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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진 님의 서재입니다.

근위대장 쿤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한세진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1
최근연재일 :
2021.08.26 23:54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617
추천수 :
183
글자수 :
149,999

작성
21.07.30 07:17
조회
164
추천
7
글자
11쪽

근위대장 쿤츠 6화.

DUMMY

정원으로 향하자 그곳에서 시녀들이 정원을 관리하고 있었다. 시녀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집사는 쿤츠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쿤츠는 천천히 그가 다가오는 걸 숨죽여 기다렸다.


검의 간격까지 들어왔을 때 번개처럼 검을 뽑아 휘둘렀다. 숙련된 기사들도 반응하지 못할만큼 빠르고 정확한 공격이었다.


쿤츠가 의도한 대로 검은 집사의 눈 앞을 가르고 지나갔다.


집사는 쿤츠가 검을 회수해 검집에 꽂아넣고 나서야 반응했다.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그는 엉성한 자세로 뒷걸음질 치며 물러났다. 그리고 정원 바닥에 깔린 풀은 그의 왼발이 질질 끌고 간 경로를 남기고 있었다.


쿤츠는 놀란 마음을 숨기며 말했다.


“언제부터 다리를 절었나?”


“그때 습격을 받은 날 다쳤습니다. 그게 궁금했으면 물어보지 그러셨습니까?”


‘연기를 하는게 아니야, 이자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검술 한 번 배워보지 못한 움직임으로 기사처럼 행동하는데도 아무도 모르고 있어’


쿤츠는 발걸음을 돌려 공주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의 등 뒤에서 집사가 소리쳤다.


“쿤츠경 어디 가십니까?”


“공주를 만나야겠다. 황제마저도 모르는 비밀을 내가 알고 있는게 있지”


일부로 체이스에게도 언급하지 않은 공주의 비밀이 있었다.


황제도 모르고 있는 공주와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


왼쪽 허벅지에 있는 흉터


쿤츠가 집무실에 도착하고 문을 열자 입김을 얼굴에 부는 듯한 불쾌한 더운 공기가 몰아닥쳤다.


이자벨 공주는 이 집무실에서도 가면을 쓰고 있었다.


“어쩐일이시죠? 말씀도 없이?”


쿤츠는 가면을 보자 베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혼자 있는데도 가면을 쓰나?”


“목소리는 또 왜 그렇게 날카롭죠? 무슨일이 있었군요. 제 얼굴을 보셨는데도 가면이 불쾌하시다면 당신을 만날 땐 잠시 벗고 있죠.”


이자벨 공주는 하얗고 여린 손가락으로 가면을 지탱하던 끈을 풀었다. 가면 속의 이자벨 공주의 얼굴과 마주하자 쿤츠는 자신도 모르게 망설임이 들었다.


그런 느낌이 든 순간 쿤츠는 더욱 더 적의를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집사는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집사는 제국에서..... 이봐 당신 괜찮아요?”


진정? 당황해서 말을 얼버무리는게 보기 좋군


그래 진작에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내가 괜히 망설여서 에반이 다쳤군. 황제까지 의심할 정도면 뭔가가 있다는 게 확실하지. 이 따위 장난질에 놀아난다면 근위대의 명예가 남아나질 않겠어. 이까짓 백가지 이유보다 흉터를 확인하면 정확하지


그때 쿤츠의 귓가에 이자벨 공주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쿤츠는 자신의 손에 들린 검을 인지하고 의아함을 느꼈다.


내가 언제 검을 뽑아들었지?


그 순간 문을 박차고 들어온 경비병들이 쿤츠의 주위를 포위했다.


공주는 찢어진 드레스를 붙잡고 드러난 허벅지를 가리고 있었다. 그녀는 울먹이며 소리쳤다.


“다, 당신 지금 무슨짓을 한 건줄 알고 있겠죠?”


쿤츠는 자신을 포위한 경비병들이 겨눈 무기가 거슬렸다. 순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감히! 나에게 무기를 겨누다니 겁도 없군”


쿤츠는 검으로 자신을 겨눈 경비병들의 창을 밀어낼 생각이였다. 하지만 검을 든 손에서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힘이 빠진 손아귀에서 검이 흘러내렸다.


이윽고 시야가 기울더니 몸이 가라앉았다. 마치 깊은 늪에 빠진 느낌이었다.


‘아 빌어먹을’


바닥에 머리를 쳐박고 의식이 흐려가던 와중에 코 끝에 희미하게 쓴 약초 향이 맴돌았다.


쿤츠의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


쿤츠가 의식을 되찾자마자 한 행동은 치밀어 오르는 구토감에 바닥에 머리를 쳐박고 토악질을 하는 것이었다.


바닥에서 느껴지는 습도와 퀘퀘한 공기에 그는 이곳이 지하라고 짐작했다.


코를 찌르는 악취와 어지러움에 괴로워하다 간신히 고개를 들자 어둠속에 켜져있는 횃불들이 보였다.


쿤츠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횃불을 향해 걸어갔지만 곧 철장에 막혀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쿤츠는 차가운 철장에 몸을 기대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분명 검이 이자벨 공주의 옷을 찢었는데 흉터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그때 그 어지럼증은 독으로 인한 증상이 분명했다.


‘그 향기가 신경쓰이더라니 약이였나?’


그때 둔탁한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점차 멀어지더니 곳이어 좀 더 느리고 차분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철창 너머로 횃불이 나타나 점차 다가왔다. 이자벨 공주였다.


그녀는 차분한 표정으로 철장에서 한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춰서며 말했다.


“몸은 괜찮으신가요?”


“내 몸을 걱정해주다니 영광이로군 날 어쩔 생각이지?”


이자벨 공주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런식으로 말씀하지 마세요. 일이 이렇게 꼬여버린건 기사님 책임이 크니까요. 저는 최대한 기사님을 제 곁에 두고 이용하고 싶었지 이런식으로 기사님을 훼손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그게 무슨 말이지? 내가 당신이 쓴 독에 중독되어 쓰러졌다는 걸 모를 줄 알았나?”


이자벨 공주가 놀라며 말했다.


“무슨 독을 말씀하시는거죠? 기사님 외출했을 때, 누구를 만나셨나요? 그렇게 흥분해서 난폭하게 굴었던게 기사님의 의지가 아니라는건 알겠어요. 당신이 쓰러지고 의사를 불러 살펴보니 상당히 중독되어 있었더군요.”


쿤츠는 의아하게도 체이스의 약초가게가 떠올랐다.


“그건 왜 묻지?"


이자벨 공주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당신은 황족을 능멸한 죄로 재판을 받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제 이름으로 요청한 일급 재판관이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아마 제라트에서 올테니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겠지요.”


‘성과도 없이 최악의 상황에 몰렸군’


쿤츠는 최대한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날 따로 만나기 위해 혼자서 지하감옥까지 내려오신 이유가 뭡니까? 이자벨 공주?”


“비아냥대지마세요. 한 가지 제안을 드릴려고 해요.”


“제안? 일처리가 빠른 공주께서 재판관을 신청하고 내 신변을 구속하고 계신데 더 하고 싶은 제안이라는게 있나?”


“당신이 마지막으로 만났던 사람을 알고 싶어요.”


쿤츠는 순간 그녀에게 털어놓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글쎄, 딱히 명예를 소중이 한다던가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편도 아니였다.


죽는것보다 사는게 더 괜찮으니까.


“당신을 중독시켜 내 목적을 방해 한 그 자의 정체를 알아야겠어요. 협조를 한다면 당신의 목숨은 물론 명예도 되찾아주겠어요. 물론 다시 황제폐하를 위해 일하지는 못하겠지만 당신의 뛰어난 실력에 걸맞는 대우를 해드리겠습니다.”


쿤츠는 그녀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림도 없는소리. 그렇게 신경쓰고 날 설득하려는 걸 보니, 그렇게 떳떳하지는 않은가보군? 내 힘과 충성을 가지고 싶나? 그럼 흉터를 보여라. 네가 가짜가 아닌 이유를 단 한가지라도 내게 보여준다면 황제폐하의 기사로서 너를 지켜주겠다.”


이자벨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이 상황에서도 고집을 부리시다니 대단하군요 괜찮습니다 오늘은 첫 날이니까요. 재판장에 설 날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걸 잊지마시길. 그보다 당신이 그렇게 숨기는 그자를 너무 믿지는 마세요. 어디서 중독 되었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것도 당신의 책임이겠지요 ”


이자벨 공주는 제 할 말을 마치고 몸을 획 돌렸다. 그녀가 멀어지며 그림자가 요동쳤다.


쿤츠는 철창을 등지고 주저 앉았다. 이미 상부에 보고가 올라갔다면 재판을 받는건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끝난 이상 공주의 흉터를 직접 확인 할 방법은 사라졌다.


잠깐의 정적이 흐렀다. 쿤츠는 복잡한 심정에 벽에 기대 눈을 감았다.


그때 공주가 나간 입구쪽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쿤츠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한 사내가 어둠속을 재빠르게 달려왔다.


“조금만 기다리시오.”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였다. 익숙하게 감옥의 문을 열더니 쿤츠를 향해 검을 내밀었다.


쿤츠는 검을 받아들고 그 자리에서 서 물었다. 조금이라도 수상하면 벨 생각이었다.


“누구냐”


“나요 체이스”


그는 로브를 살짝 들어올리며 얼굴을 비췄다. 짧은 금발의 체이스였다.


“서둘러 나가시죠. 곧 경비병이 몰려올겁니다.”


쿤츠는 체이스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목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경비병들이 보였다.


그곳에서 쿤츠는 자신이 쓰러지면서 뺏긴 무구들을 발견했다.


‘갑옷을 입을 여유까진 없겠군’


쿤츠는 방패만 챙겨 밖으로 나갔다. 밖을 나서자 서늘한 바람이 불어닥쳤다.


“그런데 내가 이곳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고 왔지?”


쿤츠는 의심을 숨기고 이야기했다.


“운이 좋았소. 내가 처형자들을 쫒아 이곳에 도착했을 때 당신이 의식을 잃고 지하감옥으로 끌려가는 걸 들었소.”


처형자들이라는 소리를 듣자 에반이 떠올랐다.


“설마 에반이 납치 당했나?”


체이스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는 기도실로 에반경이 끌려갔소. 처형자들의 숫자가 너무 많아 흔적을 쫒아와 기회를 엿보는게 최선이였소. 미안하오”


“아닐세 자네가 막겠다고 덤벼들었으면 자네나 에반이나 무사하지 못했을거야. 기도실에 있다면 지금 바로 가보지”


“그 전에 이걸 받으시오.”


“이건 뭐지?”


“해독제. 내가 조사해보니 그녀가 독을 잘 다루더군.”


그 순간 불쾌한 의구심이 솟구쳤다. 그 향기에 대해 물어볼까 하고 고민하던 차 체이스가 다가왔다.


“이 안에는 그녀가 사용하는 독을 중성화 시켜주는 약초가 들어 있소. 향기만으로도 독을 어느정도 막아주니 꼭 목에 지니시오.”


쿤츠는 유심히 목걸이를 바라보다 목에 멨다. 그러자 체이스의 말대로 향기가 코 끝에 맴돌았다. 깨끗하고 산뜻한 향기가 났다.


쿤츠가 그림자 속에 숨어 주변을 살폈다.


성은 고요했다. 성문을 지키는 경비병의 숫자도, 성 안을 돌아다니는 시녀들도 줄었다.


“의도적으로 성 안을 비운 느낌이오.”


“이렇게 텅 빈 성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쿤츠와 체이스는 어둠 속에서 정원을 가로질러 곧장 기도실로 향했다. 나무로 만든 복도와 촛불이 꺼진 촛대들이 보였다.


복도를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 쿤츠는 목에 건 목걸이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단순한 거슬림이 불쾌함이 되더니 몇 걸음도 걷지 않아 목걸이가 족쇄처럼 느껴졌다.


쿤츠가 목걸이를 잡자 옆에서 걷던 체이스가 그의 손을 막으며 말했다.


“벗지 마시오.”


체이스의 단호한 목소리가 쿤츠에게 명령으로 들렸다. 의심스러워졌다 왜 굳이 해독제를 목에 걸어야할까?


쿤츠가 체이스를 돌아보며 말했다.


“내게 이 족쇄를 채운 이유가 뭐지?”


족쇄라는 단어를 듣자 체이스의 기세가 변했다. 그는 천천히 검을 뽑으며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하겠소. 절대 그 목걸이를 벗지 마시오.”


그 모습에 쿤츠가 검을 뽑아들며 말했다.


“진실한 대답을 들으려면 두들겨 패고 나서 듣는게 현명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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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검술선생 쿤츠 17화. 21.08.24 64 0 12쪽
26 검술선생 쿤츠 16화. (수정) 21.08.23 61 0 11쪽
25 검술선생 쿤츠 15화. 21.08.21 78 2 12쪽
24 검술선생 쿤츠 14화. 21.08.20 73 1 12쪽
23 검술선생 쿤츠 13화. +1 21.08.19 71 2 12쪽
22 검술선생 쿤츠 12화. 21.08.18 76 2 12쪽
21 검술선생 쿤츠 11화. +1 21.08.17 83 5 12쪽
20 검술선생 쿤츠 10화. 21.08.16 88 4 12쪽
19 검술선생 쿤츠 9화. 21.08.14 89 4 11쪽
18 검술선생 쿤츠 8화. +1 21.08.13 104 4 13쪽
17 검술선생 쿤츠 7화. 21.08.12 90 4 14쪽
16 검술선생 쿤츠 6화. +1 21.08.11 99 5 13쪽
15 검술선생 쿤츠 5화. +1 21.08.10 97 5 11쪽
14 검술선생 쿤츠 4화. +1 21.08.09 114 6 12쪽
13 검술선생 쿤츠 3화. +1 21.08.07 115 6 11쪽
12 검술선생 쿤츠 2화. +1 21.08.06 128 7 12쪽
11 검술선생 쿤츠 1화. +1 21.08.05 151 7 12쪽
10 근위대장 쿤츠 10화. +1 21.08.04 133 7 11쪽
9 근위대장 쿤츠 9화. +1 21.08.03 134 6 12쪽
8 근위대장 쿤츠 8화. +1 21.08.02 139 6 11쪽
7 근위대장 쿤츠 7화. +2 21.07.31 139 7 12쪽
» 근위대장 쿤츠 6화. +1 21.07.30 165 7 11쪽
5 근위대장 쿤츠 5화. 21.07.29 161 8 14쪽
4 근위대장 쿤츠 4화. +1 21.07.28 189 10 12쪽
3 근위대장 쿤츠 3화. 21.07.27 200 19 11쪽
2 근위대장 쿤츠 2화. 21.07.26 247 21 11쪽
1 근위대장 쿤츠 1화. 21.07.26 458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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