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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진 님의 서재입니다.

근위대장 쿤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한세진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1
최근연재일 :
2021.08.26 23:54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585
추천수 :
183
글자수 :
149,999

작성
21.07.28 07:01
조회
185
추천
10
글자
12쪽

근위대장 쿤츠 4화.

DUMMY

마패를 확인하던 경비대장은 놀란 나머지 반쯤 굴러 떨어지며 말에서 내려 두 손으로 마패를 건넸다.


“명, 명을 받들겠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의사에게 안내해라 어서!”


쿤츠의 신분에 놀란 경비병은 허겁지겁 쿤츠를 안내했다. 정말 다행히도 가까운 거리에 가펠트 수도원이 있었다.


가펠트 수도원에 도착하자 미리 이야기를 들었는지 신부가 준비 된 병실로 에반을 데려갔다.


수도원의 신부는 쿤츠를 힐끔 보고서는 수녀에게 말했다.


“헤테네 수녀님. 이 분도 상처를 입었군요 도움이 필요한 듯 싶습니다.”


쿤츠가 손을 내젓고 에반을 따라 들어가려고 하자 헤테네 수녀가 쿤츠를 붙잡아세우며 말했다.


“금방 나오실 겁니다. 일단 기사님도 치료를 받고 계시죠.”


쿤츠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녀는 부드럽고 꼼꼼한 손길로 쿤츠의 상의를 벗기고 길게 난 상처에 약초를 발라 붕대로 감쌌다.


그때 신부가 다가오더니 쿤츠를 보며 말했다.


“다행입니다. 피가 점차 멎고 있습니다. 피를 많이 흘려서 안정을 취하면 정신이 돌아 올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침대에 눕자 헤카테 수녀가 초를 켰다. 양초와는 달리 은은한 향기가 났다.


향을 맡고 있자 잠이 쏟아졌다.


*


다음날 해가 떠오르자 쿤츠는 신부에게 에반을 부탁하며 기부를하고 곧장 자신과 에반이 머물던 숙소로 향했다. 여관의 침대 밑 거대한 나무상자에 숨겨두었던 자신의 무구를 꺼내 들었다.


펠레칸 제국을 상징하는 푸른 갈기의 사자 문양이 박혀있는 근위대의 검과 방패를 착용하고 여관을 나섰다.


식민지의 수도에는 전쟁이 끝난지 10년이 지났지만 제국의 문양에 겁을 먹는 시민들이 많았다.


쿤츠는 마굿간에서 말을 찾아 곧장 공주의 성으로 향했다.


쿤츠가 공주의 성에 도착하자 그곳을 지키는 병사는 창을 겨누며 경계하다 쿤츠의 갑옷과 방패를 보고 놀라 물었다.


“어, 어떤 용무로 오셨습니까 기사님”


“문을 열고 전해라. 제국의 주인이신 펠레칸 황제폐하의 명을 받들어 킹스가드가 직접 명을 받들기 위해 찾아왔다고”


쿤츠는 검을 뽑아들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공주의 저택을 노려봤다.


*


경비병과 대치하고 있을 때 정원에서 집사가 걸어나왔다.


“오늘은 뵙지 않으시겠다고 하십니다. 다음에 방문해주시지요”


“비켜라, 아니면 검을 들고 막아보던지”


집사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집사인 제가 제국의 근위대를 막는 무모함은 없습니다. 원하시는대로 하시지요.”


쿤츠는 정원을 가로질러 저택으로 향했다. 정원의 입구에 경비병들이 있었으나 집사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


쿤츠가 말에서 내리자 집사는 그의 말을 하인에게 명령해 마굿간으로 보냈다.


쿤츠가 저택의 문을 열자 집사가 말했다.


“다만 이 모든 행동의 책임은 기사님께 있음을 잊지 마시길, 황제 폐하의 근위기사가 황족에게 검을 겨누다니 신중하게 행동하시지요.”


쿤츠는 대꾸하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오히려 가짜 따위가 근위기사를 건드리다니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밖의 소란을 들었는지, 따로 집사의 명령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주의 집무실로 향하는 동안 성의 하녀를 한 명도 마주치지 않았다.


쿤츠가 집무실에 도착했을 때, 문 앞을 지키는 두 명의 기사가 서 있었다.


만찬에서 공주의 옆에 서 있던 기사들이였다.


“비켜라 폐하의 명령으로 온 나를 막을것이냐?”


두 명의 기사들 중 한명이 말했다.


“그대가 황제폐하의 명을 따른다면, 나는 공주님의 명을 지키는 몸이오. 기사도를 안다면 무력으로 막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이해해주시길”


두 명의 기사는 각자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들의 말에서 근위기사를 꿈꾸던 에반이 떠올랐다.


쿤츠는 검을 뽑아들며 말했다.


“그대들이 누구의 길을 막고 있는지 알려주겠다”


“킹스가드의 명성을 익히 들었기에 공주님을 지키기 위해 명예를 내려놓겠소.”


쿤츠가 검을 겨누자 두 기사는 쿤츠의 양 쪽으로 흩어져 공격했다.


쿤츠가 방패를 내밀어 왼쪽의 공격을 막았다. 쇳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 또 다른 기사의 사선베기를 늘어트렸던 검을 끌어올려 튕겨냈다.


쿤츠의 힘에 놀란 기사가 몸에서 멀리 튕겨나간 검을 끌어당겨 방어를 시도했지만 쿤츠가 들어올린 검은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기사의 몸을 베었다. 판금 갑옷이 우그러지는 소리와 함께 기사는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우디레 경!”


남은 기사가 기합소리와 함께 달려들 던 그때 문이 열리며 공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주는 여전히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 가면을 본 순간 불쾌함이 솟구쳤다.


“그만! 그만하시지요”


쿤츠는 목을 향해 찔러넣던 검을 멈춰세우고 말했다.


“물러나라”


기사는 머뭇거리며 쿤츠에게 겨눈 검을 물리지 않았다.


“물러나세요 제이르경! 어서 우디레경의 치료를 부탁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목소리까지 비슷한 가짜를 구했을까?’


기사 제이르는 쓰러진 우디레를 지혈하며 소란을 듣고 나타난 시녀와 함께 사라졌다.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쿤츠는 그녀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테이블까지 걸어가더니 몸을 획 틀며 말했다.


“헤일러 남작이라고 불러야하나요? 분명 어제는 그대를 나에게 그렇게 소개했었죠? 정체가 뭔가요?”


“내가 할 말 이군. 어제 이 성을 벗어나 당신을 조사했소.”


공주는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


“저를 조사했다는 말인가요?”


“폐하의 명으로 조사하던 중 습격을 받았소. 기사들에게”


그녀는 당황한듯 말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은 아니었다.


“그 기사들이 내가 보냈다고 오해하셨군요”


“오해? 확신이지. 우리를 노릴 이유가 있는 자가 당신 말고 또 있을까?”


“그게 무슨 말이죠?”


쿤츠는 검으로 그녀를 겨누며 말했다.


“황족사칭죄는 이유를 불문하고 삼대를 멸하지.”


“지금 당신은 절 가짜라고 생각하시는군요. 이유나 들어보죠”


쿤츠는 당당한 태도에 의구심이 솟구쳤다. 어떻게 제국의 근위기사 앞에서 황족을 사칭하고도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그 말부터가 이미 네가 가짜라는 증거다”


쿤츠는 그녀가 머뭇거리며 입을 여는 순간 검을 휘둘렀다.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가면이 두 동강 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쿤츠는 검을 회수하는것도 잊은채 드러난 공주의 얼굴을 쳐다봤다.


원래도 하얀 피부가 더욱 창백하게 보였고, 피를 머금은 듯 붉고 탱탱한 입술은 모욕감을 참기 위해서 질근 다물어져 있었다.


이자벨 공주가 물었다.


“어떤가요? 지금도 당신의 명예를 걸고 내가 가짜라고 확신 할 수 있겠어요?”


쿤츠는 숨을 멈출 만큼 놀랬지만 침착하게 대답했다.


“내 명예를 걸고? 어림도 없는소리. 스스로 진짜라는 사실을 증명하시오. 내게 그 책임을 떠넘기지 마시고”


이자벨 공주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내가 진짜라는 사실을 나보고 증명하라는것도 좀 웃기지 않나요 쿤츠 경?”


“미안하지만 이자벨 공주와 나는 초면이 아니지. 그러니 당신이 진짜라면 어제 날 만났을 때 가면 속 호기심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는게 아니라, 반가워했어야지 왜 그런 우스운 이름으로 왔냐고 물어보면서”


쿤츠의 검이 천천히 움직여 이자벨 공주의 목덜미에 닿았다. 그녀는 짧게 숨을 들이키더니 쿤츠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거 정말 미안하게 됐군요. 알아보지 못해서 의심했나요? 그럼 그 자리에서 직접 저에게 물어보셨더라면 제가 친절하게 답해드렸을텐데 안타깝군요. 제가 이 공국으로 오는 길 습격을 받고 간신히 살아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을 병에 걸려 앓아 누웠죠. 그리고 기억의 대부분을 잃어버렸습니다.”


“습격을 당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는데?”


“내가 죽다가 살아난 사실은 이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봤던 내용이니 직접 조사해보시면 금방 알 수 있겠네요.”


쿤츠는 그녀의 낯선 말투 속에서 익숙함을 느꼈다.


‘이렇게 똑같은 얼굴와 목소리 눈빛이라니 하지만 그때 기습한 건 이자의 부하가 맞다. 그들은 공주를 조사하는 사람을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있었어.’


쿤츠는 단호하게 말했다.


“좋소. 그 사건은 내가 따로 조사하겠소.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폐하의 근위기사를 공격 했다는 의심이 사라진 건 아니오.”


“하지만 내가 했다는 증거도 없죠”


“당신을 조사하는걸 막는 자들인데 당신이 안했다면 당신을 끔찍하게 아끼는 측근이겠군.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를 아는 자가 없으니 말이오”


이자벨 공주는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있어요. 당신도 만났다고 들었는데요? 나에게 아주 관심이 많은 분이 한 분 계시죠.”


쿤츠가 기억을 떠올리곤 한 인물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아트라 백작? 그가 왜 우릴 공격하겠소.”


“지금까지 내게 친절과 관심을 가진 사람을 그자의 협박과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죠.”


쿤츠는 점차 혼란스럽기 시작했다. 흔들리던 쿤츠의 마음을 느꼈는지 이자벨 공주는 목에 닿은 검을 가녀린 손가락으로 천천히 밀어내며 말했다.


“모든 뜻대로 하세요. 제가 수상하다고 말씀하셨죠? 좋아요. 조사하세요. 제가 당신을 폐하께서 보낸 제 근위기사라고 선포하겠어요. 제가 당신에게 모든 권한을 드릴테니 제 곁에서 당신의 눈과 손으로 직접 조사해보세요.”


쿤츠는 천천히 검을 회수하며 말했다.


“왜 하필 호위기사지?”


“저도 당신 덕 좀 볼려고요. 그렇지 않아도 제 호위기사를 부상을 입히셨잖아요? 거기다 황제폐하의 기사가 제 곁에 있다면 백작도 노골적으로 날 위협하지 못하겠죠. 어때요?”


쿤츠는 더 있다간 이자의 말에 휩쓸릴 것 같았다.


“좋소. 한 가지 명심하시오. 나는 복수를 잊지 않소”


“복수의 검이 겨누는 방향이 정확하길 바랄게요.”


쿤츠는 복잡한 심정으로 이자벨 공주의 집무실 밖으로 나왔다.


쿤츠가 정원에 나오자 그를 본 집사가 말을 걸어왔다.


“기사님의 표정을 보니 다행히 큰 일은 벌어지지 않았나보군요.”


“아직 다 해결 된 건 아니오, 그보다 공주님이 이곳에서 큰 병을 앓았던 적이 있소?”


집사는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 투병을 모르는 사람이 더 적을겁니다. 도시가 난리가 났거든요. 의술을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성으로 와 공주님을 진찰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병을 완치한 기념으로 만든 축제가 비의 축제지요”


쿤츠는 도시에 처음 왔을 때 펼쳐졌던 축제를 떠올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증상은 어땠지? 독에 걸려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말은 처음 듣네만?”


“아주 끔찍한 독이였죠. 마치 시체처럼 몸이 차갑게 식어가다가도 고열에 시달리고를 반복했죠. 그리고 공주님의 의식이 돌아왔을 땐 어떤 기억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때 간호했던 시녀들을 만나 볼 수 있나?”


“물론입니다만 지금 당장은 좀 어렵겠군요. 아시다시피 곧 있을 축제 때문에 모두 바쁘게 일하고 있어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그럼 언제 쯤 가능하지?”


“저녁쯤엔 가능할겁니다.”


“좋군. 그럼 잠깐 나갔다오지.”


집사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병을 앓았다고 기억을 잃어버렸다는게 납득이 가는 건 아니야, 알레르기는 기억과는 전혀 상관 없는 문제거든’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4화와 5화의 업로드 순서에 실수가 있었습니다.


4화를 올려야 하는데 5화를 올렸었네요 ....... 바뀐 순서로 다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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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검술선생 쿤츠 최종화. 21.08.26 70 0 11쪽
27 검술선생 쿤츠 17화. 21.08.24 64 0 12쪽
26 검술선생 쿤츠 16화. (수정) 21.08.23 61 0 11쪽
25 검술선생 쿤츠 15화. 21.08.21 78 2 12쪽
24 검술선생 쿤츠 14화. 21.08.20 73 1 12쪽
23 검술선생 쿤츠 13화. +1 21.08.19 69 2 12쪽
22 검술선생 쿤츠 12화. 21.08.18 76 2 12쪽
21 검술선생 쿤츠 11화. +1 21.08.17 81 5 12쪽
20 검술선생 쿤츠 10화. 21.08.16 85 4 12쪽
19 검술선생 쿤츠 9화. 21.08.14 89 4 11쪽
18 검술선생 쿤츠 8화. +1 21.08.13 101 4 13쪽
17 검술선생 쿤츠 7화. 21.08.12 90 4 14쪽
16 검술선생 쿤츠 6화. +1 21.08.11 97 5 13쪽
15 검술선생 쿤츠 5화. +1 21.08.10 97 5 11쪽
14 검술선생 쿤츠 4화. +1 21.08.09 111 6 12쪽
13 검술선생 쿤츠 3화. +1 21.08.07 115 6 11쪽
12 검술선생 쿤츠 2화. +1 21.08.06 128 7 12쪽
11 검술선생 쿤츠 1화. +1 21.08.05 151 7 12쪽
10 근위대장 쿤츠 10화. +1 21.08.04 133 7 11쪽
9 근위대장 쿤츠 9화. +1 21.08.03 134 6 12쪽
8 근위대장 쿤츠 8화. +1 21.08.02 138 6 11쪽
7 근위대장 쿤츠 7화. +2 21.07.31 138 7 12쪽
6 근위대장 쿤츠 6화. +1 21.07.30 163 7 11쪽
5 근위대장 쿤츠 5화. 21.07.29 160 8 14쪽
» 근위대장 쿤츠 4화. +1 21.07.28 186 10 12쪽
3 근위대장 쿤츠 3화. 21.07.27 198 19 11쪽
2 근위대장 쿤츠 2화. 21.07.26 245 21 11쪽
1 근위대장 쿤츠 1화. 21.07.26 453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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