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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금검상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4 13:48
최근연재일 :
2023.03.12 00:56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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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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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글자수 :
98,853

작성
22.05.09 11:08
조회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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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8쪽

5화 비척대원 설후

DUMMY

5화


”오늘부터는 신체단련이다.“


그 말을 끝으로 선후는 천태봉 절벽을 맨손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절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면 자연스럽게 손가락과 발가락의 힘이 달련될 수 있었다.


”무릇 힘은 손, 발 끝에서 나오는 법이다. 끝이 단련되지 않고선 근육이 아무리 많더라도 힘을 내기 어려운 법이다.“


‘재능도 나쁘지 않지만 그 마음가짐이 능히 천하를 아우를 수 있겠구나.’



그렇게 2년이 흘렀다.


한 청년이 초가집 한 채만한 바위를 보고 서 있었다.


정확히 백보가 떨어진 자리에서 한 발을 내 딛는다.




소년의 진각에 주변이 진동한다.


그리고 내지르는 단단한 주먹


소림의 절기 백보신권(百步神拳)이었다.


권기가 바워를 뚫고 들어가더니 찰나의 시간이 지난 후


퍼엉


바위가 터져버린다.


”그래 이제는 좀 봐줄만 하구나.“


이제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지불이 후를 지켜본다.


지난 시간 동안 후는 지불에게 창법, 권법, 각법, 심법 등 다양한 무공을 배워왔다.


이제는 하산할 때라 여긴 지불이 후를 불렀다.


”원수를 찾고 싶거든 무림맹 정보조직 비척대(悲慽隊)로 들어가거라. 여기 내 서신이 있으니 무림맹에 가거든 이것을 전달하면 된다.“


”스승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후가 떠나자 지불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해가 저물고 다시 해가 뜨는 동안에도 지불은 후가 떠날 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지불의 입적은 몇일 뒤 찾아온 제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설후는 이제 20살, 어엿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정주는 소림사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짐을 꾸리고 출발한 후.


하룻밤을 묵으러 들어간 객잔에서 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요즘 흑응상단이 위세라면서??”


“그러게나 말야, 금검상단 터에 자리잡고 빠르게 그 거래처들을 흡수했다더구만.”


후는 가볍게 흘려들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불대사는 후에게 원수가 마교일 수도 있다고 하였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자신에게도 세력이 필요했다.




무림맹 접객당.


“그래 너가 지불대사가 추천해준 후란 녀석이냐?”


“예 어르신.”


접객당에는 무림맹 내총관 이자겸이 앉아있었다. 제갈세가의 한명인 그는 명문 대파 출신이 아닌 후가 고까웠다.


“대사의 추천도 있었으니 비척대에 넣어주마. 1조 조장 윤보충을 찾거라.”



악비충검(岳飛忠劍) 윤보충은 화산파 일대 제자로서 그의 절기는 24수 매화검법이었다.


“자네가 설후로군. 금검상단이라... 몇 년전 그 일은 맹에서 아직도 수사 중이네만, 아직 밝혀진 것이 없네. 너무 께림칙 해. 여하튼 반갑네.”


비척대 1조 첫 번째 임무는 최근 하남에서 벌어지는 부녀자 실종사건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이미 첫 실종자가 보고된지 1년이 되었다. 반년 가량 실종이 계속되다가 범행이 멎었고 맹에서 조사에도 진척이 없자 손을 놓고 있었는데 다시 1개월 전부터 실종자가 발생한 것이다.


비척대 1조장 윤보충과 후를 포함한 1조는 하남 일양현에 도착했다.


후는 일양현에 들어서자 감회가 새로움을 느꼈다. 자신의 집안이 망해가던 그날 도망치듯이 나온 그 이후로 처음 일양현에 도착한 것이었다.


후는 신중했다. 아직 흉수를 잡지도,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 혹시라도 일양현에 자신을 알아보는 이가 있어선 안된다.


후는 2년간 머리도 장발로 기르고 수염도 기른 것이 2년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을 알아보긴 쉽지 않았다.


신체적으로 근육도 많이 붙었고 또한 기도 자체가 완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2년 전 후는 혈겁을 겪기 전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참사를 겪고 지불대사를 만나서 혹독한 수련을 거친 후 무사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눈매부터가 매서웠다.


비척대 1조는 지금까지의 수사방법을 완전히 바꿔서 일양현에 1조 15명을 분산배치하여 부녀자들의 움직임을 철저히 관찰했다. 후는 첫 실전이었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지불대사가 강조했던 정신적인 수련이 후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특히 비척대의 임무는 기척을 죽이고 정보를 얻고, 그 지역에서 빠르게 이탈하는 것이 주였기 때문에 얼핏보면 암살자들의 그것과 비슷했다.


소림이 그런 무공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만류귀종(萬類歸從)이라 하였던가.


지불의 높은 무공은 그런 것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었다.


기척이란 것은 호흡과 심박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인간인 이상 기척을 완전히 줄이기 어려운 것이 외부에서 보고 느끼는 것이 호흡과 심박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을 의도적으로 통제하려는 훈련이 살수 집단에서 하는 감정을 죽이는 훈련이다.


후는 가족들이 살해된 후 폐인이 되었으나 지불에 의해서 그것을 극복하고 무인으로서 중요한 평정심을 배워나갔다. 그 정신력 훈련은 무인인 후에게 큰 자산이 된 것이다.


후는 한 가택 지붕위에서 부녀자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녀석은 도대체 뭐지? 첫임무에서 이런 태연함이라니.’


후와 함께 같은 장소에서 잠복을 명받은 개방 출신 허걸돈은 후의 태도에 큰 의구심이 들었다. 보통 첫임무에선 명문의 자제라도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던가.


‘아니, 명문의 자제이기에 더 실전 감각이 없는 것일수도 있다.’


그렇게 이튿날 저녁이 되었다. 미모의 소녀가 어린 아이와 함께 꼬치구이를 먹으며 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평범한 일꾼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그들 옆을 지나가는데 아이는 쓰러졌고 여자는 그들에게 들쳐메어지는 것이 아닌가.


개방의 제자 허걸돈은 호흡이 흐트러지며 바로 그자들에게 뛰어들려 하였다.


그러나 후가 왼손으로 그 몸을 가로막으며 제지한다.


그리고 천천히 간격을 유지하며 그들의 뒤를 밟았다.


지나가며 본 아이는 이미 목 옆에 구멍이 뚫려있었고 아마 즉사한 것으로 보였다.

설후는 그 일꾼 두명이 들어간 곳을 보고 두눈이 번쩍 뜨였다. 호흡이 흐트러진 것은 아니었지만 내심 크게 놀란 상태였다.


조그맣게 나 있는 옆문으로 들어갔지만 후는 이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집이었던 금검상단 자리였던 것이다.


‘흑응상단이라 이자들이 그때 아버지께 거래를 제안했던 자들이었나. 정말 마교라면 나는 어찌해야 하는가.’


후는 상념을 털어내고 조장 윤보충을 찾았다.


“옛 금검상단 자리에 있는 흑응상단으로 부녀자 납치범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흑응상단이라... 역시 그곳이 이 사건과 관련이 있었군. 신흥 상단이라 치기엔 너무 그 세력 확장 속도가 커서 우리 비척대에서도 이상하게 여기고 있었네.”


“허걸돈 자네는 이 서신을 가지고 비척대 대주께 전하게.”


그리고 윤보충은 1조 대원들에게 흑응상단 가택 주위를 지켜보고 있으라 명하였고, 그 중 설후와 몸놀림이 빠른 사천당가 당철기를 데리고 침투를 준비 중이었다.


금검상단 출신 설후가 지형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긴 것이다.


하루동안 흑응상단 내부의 움직임을 파악하던 그들 3명은 자시(새벽 1시~3시)가 되자 흑응상단에서 경계가 철저하고 사람의 유입이 적은 한 건물을 목표로 하여 잠입하기 시작했다.


당철기는 교대 근무자가 들어가자 건물 옆면을 경계 중인 무사 둘에게 빠르게 수리침을 날렸다.




그리고 윤보충과 설후가 빠르게 접근하여 그들이 쓰러지는 것을 붙잡았다.


기절한 경계 무사를 한쪽에 숨겨둔 뒤 인적이 드문 건물 옆 창문으로 조심스럽게 침투하였다. 촌각 동안 방 안을 뒤져보았다. 서책도 뽑아서 뒤적여봤으나 특별한 건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 나가야 하는건가. 분명 의심이 드는 곳인데...’


윤보충은 증거가 안보이자 찝찝했다.


‘뭔가 이상하다. 내가 알기론 이 건물이라면 내부가 이렇게 좁게 끝나지 않을 터.’

곰곰이 생각하던 후가 갑자기 책장 하나를 밀기 시작했다. 책장이 무거웠는지 당문의 당철기까지 도와서 조금씩 움직였고, 윤보충은 밖의 기척에 집중하였다.


책장을 다 밀자 벽이 나왔는데 중앙에 문처럼 네모난 틈이 나 있었다. 설후는 천천히 그 벽을 밀어보았다.


툭, 끼이익


그러자 벽처럼 보였던 문이 안쪽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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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22.08.19 511 9 9쪽
17 18 22.08.16 542 11 7쪽
16 16화 혈강시 22.06.14 648 10 13쪽
15 15화 22.06.13 639 11 12쪽
14 신검합일 22.05.16 775 16 9쪽
13 13화 추격전 22.05.15 730 14 9쪽
12 흑색기마대 22.05.13 789 16 9쪽
11 장인묘의 최후 22.05.11 837 12 9쪽
10 함정 22.05.11 828 15 10쪽
9 새로워진 비척대 22.05.11 902 14 11쪽
8 8화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정체 22.05.10 954 13 10쪽
7 7화 삼겹추살진 22.05.10 980 15 10쪽
6 흑응상단 지하 22.05.09 1,089 17 10쪽
» 5화 비척대원 설후 22.05.09 1,257 16 8쪽
4 4화 시작 22.05.06 1,382 17 8쪽
3 3화 사망 그리고 도주 22.05.06 1,415 23 7쪽
2 2화 +3 22.05.05 1,589 24 12쪽
1 1화 +4 22.05.04 2,724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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