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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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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1,055

작성
21.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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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9화

DUMMY

69.


마구간에 도착한 유리는 다짜고짜 마부를 붙잡았다.


“갑자기 왜···.”

“지금 당장 여기서 제일 좋은 말에게 날 안내해라. 서둘러라.”

“예.”


마부는 뛰어서 그를 말이 모여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말 한 마리를 꺼내왔다.


“이게···. 얘가 여기서 가장 좋은 놈입니다···.”


유리는 고삐만 묶고 위에 올라탔다.


“내가 마구간에서 나가면 원래대로 정신이 돌아오고 나에 관한 일은 기억에서 지워라.”


마부에게 돈을 던져주고 고삐를 세차게 흔들었다.

말은 빠른 속도로 마구간을 벗어났다.


“비켜!”


히이이잉!


유리의 외침과 말의 울음소리 사람들은 황급히 대로변으로 물러났다.


“거기 너!”


검문도 받지 않고 그대로 출입구를 통과해 황도를 벗어났다.


‘분명히 안나는 그 행렬에 보이지 않았어.’


유리는 고삐 더 세차게 흔들어 속도를 올렸다.


‘그렇단 말은 이미 루테프 곁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감각에 느껴지는 기사단과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속도를 살짝 줄이며 말을 몰았다.


‘이미 내가 움직인 건 알고 있을 거고 도착한다고 해도 바로 습격할 수도 없으니.’


배낭에서 지도와 나침반을 꺼냈다.


‘기사단이랑 콜크가 일을 잘 해결하기를 믿는 수밖에.’


그는 나침반과 지도로 방향을 확인하며 말의 머리를 틀었다.


***


‘나는 이제 방향을 틀어야겠어.’


유리는 말에서 내려와 엉덩이를 세게 쳤다.

말은 울부짖으며 앞으로 달려갔다.

말이 멀어지는 사이 유리는 해가 져 어두운 숲 안으로 몸을 날렸다.

나침반, 지도 그리고 팔찌로 방향을 확인하며 부지런히 발을 움직였다.


‘의식 장소에는 아마 안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실력자들이 포진해 있기는 하겠지만.’


검으로 손을 가져가 손잡이를 쥐었다.

시선을 내려 잠깐 쳐다보기를 잠시 다시 앞을 바라보며 속도를 올렸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둘러 움직이자.’


계속해서 나침반, 지도, 팔찌를 대조하며 숲속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극소량의 마나만으로 주위도 빈틈없이 감지하며 나아갔다.


‘거의 도착한 거 같기는 한데.’


고개를 들어 올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달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제 정확히 하루가 남은 건가.’


유리는 더욱 속도를 올렸다.

나침반과 팔찌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으며 움직였다.

나뭇가지 같은 것들이 머리를 쳐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앞으로 나아갔다.


‘분명히 의식을 할 정도의 공간이면 보일 만도 한데.’


달려드는 고블린의 머리를 주먹으로 쳐내며 쉬지 않고 발을 움직였다.

계속해서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움직였으나 의식이 치러지는 공간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손을 짚고 있는 나무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검으로 그은 자국이 그려져 있었다.


‘계속해서 이곳을 맴돌고 있어. 나뭇잎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가도 계속 이곳으로 돌아오니.’


유리는 나침반을 집어 던졌다.


‘이젠 이것도 필요가 없군. 잠시 그거라면 혹시.’


그는 배낭에서 가면을 꺼내 얼굴에 썼다.

그리고 다시 팔찌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처음은 가면을 쓰지 않았을 때와 똑같았다.


‘찾았다.’


팔찌의 나뭇잎은 가리키고 있지 않았으나 유리의 눈에 몇 번이고 봤던 나무는 사라져 있었다.

대신 공터와 함께 동굴의 입구가 나타났다.

유리는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야 정확하게 가리키는군.’


나뭇잎은 황도 대신 동굴 안을 가리켰다.


***


“오늘은 여기서 쉬도록 하지. 각 기사단장은 야영 준비가 끝나는 대로 나에게 찾아오도록.”

“알겠습니다.”


세 단장은 부하들에게 알리며 야영 준비에 들어갔다.

그들은 부하들을 지켜보기를 잠시 롬의 곁으로 다가가 바닥에 엉덩이를 붙였다.


“아마 내일 정오가 되기 전에 각자가 맡은 구역으로 이동하게 될 거다. 그 사이 유리는 최대한 최심부로 이동하고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거고 말이지.”

“그렇겠죠. 그리고 저희는 시간에 맞춰 안으로 들어가 마나를 강하게 사용하고 신호가 오면 빠져나오기만 하면 되죠.”


듀크의 말을 레니안이 받았다.


“그치. 그게 얘기한 계획이니까. 대신 확실히 해야 하는 건 한 가지 있네. 각자가 최전방에서 전투를 하며 기사들이 자료를 건들지 못하게 해야 해.”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근처를 지나가는 코볼트는 전부 건드리지 말아야 해. 혹시라도 기사들이 건드리려고 하면 시간이라는 얘기를 꺼내며 손대지 못하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롬은 불쏘시개를 더 집어넣어 불길을 일으키며 대화를 이어갔다.


“4단장, 그쪽 기사단에서 부단장이 없는 것에 대해서 말이 나오는 건 없는가?”

“몇 번 오가기는 했으나 제가 별말을 하지 않으니 다들 조용히 움직이고만 있습니다.”

“그 점은 다행이군. 그리고 유리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해결을 한다고 하였으니 계속 그 상태를 유지를 해주게나.”

“알겠습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레니안을 바라봤다.


“그리고 3단장. 정보국장이랑 얘기한 건 어떻게 됐나?”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대신 그들은 대외 활동도 있어 인원이 부족한 관계로 1기사단의 몇을 차출해서 공백을 채우는 걸로 얘기를 끝냈습니다.”

“그래. 그거면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겠어. 이제 남은 건 각자의 자리에서 실수하지 않고 치밀하게 행동하는 것밖에 없어.”


***


“이야. 이곳에 어떻게 숨어들었는지 그놈도 진짜 대단하기는 하다.”

“그래봤자 들키지 않을 수가 없잖아. 놈은 이걸 듣지도 못 할 텐데. 어이, 거기 이리로 와봐.”

“왜? 지금 바쁜 거 안 보여?”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그래도 너도 알다시피 상부의 지시가 있으니까. 일단 네가 먼저 대답해.”

“폐하, 저희의 모든 걸 당신에게 바치나니 부디 온전한 용태로 부활하시옵소서. 됐지?”

“그래, 그래. 바쁠 텐데 어서 가봐. 붙잡아서 미안해.”

“그놈 때문에 이게 진짜 무슨 난리인지. 뭐해? 빨리 가자!”


한 사람이 멀어지는 이의 뒤로 서둘러 따라붙었다.

그들과 거리가 꽤 멀어진 뒤 그는 주위를 확인하고 가면을 벗었다.

그자의 정체는 유리였다.


“너도 일단 가면 벗어.”

“예.”


뒤따라 오던 남자도 가면을 벗었다.


“상부에서 그것들 말고 따로 내려온 지시 같은 건 없나?”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그는 잠깐 가면을 썼다 벗은 뒤 입을 열었다.


“당신을 어떻게든 찾아내라는 지시 말고 내려온 건 없습니다.”

“알겠으니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는 대로 나한테 말해. 그럼 다시 주술이 이뤄지는 곳으로 움직여.”

“알겠습니다.”


둘은 조용히 동굴 안을 걸었다.

한 번씩 눈에 보이는 조직원들을 불러 암호를 듣거나 그들에게 암호를 말해 의심을 지우며 움직였다.

유리는 가면을 벗으며 입을 열었다.


“너도 가면 벗고 내 질문에 답해.”


그가 가면을 벗자 유리가 얘기를 이어갔다.


“지금 이 굴 안에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 거지? 물론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놈들만.”

“저도 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말단이다 보니 알고 있는 정보가 적습니다.”

“역시 그런가. 주술에 대해서는.”


잠깐 뜸을 들이고 다시 이어갔다.


“말단이라 알고 있는 게 없겠지.”

“예.”

“그리고 혹시 모르니 이 동굴의 구조에 대해 알고 있는 대로 말해.”


둘은 몸을 숨기고 소리를 낮춘 채 대화를 시작했다.

얘기가 끝난 둘은 다시 가면을 쓰고 발을 움직였다.


“시간이 꽤 지나긴 했는데 지시가 내려온 건 없나?”

“예. 아직은, 지금 내려왔습니다. 전 인원들은 지금 즉시 중앙광장으로 모이라고 합니다.”

“안내해.”


그는 발을 움직였다.

유리도 그의 뒤를 따랐다.

가면 갈수록 인원들이 많아졌다.

얼마 안 가 유리의 눈에 넓은 광장이 들어왔다.


“광장에 도착한 순간 나에 대한 기억은 잊고 정신을 차려라.”

“알겠습니다.”


그에게 암시를 준 유리는 복잡한 인파로 생긴 혼란을 이용해 방향을 틀어 중간에 몸을 뺐다.

극소량의 마나를 사용해 감각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광장 안을 집중했다.


***


“제군들 모여줘서 고맙다. 현재 이 안에 누가 들어왔는지는 소식을 들어서 다들 알고 있겠지. 그리고 오랫동안 실전 경험을 쌓은 기사이니 이 지시가 내려졌을 때 무언가를 느끼고 이미 자리를 피했겠지.”


연설을 하고 있는 자의 뒤에서 손에 검을 든 이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게다가 정보도 빼갈 만큼 빼갔을 확률도 높고. 그래서 폐하께서는 더 이상 너희들이 잘못을 저질러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한가지 대책을 마련하셨다.”


검을 든 사내들이 단상에서 내려왔다.

연설을 하던 자도 검을 뽑으며 위에서 내려왔다.


“오랫동안 고생했으니 폐하께서는 영원히 너희들을 기억에서 지우지 않겠다고 변화할 올도프의 밑거름으로 써주겠다고 하셨다. 그러니.”


남자는 가장 앞에 서 있던 조직원 하나의 머리를 벴다.


“으아악!!”

“죽어라.”


검을 든 자들이 일제히 몸을 날려 무리 속으로 파고들었다.


“우리한테 왜!”

“개새끼들아! 너희의 명령을 들어가며 온갖 더러운 짓을 다 했는데.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가르쳐 줄까?”


한 명이 사람들이 죽어가는 가운데에서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이의 목에 검을 들이밀었다.


“너희같이 노력은 안 하면서 남의 능력에만 기대며 좀 먹기만 하는 놈들은 앞으로의 올도프에는 필요가 없거든. 그래도 여태까지 한 게 있으니 우리 손으로 직접 보내주는 거다. 그러니 달게 받아.”


그는 검을 높이 들어 올렸다.


“제발, 제발! 여태까지 하라는 것도 다 했잖아. 그러니 목숨만은 살려줘!”


하지만 그는 가차 없이 검을 내리그었다.

그 한 사람을 끝으로 더 이상 광장 안에 들리던 비명 소리는 사라졌다.


“생각보다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안나님. 드디어 이것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흥이 난 것 같습니다.”

“괜찮아요. 어차피 이것들은 폐하와 그분의 대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위해 행동한 거니까요. 저 같아도 흥이 날 것 같네요.”


방금까지 검에 피를 묻히며 날뛰던 이들이 그녀의 등장에 대열을 맞춰 자리했다.


“그보다 제국기사단이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 확인됐습니다. 보호 주술을 담당하는 세 군데로 가고 있더군요.”

“그들이 막을 수 있을까요.”


안나는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하겠죠.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마당에 4명의 단장과 검을 맞대고 싸울 수 있는 이는 저희 중에는 없으니까요. 보호 주술이 없이 강행하는 수밖에 없겠죠.”

“폐하께서는 별말씀 없으시던가요.”

“예. 유리 리버스가 이곳에 있는 와중에 함부로 인력을 빼기가 힘들 것 같아 주술이 사라져도 의식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차질없이 진행될까요.”


그녀는 어느 방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희는 그저 무리 없이 폐하께서 부활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겠죠. 그리고.”


안나는 목소리를 낮추고 그에게 귓속말로 얘기했다.


“그분의 얘기로는 이 광장 근처에 그가 있다고 하니 서둘러 움직이세요. 수단과 방법은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폐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알겠습니다. 가자.”


그들은 안나에게 경례하고 광장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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