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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진 님의 서재입니다.

근위대장 쿤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한세진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1
최근연재일 :
2021.08.26 23:54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630
추천수 :
183
글자수 :
149,999

작성
21.08.03 07:00
조회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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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근위대장 쿤츠 9화.

DUMMY

“배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군 나는 한 순간도 이자의 편이였던 적이 없다네”


쿤츠는 힐끔 체이스를 보며 말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두 명이 상대하기엔 많이 벅찬데?”


“혼자서도 충분하오. 당신은 곧장 지하실로 향하시오! 의식을 막는게 우선이오!”


“너 혼자서는 무리야”


“물론 검으로 승부를 본다면 무리겠지요.”


체이스는 품 속에서 작은 병을 두 개 꺼내들었다. 흰 병과 보라빛 병이었다.


체이스는 흰 병의 마개를 뽑아 들이키고 보라색 액체가 찰랑이는 병의 마개를 뽑아들고 검에다 뿌렸다. 익숙한 동작인듯 재빨랐다.


“어서 가시오! 내가 검사로서 싸운다면 승산이 없지만 사냥꾼이라면 다르지”


백작은 코웃음을 치며 정예병들에게 명령했다.


“그깟 독을 바른 검 한자루로 그런 상상을 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군. 죽이지는 말아라 양 팔 정도는 잘라도 좋다.”


“어서 가시오!”


체이스는 그 외침과 함께 병사들을 향해 달려갔다.


쿤츠는 또 다시 그를 죽음의 사선에 던져두고 등을 돌려 달아났다.


“빌어먹을! 제국으로 복귀하면 기사를 때려쳐야겠어, 이렇게 부끄럽고 수치스러울수가!”


*


쿤츠는 거세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정원을 빠져나왔다.


기도실 건물에 다가서자 불쾌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마치 상한 계란 냄새 같았다.


쿤츠가 문 앞에서 살펴보자 누군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간 흔적이 보였다.


‘성 내부의 사람들이 없는것도 이상하고 의식을 치루고 있는 이곳을 이렇게 무방비하게 방치하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쿤츠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목걸이가 환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저번과 같은 현상이였다.


‘괴물의 힘에 영향을 받았다는 건가? 오래 있으면 위험하겠군’


쿤츠가 방패를 들어올리며 천천히 기도실로 걸어 들어갔다. 기도실 중앙에 위치한 석상 인근에 횃불이 놓여져 있었다.


쿤츠가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다가갔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기도실에는 어떠한 적이나 함정이 숨겨져 있지 않았다.


그 점이 쿤츠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쿤츠가 지하로 향하는 철문을 열자 짙은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통로를 내려가자 어둠이 그를 맞이했다.


점차 쿤츠의 시야가 돌아오자 어둠속에 잠겨있는 기괴하게 생긴 조각상들과 피웅덩이에 잠겨 있는 거대한 고치가 보였다. 다른것들은 어제와 같았지만 주변에 있던 작은 고치들이 찢겨져 있는 흔적들이 보였다.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예민해진 쿤츠의 감각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때였다. 어둠속에서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쪽이야 테니아!”


쿤츠가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어둠속에서 더듬거리며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했다.


쿤츠가 조심스럽게 접근하자 그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함정 일 확률이 높지만 어쩔 수 없군’


쿤츠는 조심스럽게 그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기둥 뒤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가 그들이 눈 앞을 지나가는 순간 검을 뽑아 목덜미에 겨눴다.


성의 시녀로 보이는 여자 두명이었다.


“누구냐? 이곳에서 뭘 하고 있었지?”


그들은 놀란 나머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입을 틀어막고 주저앉았다.


“사, 살려주세요......”


그때 붉은 머리의 소녀가 방패의 문양을 가리키며 외쳤다.


“테니아! 그 기사님과 같은 문양이야”


쿤츠는 다급하게 말했다.


“이 문양을 사용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나?”


붉은 머리 소녀가 바닥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지하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계세요!”


“여기보다 더 아래층이 있단 말이냐?”


“저희가 안내해드릴게요. 저희끼리 지상으로 올라가더라도 성을 벗어 날 수 있는것도 아니니깐요.”


쿤츠는 순간 괴물이 잠겨 있는 고치가 신경 쓰였지만 에반의 행방이 신경쓰여 그녀들의 뒤를 쫒았다.


“너희들을 구해줬다던 그자가 무엇으로부터 너희를 구해주고 있지?”


“저희를 이곳에 가둬두고 납치해 온 기사들이요.”


그녀들은 석상의 우측을 향해 걸어가더니 막다른 벽을 살폈다. 곧이어 손짓으로 쿤츠를 불렀다.


쿤츠가 다가가니 벽면의 아래부분에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자세히 보니 구멍 안쪽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이 계단으로 내려가면 저희가 같혀있던 감옥이 나와요. 기사님은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구해주고 있어요.”


“앞장서라. 나는 아직 너희들을 믿을 수 없으니”


“아, 알겠어요.”


쿤츠는 검집에 손을 얹은 채 한 걸음 떨어져 그녀들의 뒤를 쫒았다.


첫 번째 내려왔던 계단보다는 깊지 않았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 소근대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기사님!”


쿤츠가 구불구불 이어지는 계단을 벗어나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에반이었다.


그는 어둠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



“에반!”


쿤츠의 목소리에 반응한 그는 고개를 획 돌렸다.


그 순간 화끈한 통증이 옆구리에서 느껴졌다. 쿤츠는 본능적으로 방패를 들고 휘둘렀다.


안내하던 소녀가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그 자리에서 튕겨져 나가며 둔탁한 충격과 함께 옅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젠장 그 짧은 순간에 방심했군.”


쿤츠는 침착하게 옆구리에 난 상처를 손으로 더듬었다. 다행히도 약간 스친 상처였다.

에반은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반응이 없었다. 꿈을 꾸는듯한 표정으로 그저 가만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래도 살아 있었다니 다행이야. 세뇌 따위야 시간과 공을 들여 천천히 해결하면 되니까.”


쿤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척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던 공간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사방에서 붉은 눈동자들이 생겨나더니 에반을 지나쳐 쿤츠에게 몰려왔다.


그 수가 어림잡아 스물은 넘어갔다. 그제서야 쿤츠는 왜 성이 텅 비어있는 지 깨달았다.


“빌어먹을 하여간 너나 나나 입이 문제야 그렇지?”


실종 된 성의 시녀들이 반쯤 미친 기괴한 표정으로 부엌에서나 쓸법한 식칼을 들고 몰려왔다.


“그때보단 상황이 더 괜찮을지도”


쿤츠가 한 걸음 내딛자 하늘이 핑 돌며 힘이 빠져나갔다. 쓰러지듯 주저앉은 자세에서 간신히 방패로 머리를 방어했다. 둔탁한 충격과 함께 방패에서 불쾌한 쇳소리가 울렸다.


순간 괴물의 능력인가 싶어 쿤츠는 목에 건 부적을 내려다봤다. 별 다른 이상 없이 타오르고 있었다.


쿤츠는 옆구리의 상처가 떠올랐다.


독이였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쿤츠는 바닥을 쓸듯이 검을 휘둘러 시녀들의 발목을 잘라내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시녀들은 발목이 잘려나가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휘청거리며 걸어왔다. 에반을 살펴보자 그는 여전히 기묘한 표정으로 쿤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쿤츠는 에반을 바라보다 전방에서 달려드는 시녀의 옆구리를 갈랐다. 본능적으로 휘두른 살수에 스스로가 놀라 흠짓했다.


시녀는 달려오던 속도로 바닥으로 무너져내렸고 그녀의 몸에서 피와 내장이 쏟아져 나왔다.


“아, 아파요 살려주세요...”


시녀는 피웅덩이 속에서 몸부림쳤다.


쿤츠는 마음을 다잡고 중얼거렸다.


“약해지면 안돼”


쿤츠는 의식적으로 마음을 비울려고 노력했지만 귓가에 시녀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독 기운이 분명했다. 처음 살인을 한 듯 죄책감이 밀려와 검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쿤츠는 달려드는 시녀들을 차례로 베어나갔다. 독 때문에 점차 어지러움이 심해졌다.


뜨거운 피와 비명소리가 쿤츠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갔다.


정신을 차려보자 쿤츠의 두 손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많은 숫자의 시녀들을 상대했지만 검을 모르는 시녀들은 쿤츠에게 상처를 입히지는 못했다.


마침내 마지막으로 달려드는 시녀의 목덜미를 베어버리고 이를 악물었다. 격렬한 움직임으로 독이 퍼져 손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대장님?”


에반의 목소리였다.


쿤츠는 고개를 들어 에반을 바라봤다. 그는 상당히 놀란 얼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무, 무슨일로 이런 일을...... 제가 분명 이들을 구하고 있었는데”


“사, 살려주세요 기사님......이, 이자가”


복부에 긴 상처를 입은 시녀가 엉금엉금 기어 에반을 향해 나아가다 힘 없이 늘어졌다.


그 모습을 보던 쿤츠는 이 상황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기 위한 함정이 아님을 깨달았다.


‘하긴 기습을 할 생각이였으면 병사들을 모아놨겠지. 명백하게 시간을 끌려는 속셈이군.’


쿤츠는 검을 겨누며 말했다.


“시간이 없다. 보다시피 해명하기도 힘들고 놈이 원하는대로 해 줄 필요는 없지 에반 혹시나 묻겠지만 이 자리에서 벗어 날 생각은 있나?”


에반은 굳은 표정으로 검을 뽑아들었다.


“아뇨. 전 이상황에 대한 대답을 들어야겠습니다.”


“이 상황이 함정이라고 해도 나와 검을 맞대야겠냐?”


“제가 구하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이 여기서 쿤츠님께 살해 당했습니다. 설명을 해줄 수 없다면 절 눕히고 가시죠 지금 이 상황에서 맨 정신으로 쿤츠님의 명령을 따르기 힘들겠습니다.”


에반의 태도를 보고 나서야 에반이 자신이 공주의 방에서 쓰러진 순간에 들었던 감정을 떠올렸다.


아마 에반도 그 괴물에 의해 감정이 격해진 상황이라고 짐작이 갔다.


“시간 끌지 않아서 좋군. 와라 “



*



쿤츠가 방패를 들어올리자 에반이 달려왔다. 평소라면 힘들이지 않고 튕겨냈을 공격들이 마치 나무방패로 철퇴를 막는 듯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에반은 침착하게 방패를 내려치고, 내려친 검을 회수하고 찌르면서 시야 밖으로 미끄러져 이동했다. 쿤츠는 아직까지도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방패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최고의 방법은 이렇게 침착하게 방어하다가 녀석의 빈틈을 노려 무력화 시키는거야’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쿤츠에게 주어진 시간도, 체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쿤츠의 머리카락에서 흘러내린 피가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쿤츠는 흐려지는 시야가 흘러내린 피 때문인지 독 때문인지 구분 할 수가 없었다.


쿤츠는 아슬아슬하게 에반의 공격을 방어했다. 에반이 휘두른 검이 방패를 긁으며 불꽃을 일으켰다.


쿤츠는 에반이 검을 회수하기 전에 가슴팍을 노리고 검을 찔렀다.


에반은 공격에 즉시 반응해 대각선 방향으로 물러났다.


쿤츠와 에반이 서로 겸을 겨누고 짧은 대치 상황을 만들었다.


쿤츠는 흐려지는 시야에 거칠게 눈을 비볐다. 그리고 생각했다.


에반이 근위기사가 되지 못하는 약점.


에반은 뛰어난 재능과 신체능력을 가졌기에 현역인 근위기사를 상대로도 승부를 논할 수 있었지만, 몇 번 검을 섞어 본 근위기사들에게 곧장 그 약점을 파악당하고 그 이후의 대련에서 무참하게 박살나기 십상이였다.


‘물론 그 약점도 아주 사소한 버릇이기 때문에 수준 높은 근위기사가가 아니라면 알아차리지도 못했지만’


쿤츠가 먼저 대치 상황을 깨트리고 움직였다.


쿤츠가 검을 사선으로 내려치자 에반은 능숙하게 검을 막아내고 반격했다. 쿤츠는 방패로 에반의 공격을 막아내고 한 걸음 다가갔다.


또 다시 검을 사선에서 내려치자 에반은 쿤츠의 어깨만 보고 반응했다. 에반이 자랑하는 동체시력을 바탕으로 한 예지능력 같은 움직임이였다.


“내가 이 버릇 언제 고치나 했다!”


아무도 말 해주지 않는 치명적인 버릇.


에반은 상대방의 작은 움직임을 보고 동시에 반응할 수 있는 뛰어난 신체능력을 가졌지만 오히려 그 기술에 몰두 한 나머지 시야가 좁아졌다.


오로지 검을 든 오른손만 주시하기 때문에 반대편으로 오는 공격에 대한 반응이 늦었다.


쿤츠의 검을 에반의 검과 맞댄 순간 미리 내민 방패로 에반을 밀어냈다.


그리고 또 다시 한 걸음 내 딛고 이번엔 방패로 에반의 얼굴을 후려쳤다.


에반은 코와 입술에서 피를 뿌리며 의식을 잃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쿤츠는 쓰러진 에반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넌 돌아가서 두고보자 이자식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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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검술선생 쿤츠 17화. 21.08.24 64 0 12쪽
26 검술선생 쿤츠 16화. (수정) 21.08.23 61 0 11쪽
25 검술선생 쿤츠 15화. 21.08.21 78 2 12쪽
24 검술선생 쿤츠 14화. 21.08.20 74 1 12쪽
23 검술선생 쿤츠 13화. +1 21.08.19 72 2 12쪽
22 검술선생 쿤츠 12화. 21.08.18 77 2 12쪽
21 검술선생 쿤츠 11화. +1 21.08.17 83 5 12쪽
20 검술선생 쿤츠 10화. 21.08.16 89 4 12쪽
19 검술선생 쿤츠 9화. 21.08.14 90 4 11쪽
18 검술선생 쿤츠 8화. +1 21.08.13 104 4 13쪽
17 검술선생 쿤츠 7화. 21.08.12 91 4 14쪽
16 검술선생 쿤츠 6화. +1 21.08.11 99 5 13쪽
15 검술선생 쿤츠 5화. +1 21.08.10 99 5 11쪽
14 검술선생 쿤츠 4화. +1 21.08.09 115 6 12쪽
13 검술선생 쿤츠 3화. +1 21.08.07 115 6 11쪽
12 검술선생 쿤츠 2화. +1 21.08.06 128 7 12쪽
11 검술선생 쿤츠 1화. +1 21.08.05 151 7 12쪽
10 근위대장 쿤츠 10화. +1 21.08.04 134 7 11쪽
» 근위대장 쿤츠 9화. +1 21.08.03 135 6 12쪽
8 근위대장 쿤츠 8화. +1 21.08.02 139 6 11쪽
7 근위대장 쿤츠 7화. +2 21.07.31 139 7 12쪽
6 근위대장 쿤츠 6화. +1 21.07.30 165 7 11쪽
5 근위대장 쿤츠 5화. 21.07.29 161 8 14쪽
4 근위대장 쿤츠 4화. +1 21.07.28 189 10 12쪽
3 근위대장 쿤츠 3화. 21.07.27 202 19 11쪽
2 근위대장 쿤츠 2화. 21.07.26 247 21 11쪽
1 근위대장 쿤츠 1화. 21.07.26 458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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