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희진 님의 서재입니다.

근위대장 쿤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한세진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1
최근연재일 :
2021.08.26 23:54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621
추천수 :
183
글자수 :
149,999

작성
21.08.20 23:55
조회
73
추천
1
글자
12쪽

검술선생 쿤츠 14화.

DUMMY

쿤츠가 테사드 추기경을 향해 달려 든 순간 사방에서 들려오는 갑옷들이 내는 기괴한 쇳소리가 들려왔다.


'놈을 빨리 제압하는게 중요하다’


쿤츠가 테이블을 박차고 뛰어가 테사드의 다섯 걸음 안에 도착 한 순간, 쿤츠는 자기 가 뻗은 주먹에서 은은한 빛이 뿜어져나오는 걸 느꼈다. 그 모습을 본 테사드 추기경이 소리쳤다.


“멈춰라!”


그 외침을 들은 쿤츠는 놈이 당황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테사드를 제압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늦었다 이 자식아!”


쿤츠가 휘두른 주먹이 테사드에게 적중했다, 아니 적중 한 줄 알았다.


테사드는 물흐르듯 쿤츠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더니 쿤츠의 품 속으로 파고들며 갑옷 차림의 자신을 들어올려 바닥으로 내던졌다. 몸이 붕 뜨더니 세상이 빙글 돌았다.


쿤츠는 그대로 허공을 날아 흙바닥에 나뒹굴었다. 등 허리 부분에 아찔한 고통이 몰려왔다.


바닥에 엎어진 쿤츠를 내려다보며 테사드 추기경이 말했다.


“아쉽지만 난 추기경 이전에 금십자기사였다. 사제인 줄 알고 달려들었겠지만 아쉽게 됐군”


쿤츠는 놈의 말투가 거슬렸다.


‘이 자식 일부로 날 긁고 있군’


쿤츠는 놈이 다가오면 습격할 생각으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놈은 그 자리에서 멈춰 서 있었다. 온 몸이 욱신거렸다.


주변을 살펴보니 자신에게 달려오던 갑옷들이 멈춰 선게 보였다. 그리고 나서야 그가 멈추라고 했던게 자신이 아닌 갑옷들에게 한 명령이란 걸 깨달았다.


‘빌어먹을 완전히 당했군’


그때 테사드가 턱짓으로 테이블을 가리켰다.


“앉아라.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싫다면?"


테사드가 손가락을 까딱이며 뒤에 서 있는 갑옷들을 가리켰다.


으득!


쿤츠는 천천히 놈이 가리킨 테이블로 향했다. 놈은 태연하게 쿤츠의 맞은편에 앉더니 입을 열었다.


쿤츠는 다시 한 번 테사드에게 달려 들까 고민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조금전 놈의 반응은 단순한 요행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곳을 알았지? 그리고 어떻게 계승한거냐”


“저것들에게 쫒기다 최후의 기적을 마셨다. 정신을 잃고 끌려와보니 여기더군 대답이 됐나?”


"이왕 얌전히 테이블에 앉았으면 좀 더 성실하게 대답하는게 어때? 계승하는 건 누가 알려줬지?"


"계승? 무슨말이냐? 나는 말했던 대로 최후의 기적을 마시고 정신을 잃고 끌려왔다"


테사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그렇게 된 거군. 정말 카텔릭의 뜻은 알 수가 없군. 최후의 한 수를 두자마자 이렇게 다른 길을 보여주며 흔들다니”


쿤츠는 그런 그의 말에 실소하며 말했다.


“그 빌어먹을 카텔릭에게 무슨 뜻이 있지? 그저 방관만 하는 인간이 만든 허상 따위가 아니더냐? 내가 여기까지 오면서 카텔릭이란것이 뭔가를 한 걸 본 적이 없다”


“이교도가 그분의 심오한 뜻을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게 아니라 모든 것을 안배하고 계획했지만, 그것을 미천한 인간의 지성으로는 인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분의 뜻을 이해하고자 수십 년을 수행한 나조차도 신의 계획을 직접 보고서야 짐작할 수 있으니까”


"심오한 뜻 좋아하고 있군. 내가 이곳으로 오며 보고 겪은 카텔릭이란 실체가 없는 허상이었다. 아니면 허울뿐인 방관자던가"


테사드는 히죽 웃으며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두 눈이 있으면 봐라 이게 뭔지 모르겠나?"


“그래서? 이곳을 둘러보니 파수꾼이 문양이 있는 게 의아하긴 하더군 그게 무슨 상관이냐?"


“카텔릭의 안배로 악마를 대비하기 위해 만든 비밀조직이 네가 알고 있는 파수꾼이다. 물론 지금처럼 흉내만 내는 파수꾼들과는 달랐지만”


쿤츠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들은 교국의 지원을 받지 못했지? 내가 본 파수꾼들은 제대로 된 체계도 없는 점 조직 형태였다”


“음지로 숨어든 악마들이 다시 인간들을 노린다면 그 우선순위는 카텔릭의 군대일게 분명했다. 놈들을 봉인해 음지로 박아 넣은 게 카텔릭이니까 말이야. 악마들은 모습을 감추고 인간들 사이로 숨어 드는데 능했기에 기사단처럼 공식적으로 노출 된 정규군은 음지에서 유혹하는 악마들의 공격에 취약했다. 그래서 교황은 악마들을 감시하고 사냥할 수도사들을 모아 교단과 단절된 외부의 세력으로 만들었지 대답이 됐나?”


“설명은 아주 친절한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나는 파수꾼이 아니라서 말이야”


“아니 넌 이미 파수꾼이다”


쿤츠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이 목걸이를 보고 그런소리를 하는건가? 이건······”


“아니 방금 네 놈이 쓴 게 뭔지 알고 있나?”


쿤츠는 조금 전 자기 몸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를 떠올렸다. 순간 자신의 착각인 줄 알고 넘기려고 했지만 테사드의 태도를 보니 뭔가가 있는 듯 했다.


"최후의기적을 썼을 때 나온 연기 말하는건가?"


"그건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카텔릭의 선택 받은 사도만이 사용 할 수 있는 신성오라다. 악마들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항마력을 가진 능력이지. 넌 사도의 계승식을 치뤘고 그 능력을 발현한거다"


"웃기고 있군, 오스틴도 선택 받아서 이 연기를 뿜어낼 수 있었던건가?"


"그래서 그가 지금 살아있나? 그 물약은 생명을 태워 신성오라를 뿜어낼 수 있게 해주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넌 선택받은 거야"


쿤츠는 카텔릭의 선택 받았다는 말에 무의식적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놈은 그 상황에서도 태연한 표정으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웃기나? 어디가 웃긴거지?"


"이봐 추기경 나으리, 나는 평생 카텔릭이라는 신을 믿어 본 적도 배운 적도 없어. 네녀석이 말하는 악마를 물리치는 위대한 힘을 나 같은 불신자에게 줄 이유가 있나? 아니면 네놈들이 자랑하는 성기사들은 불신자인 나보다도 신앙심이 없는건가?"


"비꼬지마라, 신의 계획을 인간의 잣대로 이해하지 말라고 방금 말했는데도 이해를 못하는군.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신앙심이 깊은 자에게 사도의 증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사도의 증표를 받았기에 신앙심이 깊어질 수도 있는거지"


쿤츠는 놈의 말장난을 들을수록 테사드에게 속아 동료를 잃고 희생당한 오스틴이 떠올랐다.


"웃기고 있군, 빌어먹을 악마의 하수인새끼가"


테사드는 쿤츠의 냉랭한 어투에도 개의치 않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7일이다"


"뭐라고?"


"앞으로 일주일이라고, 네가 그 힘을 다룰 수 있게 연습 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이”


쿤츠는 순간 참지 못하고 놈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이 배신자새끼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궁금해서 적당히 맞춰주니까 어이가 없군. 난 네놈의 얼굴만 보면 배신당해 죽어간 오스틴의 얼굴이 떠올라! 지금 당장 내 손에 검이 있었더라면 네 놈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버렸을테다"


강하게 반발할 줄 알았던 테사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쿤츠를 바라봤다.


"그래? 그거 좋군. 네가 원한다면 네 손에 갈기갈기 찢겨 죽어 줄 테니까 남아있는 네 동료라도 살리고 싶으면 협력해라. 지금 상황이 우습나? 네 놈이 무시하고 증오하는 카텔릭의 능력이라니까 거부감이 드나? 배가 불렀군. 내가 네 놈이였다면 가랑이를 기어서라도 기회를 붙잡을거다. 이교도자식아"


쿤츠는 그 말을 하는 테사드의 눈빛과 목소리에서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놈에게서 알 수 없는 동질감이 느껴졌다. 원망 분노 혐오감.


쿤츠는 자신도 모르게 멱살을 놓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카텔릭에게 선택받았다는 웃기지도 않는 역겨운 소리는 그만하고 왜 일주일이지?"


테사드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놈의 교황 즉위식이 일주일 남았거든"


*


에반과 일행들은 탈출하자마자 바로티칸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금십자기사들의 직위는 박탈 된 뒤었고, 그들이 머무는 거처에는 교단의 성기사들이 감시를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일행들은 앨리사가 머무르는 거처로 향했다. 한 숨을 돌린 일행들을 거실로 집합시킨 앨리사가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 전 카텔릭에서 악마라고 불리는 괴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케일과 친위기사들은 대뜸 종교적인 이야기에 믿지 않는 눈치였지만 그들도 쿤츠가 희생되었던 기괴한 기사들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이해가 갔나? 기사 나으리들?"


"기사라고는 말 안했소만?"


"네놈들이 쓰는 검술만 봐도 알지, 이래 봬도 우리도 이리저리 구를만큼 굴러서 보는 눈은 있다고"


에반은 씁슬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뭐 마음대로 생각 하시오. 나는 당신들의 말을 믿소, 나도 그 악마라는 놈을 간접적으로 본 적이 있거든"


에반은 과거 자신이 수습기사였을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상하게도 쿤츠와 함께 델로핀의 유흥가에서 습격을 받은 뒤부터 기억이 드문드문 끊겨 온전하지 않지만, 속삭이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와, 공주의 지하실에서 맡은 유황냄새와 기괴하게 생긴 고치들은 자신의 기억에 박혀 있었다.


그날에 대한 일을 쿤츠에게 물어봐도 그 어떤 말을 해주지는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쿤츠는 물론 자신도 그날에 일에 대해 듣는게 꺼려졌다. 불쾌했다.


앨리사의 설명을 듣고 그것이 괴물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어렵지 않게 납득할 수 있었다.


아론을 포함한 금십자기사들은 카텔릭의 교도라서 그런지 아니면 직접 상대해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앨리사의 말을 전부 믿는 듯 보였다.


"그래서 그런 악마를 어떻게 상대하자는 말이오? 그것도 이런 범죄자들끼리?"


케일이 말하자 아론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미 우리가 루사이 추기경을 체포할 목적으로 세인트 페트릭 대성당으로 떠난 직후 바로 작업을 한 듯 싶소, 처음부터 배신 할 생각이었군"


앨리사는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


"아무리 그가 추기경이라고는 하나 단독으로 금십자기사들의 직위까지 박탈해버리는 건 이해하기 힘든데요?"


"그는 단순한 추기경이 아니라 금십자기사단의 단장이오. 공식적으로는 기사단의 단장이 없는걸로 알려져 있지만 비밀리에 기사단의 단장이 계승되고 있지 추기경들 사이에서는 검은 추기경으로 불린다더군"


케일의 말이 끝나자마자 휴고는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에 엎어져 중얼거렸다.


"벌써......나흘 뒤 카텔릭 대성당에서 교황 즉위식이 있다고 공표가 났더군요 시간이 없습니다"


그때 앨리사가 차분하게 말했다.


"놈이 교황이 되려는 이유는 교국의 정당한 지배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기에 번거롭게 테사드 추기경을 포섭하고 콘클라베까지 이용해 교황 선거를 했겠죠"


에반을 포함한 일행들이 당연한 말을 왜하냐는 듯 앨리사를 바라봤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악마의 힘을 쓰지 않을거에요"


케일은 그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공식적인 자리라 그거 참 애매하군"


"어차피 실패하면 다 개죽음 당할텐데 목숨을 걸어 볼 만 하군. 일리가 있는 말이오"


아론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휴고가 그런 그를 보며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어디가시게요 아론경?"


"놈이 인간답게 상식적인 방법을 원한다면 나는 그 반대의 방법으로 길을 열어주겠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명예스러운 짓을 하더라도. 그 뒤는 당신들이 해결하시오. 악마들과 싸움이라면 우리보다 당신들이 전문가가 아니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소"


앨리사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좋아, 그럼 준비를 마치는대로 이곳에서 만나기로 하지 당신 말대로 우린 그 악마를 잡을 준비를 할테니까, 꽤 나름 쓸만한 기사양반들도 있으니까 죽은 파수꾼들을 대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에반은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앨리사에게 말했다.


"그래? 이미 죽고 없는 그 파수꾼이라는 자들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모르겠지만 대장을 제외한 누구도 나와 견줄 수 없소"


에반은 쿤츠를 떠올리며 손을 으스러지도록 말아쥐었다.


'나는 제국 최강의 근위기사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근위대장 쿤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검술선생 쿤츠 최종화. 21.08.26 70 0 11쪽
27 검술선생 쿤츠 17화. 21.08.24 64 0 12쪽
26 검술선생 쿤츠 16화. (수정) 21.08.23 61 0 11쪽
25 검술선생 쿤츠 15화. 21.08.21 78 2 12쪽
» 검술선생 쿤츠 14화. 21.08.20 74 1 12쪽
23 검술선생 쿤츠 13화. +1 21.08.19 71 2 12쪽
22 검술선생 쿤츠 12화. 21.08.18 76 2 12쪽
21 검술선생 쿤츠 11화. +1 21.08.17 83 5 12쪽
20 검술선생 쿤츠 10화. 21.08.16 88 4 12쪽
19 검술선생 쿤츠 9화. 21.08.14 90 4 11쪽
18 검술선생 쿤츠 8화. +1 21.08.13 104 4 13쪽
17 검술선생 쿤츠 7화. 21.08.12 90 4 14쪽
16 검술선생 쿤츠 6화. +1 21.08.11 99 5 13쪽
15 검술선생 쿤츠 5화. +1 21.08.10 99 5 11쪽
14 검술선생 쿤츠 4화. +1 21.08.09 114 6 12쪽
13 검술선생 쿤츠 3화. +1 21.08.07 115 6 11쪽
12 검술선생 쿤츠 2화. +1 21.08.06 128 7 12쪽
11 검술선생 쿤츠 1화. +1 21.08.05 151 7 12쪽
10 근위대장 쿤츠 10화. +1 21.08.04 133 7 11쪽
9 근위대장 쿤츠 9화. +1 21.08.03 134 6 12쪽
8 근위대장 쿤츠 8화. +1 21.08.02 139 6 11쪽
7 근위대장 쿤츠 7화. +2 21.07.31 139 7 12쪽
6 근위대장 쿤츠 6화. +1 21.07.30 165 7 11쪽
5 근위대장 쿤츠 5화. 21.07.29 161 8 14쪽
4 근위대장 쿤츠 4화. +1 21.07.28 189 10 12쪽
3 근위대장 쿤츠 3화. 21.07.27 200 19 11쪽
2 근위대장 쿤츠 2화. 21.07.26 247 21 11쪽
1 근위대장 쿤츠 1화. 21.07.26 458 2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