 쫓고 있었다.


‘저 개부터 잡아야 벗어날 수 있을 것이야.’


지불은 빠른 신형으로 뒤로 뛰더니 공력을 실은 석장을 흑마견의 머리로 내려친다.


‘아니!’


그는 개의 머리를 부수고 바로 다시 도주를 하려 했지만 개는 잠시 어지러운 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 뿐이었다.


사실 이 검은 개는 보통 개가 아니라 마교(魔敎)에서 무인을 추격할 때 이용하려고 키워낸 특수견이었다. 서장에서 들여온 ‘불태어’라는 견종으로 태생 자체가 몸짓이 크고 가죽이 두꺼운 개다. 마교인들은 이 개를 특수 배합한 약초에 수십번을 담그며 피부를 야생 동물보다 더 질기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인과의 훈련을 통해 그 몸놀림도 보통이 아니었다.


지불은 석장을 들지 않은 왼손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리고 흑마견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바로 진각을 밟으며 소림의 장기인 백보신권(百步神拳)을 펼쳤다.


백보 밖의 적을 절명(絶命) 시킨다는 무공을 한 걸음 앞에서 맞은 흑마견은 몸통이 터져버렸고, 그 이마 가죽만이 천천히 땅으로 떨어졌다.


다시 후를 들쳐메고 뛰기 시작하는 지불. 다행인지 모르겠으나, 흑살마겁대 1조 대부분이 인영에게 관심이 쏠려 있었기 때문에 지불과 후는 다시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흑살마겁대 1조원들을 차례로 받아내고 있는 인영은 이미 눈빛이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 그녀는 설령 여기서 살아나더라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버렸다.


옆에 있던 장인묘가 수하들을 재촉한다.


“새끼들아 대충 재미 봤으면 숨통 끊고 어서 다시 추격에 합류해라.”


두두두둑


마지막으로 남은 흑살마겁대원 한 명이 인영의 목을 꺾어버린 후 다른 조원들을 뒤쫓아갔다.


그것이 정병과 인영의 마지막이었다.



지불은 저 멀리 개봉의 난고현(蘭考縣)이 보이기 시작하자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제 개방의 영역이다. 한시름 놓을 수 있겠어.’


지불은 난고현 뒷골목으로 가서 거지들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갑자기 지불의 눈이 번뜩였다. 그 거지는 허리에 띠가 메어져 있었는데, 띠 끝에 매듭 3개가 지어져 있었다.


지불은 그 매듭이 있는 거지에게 다가가서 대뜸 질문을 던졌다.


“나 소림의 지불이라고 하네, 여기 지부장 좀 볼 수 있겠는가.”


“헉, 지불 대사님이십니까?”


“그렇다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지불의 이름을 들은 그 거지가 그들을 골목 구석의 움집으로 안내했다.


거지가 먼저 들어갔고, 잠시 기다리니 개방 난고현 지부장이 잽싸게 뛰쳐나왔다.


“난고현 지부장 왕춘배입니다. 어르신, 갑자기 무슨 일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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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22.06.13 639 11 12쪽
14 신검합일 22.05.16 775 16 9쪽
13 13화 추격전 22.05.15 730 14 9쪽
12 흑색기마대 22.05.13 789 16 9쪽
11 장인묘의 최후 22.05.11 837 12 9쪽
10 함정 22.05.11 828 15 10쪽
9 새로워진 비척대 22.05.11 902 14 11쪽
8 8화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정체 22.05.10 954 13 10쪽
7 7화 삼겹추살진 22.05.10 980 15 10쪽
6 흑응상단 지하 22.05.09 1,089 17 10쪽
5 5화 비척대원 설후 22.05.09 1,256 16 8쪽
4 4화 시작 22.05.06 1,382 17 8쪽
» 3화 사망 그리고 도주 22.05.06 1,415 23 7쪽
2 2화 +3 22.05.05 1,589 24 12쪽
1 1화 +4 22.05.04 2,724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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