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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진 님의 서재입니다.

근위대장 쿤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한세진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1
최근연재일 :
2021.08.26 23:54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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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8
추천수 :
183
글자수 :
149,999

작성
21.08.21 23:57
조회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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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검술선생 쿤츠 15화.

DUMMY

바로티칸의 중심부에는 카텔릭 대성당이 있었고, 대성당 앞에는 카텔릭 광장이 있었다. 광장의 동서남북에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넓은 도로가 있어 어느 방향에서든 예배를 위해 카텔릭의 대광장으로 모일 수 있었다.


테사드 추기경은 카텔릭 광장에 늘어선 은십자기사들의 동선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이정도면 놈들이 몰려와도 큰 문제 없이 넘어 갈 수도 있겠군"


곧 교황 즉위식이 시작하면 루사이 추기경이 서약 선언을 끝내고 카텔릭 광장을 돌며, 새로운 교황을 기다리는 신도들에게 축복을 내려 줄 예정이었다.


그 이유로 은십자기사단과 동십자기사들이 모두 동원되어 카테릭 광장의 경비를 서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카텔릭 광장을 벗어난 네 구역의 시가지에는 일반 성기사들이 병사들과 함께 순찰을 돌고 있었다. 이 수준의 경계를 뚫고 즉위식을 막으려면 군대가 필요했다.


'살아남은 금십자기사들과 파수꾼들로는 이곳을 뚫을 수 없을 것이다'


테사드는 카텔릭 광장의 경비를 모두 확인하고 몸을 돌려 교황 즉위식이 있을 대성당으로 향했다.


테사드가 카텔릭 대성당의 중앙문을 열고 들어가자 넓은 내부에는 즉위식을 준비하는 고위사제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테사드는 그들을 지나 대성당의 중앙에 있는 교황의 제단에 다가갔다. 교황의 직권을 상징하는 삼중관을 머리에 쓴 루사이 추기경이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어딜 갔다 오는 거지?"


"경비를 잠깐 확인하고 왔소. 아무래도 그때 도망친 놈들이 무슨 일을 벌이지 않겠소?"


루사이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놈들을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놈들이 올만한 곳에 손을 써뒀으니 말이야. 넌 계약대로만 움직이면 돼"


" 놈들이 즉위식을 방해하더라도 당신의 정체를 외부에 노출하면 안되오. 타국의 사신들까지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소?"


루사이 추기경은 테사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내가 고위 성직자들 사이에서 내 힘을 드러낼까 두렵나? 걱정하지 마. 나는 인간들과 달리 계약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너도 그래야만 할 거야"


루사이 추기경은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광장으로 향했다. 테사드는 멀어지는 추기경의 뒷모습을 보며 눈을 감았다.


'이제 모든 일은 내 손을 떠났다. 모든 일이 카텔릭의 뜻대로 흘러가기를'


*


아론은 자신이 데려온 부하들과 함께 광장에서 병사로 위장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아론이 금십자기사까지 올라가면서 인연을 맺었던 기사들이었다. 모두 소속과 직위가 제각각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자신을 위해 명예와 목숨을 걸고 함께하고 있었다.


아론은 사람들 사이로 주변 경계를 점검하고 있는 테사드 추기경의 모습을 봤다.


'네 놈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죗값을 치루게 만들겠다'


그때 자신과 같은 금십자기사들 중 한명인 아르고가 다가와 속삭였다.


"준비는 다 끝났소. 그보다 후회하지 않겠소? 분명 이 일로 당신의 명예가 곤두박칠 칠 것이오. 그리고 추후에 당신에 관한 오해가 풀리더라도 오늘의 일이 발목을 잡아 명예를 회복하지 못할수도 있소"


아론은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는 테사드에게서 시선을 떼며 말했다.


"동료들의 목숨과 그들의 명예를 지키지 못했으니 내 명예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소. 나는 이미 그날 그들과 함께 죽었으니까"


교황의 즉위식이 시작되는 찬송가가 울려 퍼지자 기다리던 신도들은 환호하며 교황이 이동할 광장에 푸른 장미를 던지기 시작했다.


아론은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는 부하들의 눈을 마주보며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고맙다. 오늘 우리들의 행동이 역사에 어떤 악행으로 남을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교국을 위해 죽는것이다"


저 너머에서 루사이 추기경이 탄 교황의 마차가 모습을 드러냈고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울려 퍼졌다.


'놈이 광장을 빠져나가 도시의 시가지로 나가기 전 마차를 되돌려야 한다'


그것이 아론 일행들이 맡은 임무였다. 마차를 되돌려 놈들을 다시 카텔릭 대성당으로 밀어 넣고 대성당에 잠입한 파수꾼들이 준비했던 함정에 놈을 빠트릴 것이다.


아론은 천천히 검을 뽑아들며 일행들에게 소리쳤다.


"지금이다 활을 쏴라!"


교황의 즉위식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던 신도들은 갑작스럽게 검과 활을 뽑아드는 스무 명의 무장세력들을 보며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기사들이 쏜 화살이 루사이 추기경이 탄 마차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경비를 서던 기사들이 무기를 뽑아들고 아론 일행들을 향해 달려왔다.


'이제 당신들에게 맡기겠소'


*


"이봐 정말 이곳으로 향하면 카텔릭 대성당에 도착하는게 맞나?"


에반이 묻자 앞장 서 토굴을 기어가던 휴고가 거친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제가 구해 온 정보로는 이쪽 길이 맞아요. 아론경도 이 길에 대해 모르는 걸 보니 루사이 추기경도 모르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에반은 옅은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토굴을 기어갔다. 맨 몸으로 기어가기도 좁은 어두컴컴한 지하토굴을 완전 무장을 한 채 이동하려니 이동에 제한이 많았다.


"그보다 서둘러야겠는데 혼자 올 땐 몰랐는데 이렇게 다 같이 이동하니까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거 같아. 이러다 아론보다 늦을 수도 있겠어"


앨리사가 말했다.


에반은 묵묵히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친위기사들을 살폈다. 모두가 극한의 훈련을 받은 최정예 기사답게 교국의 군대와 싸울 수도 있는 전투에 임하면서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저기!...출구가 보여요"


휴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에반의 시야에도 출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빛이 보였다.


휴고를 시작으로 일행들은 순서대로 토굴에서 빠져나왔다.


에반은 토굴에 빠져나오는 즉시 몸을 가리고 있던 로브를 벗으며 말했다. 주변을 살펴보니 테이블도 놓기 힘든 작은 창고였다.


"케일을 제외한 친위기사들은 퇴로를 지켜라, 두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토굴의 입구를 막고 제국으로 이동해라"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킬테니 꼭 돌아오십쇼"


에반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행들과 함께 조심스럽게 창고를 벗어났다. 그들이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펴보자 다행스럽게도 카텔릭 대성당의 지하무덤이었다.


그곳에는 전대 교황들의 무덤과 카텔릭의 열두 사도들의 무덤이 있었다.


휴고는 주변에 있는 죽은 교황들의 초상화와 열 두 사도들의 석상을 살펴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걱정했는데 다행히 계획대로 지하 무덤까지는 왔군요. 지금 모든 사제들과 경비들이 대광장에 모여있을 때 서둘러 움직여야 해요. 아론 경이 계획대로 녀석의 마차를 습격했다면 다른 고위사제들이 서둘러 놈이 탄 마차를 되돌릴 게 분명하니까요"


"그래 움직이자 어서"


휴고의 설명대로라면 카텔릭 대성당의 지하무덤은 두 개의 층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아마 이곳 위로 이런 무덤이 한층이 더 있다는 것이군'


지하무덤에서는 횃불끼리 꽤 먼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간신히 사물을 분간 할 정도로 어두웠다.


휴고가 다급하게 주변을 살피더니 말했다.


"생각보다 넓어서 계단을 찾는게 어려운데요?"


그 순간 에반은 어둠속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에반은 작지만 명확한 목소리로 일행들을 멈춰세웠다.


"뭔가가 있다 주변을 조심해!"


그 순간 그르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에반의 옆에 있던 비석이 놓여 있는 무덤 입구에서 그를 향해 뭔가가 달려들었다.


에반은 침착하게 뒤로 물러나며 검을 뽑아들고 내려쳤다. 수만 번 연습했던 동작답게 다급한 순간에서도 매끄럽게 동작이 이어졌다.


캉!


어둠속에서 불꽃이 튀어오르며 놈의 모습이 드러났다. 놈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에반은 녀석의 강철 갑옷에서 금색의 십자가를 발견했다. 그날 죽었다던 아론의 동료들이 분명했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소란이 있는 것 보니 적들에게 포위 당한 듯 했다.


그때 앨리사가 소리쳤다.


"젠장! 금십자기사들의 갑옷이야! 루사이가 만든 하수인이 분명해!"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서둘러 빠져나가야 해요!"


케일은 에반에게 달려오더니 금십자기사의 시체로 만든 하수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하수인도 검을 들고 케일의 공격에 대응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움직임이 삐걱거렸다.


에반이 그 틈에 주변을 살펴보자 그들에게서 멀지 않은 공간에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


에반과 마찬가지로 그 계단을 발견한 앨리사가 소리쳤다.


"계단이야! 굳이 놈들과 싸울 필요가 없어!"


그때 케일이 상대하고 있던 하수인의 목을 날리며 소리쳤다.


"내가 남겠소! 놈들에게 쫒기며 움직이면 위험하오! 최대한 시간을 끌다보면 퇴로를 지키던 친위기사들이 소란을 듣고 합류할거요! 그러니 먼저 가시오!"


그 말을 듣고 휴고가 소리쳤다.


"혼자서는 무리니까 나도 남을게요! 어서 에반 경을 데리고 가요 앨리사!"


앨리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계단을 향해 달리며 소리쳤다.


"에반! 뛰어 어서!"


에반은 몸을 돌리며 케일에게 말했다.


"죽으면 폐하를 뵐 면목이 없다. 꼭 살아남아라"


"저희가 누굽니까 걱정하지 마십쇼"


"고맙다"


에반은 등을 돌려 계단을 향해 뛰어갔다. 어둠속에서 다른 하수인들이 나타나 검을 휘둘렀지만 에반은 가볍게 그 공격을 흘려내고 계단에 도착했다.


케일과 휴고가 에반의 뒤를 따라 다가와 계단의 입구를 막아섰다. 다행히도 위로 향하는 계단은 그 폭이 넓지 않았다.


에반은 힐끔 그들이 계단 입구를 막고 하수인들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며 앨리사를 따라 위로 향했다. 곧이어 요란한 쇳소리가 계단을 타고 들려왔다.


계단은 꽤나 가파르고 길었다.


앨리사는 어찌나 몸이 재빠른지 에반이 숨이 거칠 정도로 달려서야 겨우 그녀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지하무덤 일층에 도착하자 이층과 비슷할거라는 에반의 예상과는 달리 무덤이라기보다 예배당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일층의 중심부에는 종교적인 물건들과 함께 큰 제단이 있었다.


'죽은 교황과 열 두 사도들에게 기도를 지내는 곳인가?'


그때 에반의 앞에서 제단을 향해 걸어가던 앨리사가 갑작스럽게 검을 뽑아들었다.


"왜 안보이나 했지"


앨리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제단의 양 기둥 옆에서 천천히 두 명의 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움직일 때 마다 알 수 없는 검은 연기들이 뿜어져 나와 놈들의 주변을 맴돌았다.


놈들은 에반이 지금껏 본 하수인과는 풍기는 기세부터가 달랐다.


앨리사가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


"빌어먹을 저 놈들이 이곳에 있다는건 애초에 이 통로를 놈들도 알고 있었다는거야"


에반은 자신의 옆에 나란히 선 앨리사를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


"놈들이 누구길래 그러시오? 풍기는 기세는 평범한 하수인이 아닌 듯 한데?"


"왼쪽이 로렌, 오른쪽이 로이드. 네 직감대로 평범한 하수인들이 아니야. 조심해 저 놈 둘이서 금십자기사들을 학살 했으니까”


에반은 그 말에 검을 겨누며 말했다.


"이번에도 누가 남아서 시간을 끌어야 하는 건 아니오? 지금쯤 아론경이 기습을 시작했을텐데"


앨리사는 피식 웃더니 턱짓으로 놈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런 소리는 검 한 번 맞대보면 다시는 못할 껄? 쿤츠 정도는 되야 단신으로 상대할 만 하지"


“그래? 대장은 혼자서 저것들을 상대했단 말이지?”


그 순간 놈들이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에반은 앨리사가 귀가 따갑게 악마에 대해 설명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도 숫자가 많지 않아서 다행이야'


에반은 침착하게 자신의 목덜미를 향해 날아드는 검을 받아쳤다. 순간 바위를 내려친 듯한 시큰한 통증이 손목을 타고 전해졌다. 어떻게 이런 힘이!


제국에서도 타고난 괴력으로 유명했던 쿤츠의 일격도 이정도는 아니였다.


에반은 본능적으로 거리를 벌리려고 뒷걸음질을 쳤지만 놈은 다른 하수인과 다르게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에반은 자신의 목덜미를 향해 날아드는 검을 보며 다급히 몸을 비틀었다.


'빌어먹을...인간을 초월한 육체능력이라더니 꽤 성가신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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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검술선생 쿤츠 최종화. 21.08.26 71 0 11쪽
27 검술선생 쿤츠 17화. 21.08.24 64 0 12쪽
26 검술선생 쿤츠 16화. (수정) 21.08.23 61 0 11쪽
» 검술선생 쿤츠 15화. 21.08.21 79 2 12쪽
24 검술선생 쿤츠 14화. 21.08.20 74 1 12쪽
23 검술선생 쿤츠 13화. +1 21.08.19 72 2 12쪽
22 검술선생 쿤츠 12화. 21.08.18 77 2 12쪽
21 검술선생 쿤츠 11화. +1 21.08.17 83 5 12쪽
20 검술선생 쿤츠 10화. 21.08.16 89 4 12쪽
19 검술선생 쿤츠 9화. 21.08.14 90 4 11쪽
18 검술선생 쿤츠 8화. +1 21.08.13 104 4 13쪽
17 검술선생 쿤츠 7화. 21.08.12 91 4 14쪽
16 검술선생 쿤츠 6화. +1 21.08.11 99 5 13쪽
15 검술선생 쿤츠 5화. +1 21.08.10 100 5 11쪽
14 검술선생 쿤츠 4화. +1 21.08.09 115 6 12쪽
13 검술선생 쿤츠 3화. +1 21.08.07 115 6 11쪽
12 검술선생 쿤츠 2화. +1 21.08.06 128 7 12쪽
11 검술선생 쿤츠 1화. +1 21.08.05 152 7 12쪽
10 근위대장 쿤츠 10화. +1 21.08.04 134 7 11쪽
9 근위대장 쿤츠 9화. +1 21.08.03 135 6 12쪽
8 근위대장 쿤츠 8화. +1 21.08.02 140 6 11쪽
7 근위대장 쿤츠 7화. +2 21.07.31 139 7 12쪽
6 근위대장 쿤츠 6화. +1 21.07.30 165 7 11쪽
5 근위대장 쿤츠 5화. 21.07.29 161 8 14쪽
4 근위대장 쿤츠 4화. +1 21.07.28 190 10 12쪽
3 근위대장 쿤츠 3화. 21.07.27 203 19 11쪽
2 근위대장 쿤츠 2화. 21.07.26 247 21 11쪽
1 근위대장 쿤츠 1화. 21.07.26 459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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