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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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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1,055

작성
20.11.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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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화

DUMMY

1.


화창한 어느 오후 올도프 제국의 수도인 혼에 위치한 황궁.


“흐읍!”


그 안에서 제국의 기사단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


후웅 후웅


그중에서도 몇몇만 사용하는 오래된 연무장의 가운데에서 한 기사가 검술을 다듬고 있었다.


‘오늘따라 몸이 뻣뻣한 것 같은데?’


그는 유리 리버스라는 이름을 가진 제국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기사단의 제2기사단 부 단장직을 맡은 기사이다.


‘음?’


열심히 검술을 다듬다 말고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봤다.

연무장으로 통하는 입구만 보일 뿐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누가 다가오는데? 기사는 아니고. 마법사도 아닌데, 누구지?’


다가오는 기척에 유리는 기운을 가라앉히며 휘두르던 검의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그를 향해 다가오던 이는 밝은 목소리와 함께 크게 외쳤다.


“아빠!”


수련 중인 유리의 곁으로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는 금색의 머리칼을 붉은 리본으로 묶은 소녀가 달려오더니 그의 다리에 폭하고 끌어안겼다.


‘음? 마리아? 분명 시종이랑 도서관에 있을 텐데?’


그 점에 대해 의문이 들긴 하였으나 기운을 어느 정도 죽이고 검을 허리춤에 꽂은 뒤 몸을 숙여 환한 미소와 함께 딸을 들어 안았다.


“마리아, 여기는 어쩐 일로 왔어?”

“그야 아빠가 보고 싶어서 왔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족의 품에 안긴 채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말을 하는 소녀는 그의 딸, 마리아 리버스였다.


“근데 마리아.”

“왜 아빠?”

“아빠한테서 땀 냄새 안 나니?”

“아빠니까 괜찮아.”


딸의 말에 그는 재빨리 팔을 올려 코를 가져다 대고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심하지는 않지만, 살짝 퀴퀴한 냄새가 코로 흘러들어왔다.


‘좀 나기는 하네.’


그래서 품에서 내려놓으려 했으나 인상을 찌푸리는 바람에 딸이 불안하지 않게 확실히 받쳐 들었다.

그리고 흘려 넘겼던 의문을 입 밖으로 꺼냈다.


“그런데 혼자서 여기까지 온 거야?”

“아니.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내가 데려왔단다, 유리.”


유리와 마리아의 대화에 끼어든 인물은 새하얀 백발을 가지고 있지만 정정한 듯 허리를 곧게 편 채 걸어오는 노인이었다.


“롬 할아버지.”


마리아는 유리의 품에서 내려오더니 노인에게로 달려가 그의 다리를 끌어안았다.

그는 유리가 그랬듯 흐뭇한 미소와 함께 마리아를 들어 안았다.


‘여러 곳 중에서 이 연무장에 왔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야 됐는데.’


롬과 눈이 마주친 유리는 재빨리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오셨습니까, 총 단장님.”


그리고 오른손을 훈련 중에도 허리에 차고 있던 검에 살며시 올려놓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 오늘도 열심이구나.”


경례를 받아준 롬은 자신에게 안겨있는 마리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여전히 이 아이가 있으면 주위를 못 보는구나. 그때랑 달라진 게 없어.”

“···주의하겠습니다.”

“여전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느냐?”

“예. 가족이기에 이러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때라는 게 언제를 말씀하시는 건지?”

“아마 한 3년 정도 전이었지. 그때도 네가 딸을 이곳에 데려왔었어.”


***


“항상 책을 읽으러 가던 아이가 오늘은 검을 휘두르고 싶다고 했느냐?”

“죄송합니다. 딸아이가 제 일터를 구경하고 싶다고 하도 졸라대서···.”

“뭐, 한창 그럴 나이이기는 하지.”

“차라리 마물을 상대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여느 가족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에 롬이 미소를 지었다.


“그럼 빨리 끝내야겠어. 딸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감사합니다.”


그렇게 둘은 회의를 하는 와중에 밖이 어수선한 것을 느꼈다.

무언가 불안함을 느낀 유리는 롬에게 허락을 받고 밖으로 나갔다.

나가자마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딸과 사탕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기사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 새끼가.’


순식간에 차가운 표정을 지은 유리는 딸을 조심히 들어 안고 달래기 시작했다.


“괜찮아, 우리 딸. 아빠 여기 있어. 그러니 뚝 해. 뚝.”


유리의 목소리를 들은 마리아는 소리 내어 펑펑 울었다.


“마리아, 괜찮아. 괜찮아.”


아빠의 목소리를 듣자 안정이 된 것인지 마리아가 겨우 울음을 그치고 진정했다.

게다가 운다고 힘을 다 써버렸는지 그의 품에서 새근새근 잠에 빠졌다.


“잠시 마리아 좀 안아줄래?”


다른 기사가 황급히 다가와 잠이 깨지 않게 조심히 안아 들었다.

딸이 품에서 떨어지자마자 유리가 주먹으로 기사의 복부를 가격했다.


“마리아가 깬다. 작은 소리로 대답해, 왜 울렸어?”

“정말 죄송합니다. 가벼운 장난을 쳤을 뿐인데 울 줄은 몰랐습니다.”


기사의 대답에 유리의 주먹이 다시 복부로 향했다.

그는 배를 부여잡고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리는 그를 발로 밀어 넘어뜨리기까지 했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방금의 행동을 보고 있던 것인지 롬이 평소와는 다른 굳은 표정을 짓고 바라보고 있었다.


“부하가 딸을 울려서 잠시 교육 중이었습니다.”

“유리, 너의 교육은 폭력을 하는 것을 모자라 아예 혼절은 시키는 것인가?”

“이번 건은 말로 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그 당당함에 롬의 얼굴은 절로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롬은 딸에 대한 그의 애정이나 관심이 정상이 아니었단 것을 깨달았다.


“문제가 심각하군. 징계를 내리겠어. 2단장이 복귀하면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 그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해.”

“알겠습니다.”


***


“그런 일도 있었군요.”

“나도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했고 너에게는 첫 가족이라 그 애정과 관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만 과해. 바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 천천히라도 바뀌어야 해.”

“예···.”


마리아의 머리에서 손을 내리고 롬이 대화를 이어갔다.


“흠···. 그것보다 슬슬 회의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예. 검을 정리하고 오겠습니다.”


훈련에 사용했던 목검을 정리하며 남아있던 기운을 마저 갈무리했다.

롬이 그것을 잠깐 바라보고서는 회의실로 발걸음을 옮기며 입을 뗐다.


“기운이 금세 진정되는 것을 보니 마나의 운용 속도가 한층 빨라졌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마나라는 단어에 마리아가 반응했다.


“할어버지.”

“음? 왜 그러니, 마리아?”

“나도 그 마나? 라는 것만 있으면 마법 같은 걸 쓸 수 있어?”


아이의 순수한 질문에 고민하기를 잠시 롬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답을 해줬다.


“쓸 수 있을 수도 쓸 수 없을 수도 있단다.”


자신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두루뭉술한 답변에 마리아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딸의 행동에 유리가 뭐라 말을 하려 했으나 롬이 그를 막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네 아빠와 이 할아버지도 마나를 가지고는 있지만, 마법은 사용할 수 없단다.”

“왜?”

“마리아가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자면···, 네모 모양의 쿠키를 만들어야 하는데 세모 모양의 틀밖에 없으면?”

“네모를 못 만들어.”


그것으로 무언가를 알아차린 것인지 마리아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럼 마법이 네모고 할아버지랑 아빠는 세모라서 마법을 못 쓰는 거야!”


정답을 찾은 마리아의 머리를 흐뭇한 표정과 함께 쓰다듬었다.


“그렇단다. 게다가 쿠키를 만들어야 하는데 반죽이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만들지 못하거나 작게 만들어야 해.”

“그래. 마법도 똑같단다. 마나가 부족하면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원하는 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단다. 좀 더 어려운 얘기가 있지만···. 지금은 이 정도만 알아두면 된단다.”

“응.”


원하는 대답을 들었으면서도 궁금한 것이 있던 더 것인지 롬에게 또 질문을 했다.


“그러면 마법을 많이 사용할 정도로 마나를 많이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그거는 밥을 잘 먹고 잠을 잘 자서 조금 더 큰 뒤 네 아빠처럼 노력하면 마나가 많아져서 마법을 많이 쓸 수 있단다.”

“네모도 있어야 하고?”

“그럼. 그것도 알다니 마리아는 똑똑하구나.”

“할아버지가 가르쳐 줬으니까.”

“마리아, 그럴 때는 따로 해야 할 말이 있지 않니?”


유리의 말에 마리아가 품에서 내려오고는 배꼽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절도 바르구나.”


마리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롬은 유리에게만 들리게 목소리를 낮췄다.


“나중에 마리아가 좀 더 크거든 마나와 마법에 대해 지금보다 자세히 가르쳐주려무나.”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예절은 차근차근히 가르치면 된다. 아직 어리지 않느냐.”

“총 단장님도 마리아에게는 많이 무르십니다.”

“너만은 하지 않지만 말이야.”


유리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근데 속도를 조금 올리는 게 좋겠지?”

“예.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래도 늦을 것 같습니다.”


둘의 대화를 들으며 마리아는 유리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의 손안에서 자신의 손을 꼼지락거렸다.


“마리아, 까칠하지 않아?”


오랜 수련으로 굳은살이 박혀 투박하고 거친 손이었지만.


“전혀!”


마리아에게는 그저 커다랗고 따뜻한 아빠의 손일 뿐이었다.

그렇게 회의실을 향해 걷고 있는 와중 롬이 유리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그것보다 최근에 일어난 납치사건 중 하나가 동쪽에서였지.”

“예. 저희가 사는 중앙 구역은 아니었지만, 그 근처에서 일어났었습니다.”

“너와 마리아의 집 인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나?”

“예.”

“뭐 너도 있고 시종도 있어서 그리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마리아를 눈에서 놓치지 말거라. 괜한 노파심이 일어나서 말이야.”


얘기를 하는 사이 어느새 셋은 회의의 장소인 총 단장실 앞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유리는 롬의 비서에게 딸을 맡겨 달라고 부탁했다.


“네, 알겠어요.”

“고마워. 그럼 마리아, 아빠 갔다 올게.”


유리는 마리아와 눈높이를 맞춘 뒤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롬의 뒤를 따라갔다.

마리아는 일을 하러 가는 아빠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다녀오세요.”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까지 유리도 마리아를 향해 손을 흔들어 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둘을 제외하고도 7명의 인원이 있었으며 1명을 제외하고는 각자의 자리에 앉아있었다.

7명은 롬이 들어오자 오른손을 검에 올리며 경례를 했다.


“다들 앉게나.”


롬은 그들의 경례를 받은 뒤 상석에 앉았다.

그가 앉은 것을 확인하고서야 6명도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유리도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이제 모일 사람들은 다 모였으니 회의를 시작하지.”


작가의말

반갑습니다.

이미월이라고 합니다.

꾸준히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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