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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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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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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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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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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0화

DUMMY

60.


그것으로 추측을 끝내며 이동하는 와중 여러 기운이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일단 이질적인 기운은 없고 조장급 네 명이 다인가. 설마 이걸로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고 분명 다른 술수를 쓰기는 했을 텐데.’


그렇다고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걸 알아낼 별다른 수도 없기에 기운을 끌어올리며 전투를 준비했다.


‘단검은 다섯 자루 다 있지만, 시약은 이제 2개밖에 안 남았어.’


그리고 수풀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온 인영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상대도 이미 알고 있어 무리 없이 그와 검을 맞부딪혔다.

뒤이어 나머지 셋도 연달아 나오며 빠르게 유리를 둘러쌌다.


‘일단 이 넷 말고 확실히 느껴지는 건 없어. 이들에게서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지지도 않고.’


감각으로 나머지 셋의 위치를 확인하며 검을 강하게 휘둘러 상대의 검을 밀쳐내고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곧바로 다가오는 상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다시 검을 들어 올렸다.


‘그래도 주술을 새긴 놈들이 숨어서 무슨 작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상대의 머리 뒤에서 튀어나오는 검을 고개를 살짝 틀어 피했다.

다음 몸을 틀어 상대와의 자리를 바꾸며 뒤에서 달려드는 적의 공격도 피해냈다.


‘빨리 처리하고 이곳을 벗어나야겠어.’


검을 쥐던 손에 힘을 풀며 상대의 멱살을 잡고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동시에 상대의 손을 베어내 검을 뺏은 뒤 빈손에 쥐었다.

손을 부여잡은 채 일어나려는 적의 목을 베고 마무리를 지었다.


‘화약 냄새 같은 것도 안나.’


뒤에서 찔러 들어오는 공격을 쳐내며 검을 상대의 어깨에 깊이 집어넣었다.


“으아악!!”


그는 어깨가 뚫리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훈련도 제대로 안 받은 놈들인듯한데.’


유리는 눈길도 주지 않고 팔을 붙잡은 뒤 그대로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적에게 집어 던졌다.

붙잡혔던 적은 어깨가 찢어지며 동료에게 날아갔다.

상대는 그를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예상이랑 별다를 게 없군.’


반으로 갈라진 시체를 뒤로 넘기고 달려들며 검을 들어 올렸다.

유리는 검을 들지도 않았다.

한 것이라고는 손에 쥐고 있던 흙을 상대의 얼굴에 뿌린 것 말고는 없었다.


“윽!”


눈에 흙이 들어간 탓에 상대는 순간적으로 검의 방향이 틀어지며 허공을 갈랐다.

유리는 그가 눈을 뜨지 못하는 사이 검을 휘둘러 목을 벴다.

이제 남은 건 하나밖에 없었다.


‘나머지가 다 움직이는 상황에서 처음을 제외하고 이놈만 움직이지 않았어. 그렇담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


그 생각이 머릿속에 든 순간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다짜고짜 날렸다.

상대는 검을 들어 재빨리 막아냈다.

그것을 이어서 올 공격을 대비해 마나를 끌어 올렸으나 헛수고였다.


“제기랄!”


이미 유리는 상대의 시야가 가려진 순간을 이용해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그 방향은 다른 곳도 아닌 바로 황도였다.


‘한시가 급한데 저런 것들한테 괜히 시간을 끌릴 수는 없지. 게다가 뭐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으니 계속 싸울 이유도 없고.’


유리가 거리를 벌린 것을 확인하자마자 상대도 뒤를 쫓았으나 이미 벌어진 거리를 줄이기에는 무리였다.

경지의 차이도 있고 마나의 성질도 속력계가 아닌 탓에 점차 둘 사이의 거리는 멀어지기만 했다.


‘포기한 건가.’


유리의 감각에 그의 기운이 진정되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 속도를 올리며 점점 거리를 벌려갔다.


‘어차피 저렇게 포기한다고는 해도 아직 나를 막을 계획이 몇 가지 더 남아있을 게 분명해.’


유리는 주변에 느껴지는 것도 쫓아오는 것도 없고 해서 일단 기운을 살짝 진정시켰다.


‘천천히 움직일 수는 없지만 마나는 아껴야겠지.’


갑자기 상황이 변할 수도 있기에 검을 거두지도 않았다.

배낭에서 시약 하나를 꺼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로브 안쪽에 걸었다.


‘어느 정도 준비는 끝났고.’


뻗어있는 길을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으나 혹시 모르기에 나뭇잎을 확인했다.


‘방향도 틀리지 않았어.’


고개를 들어 올려 달의 위치를 확인했다.


‘아직 하루가 지나려면 3시간가량 남았나. 점심쯤에 결핍증이 찾아왔으니 조금 있으면 올 것 같기도 한데.’


그는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했다.


‘조금이라도 마나를 회복시키고 싶었는데 역시 헛된 바램이었나.’


감각에 빠르게 달려오는 두 개의 기운이 들어왔다.

하나는 방금까지 전투를 치렀던 무리의 생존자였고 나머지는 회귀 전에 느꼈던 이질적인 기운이었다.


‘저 속도를 보면 분명히 말을 타고 오는 걸 테고. 대충 10분이면 따라 잡히겠어.’


둘의 기운을 놓치지 않으며 천천히 내부에서 마나를 돌려 상태를 확인했다.

유리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 까딱하다가는 전투 중에 마나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겠는데.’


그는 앞으로 달리면서 계속 거리를 계산했다.

둘의 속도가 빨라지며 거리가 점점 줄어갔다.


‘5분도 안 걸리겠군.’


하지만 조금이라도 마나를 아끼고 결핍증이 올 시간을 늦추기 위해 여전히 마나를 확실히 끌어 올리지는 않았다.

계속 감각계로만 마나를 돌렸다.


‘다른 걸 느낄 여유가 없다.’


넓게 퍼트렸던 감각도 최대한 좁혀 둘의 기운만 감지했다.

쉬지 않고 앞으로 움직이며 거리와 시간을 계산했다.


‘이제 2분.’


이제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 상황인데도 여전히 마나를 끌어 올리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가까워지며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순간 마나를 일으키며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순식간에 쇄도하고 몸을 숙이며 검을 휘둘러 두 마리의 말의 다리를 모두 베어버렸다.


히이잉!!


말들은 모두 고꾸라졌으나 둘은 민첩하게 움직여 땅에 착지했다.

동시에 둘 다 검을 뽑아 들었으나 이미 늦은 상태였다.


‘먼저 이놈부터.’


유리의 검이 이질적인 기운을 가진 상대의 목을 베고 지나갔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움직이려 하는 시체와 재빨리 거리를 벌리며 남은 상대에게 순식간에 붙었다.


“죽어!”


그가 유리의 머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가볍게 공격을 피하며 뒤를 붙잡고 시체가 있는 방향으로 등을 밀었다.

시체는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자신의 몸에 닿은 사람을 끌어안았다.


“이거 놔!”


모든 마나를 끌어 올리며 힘을 줬으나 시체의 품에서 빠져나오지는 못했다.


‘이제 빨리 자리를 벗어나야. 큭···, 하필 지금 결핍증이.’


마나를 강력계로 돌려 땅을 박차려던 유리의 마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게다가 반동을 이기지 못해 한쪽 무릎도 꿇고 말았다.


‘여기까지 와서 다시 시작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져.’


마나 회로가 망가지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마나를 끌어 올리며 땅을 박찼다.

동시에 시체도 폭발했다.

그 범위에 살짝 닿기는 했으나 어떻게든 몸을 틀어 피해를 최소화하며 땅을 굴렀다.

다행히 목숨은 부지했다.


‘팔찌는.’


유리는 자신의 몸은 신경 쓰지 않고 폭발에 닿을 뻔했던 팔찌를 확인했다.

다행히 손상된 부분 없이 아주 멀쩡했다.

고개를 돌려 현장을 바라봤다.

그을음과 재 그리고 여러 신체 조각 말고는 존재하는 건 없었다.


‘다행히 주위에 느껴지는 기운은 없다.’


자신의 안전이 확인돼 땅에 엎드려 있는 몸을 일으켰다.


‘크으···. 팔이.’


유리의 오른팔이 정상이 아니었다.

팔뚝의 반이 피부가 벗겨진 채 벌겋게 익어있었고 주위는 갈색으로 타버리고 말았다.

벌써 수포도 잡혀있었다.

게다가 땅을 구른 탓에 흙먼지도 말이 아니었다.


‘일단은 응급처치라도 해야겠어.’


그는 곧바로 배낭에서 물을 꺼내고 조심스레 팔에 흘려보냈다.


‘크으···.’


심한 통증에 얼굴을 구기기는 했으나 억지로 참아내며 흙먼지를 모두 씻어냈다.

그다음 깨끗한 붕대를 꺼내 화상을 입은 부위를 감쌌다.


‘이것도 이제 못 입겠군.’


입고 있던 로브도 반이 타버리고 그을리고 말아 벗어 던지고 새 로브를 꺼내 입었다.

다시 한번 주위의 무언가가 있는지 확인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움직이면서 머리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보다 결핍증이 왔을 텐데 어떻게 마나를 쓰고 있는 거지.’


조심히 마나 회로를 따라 천천히 마나를 전신으로 돌렸다.

그럴수록 전신에 활기가 돌며 피로감이 사라지고 조금씩 체력이 회복됐다.


‘회로가 살짝 다치기는 했지만, 오히려 무리하게 사용하기 전보다 훨씬 좋아졌어. 게다가 회전 속도나 순도 같은 것들도 훨씬 좋아졌고.’


점점 활력과 함께 체력이 회복돼 더 속도를 올렸다.


‘방금이 계기가 돼서 경지가 오른 건가. 그게 아니면 이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기는 하지만. 만약 정말로 그런 거라면 놈들을 확실하게 끝낼 수 있어.’


몸 상태는 안 좋아졌으나 마나의 상태가 훨씬 괜찮아져 진정시켰던 마나를 끌어 올리며 다시 감각을 넓게 펼쳤다.

훨씬 세밀하고 작은 존재의 정보까지 흘러들어오는 데도 부담이 없었다.


‘이 정도 경지면 안나하고 싸워도 질 일은 없겠어.’


고개를 들어 달을 잠깐 바라봤다.


‘드디어 하루가 지났나. 이제는 죽어도 부담이 없다.’


그 생각과 달리 유리의 기운으로 주위 공기가 가라앉았다.

그의 분위기도 같이 가라앉으며 주위의 분위기도 상당히 차가워졌다.


‘그래도 방심은 하지 말자. 이질적인 놈처럼 어떤 수단을 쓸지를 모르니까. 게다가 황도에 도착하려면 30시간가량 남았으니 얼마나 더 올지 아직 모른다.’


유리는 점점 회복되고 괜찮아지는 마나와 체력에 따라 속도를 점점 올렸다.


‘이 정도 속도면 내일 아침에는 황도에 들어가겠어. 물론 한 번도 습격당하지 않고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기는 하지만.’


그는 이제 생각하기를 멈추고 주위의 기운만 느끼며 앞으로 달렸다.


***


새벽을 지나 해가 뜨고 아침이 되어 날이 밝았다.

그 밝은 날 유리는 새벽부터 여전히 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잘 달리던 와중 발을 멈추더니 로브를 걷으며 오른팔을 꺼냈다.


‘심각하군.’


상처에서 흐른 진물 때문에 붕대가 누렇게 굳어있었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


어쩔 수 없이 반대 손으로 조심히 붕대를 뜯어냈다.

심한 통증이 몰려왔으나 억지로 참아냈다.


‘후···. 이제 물을.’


남아있는 물로 굳은 진물이나 수포에서 흐르는 진액을 씻어내고 닦아낸 뒤 새로운 붕대를 꺼내고 꼼꼼히 감았다.


‘황도에 도착하면 길베르트를 만나고 이 오른팔부터 어떻게 해야겠어.’


로브를 정리하고 다시 움직였다.


‘대장장이가 해가 떠있을 때는 있다고 했으니. 마침 앞에 사람도 있군.’


길을 묻기 위해 그들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그래도 놀래게 되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도 있어 거리가 꽤 가까워졌을 때부터는 기운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움직였다.

다행히 그들이 움직이지는 않고 쉬고 있어 금방 마주쳤다.


“죄송하지만, 브랜 마을을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합니까?”

“그 마을 말입니까? 이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샛길이 하나 있습니다. 그쪽으로 빠지면 금방 마을에 도착할 겁니다.”

“시간은 어느 정도나 걸릴까요?”

“아마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리 늦어도 점심이 되기 전에는 도착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유리는 숙였던 고개를 들고 길을 따라 움직였다.

그들과 어느 정도 거리가 생기자 가라앉혔던 기운을 끌어올리며 속도를 올렸다.

용병의 말대로 샛길이 나왔고 곧장 그곳을 따라 움직였다.

게다가 빠른 속도로 달려서 그런지 그가 말한 1시간이라는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대장장이는 안에 있네.’


감각에 들어오는 그의 기운을 느끼며 대장간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밤과 달리 술에 꼴은 남자 대신 일에 열중하는 사내가 있었다.

노인이 불똥을 튀기며 일을 하는 데도 유리는 가까이 다가갔다.


“문 좀 열어줬으면 하는데?”

“뭐라고!”

“문 좀 열어달라고.”

“그럼 조금만 기다려봐. 거의 끝났어.”


그가 다시 망치질을 시작하려 해 유리는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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