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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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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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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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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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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9화

DUMMY

59.


유리는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여러 기운.

그중에서도 이질적인 기운을 가진 하나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그것에게만 좀 더 신경을 쏟았다.


‘중대형과 같이 다니기에는 마수치곤 크기가 너무 작아. 사람 정도의 크기 밖에 안 돼. 그렇다고 저걸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건 더 말이 안 되는데.’


점점 거리가 가까워지는 기운을 자세히 느끼면서도 발을 쉬지는 않았다.


‘지금보다 속도를 더 올리면 나중을 대비하기가 힘든데. 그렇다고.’


그런 와중 갑자기 변화가 일어났다.

감각에 느껴지던 기운이 점차 하나씩 줄어들었다.


‘이질적인 하나가 마수들을 죽이고 있어. 그런데 속도가 왜 이리 빠르지. 그렇담 확실히 마수는 아니라는 건데.’


그것의 기운을 느끼면 느낄수록 유리의 얼굴은 점점 구겨졌다.


‘기운이 이질적이라 경지를 예상할 수 없으니 좀 난감하군.’


이제 몇 안 남은 마수들과 이질적인 기운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진 것을 느꼈다.


‘차라리 싸우는 게 편하겠어.’


발을 멈추고 이질적인 기운이 있는 방향을 향해 검을 겨눴다.

마나와 기세를 끌어올리고 살기도 일으켰다.


‘이제 한 마리.’


남은 한 마리 마수의 기운마저 사라졌다.

순간 이질적인 기운이 있는 방향으로 푸른 기운이 서린 단검 두 자루를 날렸다.


티팅


하지만 들려오는 것은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밖에 없었다.


‘이러면 상대도 마나 사용자라는 건데. 게다가 내 기운이 담긴 검을 쳐내는 걸 보면 최소 조장급일 테고.’


그는 수풀을 뚫고 나오는 인영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허나 인영은 맞받아칠 생각이 없던 것인지 공격을 가볍게 받아내며 검에 실린 힘으로 높게 떠올랐다.

유리는 그것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으며 떨어지는 시간을 맞춰 빠르게 검을 들이밀었다.

인영은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해낸 뒤 착지하자마자 뒤로 멀리 물러났다.


‘확실하게 훈련을 받은 움직임이야. 검으로 막는다고 보인 마나도 순도가 높았어.’


유리는 마나를 더욱 불태우며 인영을 향해 검을 겨눴다.


‘다른 건 몰라도 이질적인 기운의 정체를 모르니 함부로 다가갈 수가 없군.’


상대방 쪽에서 먼저 덤벼들지도 않았다.

유리처럼 인영도 검을 겨누기만 했다.


‘이 자리에서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편해지기야 하겠지만.’


둘 사이에 알 수 없는 긴장감만이 맴돌았다.

그 가운데서 유리는 이질적인 기운이 진정되지 않고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것을 느꼈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함부로 죽을 수도 없어.’


인영이 긴장감을 깨고 그에게 쇄도하며 검을 휘둘렀다.

유리도 그 공격을 맞받아치기 위해 힘을 실어 검을 휘둘렀다.

강한 충격파가 일어나며 넓게 퍼져나갔다.


‘루테프가 간섭하지 못하게 적어도 오늘이 끝날 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해.’


유리는 힘 싸움을 하는 와중에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려 달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래도 30분만 죽지 않고 버티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다시 고개를 내리고 힘을 실으면서 상대를 바라봤다.

인영은 가면을 쓰고 있지 않아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서 본 얼굴은 아니야.’


유리의 눈에 들어온 인영의 얼굴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얼굴이었으나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아예 정보를 불지 못하게 하려고 입을 저렇게 다 꿰매버린 건가. 그럼 혀도 같이 뽑아냈겠지.’


자신의 힘을 버티기 위해 상대가 힘을 싣자 다시 집중했다.

인영은 그를 어떻게든 하려는 지 계속해서 힘으로 밀어붙였다.

유리는 오히려 상대하지 않고 몸을 뒤로 빼며 힘을 역으로 이용해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그리고 머리를 향해 검을 들이밀었다.

상대는 땅을 구르며 공격을 피했다.


‘지금.’


유리는 그가 일어나는 순간에 맞춰 남아있던 모든 단검을 집어던졌다.

동시에 흙도 같이 뿌렸다.

단검까지는 막아냈으나 흙을 뿌릴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한 것인지 얼굴을 가리지 못해 그만 눈에 흙이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상대의 눈이 감긴 찰나의 순간 유리는 순식간에 쇄도해 왼쪽 가슴에 검을 찔러넣었다.


‘심장은 확실히 꿰뚫었다.’


상대는 소리도 질러보지 못하고 숨이 끊어지며 몸을 늘어뜨렸다.

유리도 그가 죽은 것을 확인했기에 검을 뽑으려 했다.


‘사라졌던 기운이 왜 다시’


죽은 줄 알았던 상대의 팔이 움직이더니 유리의 팔을 강하게 붙잡았다.


‘이게 무슨!’


황급히 팔을 떼어내려 했으나 유리가 안간힘을 써도 떼어내지 못했다.


‘빨리 베어내야 해.’


시체의 가슴에 박힌 검을 빼내려 다른 손을 가져갔다.

하지만 검을 빼내지 못하게 몸을 앞으로 들이밀며 유리를 끌어안았다.

그는 온 마나를 강력계로 돌리면서까지 힘을 줬으나 불안한 소리만 들려올 뿐 벗어나지는 못했다.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크게 신경 쓰지는 않고 있었지만 처음 자신을 막아 세웠던 이들이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마나를 많이 사용했어도 결핍증이 오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남은 마나를 전부 불태웠다.


‘제발 좀 떨어져라!’


하지만 소용은 없었다.

시체의 몸에서 무언가가 끊어지고 부서지는 소리는 들렸으나 조금도 풀어내지를 못했다.


‘혹시 내가 느꼈던 이질적인 기운이 이 열기와 관련된 거였나.’


이질적인 기운의 크기가 작아졌다 커졌다를 하며 생기는 열기로 유리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신체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고 동시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몸이 마치 터질 것만 같을 정도까지 팽창했다.


‘하다하다 주술로 사람을 폭탄으로 만들어 버리는군.’


유리는 눈에 땀이 들어가 한쪽 눈을 감은 채 힘겹게 고개를 들어 달의 위치를 확인했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 됐는데.’


유리를 끌어안은 신체는 버티지 못하고 터지며 큰 폭발을 일으켰다.


***


정신을 차렸을 때 유리의 눈에 수풀 너머에 있는 길목이 들어왔다.

가볍게 수풀을 벗어나 길목에 발을 내디딘 뒤 곧바로 뻗어있는 길목을 따라 움직였다.


‘이때가 오늘이 시작하는 때였나.’


길목에서 노숙을 하며 불침번을 서고 있던 이들이 그의 모습에 놀라기는 했다.


‘몇 번을 겪으니 이젠 별 감흥도 없군.’


유리는 가볍게 무시하며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렇게 해가 뜰 때까지 달렸다.


‘이르긴 하지만, 지금 쉬어야겠어.’


마나 결핍증이 심하게 찾아오지 않았는데도 기운을 가라앉히며 천천히 움직였다.


‘일단 확실한 건 회귀를 했으니 루테프가 뭔가 다른 수를 분명히 쓸 거야. 말을 타면 충분히 그 시간에 그 거리까지 도착할 수 있으니 문제 될 것도 없을 테고.’


유리는 아직 감각에 남아있는 이질적인 기운을 떠올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건 내가 겪었던 것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곧 있을 의식을 대비해 힘을 아끼는 건가? 그때 확실히 모든 걸 막아낼 수 있게?’


모두 유리의 예상일 뿐 확실한 건 없었다.


‘일단은 상황이 일어난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나.’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들자 더 이상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앞으로만 움직였다.

걸으면서 어느 정도 회복이 되자 곧바로 마나를 끌어 올리며 빠르게 움직였다.

해가 떠있고 황도와 거리가 꽤 가까워서 그런지 몇몇 상인과 용병들을 지나쳤다.


‘회귀하기 전에 겪었던 일 때문에 그런지 자연스레 그들을 향해 눈이 가는군. 뭐, 딱히 주의한다고 나쁠 건 없으니. 게다가 실제로 대낮부터 일을 저지를 수도 있고.’


그렇게 지나쳐가는 마차나 사람들을 주의하며 달리다 보니 해가 졌고 어느새 달이 차올랐다.

유리도 상황이 일어난 시각이 점점 가까워져 오기에 감각을 좀 더 넓게 퍼뜨렸다.


‘일단 지금은 느껴지는 게 없다. 느낌상으로 한두 시간 정도만 더 움직이면 마차가 폭발했던 장소일 것 같은데.’


유리는 느껴지는 기운이 있는지 살펴보며 움직였다.


‘아직 시간이 되려면 멀었는데.’


길을 달리고 있던 그의 귀로 활시위를 놓는 소리가 들려왔다.

심지어 하늘에서 수많은 화살이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상황이 바뀌었군.’


유리는 재빨리 나무 뒤로 몸을 숨겨 떨어지는 화살이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


‘최소 150. 아니, 200인가.’


마지막 화살이 땅에 꽂히자 검을 뽑음과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리며 몸을 드러냈다.

그것에 맞춰 적들도 각자의 무기를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수는 이백에서 삼백 정도는 되는 것 같긴 해. 죄다 마나를 두르고 있지도 않으니 싸우면서 확인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본격적으로 전투를 치르기 위해 거칠게 살기도 뿜어냈다.

다들 그 기세를 느낀 건지 한 발자국 씩 물러나며 거리를 벌렸다.


‘일단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놈은 없어.’


유리는 순식간에 그들에게 쇄도하고 검을 크게 휘둘렀다.

그에 반응하지 못해 5명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우리가 왜!”


적 중 하나가 절규를 토해내며 도끼를 내려찍었다.

하지만 가볍게 공격을 피하고 검을 휘둘러 무기와 함께 적을 베었다.

푸르게 빛나는 그의 눈이 시체 넘어 앞을 가로막은 적들을 빠르게 훑었다.


‘전체적으로는 회귀 전에 만났던 녀석들과 별반 차이가 없기는 해. 몇몇이 그나마 나은 모습이긴 하지만 주술로 기운을 감출 정도니 많이 쳐봤자 중급이겠지.’


머리로 뚫기 위해 들어오는 창을 피하며 거리를 좁혔다.

멱살을 잡고 검을 빠르게 목으로 가져가 머리와 몸을 분리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남은 몸을 방패 삼아 왼쪽에서 다가오는 검을 막아냈다.


‘혹시나 해서 조금 시간을 끌었는데 이것들 말고 주위에 숨어있거나 하는 건 없네. 그럼 그냥 뚫어버려도 되겠어.’


유리는 한 손에 시체를 든 상태로 검을 앞으로 겨눈 채 앞으로 거침없이 몸을 들이밀었다.

속도도 빨랐으나 들이미는 힘이 강력해 누구 하나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별다른 피해 없이 가볍게 길을 뚫어냈다.


‘저것들도 가만히 놔둘 수는 없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배낭에서 꺼냈던 시약을 시체의 품속에 집어넣고 적들을 향해 집어 던졌다.

적 중 하나가 그를 쫓기 위해 시체를 피해냈으나 땅에 떨어지며 시약이 깨지자마자 큰 폭발이 일어났다.


“으아악!”

“불이! 불이!”


그들은 피하지 못하고 큰 화염에 휩싸이고 말았다.

시체를 던지자마자 빠르게 거리를 벌린 유리만 멀쩡한 모습으로 움직였다.

팔찌를 내려다보며 방향을 잠깐 확인하고 고개를 올려 달도 한번 바라봤다.


‘오늘이 지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많이 남았군.’


고개를 내리고 속도를 올렸다.


‘내 힘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서 저런 인력만을 보냈다는 건 말이 안 돼. 어차피 황도에 도착하기 전이니 어떻게든 주술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만 만든다면 된다는 생각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달리던 도중 무언가가 발목에 걸리더니 가볍게 끊어졌다.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고 화염과 함께 길목의 나무들이 그를 깔아뭉갤 듯이 쓰러졌다.


‘이런 얕은수가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약간의 화약 냄새가 코로 들어옴과 동시에 모든 마나를 감각계와 속력계로 돌려 빠르게 현장을 벗어났다.


‘정말 나를 죽일 생각으로 설치한 건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발목을 붙잡기 위해 설치한 건지.’


혹시라도 마나 결핍증이 올 것을 생각해 다시 마나를 진정시켰다.


‘루테프가 그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이렇게 밖에 일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돼. 그렇담 자신은 주술을 위해 집중을 한 상태에서 누구에게 일을 위임했다는 건데.’


루테프 다음으로 떠오른 사람은 안나였다.


‘안나도 한 기사단의 부단장까지 오른 인물이니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지는 않겠지. 그러면 회귀를 했냐 안 했냐만 루테프나 안나가 알려주고 다른 놈이 어떻게든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머릿속에서 조금씩 조각이 맞춰지며 약간의 그림이 그려졌다.


‘그럼 가장 가능성이 짙은 그림은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모르는 누군가가 그저 무작정 사람을 보내며 나를 막는다. 그거뿐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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