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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 님의 서재입니다.

금검상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황철수
작품등록일 :
2022.05.04 13:48
최근연재일 :
2023.03.12 00:56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085
추천수 :
317
글자수 :
98,853

작성
22.05.09 16:27
조회
1,089
추천
17
글자
10쪽

흑응상단 지하

DUMMY

6화


‘아니 여기 밀실이!!’


당철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당철기 너는 여기서 상황을 살피거라.”


조장 윤보충이 그렇게 말을 남기고 앞서 들어갔다. 설후는 조심스럽게 윤보충을 따라서 내려갔다.


지하로 내려오자 동굴과 같은 지형이 나왔다.


뚝뚝


물이 떨어지는 것이 꽤 습한 장소였다. 그리고 멀리 수많은 항아리들이 보인다. 항아리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컸다.


‘잉 근데 저게 뭐지?’


윤보충은 조심히 다가갔다가 그만 크게 놀라고 말았다.


“허허헉”




윤보충이 발을 헛디디며 뒤로 넘어졌다.


그 모습에 후가 앞으로 나와서 항아리를 들여다보았다.

‘아니!!’


항아리 안에는 20살 남짓 여자의 얼굴이 튀어나와 있었다. 설후는 가까이 가서 화섭자로 불을 밝혔다.


‘이런 끔찍한..’


이미 시체가 된 그 여인은 얼굴이 시퍼렇게 올라와 있었고 군데군데 곰팡이까지 피어있었다.


아직 어떤 조직인지는 모르겠으나 강시들을 대량 생산하고 있던 것이었다.


여기에서 찾은 항아리만 어림잡아 500여개는 되어 보였다.


윤보충은 잠시 이 강시들을 다 처리해야 되나 고민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 규모라면 필시 여기를 지키는 자들의 수준도 무시 못 할 것이다. 어서 맹에 소식을 알려야 한다.’


윤보충은 후에게 신호를 하고 빠르게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삐익


그때 신호를 알리는 호각 소리가 울렸다.


“조장님 어서 오십시오! 발각된 듯 합니다.”


당철기가 다급하게 외쳤고 마침 둘은 입구에 다다랐다. 윤보충을 필두로 다시 창문으로 빠져나가는데, 방금 전까지 그들이 있던 문이 세차게 열린다.


덜컥


“이 쥐새끼들이!!”


아직 담을 넘지 못한 당철기가 빠르게 5개의 암기를 사방을 점하며 쏘아내었다. 당철기는 눈 앞의 늙은이의 기세가 흉흉하였지만 암기술에 능한 자신의 암기라면 창문을 벗어날 시간은 벌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장로 갈마천은 그리 어수룩한 자가 아니었다. 무당의 태극권이라도 보이듯 두 손을 태극의 문양대로 휘두르며 암기를 장악했고, 그 후 그 기운을 창문으로 쏘아 보냈다. 그 두가지 동작을 해낸 것이 찰나였다.


당연히 창문을 벗어날 것이라 생각한 당철기는 자신의 암기가 등과 머리에 박히자 놀라움에 눈을 크게 뜨며 절명하였다.


“끄억”


창 밖에 나온 윤보충과 설후 앞에는 호각을 분 무사 1명이 있었다.


당철기의 비명을 들은 후는 순간 몸을 돌렸으나, 윤보충이 외친다.


“설후, 따라오거라!”


윤보충은 매화검법 중 쾌검을 자랑하는 초식, 뇌극매초(雷極梅草)를 눈 앞 무사에게 펼쳤다.


그는 이 초식으로 상대를 절명시키거나, 최소한 거동불능의 상해를 입히고 바로 도주할 계획이었다.


타앙


그러나 눈앞의 상대는 세 걸음 밀려나긴 했지만, 자신의 초식을 쳐내었다.


윤보충이 당황한 그 때 후가 그의 왼쪽 옆구리에서 번쩍하고 나타나더니 그 숙인 자세로 파고들어 상대의 턱에 왼 손바닥을 적중시켰다.


퍼엉


후의 멸살마장(滅殺魔掌)에 맞은 상대는 턱이 바스러지며 절명하였다.


멸살마장은 지불의 도움을 받은 후가 만들어 낸 장법이었다. 과거 금검상단이 멸문한 후, 설후는 개방의 거지들에게 스승, 형조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거지들은 형조의 얼굴이 박살이 난 것과 그 상흔이 장법에 당한 것 같다고 언질을 해 주었다.


후는 자신이 뛰어넘어야 할 적의 그 소름 끼치는 장력(掌力)을 듣고 그 모든 것을 넘고자 장법에도 어마어마한 노력을 쏟았는데 그 결실이 멸살마장이었다.


“가시지요.”


둘은 그렇게 흑응상단의 옆 담을 뛰어 넘어 도주하였다. 그리고,


삐익


남은 비척대 1조원들에게도 퇴각신호를 알렸다.

“개자식들 감히!”


그리고 그 뒤를 빠르게 쫓는 갈마천과 그의 수하들이 있었다.




그 시각

무림맹 비척대 연무장


허걸돈은 비척대 대장 독경패도(獨嬛敗刀) 왕치상에게 서신을 보이고 있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지원이 필요하겠군.”


“네 일조장은 미리 조사를 하러 흑응상단으로 향했습니다.”


“뭣이? 그 인원으로 흑응상단에 침투한단 말이냐? 너는 바로 2, 3조를 출동 준비시켜 연무장으로 집결토록 하거라.”


‘맹에서 수상한 점을 느끼고 침투시켰던 정보조원도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부디 아무 일이 없기를...’


왕치상은 서둘러 맹 내 대기 중이던 2, 3조원들을 모아 일양현으로 출발했다.


퍼엉 펑


“끄억”


왈왈


이제 살아남은 대원은 5명, 나머지는 추격대를 막기 위해 흩어지며 한명씩 미끼 역할을 자처하였다.


윤보충은 어떻게든 ‘강시’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자 모두 흩어지라 명하였지만, 적들이 노련하게 포위망을 펼치며 그 간격을 좁혀오자 다시 비척대 1조원들은 반강제적으로 5명이 뭉치게 되었다.


‘큰일이다. 적들이 수나 실력이 모두 앞선다. 그리고 우리의 경로는 이미 파악이 되었을 터.’


그 와중에 후의 머리 속은 복잡해졌다. 전부터 흑응상단이 금검상단의 원수가 아닐까 하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었지만, 전에 겪었던 그 특수 훈련을 받은 검은 개가 같이 쫓아오자, 확신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아직 자신이 이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자신은 없었다. 2년간 훈련으로 인해 자신감이 붙은 후였다. 사실 후는 실전 경험이 거의 없어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몰랐지만 동 나이대의 후기지수 중에서는 최상위에 놓일 무공 실력이었다.


다시 한번 개가 쫓아오자 설후는 후미에서 검을 휘둘러 개를 튕겨낸다.


까앙


무슨 쇳덩이라도 친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속도를 늦추지 않으려 가볍게 휘두른 검이지만 검기를 두른 검이었다. 일반인이었다면 저항감 없이 베였을 파괴력인데 흑마견은 단지 뇌진탕이라도 걸린 듯 멈춰서 머리를 내저을 뿐이었다.


‘이러다간 모두 전멸이다.’


후는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였다. 그리고 후미에 있던 그가 적의 발을 묶기 위해 남았다.


“뭐하는거냐 후!”


후가 전음을 윤보충에게 보낸다.


- 제가 발을 묶겠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모두 잡힐 것입니다. -


윤보충은 이제 첫임무를 같이 한 후였지만, 후가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비척대의 태반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임무, 후가 마련해준 기회라도 살려야 했다.


“다들 속도를 더 내거라!”


이미 한계에 다다른 그들이었지만, 후가 잠시 시간을 벌 틈에 최대한 추격을 뿌리치려 하고 있었다.


후는 나무와 우거진 수풀 뒤에 숨어서 기척을 죽였다. 눈을 반쯤 감았다. 그리고 기운을 끌어올리며 감정을 죽였다.


‘적들은 넓게 산개해서 우릴 쫓고 있다. 허면 가운데로는 정작 소수의 인원만이 올 것.’


후의 예측은 합리적이었으나 정작 그 소수는 정예 또는 고수일 것이었다.


잠시 후 멀리서 40대로 보이는 나이든 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오는 것 같은데 300장 밖에서 무섭게 거리가 좁혀졌다.


후는 그러나 긴장하지 않았다. 아버지를 비롯한 가문의 모두가 죽은 그날부터 매일 자신을 죽이는 수련을 거듭해왔다.


그는 설사 전투에서 죽더라도 적 한명을 더 죽이는 것이 집중하도록 그 심지를 다듬어왔던 것이다.


지불이 후에게 그동안 해왔던 모든 것, 절벽 수련, 호랑이 수련 등 모든 것이 그러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무릇 최고수가 되는 것은 단순히 상승 무공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자질이라는 것은 단순히 무공을 빠르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승부사의 기질을 필요로 했다.


원래부터 보통 자질이 아닌 후였지만, 상황이, 지불이 후를 야수의 심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설후의 100장 앞에 다가온 갈마천. 마교의 장로인 갈마천은 초절정의 고수였다. 그의 기감을 과연 피할 수 있을까?


후는 앞의 늙은 고수가 보통의 실력자가 아니라는 것은 직감했다. 그리고 그한테 이미 동료인 당철기가 즉사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후는 자신을 믿었다. 이제 절정 초입에 다다른 그였으나 지불에게 배운 것은 무공만은 아니었다. 지불의 훈련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믿어야 했다.


그렇게 후의 뇌는 예전의 순수함이나 나약함은 모조리 끊어내고 오로지 복수, 적의 살상, 침착함만을 발하고 있었다.


후는 심상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자신은 한자루의 검이 되고자 했다. 자신이 검이라면 굳이 지울 기척조차도 없었다.


검을 앞에 세운 후, 지불이 창안한 마멸검법(魔滅劍法)의 초식, 뇌운극멸(雷雲極滅)을 차분히 준비한다.


후의 감각이 바람의 세기나 방향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10보 앞, 5보 앞, 3보 앞.


‘지금이다.’


후가 유려한 신법으로 숨어있던 나무를 돌며 검이 된 자신을 갈마천의 미간으로 쏘아보냈다.


쉬웅


‘흡!’


적잖이 놀랐는지 갈마천의 동공이 확대된다. 그러나 초절정 고수 갈마천의 반응은 실로 놀라웠다.


갈마천은 마교 상급 무공, 자유마수(紫柳麻手)의 전수자였다.


자유마수는 기존의 마공이 패도 일관적인 것과는 다르게 부드러움으로 상대의 무공의 파훼(破毁)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물론 그것은 수비할 때의 얘기고, 경지가 올라가면 공격할 때 마공 특유의 파괴적인 모습도 보이기에 정파인이 상대하기 꽤 까다로운 무공이었다.


갈마천이 당철기의 암기술을 받아냈을 때처럼, 그 유려한 수장(手掌)의 움직임으로 설후의 검을 쳐내었다.


“크악”


그러나 설후의 검에 튀어나 온 검기가 갈마천의 눈을 할퀴자 오른쪽 눈알이 터지며, 그의 입에서 비명이 나왔다.


설후는 튕겨나온 검을 바로 훼수하며 그 원심력으로 빠르게 한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그 회전력을 이용한 극선풍참(極旋風斬).


갈마천의 왼쪽 무릎에서 강렬한 풍압이 사선으로 짓쳐들었다.


눈을 잃었다는 생각도 정리하지 못한채, 갈마천이 자색 기운을 덧씌운 양손으로 후의 검을 쳐내었다.


방심을 한 탓인가. 아니면 후의 공력이 생각보다 강력했던 것인지, 갈마천이 3장 뒤로 튕겨나갔다.


후의 움직임은 절도(節度) 그 자체였다.


마치 계산된 움직임처럼 갈마천에게 극선풍참으로 공격을 한 후 바로 몸을 돌려서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쿠앙


갈마천의 몸이 자색기운으로 폭사한다.


“이 개자식 찢어죽일테다!!”


분노한 갈마천이 다시 후를 뒤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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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신검합일 22.05.16 776 16 9쪽
13 13화 추격전 22.05.15 731 14 9쪽
12 흑색기마대 22.05.13 789 16 9쪽
11 장인묘의 최후 22.05.11 838 12 9쪽
10 함정 22.05.11 829 15 10쪽
9 새로워진 비척대 22.05.11 903 14 11쪽
8 8화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정체 22.05.10 954 13 10쪽
7 7화 삼겹추살진 22.05.10 980 15 10쪽
» 흑응상단 지하 22.05.09 1,090 17 10쪽
5 5화 비척대원 설후 22.05.09 1,257 16 8쪽
4 4화 시작 22.05.06 1,382 17 8쪽
3 3화 사망 그리고 도주 22.05.06 1,415 23 7쪽
2 2화 +3 22.05.05 1,590 24 12쪽
1 1화 +4 22.05.04 2,725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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