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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진 님의 서재입니다.

근위대장 쿤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한세진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1
최근연재일 :
2021.08.26 23:54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632
추천수 :
183
글자수 :
149,999

작성
21.08.26 23:54
조회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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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검술선생 쿤츠 최종화.

DUMMY

테사드는 성수로 제련한 강철검을 뽑았다. 그 모습에 벨리알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깟 검 하나로 내게 덤비다니 우습군"


테사드는 굳이 대답하지 않고 벨리알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둔탁한 충격과 함께 테사드의 검은 놈의 가죽에서 튕겨져 나왔다. 자신이 휘두른 검은 놈의 가죽을 가르지 못했다.


테사드는 공격이 실패한 걸 인지하자마자 몸을 던졌다. 그가 서 있던 공간으로 놈이 휘두른 손톱이 허공을 가르고 지나갔다. 그 여파로 강한 돌풍이 테사드를 덮쳤다.


놈이 비웃으며 말했다.


“네 녀석이 까다로웠던 이유는 카텔릭의 기운을 다룰 수 있었기 때문이지. 타락해 카텔릭의 은총이 사라진 네 녀석이 내게 위협이 될 거 같았나?”


놈의 말대로였다. 예전과 달리 자신이 휘두른 검은 놈의 가죽을 자르지 못했고 놈의 마력을 담은 숨결이 조금씩 육체로 침투하고 있었다. 어쩌면 놈을 직접 죽일 수 있는 기회는 놈과 처음 마주했던 그때가 마지막이였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 놈과 끝까지 싸웠더라면 바로티칸에 있던 무고한 시민들이 몰살당했겠지'


그때 놈과 같이 죽을 수 있었더라면 망설이지 않고 끝까지 싸웠겠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유일하게 각성한 사도인 자신이 죽는다면 놈이 교국을 어떻게 할 지 뻔했다.


그때 벨리알의 몸에서 강한 격동이 느껴졌다.


"아아...이 불쾌한 기운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내 힘이 돌아오고 있어! 이제 계약을 위반한 댓가를 치룰 시간이다"


그 말을 끝으로 벨리알의 주위로 뿜어져 나오던 검은 안개가 거대한 형상을 이루기 시작했다. 검은 안개를 뒤집어 쓴 파충류의 얼굴에 거대한 산양의 뿔을 가진 가진 기괴한 모습이었다.


놈을 조사하면서 봤던 알 수 없는 벽화가 떠올랐다.


'그게 놈의 본모습이였군'


벨리알이 손을 뻗자 검은 안개로 만들어진 검은 손이 그를 향해 다가왔다. 테사드는 놈이 뻗은 검은 손아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테사드는 본능적으로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이 가진 마지막 공격의 기회라는 걸 깨닫고 검을 휘둘렀다. 그 일격은 다가오는 손아귀를 찢었지만 그뿐이었다. 흩어진 검은 안개가 눈 깜짝할 사이에 합쳐져 그를 덮쳤다.


'그래도 여기서 내가 죽음으로써 모든 계획이 완벽해졌다.'


검은 안개를 들이키자 벨리알과 계약을 맺을 때 심장 부근에 새겨진 문양이 달아올랐다. 그와 동시에 코와 입으로 검은 피가 쏟아져 나왔다. 놈이 예고했던 육체를 강탈하는 저주가 발동 된 듯 했다.


테사드는 온 몸이 갈기갈기 찢어질 듯한 고통이 느껴지자 입안에 숨겨뒀던 독약을 깨물었다. 목이 타는듯한 고통과 함께 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자신이 안배 해 둔 함정이 놈에게 효과가 있다는 걸 느꼈다.


"카텔릭의 하수인 주제에 이런 잔재주를 부리다니! 감히! 용서할 수 없다!"


테사드는 놈이 광분해 몸부림치는 걸 느끼면서 눈을 감았다.


'어디 네가 그토록 욕심내던 이 몸뚱이를 잘 써보라고'



*


쿤츠는 케일이 지키고 있던 계단 안으로 들어섰다. 계단을 올라가자 의식에서 쓸 법한 제단이 보였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자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에반과 벽에 기대고 있는 앨리사가 보였다.


'아직 살아있다!'


쿤츠가 그들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다가가려고 할 때 어둠속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테사드 추기경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가 서 있는 곳과 제단의 주변에 격렬한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봐, 어떻게 된 일이지? 놈은 어디갔나?"


쿤츠의 물음에 어둠속을 바라보고 있던 테사드 추기경이 몸을 돌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테사드의 모습은 끔찍했다. 턱이 녹아 흘러내리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목과 가슴팍은 살점이 다 떨어져나가 뼈가 보였다. 그리고 붉은 안광과 함께 이마에서 솟아 난 붉은 색의 뿔은 이미 그가 벨리알에게 몸을 빼았겼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조금 늦었나보군"


쿤츠의 말에 반응하듯 테사드 추기경, 아니 대악마 벨리알이 표효했다. 그때 놈의 주위에 검은 악귀의 형상이 나타났다 흩어지길 반복했다.


쿤츠는 검을 뽑아들고 놈을 향해 달려갔다. 놈이 순간 검은 안개를 일으켜 쿤츠를 덮쳤으나, 쿤츠는 정신을 집중해 신성 오라를 일으켰다.


두 기운이 충돌하며 대기를 찢어 발기는 벼락 소리가 들려왔다.


쿤츠는 그 틈을 노려 놈을 향해 검을 내려쳤다. 벨리알은 긴 손톱을 뽑아 내 쿤츠에게 휘둘렀지만 신성 오라가 깃든 그의 검은 불안정한 마력을 담은 벨리알의 손톱을 단숨에 자르고 지나갔다.


"이, 이럴 수는 없다! 하필 이때 빌어먹을 카텔릭의 사도가 나타났단 말이냐!"


놈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고 쿤츠는 검을 휘둘러 놈의 양 팔을 잘라냈다.


"내가 꼭 묻고 싶었던게 있어서 말이야"


"원하는 게 뭐냐! 나는 지옥에서도 견줄 자가 없는 대악마 벨리알이다! 나와 계약을 하는 게 어떠냐 네놈의 소원을 모두 들어주마!"


쿤츠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 같은 괴물들은 왜 날 못 건드려서 안달이지? 나는 그렇게 정의롭지도, 카텔릭을 믿는 고결한 기사도 아닌데 왜 이렇게 내 주위의 사람들을 건드는거냐"


쿤츠가 놈의 목을 찌르자 놈은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검은 기운을 일으켜 쿤츠를 공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쿤츠가 뿜어내고 있는 신성오라가 놈의 마력을 억누르자 힘을 잃고 흩어지길 반복했다.


"네... 놈의 정체가 뭐냐?"


"네놈에게 희생된 피렌트의 검술선생이다 이 개자식아!"


쿤츠는 벨리알의 목에 박혀있는 검을 뽑는 동시에 휘둘러 놈의 머리통을 날렸다.


신성오라가 쿤츠가 휘두른 검의 궤적을 따라 꼬리를 물고 허공에 흩날렸다.


잘린 목이 바닥을 구르고 목을 잃은 벨리알의 육체가 앞으로 기울며 쓰러지더니 천천히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도망가지도, 후회하지도 않겠다. 지금까지는 네 놈들이 가만히 있는 나의 심기를 건드렸다면 앞으로는 내가 네 놈들을 찾아 모조리 죽여주마"


그 순간 등 뒤에서 미약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 어떻게 네가 살아있는거야......최후의 기적을 쓰는 걸 봤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쿤츠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앨리사의 목소리에 몸을 돌렸다.

그녀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내가 꼭 살아간다 그랬지?"


쿤츠가 검을 집어넣고 쓰러져 있는 에반에게 다가가자 그는 피를 많이 흘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이런 약골을 근위기사로 승급시켜줬다니...... 나도 참 보는 눈이 없었군"


쿤츠는 다급히 앨리사가 내민 약초를 받아 그를 지혈하고는 등에 업었다. 그때 등에 업혀 있던 에반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보고 싶었습니다 대장"


*


어둠에 잠긴 넓고 웅장한 서재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국에서 벨리알의 마력이 사라졌습니다"


"그래? 녀석이 의식을 치루지 못했던가?"


"아닙니다. 의식을 치루고 진명을 되찾은 뒤 카텔릭의 사도에게 죽음을 맞이한 듯 싶습니다. 그는 늘 교국을 지배하고 싶어했거든요"


그때 카랑카랑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어둠속에서 길고 가는 손가락이 테이블을 두드렸다.


"그렇지, 놈은 너무 생각이 많아서 문제야. 그보다 도망간 인간들의 황제는 어떻게 됐지?"


"수도에서 빠져나가지 못했을겁니다. 이미 제 권속들이 놈을 찾고 있으니 오래 걸리지는 않을겁니다"


"그럼 그 전까지 대리를 세워야겠어. 천박한 인간들과 섞여 지낼 수 없으니까"


"모든건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


교황 암살 사건이 있고 3년이 흘렀다. 사람들은 그 사건에 대한 배후로 이교도들이라 수근거렸고, 교단의 고위사제들은 몇차례의 이단심문의 흔적을 발견하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고 했지만 그와 관련 된 추기경 세 명이 죽고, 금십자 기사단이 전멸한 사실을 보고받고 경악했다.


너무도 큰 사건들이 밝혀지자 진상을 파헤쳐야 하는 교단의 사제들도 불길함을 언급하며 그 사실을 언급하기를 꺼려했다. 그렇게 흐지부지 되어갔다.


"쿤츠 이 개자식아!"


앨리사는 다급히 수풀을 내달리며 소리쳤다. 온 몸에 피칠갑을 한 쿤츠는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어두운 산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앨리사의 시야에 놈이 약초꾼들이 사용할 법한 오두막 집으로 뛰어들어가는 걸 확인했다.


"네 놈이 달려가봤자지 더러운 변질자 죽여버리겠다"


앨리사가 히죽 웃으며 천천히 오두막 집으로 다가갔다.


그때 번개가 내려치며 갑작스러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요한 오두막 집 내부에서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만 들렸다.


쿤츠는 어둠속에서 톱날 같은 이빨을 드러내며 그르렁거렸다.


"네 놈이 이렇게 변질되다니 난 용서 할 수 없어. 내 손으로 죽여주마!"


그때 등 뒤에서 우악스러운 손길로 그녀의 목덜미를 낚아챘다.


"야! 내가 그만하랬지? 도대체 그런 기분 나쁜짓을 왜하는거야?"


'진짜' 쿤츠가 그녀를 뒤로 끌어당기며 검을 뽑아들었다. 어둠속에서 놈의 신성오라가 뿜어져나왔다.


그 순간 눈 앞에 쿤츠와 똑같은 얼굴을 가진 악마가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쿤츠에게 달려들었고 일격에 두 동강이 나 바당에 나뒹굴었다.


앨리사는 그 모습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젠 내가 필요없을지도 모르겠군'


쿤츠는 신성오라에 의해 타오르고 있는 악마를 내려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하필 산속에서 비까지 쏟아지는군"


"그럼 잠시 비가 그칠 때 까지 이곳에 머물러야겠어"


쿤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약초꾼이 만들어 놓은 듯한 투박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는 앨리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벌써 삼 년이 지났군. 이제 약속대로 제국에 한 번 들렸다 와야겠어"


"그, 그래? 잘 다녀와"


쿤츠는 어둠속에서 비가 쏟아지는 창문 너머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파수꾼 교육은 이걸로 끝인가?"


앨리사는 순간 멈짓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다.


"아니! 아직 더 남았어 네가 직접 성수를 제조하는 게 조금 미흡하더라?"


"그럼 어쩔 수 없네. 나는 꼭 제국으로 가야하고, 네 수업은 아직 끝이 안났으니까"


쿤츠는 그 말과 함께 앨리사를 돌아보며 말했다.


"제국으로 같이 가는건 어때?"


작가의말

그동안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처음부터 단편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던거라 아레나와 딱 맞춰서 완결내고 싶었습니다만 이틀을 초과했네요 그래도 너무 행복합니다...첫 단편소설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하구요

이런 초보티가 나는 글도 선작 눌러주시고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ㅠ

다음에는 제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닌, 웹소설 열심히 읽고 공부해서 더 재밌는 작품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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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술선생 쿤츠 최종화. 21.08.26 71 0 11쪽
27 검술선생 쿤츠 17화. 21.08.24 64 0 12쪽
26 검술선생 쿤츠 16화. (수정) 21.08.23 61 0 11쪽
25 검술선생 쿤츠 15화. 21.08.21 78 2 12쪽
24 검술선생 쿤츠 14화. 21.08.20 74 1 12쪽
23 검술선생 쿤츠 13화. +1 21.08.19 72 2 12쪽
22 검술선생 쿤츠 12화. 21.08.18 77 2 12쪽
21 검술선생 쿤츠 11화. +1 21.08.17 83 5 12쪽
20 검술선생 쿤츠 10화. 21.08.16 89 4 12쪽
19 검술선생 쿤츠 9화. 21.08.14 90 4 11쪽
18 검술선생 쿤츠 8화. +1 21.08.13 104 4 13쪽
17 검술선생 쿤츠 7화. 21.08.12 91 4 14쪽
16 검술선생 쿤츠 6화. +1 21.08.11 99 5 13쪽
15 검술선생 쿤츠 5화. +1 21.08.10 99 5 11쪽
14 검술선생 쿤츠 4화. +1 21.08.09 115 6 12쪽
13 검술선생 쿤츠 3화. +1 21.08.07 115 6 11쪽
12 검술선생 쿤츠 2화. +1 21.08.06 128 7 12쪽
11 검술선생 쿤츠 1화. +1 21.08.05 151 7 12쪽
10 근위대장 쿤츠 10화. +1 21.08.04 134 7 11쪽
9 근위대장 쿤츠 9화. +1 21.08.03 135 6 12쪽
8 근위대장 쿤츠 8화. +1 21.08.02 140 6 11쪽
7 근위대장 쿤츠 7화. +2 21.07.31 139 7 12쪽
6 근위대장 쿤츠 6화. +1 21.07.30 165 7 11쪽
5 근위대장 쿤츠 5화. 21.07.29 161 8 14쪽
4 근위대장 쿤츠 4화. +1 21.07.28 189 10 12쪽
3 근위대장 쿤츠 3화. 21.07.27 202 19 11쪽
2 근위대장 쿤츠 2화. 21.07.26 247 21 11쪽
1 근위대장 쿤츠 1화. 21.07.26 458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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