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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금검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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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4 13:48
최근연재일 :
2023.03.12 00:56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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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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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8,853

작성
22.05.1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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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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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새로워진 비척대

DUMMY

9화


“후야 이리 와서 무사들 실력 좀 봐주거라.”


이번 임무에서 부상을 당해 곧 은퇴를 앞둔 1조장 윤보충이었다.


비척대를 충원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맹 내부에서도 지원자들이 있었지만, 외부에서도 지원이 쏟아졌다.


거기엔 대주 왕치상도 자리하고 있었다.


“자 시작하거라”


비척대 대주 왕치상이 신호를 하자, 연무대에 올라온 지원자 충표가 검을 날렸다.


후가 지원자들을 봐주기 위해 올라온 것은 이번에 향상된 후의 실력이 컸다. 대주와 윤보충은 그의 달라진 기도만으로도 설후가 이제 일개 대원들의 실력을 상회한다고 여겼다.


충표의 검을 이화접목(二花接木)의 수법으로 가볍게 받고 바로 왼손으로 일장을 내지른다.




충표는 탈락이었다.


“다음”


다음으로 심사를 위해 올라간 자는 낭인출신이라 한 적상이었다. 그는 눈매가 매섭고 얼굴에 흉터가 있는 것이, 낭인 생활을 하며 고된 풍파를 겪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적상은 기운을 끌어올리는데, 특색 없는 기운이지만 패도적인 무언가가 느껴졌고 이에 맞춰, 후의 심장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


‘뭐지 이 이질적인 느낌은.’


적상이 먼저 찌르기를 넣으며 설후의 반응을 보았다. 설후는 공격적인 검격을 좋아하기에 그 찌르기를 돌려치며 그대로 극선풍참(極旋風斬)으로 적상의 몸을 베어나갔다.


반격에 좋은 풍(風) 속성 초식이 미처 적상이 검을 회수하기도 전에 들어오자, 헛바람을 들이키는 적상.


“헛”


적상이 바로 땅을 차며 공중에서 몸을 개구리처럼 확 펼친다. 동시에 다시 찔러들어오는 적상의 검.


‘낭인 생활을 오래 했다더니 검이 무척 실전적이군.’


왕치상도 눈을 빛내며 둘의 대결을 지켜보았다.


후가 한 발 뒤로 빠지며 둘의 대결은 잠시 소강상태(小康狀態).


‘이제 검술 실력을 봤으니 슬슬 내공을 끌어올려도 되겠군.’


후가 내력을 올리며 검에 기를 씌우기 시작한다.


청의심공(淸漪心功)의 기운이 검에 파랑게 맺히는데, 적상의 검은 반대로 회색의 기운이 검날에 맺힌다.


“오시오.”


설후가 적상에게 선공을 넘긴다.


“타햣”


적상이 뛰어들며 쾌검의 움직임으로 후의 몸을 수차례 찔러대자, 살짝 몸을 틀어 회피하던 후의 팔에 얕은 자상이 조금씩 생겨난다.


‘그때 갈마천 그 자가 이렇게 하였던가?’


후는 갈마천의 움직임을 생각하며 청의심공을 불어넣은 검으로 부드럽게 원을 그리기 시작한다.


자신의 검이 설후의 유려한 기 운용에 빨려들어갈 것처럼 느낀 적상은 공격을 회수하고 더 패도적인 기운을 응축시켜 후를 위에서 아래로 베어간다.


적상의 검이 내려치는 그 상황, 후는 오른손에 들린 검과 왼손에 각기 기공을 운용하며 내려치는 적상의 검을 좌우에서 번갈아 치며, 그 기운을 흩트리려 하였다.


그리고 후의 머리 바로 위에서 경력이 대부분 소실되자, 후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그의 검으로 적상의 요혈 3군데를 빠르게 찌르듯 하였다.


대련이기에 상흔이 남지는 않았지만, 적상과 후, 그리고 지켜보는 자들도 적상의 패배임을 알 수 있는 한 수였다.


그렇게 새로 충원한 인원까지 포함하여 일반대원 총원 40명이 된 비척대였다.


왕치상은 인원이 줄었기에 기존 1, 2, 3조 체제를 없애고 하나의 대로 움직이는 임시체제를 가동하였다. 그리고 왕치상은 후의 실력과 위기 대처 능력이 비척대에서 발군이라 생각하여 부대주에 임명하였다.


기존 2, 3 조장이 여기에 불만을 가졌으나 후의 대련을 본 그들이라서 무공 실력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갈마천까지 잡아낸 후의 전공이 컸던 영향도 있었다.


전임 1조장 윤보충은 예정대로 비척대에서 퇴단을 하였다.


“아직 뭘 할지는 모르겠네. 이제 무공을 더 진전시키기도 어려우니 좀 쉬려고 하네.”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후는 그런 윤보충에게 작별 인사를 하였다.





“이번 인사로 인해 부대주가 된 설후다. 그리고 옆에는 새로 뽑힌 인원들이니 잘 지내보도록.”


“예, 대주님.”


보통 무림맹에서 임무를 맡는 조직들의 인원은 명문 대파나 중소 문파의 이름있는 무인들로 채워진다.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이름값을 무시하기 어려웠고, 실력 또한 명문 대파의 무인들이 높았기 때문이다.


비척대에도 전부 그런 문파의 자제들인데, 이번에 적상이 뽑히면서 낭인출신이 한명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상승무공 없이 일류 이상의 무인이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적상은 무수한 훈련과 실전을 거친 것인지 검이 매서웠다.


‘저놈 물건일세, 그러나 출신 내력을 알 수 없으니 원.’


왕치상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한 무사가 오더니 왕치상을 호출했다.





무림맹 맹주전 집무실


“그래 대주, 이번에 뽑은 비척대원들은 어떤가? 쓸만하던가?”


“네 급하게 뽑은 것이라 인원은 기존 3분의 2로 줄었지만, 그래도 실력있는 자들이 몇 들어왔습니다.”


“흠흠, 다름이 아니라 내 오늘 자네를 부른 것은 임무가 있어서야. 비척대가 아직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단 건 아네만, 어서 마교의 흔적을 찾아 그들의 꿍꿍이를 알아내야 하네.”


“알겠습니다, 맹주님. 그런 것이 비척대가 할 일이지 않습니까.”


의창과 삼양, 서녕에서 부녀자가 실종된다는 소식을 개방에게 전해듣고 서둘러 대책을 수립한 무림맹이었다.


삼양과 의창은 개방에서 조사를 진행하기로 하였지만, 신강으로 나가는 방향인 서녕에는 개방도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비척대에서 서녕 조사를 맡게 된 것이었다.


‘서녕이라, 쉽진 않겠군.’


왕치상은 맹주 집무실을 나오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서녕은 마교 본거지라 알려진 신강에서 무림으로 나오는 통로와 같다. 그리하여 무림맹 측에서 정보원을 심더라도 그 연락이 끊기는 것이 비일비재할 정도였다.


그 지역에 들어가서 부녀자 실종을 조사하는 것의 난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서녕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정주에서 20일을 꼬박 걸으면 도착할 거리였다.


설후는 야숙을 할 때는 공터에서 대원들과 비무를 하며 훈련을 꾸준히 하였다. 이는 대원들의 실력도 점검하며 자신의 심득을 정리할 요량이었던 것이다.


특히 당문 출신 당택기와 하북팽가 출신의 팽호사의 실력이 눈에 띄었다.


당택기는 전에 사망한 당철기의 사촌형으로 암기술, 보법, 은신 등에서 탁월하였으며 그런 무공을 뒷받침할 머리가 뛰어났다.


팽호사는 당택기와 반대로 머리 쓰는 일을 싫어하였지만, 그만큼 무공의 파괴력이 남달랐다.


어느정도 대원들의 실력에 감이 잡히자 설후는 팽호사, 당택기 둘을 데리고 2 대 1로 비무를 하였다.


팽호사, 당택기는 일류에 접어든 지 꽤 오래된 무인들이었다. 명문세가에서 밀어주니, 어렸을 때부터 각종 영약도 먹은 그들이라 내공에서는 부침이 없었다.


이제 이립을 바라보는 둘은 약관인 설후의 내공와 무공에 혀를 내둘렀다. 처음에는 설후가 둘이 동시에 덤비라 하였을 때 자존심이 상했지만, 지금은 순전히 비무 시간을 즐기며 무공 증진의 기회로 삼았다.


거력패도(巨力覇刀) 팽호사가 진신 내력을 끌어올리며 덤벼들자, 당문 당택기가 옆에서 암기로 보조를 한다.


설후는 처음 대결에서만 해도 위험한 순간을 여러 차례 맞이하였다.


무릇 하수와의 대결에서도 암기를 던지는 자가 옆에 있으면 대결에 집중하기 어려워 낭패를 보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팽호사 정도의 무인을 그것도 암기로 유명한 당문 출신의 당택기가 보조를 하자 곧 무시무시한 협공이 되었다.


둘의 협공은 단순히 두명이 아닌 그 이상의 효과가 나왔다.


팽호사의 정묘함이 떨어지는, 힘에 의존한 공격의 틈을 당택기가 절묘하게 메워주었다.


당택기는 암기술의 대가 당가독룡(當家毒龍) 당마직 선생에게 사사받았다 들었는데 역시 그 암기술이 으뜸이었다.


당택기는 자신이 잡히지 않을 거리를 알고 있었고 팽호사의 검에 집중할라 치면 공교로운 위치에서 비수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휘잉


챙!


다시 암기를 쳐낸 후의 옆머리에 땀방울이 맺힌다.


여간한 것이 아니었다. 당택기는 위치를 점하는 것도 노련하여, 설후는 팽호사와의 매 공방마다 자세를 틀어 당택기의 움직임을 포착해야 했다.


팽호사의 도격은 1갑자의 내공을 갖게된 후더라도 가볍게 쳐낼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간의 수차례 비무에서 익숙해진 설후가 팽호사의 도격을 일순 강력한 검격으로 밀어내며 뇌뢰보(雷牢步) 극성으로 펼쳤다. 파고드는 그 움직임에 팽호사가 당황하며 반응하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


그는 도를 포기하고 박투술로 넘어가서 후를 밀어 넘기려 하였다.


그러나 후는 팽호사의 몸에 파고들자마자 자신의 몸에 반탄강기(反彈罡氣)를 일으켜 바로 팽호사를 튕겨내었다.




멈추지 않고 경로에 있는 당택기에게 짓쳐드는 설후.


당택기는 신속한 보법으로 뒤로 뛰며 연신 암기를 뿌려대었다. 뒤로 저리 신속하게 달리는 움직임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일반 무인들이 보면 신기라 할만 하였다.


설후는 몸을 최대한 중심으로 웅크리며 말아넣었다. 그리고 검을 수직으로 세워 몸 중앙 사혈들을 방어하였고 그 기본 자세에서 검날을 조금씩 틀며 비수의 경로를 비틀었다.


챙 채챙 챙 팅


그렇게 50장을 쫓아갔을까. 어느새 설후의 검이 당택기의 목에 멈춰있었다.


“좋은 승부였다.”


“역시 괴물이시오, 부대주.”


이제 21살이라 했던가. 팽호사와 당택기는 부대주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와룡객점 1층


오랜만에 번화가인 난주에 들어선 비척대원들.


그들은 여관이 딸린 객점에 여장을 풀었다. 노숙으로 낀 때를 벗기고 객점에 모여 음식들을 주문하는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부대주는 뭐드시겠소? 난 삼선짜장으로 하겠소.”


“난 짜장으로.”


대원들이 보는 설후는 모든 것에 무욕(無慾)해보였다. 무공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음식도 그저 기본 식사를 주문하고 묵묵히 식사만 하는 그.


대원들이 볼 때는 이상적인 비척대 부대주였지만 쓸쓸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들도 부대주와 금검상단의 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주 간짜장 한번 드셔 보시오. 맛이 기가 막힌다오.”


“너네들이나 먹어라, 나는 짜장면도 맛있다.”



‘언제부터였을까? 이리 입맛이 없어진 것이.’


후는 조용히 사색에 잠겼다.


‘그러고보니 인영이가 탕수육을 좋아했었지.’


그때 대원 중 한명이 말한다.


“그러고 보니 적상이 안보입니다. 제가 데려오겠습니다.”


뭔가 이상을 느낀 후가 말한다.


“아니다, 내가 숙소에 가보겠다.”


숙소에 가보니 적상이 창문을 닫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적상, 뭐하는가?”


“아닙니다, 대주 잠시 주변 좀 살피고 있었습니다.”


“창문 열지말고 내려가서 식사하거라.”


“넵.”


후는 적상이 의심스러웠다. 정보조직 비척대 대원들은 창문을 여는 것이 불편했다. 왜냐하면 첩보 조직인 그들이 창문을 열면 발각당하거나 적의 목표가 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특별한 사정없이 창문을?’


창문 밖에는 비둘기가 한 마리가 천천히 날아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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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22.06.13 640 11 12쪽
14 신검합일 22.05.16 775 16 9쪽
13 13화 추격전 22.05.15 731 14 9쪽
12 흑색기마대 22.05.13 789 16 9쪽
11 장인묘의 최후 22.05.11 838 12 9쪽
10 함정 22.05.11 829 15 10쪽
» 새로워진 비척대 22.05.11 903 14 11쪽
8 8화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정체 22.05.10 954 13 10쪽
7 7화 삼겹추살진 22.05.10 980 15 10쪽
6 흑응상단 지하 22.05.09 1,089 17 10쪽
5 5화 비척대원 설후 22.05.09 1,257 16 8쪽
4 4화 시작 22.05.06 1,382 17 8쪽
3 3화 사망 그리고 도주 22.05.06 1,415 23 7쪽
2 2화 +3 22.05.05 1,590 24 12쪽
1 1화 +4 22.05.04 2,725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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