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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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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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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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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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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1화

DUMMY

6.


크워어!

우우우!


하지만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흥분했다.


“소크테라! 어디 계십니까!”


유리는 그 점에 관해선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그 소리는 마수들의 울음소리에 묻히기만 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마수들이 자신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걸 유리는 느끼고 있었으나.


“소크테라!”


그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목소리를 줄이지도 기운을 가라앉히지도 않았다.

점점 땅의 진동이 거세지고 나무가 떨리며 나뭇잎이 하나둘씩 떨어졌다.

유리는 배낭에서 두라안을 꺼내 반으로 자르고 한 손에 들었다.


“소크테라!”


두라안의 냄새에 몇몇 마수들이 멀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계속 그의 이름을 외쳤다.


‘이 정도 냄새면 잠깐 동안은 방해받을 일은 없겠어.’


반대 손에 든 단검으로 나무를 긋고 강하게 발로 차 넘어뜨렸다.


“소크테라, 급한 일입니다!”


그아우!


마수가 나무에 깔리며 울음소리를 내었으나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만 움직였다.

거친 기운과 숲속의 혼란에 잔뜩 흥분한 건지 마수 하나가 냄새를 무시하며 달려들었다.


‘라이칸.’


목을 향해 아가리를 벌린 채 달려드는 라이칸을 피하며 놈의 목에 단검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그대로 길게 그었다.

라이칸은 가죽과 근육, 뼈가 갈라지고 내장을 쏟아내며 목숨을 잃었다.


크워어!


뒤이어 또 다른 라이칸 한 마리가 달려들었으나 유리는 그것을 발로 차버렸다.

라이칸의 머리가 부서지며 사방으로 피와 함께 뇌수가 튀었다.

신선하고 진한 피 냄새가 숲속에 풍기자 마수들이 더욱 흥분했다.


“소크테라!”


유리는 그럴수록 마나와 살기를 더욱 거칠게 뿜어냈다.

그만큼 마수들이 흥분하며 유리를 향해 움직였다.


‘이제 두라안은 신경도 안 쓰고 달려드는군.’


두라안을 집어 던지고 달려오던 마수의 머리를 붙잡았다.


‘이 정도 혼란에도 아직 부족한 건가.’


크아악!


마수가 비명을 질렀으나 아귀힘에 머리가 터져나가며 금세 조용해졌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커다란 무언가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을 느껴 유리는 높이 뛰어 올랐다.


‘큰놈들도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나 본데.’


땅에 박힌 무언가에 착지하자마자 앞으로 쇄도하며 팔을 들어 올렸다.

팔 안쪽에 마수의 목이 걸리자 유리는 그대로 팔을 휘둘렀다.

마수는 뒤로 넘어가며 머리가 깨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나로서는 소크테라의 기운을 느낄 수는 없는데.’


곧바로 날아오는 마수의 손을 피하며 단검을 휘둘렀다.


크워어!


마수는 덜렁거리는 팔을 붙잡고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덕에 덩치가 작은 것들은 그 마수의 발에 짓밟히며 죽어 나갔다.


그뤄어!


‘울음소리를 보니 오우거군.’


오우거가 들고 있던 통나무로 울부짖는 마수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마수는 머리가 터지며 팔을 붙잡은 채 땅에 쓰러졌고 동시에 많은 마수가 그 몸체에 깔려 죽었다.


‘줄지를 않는군. 좀 더 왔으면 좋겠는데.’


유리는 오우거가 휘두르는 나무를 피해 물러나며 팔을 휘둘렀다.

뒤에 있던 마수의 머리가 가볍게 터져나갔다.


‘언제 나타날 생각인 거지.’


위에서 떨어지는 오우거의 손을 피하고 다리 사이로 미끄러지며 단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아킬레스건과 함께 힘줄이 끊어진 오우거는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루아워!


그 와중에도 유리를 붙잡기 위해 몸을 틀며 이리저리 팔을 휘둘렀으나 헛수고였다.

애꿎은 마수들만이 오우거의 움직임에 쓸려나갔다.

유리는 팔을 피하며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움직이고 곧바로 그것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그리곤 인정사정없이 머리에 주먹질을 했다.


‘빨리 나타났으면 하는데.’


쇠와 맞먹을 정도로 단단하다는 오우거의 머리였지만 유리의 주먹 앞에서는 아니었다.

주먹질도 몇 번밖에 하지 않았는데 머리가 순식간에 함몰됐다.

오우거가 악착같이 버티며 몸부림을 쳤으나 단검을 꽂아 고정을 한 채 남은 손으로 사정없이 내려쳤다.


그룩···.


오우거는 머리가 깨지며 거대한 몸체를 쓰러뜨렸다.

유리는 그것의 몸에 깔리기 전에 몸을 피했다.

발이 느린 마수들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거대한 몸체에 깔리고 말았다.


‘좀 더 시끄럽게 해야하나.’


그 생각과 함께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무언가를 검으로 쳐냈다.


께르악


‘리자드맨이면 적당하겠어.’


유리는 리자드맨이 휘두르는 무기를 피하며 어깨 죽지에 단검을 찔러 넣고 그대로 힘을 주고 그었다.

근육과 뼈를 베어낸 다음 팔을 뜯어내 한 손에 잡고는 이리저리 휘둘렀다.

피가 곳곳에 튀었다.


크롸아!

오우우!


자신들에게 튀고 코끝을 맴도는 피 냄새에 마수들은 이성을 억제하지 못했다.

유리가 아니더라도 피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 무작정 이빨을 그리고 무기를 또 몸을 들이밀었다.


‘아비규환이군.’


자신을 향해 이빨을 들이미는 마수의 주둥이를 붙잡고 그대로 턱을 뜯어냈다.

손에 들린 아래쪽 주둥이를 아무 곳에나 던지고 자리를 벗어났다.

그 자리에 마수들이 달려들며 턱이 뜯긴 마수를 인정사정없이 물어뜯었다.


‘이 정도면 나타날 것도 같은데.’


마수를 이리저리 피하며 나무를 타고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상황을 확인했다.


‘이대로 기다리면 되겠지.’


그 상태로 빛을 확인하기 위해 눈을 뜬 채 기다렸다.

아래를 확인하는 와중에 유리는 위에서부터 무언가가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를 향해 다가갔으나 유리가 먼저 움직였다.

그것의 주둥이에 단검을 꽂아 넣으며 아예 나무에 박아 버렸다.


‘뱀이었군.’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꼬리에도 단검을 꽂으며 나무에 고정시켰다.


슷!


뱀은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으나 단검은 전혀 뽑힐 기미가 없었다.

유리는 나뭇가지에 다시 걸터앉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특별히 보이는 건 없어.’


짙어지는 피 냄새와 커지는 마수들의 울음소리.

하지만 그 가운데 유리가 원하는 것은 나타나지 않았다.

반짝이는 빛이나 강대한 기운 중 어느 것 하나도 말이다.

그저 무심하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아래을 바라보기만 했다.


‘계속 기다려 보는 수밖에.’


그래서 가만히 기다렸다.


***


유리의 감각에 느껴지는 살아남은 마수라고는 몇 마리 없었다.


‘1시간 가까이 기다렸는데 나타나지도 않는군.’


유리는 다시 움직이기 위해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무에 매달린 채 늘어진 뱀에 가까이 다가가 단검을 뽑아냈다.

뱀은 힘없이 나무 아래로 떨어졌다.


‘좀 더 안쪽으로 이동해서 소란을 피우면 나타나려나.’


단검에 묻은 뱀의 체액을 털어내며 굳은 몸을 풀었다.


“이제는 어디로 움직이려는 건가?”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유리는 황급히 거리를 벌리며 마나를 끌어 올리고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솟아오른 나무에 막히고 말았다.


“위험하구먼. 위험해.”


어둠밖에 보이지 않는 이 숲에서 밝게 빛나는 구체에 유리가 눈을 찌푸렸다.


“언제 오신 겁니까?”

“방금 왔네. 거리가 먼데다 걸음이 느려서 좀 늦었네.”


소크테라가 지팡이의 빛 아래에서 차를 홀짝이고 있었다.


“기운이라도 일으켜 주셨으면 제가 찾아갔을 겁니다.”

“그건 좀 힘들어. 내 기운은 이 숲과 거의 동화가 돼 있어서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네. 뭐, 그래도 나와 만났으면 된 것 아닌가. 내 집으로 가자고.”


소크테라는 지팡이를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둘이 올라와 있던 나무가 줄어들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때처럼 신기한 주술을 사용하시는군요.”

“자네의 눈에서는 그렇겠지. 하지만 나 같은 엘프면 다 이렇게 할 수 있네.”

“어르신 같은 엘프입니까, 아님 그냥 엘프입니까.”

“당연히 나와 같은 엘프지. 평범한 엘프들로는 이런 주술은 사용하지 못한다네.”


둘의 잠깐의 대화 사이에 나무는 어느새 땅 가까이 내려와 있었다.

소크테라는 가볍게 뛰어 내려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유리도 나무에서 내려와 그의 뒤를 따랐다.


“그보다 아주 난리를 피웠더구먼.”

“소란스러웠다면 죄송합니다. 어르신을 부르는 법을 몰라 무식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 점은 어쩔 수 없었겠지. 나도 자네를 이렇게 또 만날 줄 알았겠나. 그랬으면 진작에 가르쳐줬을 걸세.”


소크테라가 앞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앞을 막고 있던 나무들이 휘어지며 길을 만들어냈다.

유리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내가 말해준 대로 녀석들과 만났겠지?”

“예. 나뭇잎에 어르신께서 말씀하셨던 각인은 새겨져 있습니다.”

“다행이군. 그런데 나를 찾아온 이유는 뭔가? 동쪽에서 웨어울프 꼬맹이를 만났으면 이쪽으로 올 일은 없을 터인데?”

“이유가 한가지가 아닌데 괜찮으십니까?”

“어차피 집에 도착하려면 조금 더 걸리니 천천히 얘기를 해보게.”

“예. 첫 번째로는 전투 중에 어르신께서 만들어진 팔찌가 터져버려 고치려고 왔습니다.”

“두 번째는?”

“주술사의 부하들이 사용하는 물건과 황도의 건축도에 관한 견해를 얻으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최측근 중 하나가 곧 있으면 북쪽에서 이쪽으로 내려옵니다.”


소크테라는 발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유리를 바라봤다.


“이쪽이라면 이 숲 말인가?”

“그건 아닙니다. 영지 너머의 어딘가입니다. 그리고 오면서 확인을 했는데 서쪽에는 놈들이 주술을 사용한 흔적 같은 건 없었습니다. 걱정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소크테라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점에 관해서는 일단 다행이구먼. 귀찮아질뻔했어. 그리고 자네가 말한 것들에 관해서는 일단 집에 도착한 뒤에 확인을 해보자고. 지금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게 없어서 말이야. 아무래도 장비가 있어야지 않겠나.”

“예.”


그 대화를 끝으로 둘은 말없이 움직였다.

그렇게 30분을 걷고 나서야 소크테라의 집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온 소크테라는 우선 유리에게 차를 건넸다.


“마시면 피로감이 사라지니 자네한테는 좋을 걸세.”

“감사합니다.”


유리는 차를 한 모금 홀짝였다.

은은한 꽃 향이 코끝을 달콤한 맛이 입안을 맴돌았다.


“제가 이런 것에 식견은 없지만 좋은 차라는 건 알겠습니다.”

“그리 말해주니 고맙군. 그래도 할 일은 해야겠지. 우선 팔찌 조각부터 건네주게.”


유리는 배낭에서 작은 자루를 꺼내 소크테라에게 건넸다.

그는 자루를 열더니 팔찌의 잔해를 하나씩 책상 위에 올렸다.


“어떻게 가능하시겠습니까.”

“다행히도 박았던 보석과 나뭇잎이 다치지 않아서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걸세. 손목에 감을 나무만 조각하면 되겠어.”

“다행이군요.”

“일단 하나씩 차근차근하자고. 다 만들면 내가 말할 테니 자네는 차를 마시면서 피로부터 풀고 있게.”

“배려 감사합니다.”


소크테라는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고 유리는 차를 한 모금씩 홀짝였다.

피로를 풀며 작업과정을 가만히 살펴봤다.


‘신기하군.’


소크테라의 손짓에 책상에서 작은 묘목 하나가 돋아났다.

다시 손을 휘두르자 묘목은 부드럽게 휘면서 동그란 고리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작업을 하는 와중에 소크테라가 유리를 향해 말했다.


“그보다 못 보던 반지인데 꼬맹이가 주던가?”

“얘기를 하다 보니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그들이 만들어줬습니다.”

“대충 살펴보니 드워프가 만들었겠지. 인간들의 기술로는 그렇게 정교하게 만들지 못하니까.”

“예.”

“그리고 담겨있는 주술은 일대의 마나를 잠깐 없애주는 거군. 잠깐이 아니라 찰나가 맞는 건가?”

“그렇게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까?”

“내 집을 기준으로 이 일대는 내 영역이나 다름없어서 말일세. 그래서 웬만한 건 자세히 조사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그 흔적 같은 게 보인다네. 마침 다 됐구먼. 팔에 착용해보게.”


유리는 차를 내려놓고 소크테라가 건넨 팔찌를 받고 왼손에 착용했다.


“딱 맞군요.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꽉 조이지도 않고.”

“그럼 됐네. 이번에는 자네가 말한 물건을 조사하고 싶네만.”

“알겠습니다.”


우선 배낭에서 조직원들이 쓰고 있던 가면 2개를 꺼내 소크테라에게 건넸다.

그는 가면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살펴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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