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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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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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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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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8화

DUMMY

48.


‘거슬리는군.’


잠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눈을 감고 있는 그의 주위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몸을 뒤척이기를 잠시 다짜고짜 팔을 들어 무언가를 잡아챘다.


“그냥 놔두면 좋을 텐데.”


그리고 눈을 떴다.

예기가 서려 있는 검 한 자루가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유리의 손에는 누군가의 손목이 잡혀있었다.


“지나칠 생각은 없는 건가?”


상대는 그의 말을 무시하며 검을 쥔 손에 힘을 줬다.

유리도 곧바로 마나를 끌어 올리며 손에 힘을 실었다.

상대의 손목은 잠깐도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크읍!”


상대가 비명을 지를 여유도 주지 않았다.

단검을 뺐으며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다음 위에 올라타며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힘을 주고 강하게 비틀어 어깨조차 부숴버렸다.


“으아악!”


상대의 입을 막기 위해 뒷덜미를 강하게 내려쳐 기절까지 시켰다.

그 순간에 등으로 다가오는 예기를 피하기 위해 몸을 돌리며 거리를 벌렸다.

동시에 시선을 돌리며 주변을 훑었다.


‘다 죽었군. 심지어 말도.’


유리가 보고 느낀 대로 자신과 적들을 제외하고 살아있는 생물은 없었다.


‘총 25명. 그리고 다들 실력은.’


유리는 열심히 자신을 향해 휘두르는 검 2자루를 이리저리 피해냈다.

동시에 양손으로 재빠르게 낚아챘다.


‘하찮기 그지없어.’


손에 힘을 줘 두 사람의 손목도 부서뜨렸다.

둘은 손에서 검을 놓치며 통증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유리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상대에게 둘을 집어 던졌다.

그러나 애초에 받을 생각은 없었는지 둘을 피하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이 무리의 대장은 저거인 거 같은데.’


그는 다가오는 적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멀리서 분위기만 잡는 하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적은 그것도 모른 채 검을 찔렀다.


‘게다가 멀리서도 30명 정도가 달려오는데 같은 소속은 당연히 아닐 거고.’


감각에만 의지한 채 공격을 피하며 오른손으로 안면을 붙잡았다.

힘 조절을 하며 바닥에 내려찍었다.


“크헉!”


상대는 그 단 한 번의 행동에 의식을 잃었다.


‘말도 죽고 말았으니 이 시간에 최대한 움직여야겠지.’


그 생각과 동시에 곧바로 뒤를 돌아보고 달렸다.

적들도 그를 쫓기 위해 발을 움직였다.

그들이 자신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게 유리는 적당한 속도를 유지했다.

그렇게 달린 지 어느새 10분째.


‘그래도 시간이 얼마 안 됐는데 이 정도면 꽤 많이 왔어.’


유리는 발을 멈추고는 가장 선두에서 달려오던 적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상대는 힘에 이기지 못해 땅바닥을 구르며 멀리 날아갔다.

그 모습에 유리를 쫓아오던 이들이 일제히 행동을 멈췄다.


‘2분가량 남았나. 대답은 오지 않겠지만.’


유리는 시간을 끌기 위해 양손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보다 왜 나를 쫓아오는지 이유를 가르쳐주면 안 되겠나?”


그의 예상대로 그들에게서는 어떠한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풍기는 살기에 공기만 가라앉았다.

하지만 유리에게는 별 것 아니었다.


“다짜고짜 자고 있는 사람을 죽이려 하지 않나, 추격전을 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이쪽은 불만이 많아서 말이야.”


허공에 외치는 격이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이어갔다.


“심지어 타고 온 말도 죽이고. 금전적 손해는 어떻게 책임질 생각이지?”


그의 말을 무시하며 3명이 달려들었다.

가장 선두에서 달려들던 적 하나가 앞으로 검을 내찔렀다.

유리는 몸을 살짝 트는 것으로 가볍게 피해냈다.


‘바로 뒤에 도착해있네.’


그리고 발을 걸어 넘어뜨리며 등으로 강하게 밀쳤다.

적은 그렇게 멀리 날아갔고.


“으억!”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던 다른 무리 몇 명과 함께 바닥을 뒹굴었다.


“피하면 되는데 지랄을 해요, 지랄을. 됐으니까 이거나 죽여놔. 이야, 빨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곳이 먼저 와있었네.”


거친 목소리가 어두운 숲속을 울렸다.


“당신들도 저를 쫓아온 겁니까?”


유리는 다 알고 있는데도 시치미를 뗐다.


“다 알고 있으면서 왜 그러시나.”

“길드장.”


그는 부하의 말을 무시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얼굴에서 철판은 내리라고.”

“역시 소용없겠지?”

“그럼 우리가 호구도 아니고 그게 통할 거라고 생각을 하나. 그래서 어디로 갈 거야? 우리 아니면 저쪽? 우리한테 오면 상당히 편해질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대답을 하기 위해 입을 열기도 전에 싸우고 있던 무리에서 유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일단 그는 목을 향해 다가오는 검을 피하기 위해 몸을 숙였다.

그리고 상대의 몸을 등으로 받치고 밀어내 길드장에게 넘겼다.


“또 이 지랄.”


그는 날에 푸른 기운이 서린 검을 아래로 내리그어 신체를 두 동강 냈다.


“혹시 몰라 물어보는 거지만 협력할 일은 없겠지?”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심장으로 향하는 검을 피하며 상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상대의 복부에 손바닥을 집어넣었다.


“오우! 많이 아프겠는데.”


그렇게 몸이 들린 순간 팔을 뻗으며 손목을 회전시켰다.

상대는 힘을 버티지 못하고 멀리 날아갔다.

유리는 여유를 부리지도 않고 곧바로 무리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제 열여덟.’


자신의 움직임을 쫓지 못하는 적 중 하나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발로 땅을 훑으며 몇몇을 넘어뜨렸다.


“야, 담배 하나만 줘봐라.”


적 중 하나를 발로 차 반대쪽으로 날렸다.

길드장은 담배를 받다 말고 검을 휘둘러 신체를 두 동강 냈다.


“이쪽으로는 그만 보내지? 됐으니 불.”


부하가 불을 붙인 담배를 깊게 빨고 내뱉었다.


‘아예 건드릴 생각조차 없군.’


유리는 검을 피하며 팔을 잡고 역으로 꺾어 팔을 부러뜨렸다.

그리곤 순식간에 뒤로 이동해 상대의 목을 붙잡고 땅바닥에 메쳤다.

마나를 돌리며 검을 들고 있는 적 하나에게 달라붙었다.


‘주위에 몰래 움직이는 게 없는 걸 보면 준비하는 건 없는 것 같고.’


무릎으로 복부를 찍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강하게 쳤다.

뒤에서 찔러 들어오는 검을 몸을 돌려 피하고 주먹을 아래로 내려쳤다.

상대는 땅에 부딪혔고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몸 상태를 봐도 사전에 준비해놓은 것도 없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며 근처의 적 하나의 무릎을 발로 강하게 쳤다.

무릎이 뒤로 꺾이며 적은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으아아! 무릎이!”


상대는 무릎을 부여잡고 고통 섞인 외침을 토해냈다.


“으···. 내 무릎이 다 아프네.”


같이 온 동료 중 반이 불구가 되며 전장을 이탈해서 그런지 적들의 움직임도 상당히 둔해졌다.

유리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사이를 파고들며 움직였다.

그리고 이들의 대장이라고 유추되는 자의 뒤를 붙잡았다.

뒤이어 양손을 붙잡고 무릎 뒤를 지그시 눌렀다.

대장은 반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손쉽게 무릎을 꿇었다.


“이야 빠르네, 빨라.”


길드장의 목소리에 남은 적들이 그제야 뒤를 돌아보며 대장의 상태를 확인했다.

유리가 대장의 목에 단검을 들이밀며 입을 열었다.


“모두 무기 내려놔.”


하지만 그 말에 따르는 이는 없었다.

그래서 유리는 단검을 더 깊이 들이밀었다.

목을 감싸고 있던 천이 갈라지며 피부에 날이 닿아 검신을 따라 피가 흘렀다.


“무기 내려놔.”


그런데도 손에서 무기를 내려놓는 이는 없었으나.


“모두 이 사람 말대로 해라.”


굳게 닫혀 있던 대장의 입이 열렸다.

모두가 머뭇거리기는 하였으나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무기를 땅에 떨어뜨렸다.


“나머지는 알아서 해.”

“그럼 고맙지.”


길드장은 거칠게 마나를 흘려대며 하나에게 쇄도해 검을 휘둘러 머리와 몸을 분리했다.


“크레이치!”

“얘들아, 싹 다 죽여라!”


크레이치의 외침에 부하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갑작스러운 상황의 변화 속에 대장의 부하들은 한 박자 늦게 움직였다.

몇몇은 당황했고 몇몇은 무기를 주우려 했으나 크레이치와 부하들이 그런 시간도 주지 않고 달려들어 하나씩 목숨을 가져갔다.


“이런 ㅆ!”


대장이 움직이려고 하자 유리가 등을 밟아 눌렀다.

이제 그녀는 무릎을 꿇는 것을 넘어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러게 길베르트의 말이나 사이드 길드장의 소식에 생각을 깊이 했어야지.”

“히하!”


크레이치는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하나씩 베어 넘겼다.

부하가 죽이려던 것도 부하를 밀치며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였다.

그렇게 단 몇 분 만에 대장의 부하들은 목숨을 잃은 채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후!”


크레이치는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 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유리에게 다가갔다.


“우리가 죽인 시간보다 네가 제압하는 시간이 더 빠른데. 도대체가 뭐 하는 놈이야?”

“어떻게 된 상황인지 설명해.”

“아예 무시하기야? 뭐. 우리가 다 같이 덤벼들어도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할 테니. 간단해. 사이드 길드랑 거래를 했어.”

“미친놈들이!”


대장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크레이치는 그녀의 얼굴을 짓밟고 얘기를 이어갔다.


“길드에 있는 놈들은 자신들이 처리할 테니 이쪽을 내가 처리하면 반반 나눠 갖자는 군. 그래서 수락했지. 내가 손해 보는 건 없으니까.”

“너희들이 뭐라고 규칙을 어기는 거지? 그러고도 위에서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아, 너는 아직 모르는구나.”


크레이치가 몸을 숙이며 나뭇가지를 주워들었다.


“혹시 만약에 네가 말하는 그 위에서 전혀 신경을 안 쓴다면 어떨 것 같아?”


그것으로 대장의 머리를 찌르며 얘기를 이어갔다.


“그게 무슨 소리야?”


대장은 눈을 치켜뜨며 그를 바라봤다.

눈동자가 적잖이 떨렸다.

그녀의 모습에 크레이치는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자기는 미련한 데다 생각 없이 움직이려는 놈이 너무 싫다고 하시더라고. 그런 놈들이 없어지면 관리하기 얼마나 편해지겠냐고 나한테 물어보시더라.”

“아니야, 아닐 거야.”


크레이치는 대장의 머리를 계속 두드렸다.


“그러니 사이드 길드가 손을 뗄 때 너희도 떼지 그랬냐. 니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서열이 밑바닥이면 밑바닥답게 행동해.”


할 말을 다 끝낸 그는 나뭇가지를 집어 던지면 몸을 일으켰다.


“뭐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뭡니까, 형씨?”

“이놈들을 끝으로 의뢰를 받은 길드는 더 이상 없는 건가?”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그보다 형씨, 진짜로 머더러즈 출신이야?”

“그런데? 왜 그러지?”


크레이치가 입맛을 다시며 입을 열었다.

가라앉혔던 기운도 다시 일으켰다.


“아니, 이것들로는 욕구가 해소되지 않아서 말이야. 나랑 한 번 싸워주면 안 되···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리에게서 살기가 흘러나오며 일대의 공기를 무겁고 끈적하게 만들었다.

크레이치는 황급히 거리를 벌리며 검으로 손을 가져갔다.

입 밖으로 빼놨던 혀도 입속으로 넣었다.


“너희는 잘 모르나 본데.”


대장의 팔을 잡아당겨 어깨를 부쉈다.


“끄아악!”

“길베르트나 콜크는 객기 부리는 놈들을 제일 싫어해.”


그리고 순식간에 크레이치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어깨에 손을 올렸다.

크레이치는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니 저기 내 밑에 깔려있던 여자나 다른 험한 꼴 보기 싫으면 사이드 길드장처럼 알아서 잘 행동해. 처신을 잘해야 오래오래 활동하지 않겠어?”


크레이치는 손끝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궁금한 게 한가지 있는데 너희는 의뢰인의 얼굴을 보거나 이름을 들은 적이 있나?”


크레이치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검은색 눈이 그려진 하얀 가면을 쓰고 있어 얼굴은 못 봤다. 그리고 모든 내용은 종이에 적힌 걸로만 봐서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래? 종이에 적혀있던 내용은?”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너를 찾아 죽이라는 것과 의뢰비에 관한 내용.”

“들을 건 다 들은 것 같네.”


유리는 손가락으로 바닥에서 꿈틀대고 있는 대장을 가리켰다.


“저건 너희들 알아서 해.”


이제 발을 움직이려던 찰나 다시 크레이치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마을까지는 얼마나 걸리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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